6월의 화요일 오후, 카페 <앤의 정원>에서 황선희 회원을 만났어요.
울림 샛별상을 받기도 한 황선희 회원의 에너지는 어디까지 일까요. 그녀가 들려주는 일상 이야기, 사진을 찍어 주러 동참한 심박과 즐거운 대화가 이어졌어요.(이름 뒤 '님' 생략하니 양해 부탁드려요.)
짱아 : 황선희 회원,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해요.
선희 : 실은 제가 뭐 할 얘기가 있겠어요? 제 얘기를 글로 쓰실만한 뭐가 없어요, 하고 거절할 수도 있었는데요. 쑥스럽기도 하고, 한 우물을 파서 뭔가 경력이 쌓여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하다 할 정도로 잘하는 것도 없고요.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무슨 할 얘기가 있나, 거절을 하려고 했지만 누군가는 모셔서 해야 되는 거고 한 분 한 분 거쳐 가야 된다면 다른 분을 섭외하시느라 겪을 수고로움을 덜어드리는 것에 의미를 두자 하고 응한 거였어요.
심박 :우리 이웃인 회원들을 소개하는 거예요. 회원의 생각과 삶을 알고 싶은 거죠.
짱아 : 황선희 회원,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선희 : 배우는 걸 좋아하는 강의 쇼핑자 황선희입니다. 강의만 들으러 다니니까 현타가 온 적이 있었어요. 나의 힐링만 챙기다가 가정 경제와 미래는 보지 않았구나 하는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요즘은 수익성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강아지 미용과 컴퓨터교육 등이오.
짱아 : 감사해요. 우리의 첫 만남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신지 궁금해요.
선희 : 짱아샘을 한 달에 한 번 '그림책방 여행' 가는 차 안에서 만났어요. 만난 지 일 분이나 지났을까, 운전하시던 짱아샘이 평어를 쓰자고 제안하시는 거예요. 신선했어요. 만나자마자 그러자는 분 처음 봤거든요. 게다가 굉장히 밝은 성향이신 거예요. 나중에 친해지고 나서는 감성적이신게 센티한 뭔가... 아무튼 다르시던데... (짱아 웃음)
짱아 : 제가 어두운 면이 좀 있긴 해요. 그걸 보셨군요.
선희 : 저는 아침에 다운된 상태에서 시작하거든요. 혈압이 낮은편이라 날씨가 흐리면 더 그렇고요. 그런데 짱아샘은 그 이른 아침부터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텐션 업이 되는 분위기를 만드시니 몰입이 되더라구요. 처음 만난 사람이 훅 들어오면 부담스러운데 짱아샘은 옛날부터 나눠온 친밀함이 느껴졌어요.
짱아: 서로 통하는 사람끼리 만난 거겠죠.^^요즘 mbti 많이 하잖아요. 혹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선희: ESFP입니다. 저 MBTI 수업도 받은 적 있어요.(와~ 안 배운 게 뭘까, 새삼 궁금해지네요.^^)
심박: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 슈퍼스타형으로 알고 있어요. 선희 샘이랑 잘 맞는 것 같네요.(이후 최근 선희가 연극에 출연한 이야기 등 가지를 쳤지만 생략...)
* ESFP는사교적이고 활동적이며 수용력이 강하고 친절하며 낙천적이다. 어떤 상황이든 잘 적응하며 현실적이고 실제적이다. 주위의 사람이나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관심이 많으며 사람이나 사물을 다루는 사실적인 상식이 풍부하다. 때로는 수다스럽고, 진지함이 결여되거나 마무리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으나, 어떤 조직체나 공동체에서 밝고 재미있는 분위기 조성 역할을 잘한다.(출처 나무위키)
짱아: 저는 ENFP인데, 우리 세 개나 같은 거라 그렇게 통했던 걸까요? 심박 회원은 뭐예요?
심박 :저는 INTP예요. 논리적인 사색가라고 하죠.
짱아 : 울림을 알게 된 계기와 울림에서 받은 첫인상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선희: 21년 어도연 안산 지회장을 맡고 있을 때 코로나로 4인 모임 유지한 때가 얼마지나지 않았을즈음 울림 사무실을 빌려 신입회원 교육과 오리엔테이션을 했거든요. 활동가 분들의 부드러운 인상에 호감이 갔고 좋은 여성 단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게다가 그 분들이 4.16 등 거리의 집회나 행사 현장에 참여하는 파워에 놀랐어요. 저는 눈물이 많아서 동참하기 어려운 활동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가입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그림책방 여행' 다녀온 후에 류정희 샘이 권해 주었어요. 그 전부터 신은향 회원을 통해 알고 있던곳이라 추천인은 '신은향'으로 적었고요.
짱아 : 울림 가입 후의 변화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선희:울림 가입 전에는 양성평등에 관한 포괄적 성교육에 대한 생각이 미미했어요. ‘어린이도서연구회’(이하 어도연) 활동을 하면서 어도연에서 추구하는 좋은 책,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나 지혜를 가지고 있는 정도였지요. 울림의 여러 소모임 활동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면에서 남성이 디폴트(기본값)되어 있다는 진실을 알아가고 있어요.
짱아 : 남성이 디폴트라는 것을 깨닫고 여성의 불평등에 대해서 몸도 인지하게 된 거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선희 : 네, 좀 더 알아가게 됐다, 라는 거. 그 얘기는 여성으로서 나의 지위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예전에는 그렇게 심각하게 깨닫지 않았단 얘기예요. 울림 활동을 하면서 또는 울림 강의를 들으면서 훨씬 심각하게 깨달았다는 게 핵심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남녀차별이 특화되어 있다는 식으로 국소적으로 알았다면, 전 세계의 문화에서 태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될 정도로 오래 전부터 고착되어 왔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폭넓은 곳에서 문제가 있어왔던 것을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짱아 : 어도연 활동을 말씀해 주셨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선희: 2018년 3월에 가입했어요. 육아와 아이의 학교에서 활동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시작한 건데 제가 오히려 큰 힐링을 받았죠. 애정이 크고 의지도 많이 되는 곳이에요.
짱아 : 저는 어린이책에 관해 쉽다, 단순하다의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선희 님은 어떤 힐링을 받으셨나요?
선희 : 평소에 매주 한 번 독서 토론을 하는데 여럿이 모여 새로운 관점과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게 재미있어요. 시야가 넓어졌고 수준 높은 그림책을 접하게 되고 보는 안목도 생기고요. 글밥책의 그림은 상상을 제한할 경우가 있지만 '그림책'은 그림 자체로 힐링되는 경험을 하게 돼요. 제가 아이와 그림책의 가교 역할을 해서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할 수 있다는게 정말 좋아요.
짱아 : 제가 어도연 들어갈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진작 들어갈 걸 그랬네요.(웃음) 어도연의 주된 사업은 무엇인가요?
선희: 작은 도서관이나 지역 아동센터에 나가 책 읽어주기 활동을 하고요. 좋은 책을 선정하여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짱아 : 울림 소모임 '책zoom읽자'에도 참여하고 계시는데 거기에서 더 큰 자극을 받으시는가 보네요. 선희가 참여하고 있는 울림 소모임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선희: 야! 나두 페미니스트다(야나페), 산울림(등산 모임), 책ZOOM읽자(온라인 아침 윤독 모임)을 차례대로 들었어요. 허브향 그림책방 모임은 초기부터 참여했다가 요즘 극단 활동과 요일이 겹쳐서 못하고 있어요.
짱아 : 극단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선희 : 나이 먹어서 왠지 연극은 하고 있을것 같다 생각을 한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일찍 하게된 셈이죠. 어도연 회원 중 극단 MOST 회원이 계세요. 그 분이 제게 권유해 주셔서 단원이 되었어요. 만약 지금 극단에 소속되지 않았다면 조금은 더 늦춰졌겠지만 다른 극단에서 활동하게 됐을 것 같아요. 극단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주위에 나타나더라구요. 인생에서 언젠가는 걷게 될 길을 가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들어요.
짱아 : 제가 선희의 연극 '만원이 뭐길래'를 관람한 뒤 선희를 통해 극단 MOST에 입단해 석 달 동안 활동한 적이 있었잖아요. 본업에서 시간을 빼기가 어려워 중단했지만 선희의 연기에 매료되어 그런 마음을 먹었던 것이죠. 앞으로도 응원합니다. 올해 연극 '쥐덪'도 성황리에 마쳤다고 들었어요.
선희 : (활짝 웃으며) 감사해요.^^
짱아 : 극단 활동에서 얻으시는 게 있다면요?
선희 : 고등학교 친구들이 연극공연을 보러 와서 제게 '눈빛이 빛난다'고 하더라고요. 제자리를 찾았다고요. 단원들끼리 공연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응원을 하며 만들어 가는 과정도 힘들긴 하지만 큰 보람을 안겨줘요.
짱아 : 울림, 어도연, 극단 활동 외에 다양한 활동과 배움을 하시는 걸로 알아요. 소개 좀 부탁드려요.
선희: 맨발학교 회원이에요. 3월 24일부터 시작했어요. 매일 오전 9시에 항가울산에서 조회한 뒤 준비운동하고 코스별로 걸어요. 금요일 오전에는 수리산 황톳길도 가고 방아머리 해변도 가고 안산의 여러 공원을 탐방하듯 맨발로 걸으러 가요. 김미경의 엠케이유니버스(MKYU)에서 새벽에 영어공부도 하고 자기계발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그린플루언서(기후변화전문가)와 ESG인플루언서 자격증도 땄구요, 봉사 활동 등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작년 11월부터 단원 FM에서 녹음방송을 일주일에 한 시간씩 유튜브에 송출하고 있어요.
짱아 : 정말 들으면 들을수록 열정 넘치는 활동가시네요. 단원 FM에서 녹음하게 된 계기와 활동 소개 부탁드려요,
선희 : 제가 어도연 지회장으로 활동할때 단원FM에 단체회원으로 가입하고 여덟 명의 회원이 제작교육을 받았거든요. 어떻게 제작하는지 알고 싶어 교육만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 반수였어요. 나머지는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면 도와드려야 되겠다, 라는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었고요. 시작하면 꾸준히 하게 되는 성향의 두 사람이 눌러 앉아 녹음하고 있죠. 울림 유미경 회원과 저예요. 프로그램 이름은 <옛날옛적 갓날갓적>이죠. 우리나라 옛이야기와 서양 옛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짱아 : 녹음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으실 텐데요.
선희 : 유익함과 재미도 주고 싶은데(방송작가들이 하는것처럼) 욕심만큼의 시간이나 노력을 투자하고 있지 못해서 책읽는것으로 채우고 있는게 아쉽고 어려워요.
짱아 : 와아. 은근과 끈기를 가진 두 분, 방송 목소리 타고 나셨던데요.
선희 :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많은 분들이 우리 옛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지기를 바랍니다.
* 인터뷰가 끝난 뒤 혼자 인터뷰 정리를 하며 방송을 들어봤어요. 진행자 두 분의 목소리가 맑고 귀에 착착 감기더라고요. 성우들 같으셨어요. 이야기 사이사이에 감각이 톡톡 튀는 팝송이나 K-Pop을 들려주시니 환기가 되어 좋았고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젊은 방송이다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짱아 : 이렇게나 에너자이저인 선희 회원님, 앞으로 울림에서 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시다면요?
선희 : 제가 배워온 것들(포괄적 성교육 등)로 강사활동 하고 싶고요. 양평원(양성평등원)에서 공부해서 활동도 하고 싶습니다. 활동가로서 현장에 나가는 적극적인 실천도 하고 싶습니다.
짱아, 심박 : 정말 반가운 말씀입니다. 울림이 젊어지겠군요.^^
짱아 : 활동 얘기만도 할 게 많다 보니 사적인 이야기를 거의 묻지 못했네요. 혹시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들려주시겠어요.
선희 : 신랑이 군납을 하려고 했던 일이 틀어지면서 힘들었던 시기에 5개월 앞둔 신축아파트 입주계획을 포기해야 했지요. 요즘 저의 고민은 가정 경제예요. 저도 생산성 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에 여성 인력 개발 센터에 다니며 컴퓨터 한글을 배우고 있고요.
짱아 : 아! 새로 배우는 거 하나 추가인가요! (일동 웃음)
짱아 : 올해의 버킷리스트 있으세요?
선희 : 아이와 한 달에 한 번 등산하자는 걸 정했어요. 자전거 배우기도 있구요. 어릴 때 자전거를 배우지 않았거든요. 이유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요.
짱아 : 지금까지 파이팅 넘치는 선희 회원의 삶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신나는 활동, 깊어지는 배움으로 울림의 큰 그릇이 되어주기 희망합니다. 감사했어요.
선희 : 제게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심박 : 선희 회원님과 가까이 앉아 이야기를 듣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오늘 즐겁고 고마웠어요.
세 시간 동안, 식물로 가득찬 카페의 생명의 기운만큼이나 삶의 열정이 넘치는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5학년 딸 이야기를 해사한 얼굴로 들려주며 행복한 웃음을 짓는 선희 회원에게 저까지 웃음이 전염되는 시간이었답니다.
여러분, 울림에서 혹은 배움터에서 혹은 거리에서 선희 회원 보시면 함께 웃게 되실 거예요. 분명히.^^
지금까지 울림 인터뷰 <회원, 삶의 현장을 찾아서>의 짱아, 사진 심박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울림의 다양한 회원님들 찾아뵐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팔색조 황선희샘~😍🥰 정말 역동적으로 사시는군요. 활력넘치는 이야기, 계속 듣고싶네요.^^ 운동매니아로 보이는 샘이 자전거를 못타신다해서 의외였어요.🤗😆 등산계획, 자전거뿐 아니라 양평원강사까지 쭉~ 이뤄가시길 응원합니다.😍 정감넘치는 인터뷰 잘읽었습니다.
첫 댓글 감사.^^
회원의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의 모습을, 그분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담아드리고 싶은데,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네요.
애정어린 댓글,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앤의 정원에서 화알짝 웃는 선희쌤~~ 느므 이쁘다요.
쫌따 찬찬히 선희쌤 탐색 들어갑니다~~ㅎ
선한 눈웃음이 예쁜 선희샘, 인터뷰 동안에도 엄청난 활동양에 놀랐었는데 읽으며서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에요!! 선희샘의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