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백일서사
#김헌 #그리스로마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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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되 소박함이 있고, 지혜로움을 사랑하되 유약함이 없습니다. 우린 부를 일의 적절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말로 자랑할 대상으로 사용하지 않지요. 우린 가난을 수치라 여기지 않고 오히려 벗어나려 일하지 않음을 수치로 여깁니다.
9
철학은 세상에 대한 놀라움과 궁금증,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가리킵니다. 과학은 물론, 신화와 시, 음악, 미술, 조각, 수사학까지도 모두, 그것이 단순히 유용성이나 돈별이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와 앎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전부가 지혜에 대한 사랑, 즉 '철학'이라고 보았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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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지금 여기 우리를 둘러싼 그 어떤 문제들에 대해서라도, 그것이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놀라움과 호기심을 느끼며 그 문제를 풀어 보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철학자라 부를 수 있고, 그들의 작지만 진지한 노력 모두가 철학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이유를 우린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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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전제로서 공간을, 세상에 관한 이야기의 전제로서 카오스를 놓는다는 발상 말입니다.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 《신통기(Theogonia)》
태초에 가장 먼저 카오스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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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란이라고 단정하는 것들 속에는 그 나름의 질서가 있는 것인데 내가 그걸 모를 뿐인 거죠. 내가 편견을 깨고 아들이 생각하는 질서를 또다른 질서로 인정한다면, 서로 싸우고 불편해할 필요가 없겠지요.
ㅡ명쾌한 진리이나 실천이 어렵다
29
뒤통수의 얼굴은 과거를, 정면의 얼굴은 미래를 응시하는데, 두 얼굴은 역사를 통찰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와 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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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의 갈등으로 가득하다는 겁니다. 우라노스가 자식들을 가이아의 깊은 곳에 가둔다는 것은 기성세대의 속성을 잘 보여 줍니다. 새로운 세대, 자식들뿐만 아니
라 제자들이나 후배들을 자신의 틀에 가두려는 속성 말입니다. 그
런데 만약 새로운 세대가 그 틀에 갇혀 있기만 한다면, 세상은 정
체되고 새로운 역사는 열리지 않을 겁니다. 크로노스처럼 자신을
가두는 기존의 틀을 박차고 나와 기성세대에 도전하는 자만이 새
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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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역사를 기억하고 교훈을 담는 수단이라 한다면, 제우
스 신화 속에서 그리스인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한 정치 체제를 읽
을 수 있습니다. 지혜롭고 용기 있는 강력한 지도자가 공동체 전체
를 질서 있게 통제하면서도 권력에 대한 탐욕을 절제하면서 구성
원의 능력과 자질에 따라 권한을 적절히 나눠 주고, 각자가 제 몫
에 책임을 다할 수 있게 해 주는 겁니다. 폭력적인 독재나 중구난
방의 무질서를 배제한 정치 체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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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와 시인들, 그리고 그들이 구사한 기술 무시케, 이것이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낳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모든 이야기는 천상의 무사 여신들이 지상의 시인들 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 주는 셈이죠.
163
아폴론과 다프네의 이야기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
하게 만듭니다. 상대에 대한 강렬한 갈망이 사랑일까요? 많은 사
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것은 참된 사랑이라 할
수없을 겁니다. 상대를 나무로 굳게 만들었건만, 그것을 사랑이라
불러야 할까요?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위해 나를 포기할 줄알 때
숭고하게 성립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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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 헤르메스는 한쪽의 뜻을 잘 헤아려서 다른 쪽으로 오해의 여지없이 전달하여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능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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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질투의 여신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그녀는 얼굴이 창백하고 온몸이 바싹 말라 있었다. 눈은 째려보듯이 사팔뜨기였고, 이빨은 썩어서 시커멓고, 가슴은 담즙이 올라 시퍼런 녹색이었으며, 혀에서는 독액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남이 잘되는 것을 보면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그런 꼴을 보는 것만으로도 말라 갔다. 그녀는 남을 괴롭히면서 동시에 자신을 괴롭혔다. 그녀 스스로가 자기 자신에계 징벌이었다."
228
아스트라이아는 반짝이는 별의 찬란하고 순수한 이미지와 올바르고 꼿꼿한 정의의 이미지를 결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바로 이 아스트라이아를 정의의 여신 디케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정의는 하늘의 별처럼 빛난다"라는 뜻이 되겠죠. 이런 신화적 상상력에다가 독일의 철학자 칸트가 했던 말을 연결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죠. "생각하면 할수록 언제나 감탄스럽고 경건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고, 다른 하나는 가슴속에 빛나는 양심이다."
284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주는 효율적인 방법은 가장 익숙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92
플라톤에 따르면, 황금을 품고 사는 사람은 외부의 황금에 초연하며, 쇠와 청동을 가진 사람은 황금을 갖고 싶은 탐욕에 휩싸인다고 합니다. 저마다 마음속에 타고난 품성이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는 그것을 갖고 태어나는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생각하며 말하고 실천하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어떤 이는 고귀한 황금을 품게 되고, 어떤 이는 은을, 어떤 이는 청동을, 어떤 이는 거칠고 날카로운 철을 품게 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315
서쪽에 있던 강의 신 에리다노스(Bri-danos)가 파에톤의 무덤을 만들고 "여기 파에톤이 잠들다. 아버지의 마차를 몰던 그는 비록 그것을 제어하지는 못했지만 큰일을 감행하다가 떨어졌도다."라고 비석을 새겨 주었다고 합니다.
331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탄탈로스(Tantalos)는 영원한 목마름과 배
고픔에 시달리는 벌을 받은 인물이죠.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그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탄탈로스여, 그대는 물을 먹
을 수도 없고, 머리 위에 나 있는 나무는 그대에게서 도망치고 있
구나."
342
시쉬포스는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을 반복하는 것을 빗대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이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현대의 우리 모습 속에도 시쉬포스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353
나만이 옳다는 독선에 빠져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틀 속에 가두려는 사람들이 바로 현대의 프로크루스테스가 아닐까요? 실제로 서양 사람들은 자신의 잣대로 다른 사람을 재단하
려고 하고, 융통성 없이 꼭 막혀 고집을 피우며 다른 사람들을 괴
롭게 하는 사람에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또는 '방법'이라는
말을 합니다. "We should not be forced into your Procrustean bed(우리는 당신의 그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강요될 수는 없소)!'"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366
그녀는 가련하게도 사랑의 가시에 찔려 한숨을 쉬며 시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침묵을 지키니 하인들은 아무도 그녀의 고통을 모르고 있었다. ... 벌써 사흘째, 입에 음식을 대지 않고 데메테르의 곡식을 멀리하며, 남모르는 고통에 죽음의 불행한 종말을 향하여 배를 몰기로 결심했다.
373
공중을 날아갈 때, 중간을 잘 유지해서 날아야 한다. 너무 낮게 날면 날개가 물을 먹어서 무거워지고, 너무 높이 날면 태양열을 받아 불에 타버린다. 이걸 꼭 명심해라.
ㅡ꼭 명심하라는 건 절대 명심하지 않음
395
신이 메노이케오스의 행동에 만족하며 테베에 승리를
선물로 내린 것일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
은 메노이케오스의 희생이 테베를 위한 고귀한 행동이었고, 테베
인들의 마음에 불타는 충성심과 전투 의지를 일으켰음이 분명하
다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그의 희생을 비합리적이고 어리석은 행
동이라고 비난하거나 조롱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396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은 테베 왕국을 차지하기 위해 싸웠지만, 결국 자기 시신을 눕게 할 만큼의 땅만 얻었구나."
400
도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ㅡ오이디푸스의 비극
415
권력을 되찾기 위해 메데이아의 사랑을 이용한 남자 이아손, 그리고 이아손의 권력욕을 이용해서 사랑의 욕망을 채우려고 했던 여자 메데이아, 그들의 결합은 행복이 아니라 불행을 향해 몰락하고 있었습니다.
ㅡ막장드라마 같은 신화이야기. 그러나 때론 드라마나 신화보다 더 지독한 현실도 존재하고.
424
회피하고 싶을 만큼 어려운 것일수록, 완수했을 때 따라오는 영광은 더 크고 값진 법
432
나는 너를 위해 죽지 않을 테니, 너도 나를 위해 죽지 말거라. 지하의 삶은 길고 이곳의 삶은 짧지만 얼마나 감미로우냐! 명심해라. 네가 네 목숨을 사랑한다면, 남들도 모두 자기 목숨을 사랑한다는 것을!
453
"틴다레오스 왕이여, 헬레네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신랑이 누구로 뽑히든 결과에 무조건 승복할 것을 맹세하라고 하십시오. 그래야 헬레네에게 구혼할 수 있는 자격을 주겠다고 하십시오. 헬레네 부부가 위험에 처한다면 언제든지 도와주겠는 맹세도 하라고 하십시오. 그러면 누가 헬레네의 신랑으로 뽑히든 나머지 탈락자들은 결과에 승복할 것이며, 위험하게 될 때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472
"사랑하는 아들아, 너에게는 두 가지 운명의 길이 놓여 있단다. 네가 트로이아 전쟁에 참가한다면, 너는 전쟁터에서 일찍 죽을 운명이다. 그 대신 너는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될 것이다. 반대로 네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너는 건강하게 오래 편안히
살 것이다. 하지만 너는 불멸의 명성을 얻지 못하고 사람들의 기억
에서 지워질 것이다."
479
아이아스는 공로에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이 정의롭지 않다고 판단하여 파괴적인 분노를 느꼈던 겁니다. 그렇다면 최고 사령관 아가멤논과 그리스 사람들은 아이아스에게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주어야 했을까요? 그렇다
면 아마도 오뒷세우스가 분노했겠지요. 이런 딜레마 상황을 미국
의 고전학자 폴 우드러프(Paul Woodruf)는 '아이아스의 딜레마'라고 불렀습니다. 조직 안에서 성과를 공정하게 나누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신화에 빗대어 표현한 겁니다.
483
파리스가 헬레네를 납치했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고, 그런 못된 짓을 응징하기 위해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아를 침공했다는 것도 사실은 자기들의 해적 활동과 약탈을 정당화하기 위한 거짓말이었을까요?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트로
이아 전쟁을 노래한 호메로스가 그리스 사람이었으니까, 자기네
쪽에게 유리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낸 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원래는 해적 두목과도 같은 사람들이었지만,
영웅으로 만들어야 자기네들의 약탈을 미화시키고, 자신들의 침
략을 왕비를 납치한 것에 대한 정의로운 응징이었다고 정당화시
킬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문학이 역사의 치부를 가린
셈이겠네요.
500
그의 힘만으로는 트로이아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달아나려고 하지 않았죠. 트로이아를 떠난 줄로만 알았던 그리스인들이 성안으로까지 들어와 트로이아인들을 학살하
고 도시를 파괴하는 걸 보자, 꿈에서 헥토르가 당부한 것을 모두 잊고 무기를 들고 적들을 향해 뛰어들어 싸웠습니다. 자신의 최후를 예감했지만 트로이아의 전사이자 신의 아들, 그리고 왕족으로서 용감하게 싸우다 명예롭게 죽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그는 칼을 빼들고 죽음을 각오하고 그리스군과 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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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쿠피도)는 아키달리아 샘의 여신인 어머니(=베누스)를 염두에 두고 조금씩 쉬카이우스를 지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습을 시도했다, 살아 있는 사랑으로 이미 오래전에 쉬고 있던 정염과 사랑을 잊은 그 심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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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제우스에게 마지막 골칫거리는 인간이었습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난폭한 욕망으로 자연을 황폐하게 만들고, 전쟁의
피로 땅을 더럽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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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황금으로 만들 수 있는 미다스의 손을 성공의 상징으로 보는가, 아니면 파멸의 상징으로 보는가에 따라 한 사람, 한 사회의 가치관과 건강함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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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간이 남자와 여자, 둘로 나뉘어 있지만 옛날에 인간은 세 종류였고, 한 사람 안에는 두 사람이 붙어 있었소. 그래서 남자와 남자가 결합된 사람, 여자와 여자가 결합된 사람, 여자와 남자가 결합된 사람이 있었던 거요. 남남 결합은 태양의 자식이고, 여녀 결합은 지구의 자손이고, 남녀 결합은 달의 자식이었소. 그들은 등과 옆구리가 행성처럼 둥글고 목도 완벽하게 둥근 기둥과 같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