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귐의 기도를 위한 9가지 도구
2)묵상하는 삶
시편143:5-6 2021/06/30(수)
143:5 내가 옛날을 기억하고 주의 모든 행하신 것을 읊조리며 주의 손이 행하는 일을 생각하고
143:6 주를 향하여 손을 펴고 내 영혼이 마른 땅 같이 주를 사모하나이다
(공)143:5 지난날이 눈앞에 선합니다.
당신의 은덕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손수 해주신 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143:6 내 영혼, 마른 땅처럼 당신 그려 목말라 두 손 들어 당신께 비옵니다.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1)사귐의 기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기초가 되며, 완전하고, 안전한 도구는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 성경이다.
2)성경묵상(黙想 메디타티오 meditatio)은 탐구(연구)하듯이 찬찬히, 세밀하게, 깊고, 길게, 골똘히, 온 마음을 다해, 살피며, 생각하는 것이다.
3)성경묵상은 하나님의 뜻에 조율되는 과정이며, 하나님의 음성을 진실하게 듣는 과정이다.
4)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이 나에게 드러나게 하려면
-정기적으로 읽어야 한다.
-변화를 기대하며 무릎으로 읽어야 한다.
-몸으로 체득이 되도록 읽어야 한다.
5)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방법: 렉티오 디비나(Lectio Divina, 거룩한 독서聖讀)
①렉티오(Lectio): 성령의 조명을 받아 주의 깊게 읽기
②메디타티오(meditatio): 연구(탐구)하듯 묵상
③오라티오(oratio): 입술로 아뢰기(통성기도)
④콘템플라티오(contemplatio): 관상觀想(바라 봄, 내어 맡김, 들어 쓰임)
그리스도의 성품으로 자신의 삶을 관상
사귐의 기도에 있어 살펴볼 두 번째 도구는 삶입니다.
삶(일상의 일)을 어떻게 묵상의 도구로 활용할 것인가?
*묵상하는 삶을 살피기에 앞서 먼저 정리할 개념이 있습니다.
묵상과 명상의 차이입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묵상과 명상은 동의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묵상은 마음공부에 해당하는 독립적인 명상과 달리 하나님의 임재가 반드시 전재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임재를 배제한 소위 마음공부의 명상은 방법에 있어 유사할 수는 있지만 본질상 그리스도교의 묵상과 다릅니다.
이와 관련해서 성공회 신부이자 복음주의 신학자인 제임스 패커(James Innel Packer)는 묵상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①그분의 지배를 받아서,
②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생각하는 것,
③주님 앞에서 생각하는 것,
④주님과 그분의 세상에서 사는 우리의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
따라서 삶의 전 과정이 묵상의 충분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조건이 있다면 그리스도 안에서 이 모든 일이 가능합니다.
묵상하는 삶을 좀 더 쉽게 설명 드리면, 일상생활 속에서 삼위일체 하나님과 그의 의와 나라를 향한 믿음의 눈과 믿음의 귀가 열리는 것을 말합니다.
눅10:21 바로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을 받아 기쁨에 넘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
10:22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주셨습니다. 아들이 누구인지는 아버지만이 아시고 또 아버지가 누구신지는 아들과 또 그가 아버지를 계시하려고 택한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10:23 그리고 예수께서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말씀하셨다. "너희가 지금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10:24 사실 많은 예언자들과 제왕들도 너희가 지금 보는 것을 보려고 했으나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했으나 듣지 못하였다."
이처럼 묵상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삶을 대하면, 계시의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묵상하는 삶이 계시의 통로가 되어 셰키나(שכינה 하나님의 임재 또는 거하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삶을 묵상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힘써야 할
몇 가지 영역들이 있습니다.
삶을 묵상하는 좋은 습관들이지요.
첫째, 책읽기입니다.
책 중에 책은 성경입니다.
존 웨슬리가 ‘한 책의 사람'(homo unius libri)’을 꿈꾸었던 것처럼 오직 성경이 독서의 중심이 되어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책의 사람’인 동시에 ‘만 책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웨슬리 역시 ‘한 책의 사람’이 되기 위해 ‘광범위한 독서’를 하였습니다. 특히 그의 고전 읽기는 그를 ‘한 책의 사람’으로 이끄는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독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읽기’가 아니라 ‘어떻게 읽기’입니다.
헨리 나우웬은 이것을 ‘영적으로 읽는 독서’라고 표현했습니다.
영적 독서의 목적은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으로 우리를 지배하는 데 있습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영적 독서란 하나님이 우리를 읽으시도록 허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호기심을 가지고 예수님의 탄생이야기를 읽고 ‘이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일까? 누가 이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까?’라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일한 이야기를 영적인 관심으로 읽고 ‘하나님이 여기서 나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는가?’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
무엇을 읽든 영적으로 읽으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심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깊은 기도의 경지에 이른 이들의 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은 매우 유익합니다.
실제로 몇 가지를 추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토마스 아 켐퍼스 ‘그리스도를 본 받아’
▪존 버니언 ‘천로역정’
▪아구스티누스 ‘고백록’
▪존 웨슬리 ‘그리스도인의 완전’ ‘웨슬리 설교전집1-7’
▪헨리 나우웬 ‘영혼의 양식’
▪엔도 슈사쿠 ‘침묵’
▪이누카이미치코 ‘성서이야기 1-5’
삶을 묵상하기 위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힘써야 할 두 번째 영역은 하나님이 하신 일 그리고 나타나신 일을 마음에 그려보기입니다.
하나님이 지은 창조의 세계 곧 우주와 자연은 하나님의 임재(셰키나)를 묵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과서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셨던 비유의 재료가 다 여기서 나왔습니다.
‘겨자씨 한 알의 비유’
‘씨뿌리는 자의 비유’
‘누룩의 비유’
특히 창조의 세계를 계절에 따라 묵상할 수 있는 것은 아주 큰 축복입니다.
바닷가에서, 계곡에서, 높은 산이나 골짜기에서, 들판이나 하늘에서, 심지어 망망대해에서도 하나님의 임재(셰키나)를 묵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소개하고 싶은 자연의 묵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산책: 둘레길(올레길)
2) 순례: 교회 순례길, 선교 순례길, 양화진(절두산), 당진버그네순례길
셋째 예술작품이나 음악, 영화도 좋은 묵상의 대상(도구)이 됩니다.
칼릴 지브란은 ‘음악은 천국을 살짝 엿보도록 도와주는 통로’라고 말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1929년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다 메뉴인의 데뷔 공연에서 그의 연주를 듣고 메뉴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제야 나는 천상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네!’
제가 소개하고 싶은 것은 르네상스 미술의 정점에 서 있었던 작품.
미켈란젤로의 ‘피에타(1499)’입니다. 미켈란젤로의 서명이 들어 있는 유일한 작품으로 이탈리아어 ‘피에타(Pieta)’는 ‘슬픔’ ‘비탄’을 뜻하는 말로, 예수의 죽음에 대한 성모 마리아의 비애를 표현한 걸작입니다.
프랑스 추기경 장 빌레르 드 라그롤라에 입맛(동정 마리아)에 맞춘 걸작이지요.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여기에 비밀 코드 하나를 숨겨둡니다.
바로 하늘(위) 곧 아버지가 바라 본 예수의 모습입니다.
‘다 이루었다’는 표정으로 잠자듯 평안하게 누워 있는 아들 예수의 모습이지요.
더 놀라운 것은 ‘다 이루신 분’을 마리아가 천상으로 올려드리는 모습입니다. ‘피에타(Pieta)’가 아니라 ‘영화로우신 분’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라는 영화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반기독교’ 영화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제목처럼 ‘감추어진 비밀의 빛’은 시궁창 위 맑은 물을 비치는 것으로 영화 끝자락을 마무리합니다. 죄를 덮은 시은좌(施恩座)이지요.
빌립보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울이 한 권면입니다.
4:8 형제 여러분, 끝으로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고상한 것과 옳은 것과 순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과 덕스럽고 칭찬할 만한 것들을 마음속에 품으십시오.
4:9 그리고 나에게서 배운 것과 받은 것과 들은 것과 본 것을 실행하십시오. 그러면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이처럼 마음속에 무엇을 담고 사느냐는 일상을 묵상하는 영성 생활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주제가 됩니다.
거짓되고 속되고 부정하고 추한 것을 담을 것인가?
아니면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고상한 것과 옳은 것과 순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과 덕스럽고 칭찬할 만한 것들을 마음속에 품을 것인가?
따라서 일상을 묵상할 때, 이런 기도를 드려봅시다.
시19:14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공)19:14 내 바위, 내 구원자이신 야훼여, 내 생각과 내 말이 언제나 당신 마음에 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