醉書(취서)
심의(沈義:1475~?)
본관은 풍산(豐山). 자는 의지(義之), 호는 대관재(大觀齋)
저서로는 『대관재난고(大觀齋亂稿)』 ·『대관재몽유록(大觀齋夢遊錄)』이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학자이다.
이조정랑을 거쳐 소격서령(昭格署令)을 역임하였다
바보로 자처하여 벼슬을 그만둠으로써 사화(士禍)를 피해 갈 수 있었다.
저서로는 『대관재난고(大觀齋亂稿)』 ·『대관재몽유록(大觀齋夢遊錄)』이 있다.
예리한 칼끝을 감추고 세상살이 속임수도 많아
藏鋒處世如多譎 장봉처세여다휼
팔뚝을 걷어붙이고 이름을 숨기는것도 재앙에 가깝네
攘臂逃名亦近殃 양비도명역근앙
늙어서야 비로소 한가롭게 사는 꾀를 알았으니
老大始知閑活計 노대시지한활계
장차 이 몸을 상향에 눕히고자 하노라
欲將身世臥桑鄕 욕장신세와상향
*상향(桑鄕): 뽕나무 치는 시골. 속세를 떠난 시골. 무릉도원
*
나는 아무리 취해도
이런 시를 쓸 수 없다
시는 좀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어제부터 부천 중동에 사시는
막내 매형이 보자고 한다.
어제 약속이 있어서
오늘 이 글을 쓰고 난 뒤에 출발하려고 한다
만나면 반갑다고
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부어라, 마셔라!
취해서 돌아가야
잘 놀고 잘 대접받았다는 관습이 있어서
하루를 꼬박 저당 잡혀야 한다.
그래도 사람이 좋아서 순수해서
누님에게 가끔 혼나지만
친구도 많고 이웃도 많고
세상 처세(處世) 잘하시면서
살아오신 분이다
남을 속일 필요도
재주를 숨길 필요도 없이
그저 하루에 충실하면서 열심히 살아오신 분이다.
술을 줄이고 편히 사는 꾀를
늦게나마 아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