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의 거점인 술탄 아흐멧으로 택시는 계속 달렸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저 멀리 모스크가 보이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뭐라고 하신다.
아마 이스탄불의 명소중 하나를 나에게 알려주고 싶었던것 같다.
드디어 내가 예약한 호스텔 앞에 도착. 다행히 환전한 돈은 택시비로 충분했다.
물론 이따가 다시 달러를 터키리라로 환전을 해야한다.
이른 아침 5시... 호스텔 벨을 누르니 키 큰 청년이 피곤한 모습으로 나온다.
그는 예약했냐고 물은 후 내 짐을 리셉션으로 옮겼고,
내가 호스텔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택시 기사 아저씨는 그제서야 출발.
난 8시 체크인 시간까지 로비의 소파에서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하고,
위층 테라스로 올라가서 이른 새벽의 술탄 아흐멧 거리를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호스텔의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술탄아흐멧의 호스텔 거리
저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몽롱한 상태였지만
아직 뜨겁지 않은 아침 시간을 그냥 보내기가 아까워서 시내 중심가로 슬슬 걸어갔다.
술탄 아흐멧의 중심가에 있는 블루 모스크와 아야 소피아가
사이좋게 마주 보면서 웅장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으니...
그 아름다운 모스크들을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정신없이 쳐다봤다.
나중에 들어가서 구석구석 꼼꼼하게 감상한 내부는 이슬람 문화의 신비함을 충분히 보여줬다.
다른 유럽의 교회나 성당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터키가 이국적인 이유는 바로 이 모스크들 때문이다.
이른 새벽의 한적한 술탄아흐멧 거리의 입구
우아한 '아야 소피아'의 자태
남성적인 블루 모스크
일단 인포에 가서 이스탄불에서 내가 알고 싶은 정보를 물어본 후 서점으로 향했다.
바보처럼 기껏 사서 공부한 론리 플래닛 터키편을 집에다 고이 모셔두고 왔기 때문이다.
터키의 물가에 비해서 비싼 책값을 지불한 후 아침을 먹기 위해
서점 주인이 추천한 바로 옆 페스트리 가게로 들어갔다.
뭘 먹을까... 다양한 종류의 빵들을 보면서 고민하다가 치즈와 허브가 들었다는 빵을 골랐다.
음료는 웨이터가 추천한 레몬쥬스를 선택. 방금 만들어서 신선하다고.
하지만..... 터키에서 선택한 첫 음식은 영 실패였다.
빵도 입맛에 안맞아 반 이상을 남겼고, 주스는 밍밍한 맛이 물보다 맛이 없었다.
친절한 웨이터에게 미안해서 되도록이면 남기지 않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속이 니글거려서 끝까지 먹는 것을 포기...
불편한 속을 달래기위해 다이어트 콜라를 사서 벌컥벌컥 마셨다.
이후 내가 터키에서 주로 먹은 음식들은 터키 피자, 토마토 오믈렛, 치킨 샌드위치, 아이스크림 등이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으니 먹는 음식들이 한정되어 있어서 나중에는 빵만 쳐다봐도 한숨이 나올 정도였으니...
난 생선을 좋아하는데, 해물 요리집을 구경하기가 참 힘들었다.
매운 음식이 그리울땐 중국집에서 마파두부 요리와 밥을 시켜 먹으면서 만족하는 수밖에.
그나마 중국집도 구경하기 힘들어 이스탄불에서만 눈에 띄었다.
터키 음식 중에서 그나마 내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각종 달콤한 푸딩 종류들.
특히 라이스푸딩은 정말 별미였다.
뽀얀 색의 라이스 푸딩, 달콤한 초콜렛 푸딩.
달콤한 과자들...
호스텔에서 먹었던 전형적인 터키 아침식사. 토마토, 오이, 삶은 계란, 그리고 빵과 커피, 차이...
토마토, 가지, 계란 등이 들어간 야채 오믈렛. 담백하고 맛있다.
양념한 양고기 꼬치구이. 한 입 살짝 먹어봤는데... 음, 내 타입은 아니야...
탁심광장에서 발견한 해물요리 전문식당에서 흰살생선요리를 주문하니
친절한 웨이터가 가시를 손수 발라줬다.
식사후의 마무리는 항상 '차이'로...
단것을 좋아하는 터키사람들의 과자 '로쿰'은 도시마다 가게마다 맛이 천차만별이었는데
사프란볼루에서 맛본 '사프란 로쿰'은 정말 맛있었다.
생각같아서는 선물로 왕창 사오고 싶었지만... 로쿰은 꽤 무게가 나간다.
다양한 종류의 터키 전통 과자 '로쿰'. 차이와 먹으면 금상첨화!
카페트를 사야했기에 다른 선물들은 그냥 지나치기로 하였다.
거금을 주고 산 예쁜 카페트가 지금은 우리집에 고이 모셔져있다. 닳을까봐 감히 올라서보지도 못한채...
날짜가 안맞아서 그랜드 바자르와 스파이시 바자르에 들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역시 다음 기회로...
각종 양념을 파는 시장의 원색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는데. ㅠㅠ
꿩대신 닭! 그랜드 바자르 구경을 못해서 탁심광장 골목을 헤매다가 시장을 발견했다.
이스탄불의 신시가지의 중심인 탁심 광장의 입구. 이 주변은 명동과 비슷한 분위기...
노을지는 시간에 에미네뉘 부두에서 배를 타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유람하기도 하고
탁심 광장에서 아이쇼핑하면서 시간도 보내고
술탄아흐멧 거리의 레스토랑에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면서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을 했다.
워낙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이 많은 거리라서 이 동네 사람들은 외국인을 그리 신기하게 쳐다보지않지만
이곳을 조금만 벗어나서 시내로 나가면 날 신기하게 쳐다보는 시선을 아무렇지도 않게 견뎌내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
선그라스와 함께...
특히 여자 혼자다니면... 거의 '동네 북' 수준인것 같다.
술탄아흐멧 거리의 레스토랑 골목
호텔이 밀집해 있는 동네
한 기념품 가게 앞의 물담배 파이프. 한 번 시도해보고 싶었는데...
카페트 가게에서 대접받은 애플 차이.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갈라타'교 위에는 항상 강태공들로 북적거린다.
과연 저들의 직업을 뭐길래 평일 대낮에 낚시를 하고 있지?
주변에서 고등어 케밥을 파는 곳도 있고...
트램이 지나고 있는 에뮈네뉘 항구
배를 타고 노을지는 이스탄불 항구를 바라보다...
이스탄불 이후의 일정을 고민하다가
이스탄불 이후에는 사프란볼루 - 카파도키아(괴레메) - 데니즐리(파묵칼레) - 페티예(욜루 데니즈) - 안탈랴 - 이스탄불
이렇게 움직이기로 하고 술탄아흐멧의 한 여행사에서 버스 티켓이랑 호텔, 패키지를 함께 구매하였다.
보기만해도 머리 아픈 이 복잡한 동선...
사실 그때그때 티켓이랑 호텔 알아보는 것도 좋았지만... 날도 더운데 돌아다니면서 더위먹기 싫었던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게다가...버스 정류장에서 호텔까지 바로 픽업해준다는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바로 돈을 지불했다.
다시 burak 일행이 그리워진다. 목적지만 비슷했어도 같이 다닐 수 있었는데...
우연히 탁심 광장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burak이 훌륭한 가이드라고 칭찬하는 xiang과 booncheong이 부럽기도 하였다.
하지만... 난 cappadocia와 safranbolu에 가야했다.
과감한 결정을 내린건 나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좋으나 나쁘나 나에게 있는 것이다.
나중에 잘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지 않으니 이 또한 누구를 원망할일 없는 것이고...
이스탄불을 떠나는 날 열흘후 다시 이곳으로 건강하게 돌아오리라 다짐하면서 사프란볼루 행 버스에 올랐다.
터키에서의 첫번째 버스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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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여행후기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바로 여기, 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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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02년이던가 3년이던가... 엄마와 함께 터키여행을 했었는데, 다시보니 무척 새롭네요~ 그때만해도 제가 사진찍기에 열올리던 시절이 아니기에 사진이 많지 않은데, 님이 올리신 사진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ㅎㅎ *^^* 부지런하신가 봐요? 몇일사이 이렇게 여행기를 많이 쓰시고... 전 몇달째 끝을 못내고 있는데... 지금도 귀차니즘에 빠져있건만... --;
6월에 터키를 가요. ㅎㅎ 사진이랑 글이 선명하게 술술 머리속에 들어오는 느낌이예요. 라이스 푸딩.. 꼭 먹어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