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향기 소리 / 경봉 큰스님
설법을 하려고 하니 할 말이 없다.
정법안장(正法眼藏)의 진리는 마음 행할 곳이 멸하고
말 길이 끊어져서 일체 이름과 형상이 없다.
이러한 현현하고도 묘묘한 이치를 입으로 아무리 말을 많이 하더라도
말 뿐이요 글로써 수 없이 쓰더라도 다만 들 뿐인 것이다.
비유하자면 우리가 매일 밥을 먹지만 밥의 참 맛을
말로써 형용하기 어렵고, 장미의 향기를 맡고
그 향성을 글로써 표현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것이다.
부처니께서도 사십 구년(49년)동안 설법하시고
최후에는 다자탑앞에서 가섭존자와 좌를 나누어 앉아 있었을 뿐이요,
또 영산회상에서 꽃을 들어 대중에 보이시니 가
섭존자는 미소하였을 뿐이요, 열반하실 때에는 니련하칙에서
곽 밖으로 두 발을 내어 보이셨을 뿐이었다.
그리고 유마거사도 삼십 이명의 대보살과 더불어 말로써 문답을 하고
설법도 하다가 구경의 불이법을 설하게 될 때에는 묵언하였읊 뿐이었다.
이 법은 입을 열면 그르치고, 열지 않으면 잃어버리고,
열지도 닫지도 않는다면 십만 팔천리나 어긴다고 하는 뜻이
어디에 있는지 잘 참상해 봐야 한다.
이 법은 일념 미생초에 있고, 눈과 눈이 서로 마주쳐 보는데 있고,
삼라만상에 다 법이 있고, 중생의 일상생활에 다 법문이 있다.
우리가 가고 오는데 도가 있고, 물건을 잡고 놓는 것이 곧 선이다.
또 이렇게만 집착하여 알아도 안 된다.
설사 현현한 것을 말하고 묘묘한 것을 말하더라도
똥물을 흩고 오줌을 픝는 것이요,
방망이로 치고 큰 소리로 할을 할지라도
소금을 가지고 목마른 사람의 갈증을 풀어 주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금도 불에 넣어서 단련하고 단련하여 잡철이 다 제거되어야
순금이 되어 세계에 통용하는 보배가 되듯이
사람의 마음도 수련하고 수련하여 탐욕과 증오와
어리석음의 삼독심으로부터 팔만 사천 진뇌망상이
전부 보리로 화하여야 그 마음이 밝고밝아 불매하고
요료하여 상지하나니, 밝은 거울이 허공에 달린 것과 같으며
우주 삼라만상도 빛이 거울처럼 서로 비추어,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며 없지않는 것도 아니요 있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이는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요 불 건도 아니다.
이것이 무엇인고?
이것을 모든 사람이 알려고 하는 바이다.
만약 이것을 알면 저 법에 자재하고 사리에 달통하는
출격대장부가 되는 것이다.
퇴보삼삼(退步三三)하여 동정철안(銅睛鐵眼)으로 잘 보라
행인 노상(行人路上)에 망석두(望石頭)로다
망석두 망석두여
궁상(宮商)의 맑은 노래를 이 세상에
몇이나 알고 듣는고
扶桑海濶難藏月
靈鷲山深分外寒
동해가 넓으니 달을 감추기 어렵고
영축산이 깊으니 몹시 춥도다.
미소할 뿐....
[출처] 나홀로 절로 |작성자 성민
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