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번 산행은,
털진달래를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섰습니다.
털진달래는,
최소 1500미터가 넘는 산에서,
초 여름에 피는 꽃으로서...
외관은,
진달래와 비슷하나,
사는 곳이 너무 다른 녀석입니다.
암튼,
털진달래 만나려고,
7시에 동서울에 도착하여,
거금 8천 원을 지불하고 김밥과 잔치국수를...
차는,
오전 10시가 못돼서,
한계령에 도착했고...
이제는,
한계령을 출발하여,
귀때귀청으로 가는 방법과,
대청으로 가는 방법을 선택하면 되는데...
아무래도,
털진달래 군락지는 귀때귀청이지만,
서북능선은 산행 코스가 험한 관계로 포기했고...
한계령을 출발하여,
한계령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서너 번 오르고 내리길 반복해야 되는데...
초반부터,
가파른 구간은,
항상 힘들기만 하고...
그래도,
함박꽃나무가,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었고...
구름과,
푸른 하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고...
서있는 곳이,
신선이 사는 장소인 듯...
신선은 아니더라도,
신선과 동급 정도인,
내가 살아가는 곳으로... ㅋㅋ
초반부터,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부지런히 올라가는데...
설악은,
이제야 봄이 절정이고...
살살 불어오는 바람은,
최고의 산행 조건을 선사했고...
맞은편 서북능선은,
어서 오라며 반갑게 맞이해 주는데...
비탈진 산 사면은,
산사태 구간이 조금씩 넓어지는 듯하고...
어째튼,
오랫동안 무너지지 말길 기원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멀리,
귀때귀청이 보이는데...
오늘은,
귀때귀청이 아니라,
대청으로 간다고 설명하고,
발길을 돌리는데...
자길 찾아오지 않아서,
서운하다고 말하는 귀때귀청이,
조금은 안쓰럽기도 했고!!!
등산로에는,
이제야 두릅이 피고 있는데...
두릅 잎이,
특이하게도 보라색으로 피고 있네요!!
어떤 색이든,
어떻게 자라든,
이제야 봄이 시작되고 있고...
아직,
한계령 삼거리도 멀었는데...
철쭉이,
여기저기에서 피어 있고...
이걸 보면서,
오늘 산행은,
철쭉과 털진달래의,
멋진 향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계령 삼거리로 가는 길목에,
오래된 고목나무는,
멋진 풍채로 산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시름시름하더니,
올봄에는 싹을 틔우지 못하네요!!!
살을 마감한,
오래된 고목이 너무 안타깝지만,
이 또한 삶이기에 진심으로 명복을 빌었고...
두 번째 봉우리를 지나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하늘과 구름,
그리고 나뭇잎이 모여서,
환상적인 모습을 선사하고...
이른 아침부터,
힘들게 온 보람이 있고...
맞은편 바위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갓바위라고도 하고,
일부는 삿갓바위라고 칭하는데...
최고의 명칭은,
나폴레옹 모자 바위라고... ㅎㅎㅎ
드디어,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하여,
내설악의 바위를 바라봅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능선을 갈 수는 없지만,
발아래에 보이는 곡백운 계곡은 돌아봤으면...
한여름,
뜨거운 태양과 함께,
시원한 계곡 산행을 했으면...
등산로에는,
큰앵초가 지천으로 피었고...
앵초도,
10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고산에서는 큰앵초가 가장 많이 보이고...
참고로,
큰앵초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으면 맛이 좋다고...
한계령 삼거리를 지나고,
끝청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조금 전에,
내가 서있던 봉우리가,
아찔하게 느껴지고...
맞은편 봉우리 보다,
이제야 새순이 가득한 구상나무가,
너무 싱그럽게 보이고...
갈 길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가장 멀리 보이는 곳이 중청이고,
저길 지나서 1Km를 더 가야,
오늘 목표인 대청에 갈 수가 있습니다.
얼핏 보면,
까마득하게 보이지만,
내설악의 암벽과 함께하면,
걷는 시간이 너무 짧을 뿐이고...
이 녀석을 만나려고,
봄아침부터 내가 그리 바빴나 봅니다.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이름은 '큰구슬붕이'라고...
털진달래 보려 왔는데,
진달래보다는 다양한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서 더 즐거웠고...
나리꽃이라 하면,
크고 화려한 모습이 대부분인데...
잎도 크지 않고,
꽃은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고...
금강애기나리는,
이름과 상이한 모습으로,
가는 길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네요!!!
서북능선 너덜겅에서,
공룡능선 방향을 바라보면,
이런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위 능선 뒤로,
동해 바다가 펼쳐지지만,
하늘과 바다의 색이 같아서,
바다처럼 보이질 않고...
암튼,
이런 길이 5Km가 넘게 펼쳐짐으로 인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걸었고...
고도가,
천오백을 지나면서,
하나 둘 털진달래가 보이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군락으로 피질 않고,
어쩌다 한두 개만 피었고...
아직은,
털진달래 군락이 없어서,
그러려니 하면서 올랐는데...
너덜겅 지대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
주변을 조망하기 좋은 공간이 나오는데...
한계령 방향은,
이렇다 할 암벽은 없지만,
수려한 산세가 그림처럼 펼쳐 저 있고...
지긋이,
점봉산을 내려다보며 자라는 나무가,
부럽기만 했고... ㅎㅎ
같은 장소에서,
반대편 용아장성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데...
한쪽은 온화한 어머니라면,
이쪽 방향은 엄격한 아버지 모습이랄까!!!
암튼,
다양한 모습의 설악은,
언제나 정답인 듯...
길가에,
정말 귀한 꽃이 피었네요.
흰색 진달래도 귀하지만,
흰색 철쭉은 정말 보기 힘든 꽃인데...
더구나,
야생에서 자라는 철쭉은,
너무나 화려하기만...
흰 철쭉과 헤어지기 싫어서,
5분남짓 머물다가,
다시 발검음을 옮기고 있는데...
그토록 갈망하던,
털진달래가 여러 송이 피었는데...
대부분의 꽃은 피지도 못한 채,
검게 시들어 버렸고... ㅠ.ㅠ
털 진달래는,
중청에서 만날 거라 확신하고,
부지런히 끝청을 향해 걸어가는데...
등산로에는,
세잎종덩굴도 피려 하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나무뿐만 아니라,
풀들도 시들한 모습이고...
끝청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 구간인데...
나무들은,
이제야 새순을 내고 있는 것이,
조금은 이상해 보였고...
더구나,
새순들은 잎을 활짝 펴지 못한,
어린아이의 주먹마냥,
움켜쥐고 있는 모습인데...
끝청까지,
완만하게 오르는 약 2Km 남짓은,
길도 무난하고 걷기도 좋은 구간인데...
등산로에 있는,
조그만 요강나물은,
조금 애처로워 보이고...
등산로에 있는 풀들은,
기존 풀잎은 상처가 많고,
새순은 이제야 활짝 핀 모습들인데...
한참을 걸어서,
끝청이 지척인데...
수많은 단풍나무가,
나무 끝이 말라죽어 있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얼마 전 폭설과 한파로 인해,
나무뿐만 아니라 들풀도 냉해를 입은 듯...
폭설은 생각지도 못한 채,
털진달래가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끝청 정상까지 올랐습니다.
끝청도,
엄연한 설악의 봉우리 중 하나인데,
이렇다 할 정상석은 고사하고,
조그만 안내판도 없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은,
대청에 뒤지질 않는데,
조만간 여기에 케이블카(삭도)가 들어선다고...
끝청에서,
중청까지 가는 길은,
내설악과 함께 털진달래가 유명한 구간인데...
며칠 전 한파로 인해,
소중한 털진달래는 피지도 못한 채,
나뭇가지에서 얼어서 죽어버렸고...
이걸 즐기겠다고,
새벽 별 보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ㅠ.ㅠ
모든 털진달래는,
피어보지도 못한 채,
나무에서 생을 마감했고...
덕분에(??),
털진달래 보겠다고,
득달같이 달려온 나는,
멍하니 대청과 중청이만 바라보았고...
암튼,
없는 털진달래 탓할 것은 못되고,
부지런히 걸어서 대청으로 가려합니다.
중청이 지척인데,
여길 지나면 내설악은 시야에서 사라짐으로,
한번 더 내설악을 눈에 담아 봅니다.
공룡능선을 기준으로,
동해 바다와 설악의 암벽은,
이제 서로 안부를 전하며 이별을 했고...
지금부터는,
무엇이라도 좋으니,
봄의 활기찬 기운을 느꼈으면 했는데...
역시,
봄은 매서운 추위를 이기고,
나뭇가지에 조용히 내려앉았고...
귀룽나무는,
얼마 전 강추위와 폭설로 인해,
모두 말라죽었지만...
잎도 없는 줄기에서는,
새하얀 꽃이,
화려하게 피어나고...
드디어,
중청을 지나고,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멀리 보이는 울산 바위는,
아담한(??) 모습으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울산바위 뒤로,
속초 시가지와 동해 바다가 펼쳐지는데,
하늘과 바다가 하나의 색이라서,
구분이 명확 치는 않네요!!!
중청을 지나,
대피소에 왔는데...
대피소는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다고 하는데...
국립공원이,
돈이 남아돌아서,
별짓을 하고 있는 듯...
전화기의 기능을 활용하여,
외설악을 조금 더 자세히 들어다 보니,
외설악의 웅장함이 한눈에 들어오고...
발아래 펼쳐진,
기암괴석을 즐기면서,
편안하게 산행을 하고 싶은데...
공룡능선을 포함하여,
천불동 계곡은 조만간 다시 오기로 하고,
오늘은 외설악과 동해 바다를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을...
대청봉 아래에는,
조그만 털진달래가,
이제야 활짝 피려 하고...
아마도,
날이 너무 추운 관계로,
지난번 폭설 때 꽃잎을 내지 않아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을...
암튼,
너무 반가운 진달래를 만나서,
십여분 수다를 떨었네요!!!
드디어,
대청이네 집에 왔는데...
오색에서 여길 오르면,
항상 기쁜 마음이 드는데,
다른 방향에서 오면 너무 슬프기만...
왜냐하면,
오색에서 오면 이제부터 설악을 즐기는 것이고,
다른 방향은 지겨운 하산길이 버티고 있어서... ㅎㅎ
대청이네 집을 나서고,
얼마 걷지 않았는데...
등산로에,
키 작은 참나무는,
폭설 테러로 인해,
앙상한 가지만 남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순이 나는 것을 보니,
자연의 위대함을 새롭게 느끼며 하산을...
이 나무들은,
오래전 폭걸로 인해,
모두가 영면에 들어 버린 듯...
어쩌면,
폭설이 아니라,
무분별한 인간의 간섭으로,
스스로 삶을 포기했는지 모르지만...
어째튼,
소중한 나무들이,
너무 많이 죽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철없는 철쭉은,
화사한 햇살 받으며,
이제야 기지개를 켜고...
이 정도라도,
여기저기에 피었다면,
너무 즐거운 산행이 되었을 텐데!!!
아쉽게도,
7부 능선까지 내려왔는데도,
꽃은 이 정도가 전부였고...
오색까지 내려가는 길은,
첫째, 경사가 심한 내리막이 끝이 없고,
둘째, 5Km가 넘는 거리가 너무 지루하다는 것...
그래서,
일부 산객들은,
'마누라 잔소리 보다 지루하다.'라고 하여,
기피 대상 1호인 코스이기도...
암튼,
지루한 내리막을 가는데,
두 나무가 다정하게 살고 있는 모습이 신기해 보이고...
지난겨울에,
이 장소는 공사 중이었는데...
벌써,
나무 계단으로 잘 만들어 놨고...
고도가,
천 미터 아래로 떨어지면서,
나뭇잎들은 훨씬 싱그러운 모습으로...
여기는,
지난번 폭설로 인한,
아무런 피해가 없었던 듯...
역시,
고도차이 만으로도,
기온은 상당한 변화가 있네요!!!
암튼,
힘든 고비가 없어서 그런지,
나무들은 싱그럽게 자라고 있고...
내리막 길도,
어느덧 절반 이상 내려왔는데...
아무리 내려가도,
우거진 숲을 걸어야만 하는데...
가끔씩,
하늘이 뚫린 장소를 지나면,
이렇게 새로운(??) 모습이 반갑고... ㅎㅎ
등산로는,
오색 폭포를 지나고,
끝청 능선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구간을 지나는데...
등산로에는,
금낭화가 이제야 피었고...
그리고,
모든 풀과 나무들도,
봄을 지나 여름으로 향해가네요!!!
이제,
2Km가 남지 않았는데,
죽을 만큼 지겨운 구간이 시작되고...
지도에는,
난이도가 중급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일 힘든 구간인데...
왜냐하면,
경사도가 50도 가까이 되는데,
울퉁불퉁한 계단이 미칠 정도로 많아서...
미칠 듯 힘든 구간을 지나고,
오색 탐방로입구에 있는 개울에서,
시원한 얼음물로 세수도 하고 족욕까지... ㅎㅎ
암튼,
산행을 마치고,
아스팔트길을 1.5Km 정도 내려와서,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차는 30분 뒤에 출발하는데,
너무 허기진 나머지,
맥주와 깡소주로 허길 달랬고...
알딸딸한 기분으로,
서울로 돌아가는데...
차창 밖에는,
점봉산 만물상이 있는 흘림골이,
다시 오라며 손짓을 하고...
너무 힘들었지만,
다시 오겠다며 약속하면서,
꿈나라로 접어들었고... ㅎㅎ
가방에,
고이 모시고 온 막걸리는,
동네에 도착해서 지인과 한 모금씩...
그런데,
막걸리 맛이 없다며,
투정 부리는 사람을 보니,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생각이...
암튼,
막걸리 먹으며,
설악산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마무리를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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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설악을 즐기기에는 부족하지만...
털진달래와,
흰 철쭉이 모든 걸 채워 줬고...
더구나,
맑은 하늘과,
쾌청한 날씨는 최고의 선물이고!!!
조만간,
쉬운 코스를 선정해서,
많은 친구들과 함께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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