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쯤 무선충전 기능을 넣은 스마트폰 ‘갤럭시S4’를 출시한다고 해 화제다. 무선충전을 지원할 경우엔 사용자는 충전기와 휴대폰을 굳이 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이미 국내에는 아이폰용 무선 충전기인 ‘차버(Chaver)’ 등의 제품이 나와 있다. 무선 충전기는 어떤 방식으로 충전을 할까?
갤럭시S4는 자기유도방식 무선충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휴대전화에 전력을 공급하고 받는 장치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즉 전기를 보내는 1차 모듈(충전기)과 전기를 받아야 하는 수신기인 2차 모듈(단말기)이 있어야 한다. 무선충전 기술은 굉장히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명방식’이다. 갤럭시S4의 무선충전은 자기유도방식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기공명방식은 아직 표준화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자기유도방식이 상용화하기가 쉽다는 판단 때문이다. 자기유도방식은 WPC(세계무선전력전송협회) 표준화가 이루어져 있다. 자기유도란 한마디로 ‘자기장의 변화가 전기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전류가 흐르면서 생긴 자기장이 새로운 전류를 만드는 원리이다. 자기장은 자기력(자석의 두 극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 미치는 공간을 말한다. 자기장이 주위로 퍼져가고 주위에 어떤 물체가 있으면 자기장의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말굽형 자석 안에 전선을 감은 코일(나선형으로 감은 도선)을 회전시키면 코일 내부를 지나는 자기장의 세기가 시시각각 바뀌고 이에 따라 코일에 전류가 흐른다. 코일에 전류가 흐르면 자석이 되지만 반대로 자석을 움직이면 코일에 전류가 흐르게 된다는 자기유도현상은 1831년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발견했다.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패러데이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이는 발전의 원리이기도 하다. 수력발전소에서는 낙차를 이용하고 화력발전소에서는 증기기관을 이용하지만, 결국 ‘발전’이라는 것은 자석을 돌려서 자기장의 변화를 일으켜 전류를 흐르게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또한 코일을 이용해 주변에 충전시킬 수 있는 자기장을 만든다. 충전패드와 스마트폰에는 각각 코일이 장착되어 있는데, 가까운 두 개의 코일이 유도 전류를 일으켜 배터리를 충전한다. 별도의 케이블 없이 충전패드에 휴대전화를 올려놓기만 하면 곧바로 충전이 된다. 자기공명방식이 이상적 충전패드 전원을 켜면 충전패드(송신기)의 1차 코일에서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 자기장이 전력수신기인 스마트폰에 내장된 2차 코일에 유도돼 전류를 공급하여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전력수신기가 충전패드에서 발생한 유도 전류를 수신하여 배터리를 충전한다는 얘기다. 충전기에서 전기에너지를 자기장으로 전환시키고 스마트폰에서 자기장을 다시 전기에너지로 환원시키는 원리이다. 제품 뒷면에 무선수신 단자를 내장하고 무선충전 코일은 뒷면 케이스에 배치한다. 자기유도방식은 전력 전송 효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 하지만 전송거리가 짧은 것이 단점이다. 자기유도방식을 사용한 제품은 송신기와 수신기, 즉 단말기와 충전기가 적어도 1㎝ 이내에는 붙어있어야 충전을 할 수 있다. 가까운 만큼 충전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전을 위해 전원 근처에 스마트폰을 둬야 한다는 것은 ‘무선’이라는 말을 무색케 한다. 먼 거리까지 전류를 보내고 받을 수 있어야 무선충전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향후 가장 이상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자기공명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에 자기공명방식을 적용시키려 했으나 표준·안전 기준 등이 정립되지 않은 데다 전력 효율성을 얻기 쉽지 않아 실패했다. 퀄컴·애플·소니 등도 특허를 모으고 있지만 상용 제품을 내놓은 적이 없을 만큼 기술 적용이 까다롭다. 자기공명방식은 공진(resonance)현상을 이용해 송신기와 수신기에 동일한 주파수로 전력을 보내는 충전 방식이다. 두 개의 코일을 하나는 전원에 하나는 스마트폰에 연결해 같은 주파수로 맞추면 ‘공명’이 발생해 전류가 흐른다. 송신기 코일에서 공진주파수를 진동하는 자기장을 생성해 같은 공진주파수로 설계된 수신기 코일에만 에너지가 전달되도록 한다. 이 기술은 송·수신기를 같은 주파수로 공명시킨 상태에서 전력을 전달하는 게 특징이다. 무선충전 지역 내에 두면 충전 두 물체의 진동수가 맞으면 서로 같이 진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입력하는 신호의 진동주기와 이 신호를 받는 물체 고유의 진동주기가 일치하면 발생한다. 이때 공진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사용하는 것이 무선전력 전송이다. 자기유도방식이 스마트폰을 충전패드 위에 정확하게 올려놓아야 충전이 된다면, 자기공명방식은 스마트폰을 충전패드 위에 올려놓지 않고도 충전이 가능하다. 자기공명 상태에서는 장애물이 있어도 송신기에서 쏘는 자기장이 수신기에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단말기와 충전기 거리가 멀어도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기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서도 충전할 수 있다. 수m 떨어진 지점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또 전자기파 방식과 달리 인체에 거의 흡수되지 않은 자기장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전기 송신기를 집안의 방마다 하나씩 설치한다면 인터넷을 쓰는 것처럼 방안의 휴대전화,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를 계속 충전할 수 있다. 또 주파수를 다르게 설정하면 벽걸이TV나 청소기 등의 여러 가전제품을 따로 충전할 수 있다. 다만 가전제품 안에 전기를 받는 장치가 들어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무선랜(와이파이) 지역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듯이 ‘무선충전 지역’에서도 자동으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집이나 사무실, 호텔 등에 전파에너지 송수신기를 설치하면 이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전파에 전기에너지가 실려 휴대전화로 주입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게 된다. 편리한 시대가 곧 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