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데르트바서는 우도에 들어서는 리조트를 어떻게 바라볼까. 자신의 이름을 딴 리조트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안다면 뭐라고 할까. 화를 냈음에 분명하다. 훈데르트바서는 지독한 환경우선론자이다. 자연의 생명력을 늘 강조했던 그는 나무 한그루에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직선 투성이의 건축물을 향해서는 날선 비난을 하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건축을 위한 건축은 범죄다”고 했다. 한창 공사중인 훈데르트바서 리조트는 어떨까. ‘건축을 위한 건축’이 아니고 무엇일까. 훈데르트바서라는 이름을 딴다고 해서 생태주의 건축이 되는 건 아니다. 훈데르트바서는 자연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 이름을 딴 리조트는 과연 그걸 알기나 할까." 펌글
우도는 작은 제주 같아... 제주가 정체성을 잃어 가며 그나마 우도를 자주갔다. 오토바이의 시끄러움을 피해 오후 느즈막이 들어가서 조용한 새벽의 우도를 즐겼다. 낮에는 오토바이 올 수 없는 한적한 우도 당근밭 길 정자에서 책을 읽었다. 그러다 오후 5시 지나면 우도는 다시 조용해졌다.
재작년 가을 우도 가는배에 각종 중장비들이 즐비했다. 몇년째 머무는 우도 마을 중심가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께 "뭐래? 우도에 아파트 짓는거야?" 우도 토박이시고 동갑내기라 친구처럼 지내는 그분에게 이 훈데르트바서 의 경위를 듣게 되었다.
"미쳤네...우도 주민들은 뭐한대? " "우리도 어쩔 수 없어...일단 외지인들이 우도도 너무 많단다. 이 땅을 아주 오래전 중국인 사업가가 샀단다. 그래도 시에서도 한동안 보류시키고 미루고 미뤘나보다. 결국 지었다. 저렇게... 여전이 소유주는 중국인이겠지...소유자가 바뀌었을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알록달록 제 2의 섭지코지있는 그 과자로 변한 성당같애."
작년에 매년 가던 우도를 가지 않았다. 다시는 우도 안갈거라 결심했다. 그리고 협재 앞 비양도를 갔다. 아직은...그나마...
올해 초 하도리쪽 머물며 우도를 가봤다. 그리고 봤다. 알록달록 정체불명 리조트를... 검멀레가는 바닷길도 막혔다. 사유지란다. 바닷길이 아닌 저 리조트앞을 지나야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리 말한다. 멋지네 그런데 이슬람 사원이야? 놀이공원이야?
중국인 거에요. 하자 어쩐지...그러신다. 미술관 좋다. 우도에 이런 미술관 하나쯤 있는것도 좋다.
이왕 짓는거 잘 짓기를 바랬다. 우도 한 귀퉁이를 뚝 잘라 이리 짓다니...
한림 비양도도 이젠 점점 가파도를 닮고 있다. 펜션과 카페와 이름 모를 퓨전음식으로...
몇년전 인량리 갔을 때 그 동네 이장님이랑 이야기 나눈게 기억난다. 그때 인량리는 참 예뻤다. 조용하고, 정겨운 마을이었다. "더 이상 안 변했음 좋겠다면 제 욕심이겠죠... 그래도 정체성을 잘 유지하며 마을 주민들도 경제사정 좋아지는 그런 건 없을까요?" 그런건 없다신다. 자손들은 인량리의 정체성같은 건 관심없댄다. 땅 값 오르는 것. 외지인들도 늘어나서 본인이 할 수 있는건 없댄다...
우도 친구인 그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애먼 소리로 화풀이만 했다... "우도 참 좋아지겠네...한 오년후 있다 올께...그때도...저 리조트 좋을까? "
덧붙임 내가 자주 가는 하도리 리조트 어느 곳에 작은 건축물이 들어선다. 방주교회 설계한 그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한단다. 내가 저 훈데르트바서 건물에 분개했더니 사장님이 도면을 보여주신다. 제주 기존 지형물을 다치지 않게 자연의 한 풍경이 되도록 짓는게 최우선 목표 라고... 전시회 공연장 등 그냥 작은 공간이라고...영리 목적은 아닌...그냥 자기 어릴적부터 꿈이었다고... 그분도 타지에서 건축 관계일을 하셔서 그러신가 보다 그런데 무려 설계자 아타미 준이다.(당연히 설계비가 어마 어마...그래도 제대로 짓고 싶단다) 바람 햇살 나무등을 건축에 들여놓는 건축가이다. 설계도에 지상엔 별거 없이 그저 돌 무덤 입구 그 지하에 바람 햇살 들어오는 창들이 자연스레 보였다.
"거기에 있음" 요즘 이 말이 참좋다. 본디 그대로 이게 자연이다
거기에 있음 이게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거다.
본디 그대로 있는 거기에 스며들어 존재하는 것.
모든 빌딩들이 길을 잃었다. 빌딩안에 사계절이 있다. 아니 가두었다. 유리창안에 사계절이 있다. 새들은 유리에 부딪치고 사람들은 투영되고 반사된 자신을 본다.
여행을 갈 이유가 늘어난다. 그 여행지에는 유리창이 없었음 좋겠다. 바람 햇살 구름 만 있기를...
첫댓글 이 글 망설이다 올려요. 제주를 우도를 사랑하기에...제2,제3의 저런 건축물이 다시는 지어지지 않기를 바라며...제대로 알아야 대비를 하기에...
잘 올렸어요.
모두가 돈을 쫒고 있습니다.
제주시민들도 자기네들이
팔았놓고선 중국
사람들을
별로 반기지는 않는 것 같았어요.우도는 자연 그대로가 좋았는데~
짝짝짝
모두들 공감하는 글입니다
환경까지 생각하며
건물을 짓
지으면 금상첨화인데~~~
초우님, 깊이 공감합니다
자연 그대로 느끼고 볼수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