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동장군이 아차산을 퍼렇게 만들었다.
차가운 바람을 피해 범굴사 암벽 위 양지를 찾아 자리 잡았다.
서로 조금씩만 간식을 챙겨오자고 누누히 말들은 하지만 서로 질세라 챙겨오는 음식 인심은 최진사댁 셋째 딸 시집가는 날 잔칫상보다도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았다.
AI에 노른자가 된 계란, 돼지두루치기, 여수 갓김치, 삭힌 홍어, 돼지 껍닥, 주과포 등등등...
팔도 산해진미가 펼쳐진다. 이걸 다 해치우고 내려가서 또 의무 뒤풀이를 치뤄야 한다.
바람이 차가워서 돼지껍데기가 장작개비처럼 얼어붙어서 깔자리를 접었다.
깔딱고개 아래 정자쉼터 옆에 거름을 줘서 누렇게 찌든 나무에 또 거름을 줘서 황달병이 들게 만든 다음에 이선생님이 아침 일찍 거꾸로 산행을 하느라 사가정역에 내려서 시장통을 걸어 갈 때 단골 왕족발집 안사장이 지키고 있다가 커피 한잔을 건냈다는 얘기를 듣고 커피 한잔 값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집인 사가정에서 가장 맛있는칼국수왕족발집에 들어 갈 수 밖에 없었다.
커피 한잔 얻어먹고 커피 백잔 값인 홍어애탕, 닭도리탕, 과메기 값을 치루고 나왔다.
산행을 위한 당구냐 당구를 위한 산행이냐 권선생한테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당구를 쳐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문제는 풀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큣대를 들어야만 했다.
권선생은 청출어람이요. 괄목대상이요. 일취월장이요 승승장구요 동방불패다.
기술다마 몇가지 보여주는 걸로 겨우 체면 유지하고 만족해야 했다.
걷은 돈으로 동태탕을 시켜 먹고나서 또 당구장에 들어가서 동태눈이 되어 1박 2일 간의 당구게임을 마치고 또다시 당구게임을 연장하자는 말에 기겁을 하고 도망쳐서 택시를 타고 택시 기사가 지리산 갔다오는 길이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하면서 택시 값을 주고나니까 새벽 1시가 넘었었다.
지난 금요일 날 이재정 선생과 이진섭 고문님과 먹골에서 돼지갈비를 뜯으며 들은 얘긴데 지난 수요일 날에는 번개 당구모임으로 양회장님, 이감사님, 최선생, 권선생에다가 특별 게스트로 이철앙 선생도 모여서 게임 끝내고 살아서 펄펄 뛰는 방어를 회쳐서 회식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회가 동했다. 다음 주에는 정기 산행을 마치고 방어회로 뒤풀이 하자는 얘기가 돌았다.
고문 겸 규율반장 겸 도덕선생 겸 윤리 위원회 이진섭 감사께서 우리들은 평생을 한솥밥을 먹은 가족 같은 사이니까 서로 상대방에 대해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씀에 백프로 동의를 했다.
비풍초똥팔삼 나이 순에 의해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켜야 하고 위계질서를 잡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 두리회가 화목해 질 수 있는 필수조건이다.
다음 주 정기산행일인 1월 17일에는 산행을 마치고 방어회로 뒤풀이 하자는 얘기가 돌았다.
1월 12일 목요일에는 번외산행으로 파주에 있는 감악산 출렁다리를 타자고 약속했다.
1월 20일 날은 이수광 고문님의 76회 생신으로 왕십리 태평양수산에서 5시 반에 잔치를 연다고 하신다.
오후 5시 직업전문학교 수업을 마치고 부리나케 달려가야 하겠다.
그 다음 날인 21일 토요일은 두리사이클회가 성산대교까지 라이딩하고 나서 석계역에서 창단식을 하는 뜻 깊은 날이다.
전날 술잔 조절이 고민이다.
두리산악회의 막중한 임무를 나 몰라라 팽개치고 또 쓸데없는 일을 저질렀다.
국가기간 전략사업으로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430만원짜리 조경유지관리 및 조경시공양성과정 직업훈련을 받기 위해 중랑직업전문학교에서 5개월 간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빡센 수업을 받고 국가기술자격증인 조경기능사 자격 취득에 도전해야 한다.
중랑직업전문학교 이사장님과 실장님이 이렇게 나이 많이 먹은 사람은 받아 들인 적이 없다며 거부하려는 것을 내가 이래뵈도 이곳에서 컴퓨터활용능력2급 자격증도 따고 다른 곳에서는 굴삭기, 지게차, 로더 국가기술자격증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자 겨우 정유라처럼 입학허가를 받아냈다.
그렇기 때문에 두리산악회 살림을 꼼꼼히 챙겼던, 지금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 체류하고 계시는 준기선생님에게 급전을 쳐서 조기귀국을 종용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신행일지)
산행구분 | 정기산행 | 일 자 | 2017. 1. 10(화) | 날 씨 | 맑음 -7.4℃~ 1.1℃ |
장 소 | 아차산 | 코 스 | 광나루역-만남의 광장-아차산성- 낙타고개-5보루쉼터-대성암 위(간식) -3보루-4보루-용마산헬기장- 사가정공원-사가정역 |
산행회원 | 이수광, 박점열, 이충기, 양영호, 윤경식, 최홍규, 권정득, 이병학 (8명) 뒤풀이 합류 : 이진섭 |
뒤 풀 이 | 소문난칼국수왕족발 |
회식경비 | 67,000원(TC 500원 포함) (홍어애탕, 닭도리탕, 과메기, 칼국수) | 회비 | 9명 × 10,000원 = 90,000원 |
잔 고 | 적립금 367,012원 + 회비잔금 23,000원 ----------------------- 계)390,012원 |
(산행풍경)
백안산 밑 청와대 관저, 그곳이 알고 싶다.
청와대는 멈춰도 우리는 돌아간다.
최선생이 집에서 못쓰던 힘을 아차산에서 풀고 있다.
대성암의 암벽은 아차산의 아이거북벽이다.
첫댓글 추운날씨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특히 다섯분 늦은시간까지
당구장에서 고군분투 하셨으니
얼마나 힘이드셨겠어요.
그 괴력!
존경합니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산행 보기좋습니다
저는 지금 라스베거스로 딸식구 와 가족여행으로 지난주에 이곳에와서
여행중 라스베거스 공항에서 와이파이
가 잡혀서 소식을 보고 소식을 전합니다 사진보니 반갑고 정겹습니다
런터카로 가족6명이 여행하고 지금공항에서 댈러스로 가려고 합니다
안녕히계십시요
잊지 못할 장소를 여행 중이시군요.
20년전 라스베가스를 여행하면서 미라지호텔 볼케이노쇼. 천정에 휘황찬란하게 펼쳐지는 네온사인조명쇼 등이 다시 생각납니다. 리베라호텔에 묵으면서 돈이 아까워 20달러만 잃고 땡기는 걸 그만둔 것도 생각납니다. 즐거운 여행하세요.
김준기선생님 오랫만이네요?
사진배경이 어느사막같네요.
항상건강하시고 즐거운여행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