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의 가족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이 근 화
우리가 가족이라고 해서 감정을 통일시킬 필요는 없겠지요 당신에게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지구의 영 점 영영팔삼 퍼센트의 물속에 포함됩니다
눈을 뭉치듯 구름을 뭉치는 당신을 위해
당신의 가슴 위에서 꼼지락거리는 열 개의 손가락을 위해
사 곱하기 사
십육 곱하기 십육
엄지로 못을 박고 검지로 머리카락을 집어 올립니다
당신이 건져 올리는 감정에 우리는 서서히 빠져듭니다 조금 더 늙는다면 코가 영 점 오 센티미터 정도 길어지겠지요 우리는 풍요로운 냄새를 피울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일 플러스 일을 중얼거리며
오늘은 평범하게 걸어다닙니다
자세히 안 보면 안 보이지만 내가
당신의 가족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돌이 빗줄기처럼 쏟아지고
우리는 그것을 피로도 황금으로도 바꿀 수 있습니다
웃다가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무릎을 깨고 손사래를 치겠지만
내가 발 담그는 물은 영 점 영영팔삼 퍼센트의 물속에 속하고 이 지구 위를 돕니다
감상적인 젤리피쉬의 헤엄은
감상적인 바다 속에서 내가
당신의 가족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ㅡ시집 <우리들의 진화>, 문지(2009)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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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사랑 13주년!
시사랑 생일을 축하합니다.
시사랑은 나에게 무엇인지 한줄로 표현해 주세요.
시사랑은 친구다!
첫댓글 정확히 내 인생의 사분지 일을 드나들며 커피 마시고 수다를 떨었던 공간.
저도 청춘의 황금시절을 함께한 곳이 시사랑입니다. 요즘 다른 일로 바빴지만 마음만은 늘 여기에 있었다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늘 깊은 사랑과 깊은 시심을 전해주시는 주페님! 고맙습니다. *(^_^)*
축하드립니다. 시사랑에서 늘 시향기 가득 채웁니다.
고맙습니다. 안개꽃비님에게도 즐거운 일 그득 생겨나길 빕니다♥
"...소풍가서 나무 그늘에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고 샘물을 마시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낌이 움직이는 것을 공유하고 싶은 구수한 사람들. 알게 모르게 언제나 소풍을 갈 수 있게 준비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시사랑에 감사한다.." 성석제의 <소풍의 감동을 기리며>에서 훔쳐서 ..
그래요. 우리는 늘 이곳으로 소풍 와서 시 샘물 폴폴 마시고 가지요. 한결같은 플로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하루를 기쁘게 시작해주는 해피 바이러스^^
시사랑 13주년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반쪽이님께서도 이곳에서 반쪽이를 만나시어 온쪽으로 거듭나시어요♥
매일 새벽마다
시한수 감상하는 ...
마음을 눕힐수있는 공간입니다..
저에게도 그런 공간이랍니다. 행복한 6월 맞으셔요♥
제겐 맛난 밥입니다^^*
시는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술술 넘어가는 밥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