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테이스팅에 대한 의구심. | My Wine Life | 2005/03/17 2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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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파커의 책과 WS의 와인감정에 대한 기준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 한 적이 있었습니다..
두 곳 모두 모든 시음의 기준은 "Blind Tasting"을 하며 그 어떤 가치나 선입견이 평점을 매기는 데 있어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요즘 듣고 있는 Brand management 강의 시간의 맥주 시음에 대한 예와 이번 WS 3월호에 실린 기사를 보면서 과연 Blind tasting을 하고 있다는 그들의 말을 문자 그대로 믿을 수 있는 것일까라는 강력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일단 첫번째 예는 맥주의 맛에 대한 조사였습니다. 어제 강의자료에는 좋은 도표가 있었으나 프린트 물이라 이 글에서는 생략합니다. Colt45, Budweiser, Coors, Heineken, Corona, Guiness 등 여러가지 맥주에 대한 시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첫번째로 브랜드를 먼저 보여주고 느낀 맛을 도표로 그렸을 때에, 대부분의 평가자들은 각각의 맥주의 맛이 일관적이라기보다는 여기저기 특색있게 평가했습니다. 이차로 브랜드를 숨기고 다시 시음한 결과, 평가자의 대부분은 Guiness를 제외하고는 모든 맥주의 맛이 거의 비슷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맛이 다른 맥주와는 전혀 다른 Guiness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브랜드를 가렸을 때 평가자들은 그 맛을 구분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즉 그들이 마시고 있는 것은 맥주라기보다는 브랜드였지요...
이러한 강의를 들으면서 며칠전 읽었던 WS의 보르도지부장 James Suckling(JS)이 쓴 WS 3월호의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의미심장한 글이었기에 간단히만 제가 줄거리를 적어보겠습니다.
제임스의 친구들 중 유명한 극작가를 포함한 8명이 근사한 LA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다들 한병씩 좋은 와인을 가지고 오기로 했고 한가지 재미있는 내기를 했습니다. 모든 와인을 종이백에 넣어 마신 다음 가장 평이 안 좋은 와인을 가지고 온 사람이 그 저녁값을 내기로 한거지요.... 너무 비싼 식당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평가가 안 좋은 와인으로 판명된 2명이 함께 저녁값을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주 좋은 와인이었기에 모두 디켄터에 준비되었고 8명의 앞에는 리델잔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최고의 미녀 선발대회같은 느낌이 나는 저녁이 준비되고 있었지요.. 마시는 동안 JS는 2번과 4번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2번은 균형잡히지 않은 듯한(Austere) 맛을 내고 있었고, 4번은 희미하고 맥이 풀려버린 보르도와인 같았습니다. 두개의 좋은 와인을 꼽았던 와인은 9번과 10번이었는데요, 9번 와인은 글을 읽어보면 온갖 미사어구를 가져다 붙이더니 결국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스페인레드와인 중 하나일것이라고 생각했으며, 10번 와인은 balanced, silky and fruity하다며 분명히 캘리포니아 까버네 블랜딩된 와인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과가 나왔습니다. 꼴찌는 만장일치로 4번와인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아까 Austere하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넘은 모든 사람들이 밋밋(flat)하고, 알콜이 강했으며, 약간 설탕 맛까지 났습니다. 그 4번 와인은 바로 Pomerol의 Ch. Trotanoy 70이었습니다. 그 와인을 가져온 사람은 사색이 되었고 자신의 애장품이 그런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심한 충격을 받은 듯 했습니다. 이걸 보면서 JS는 그 사람이 더 영한 와인을 가져왔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다른 한 와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2번째 와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의 종이봉투를 벗겨보았을 때 JS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Ch. Petrus 89였기 때문입니다. 바로 100점을 받았던 그 와인말입니다. 가짜일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여러가지 검증을 해 보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진짜 Petrus였습니다. 그 와인을 가져온 사람은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고 시가로 1,300불 이상 경매되고 있는 와인과 더불어 엄청난 저녁값을 함께 내야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의 호스트는 페트루스는 언제나 Overrate 되어 있는 와인이라고 주장했으나 JS는 자신이 가졌었던 89년 페트루스와의 좋은 기억들을 회상하면서 무언가 이 병이 이상한 것이지 페트루스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오늘의 와인을 뽑힌 와인을 봅시다. 1등으로 뽑혔던 와인은 9번와인이었습니다. 바로 JS가 신흥 스페인레드일 것이라고 말했던 바로 그 와인이지요... 그것의 정체는 1999 Martinelli Sytah Russian River Valley Hop Barn Hill이었습니다. 그것은 JS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중 하나였다고 JS는 말합니다... 그리고는 그는 원래 그가 그것을 스페인 와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냥 마음속에 품고 있기만 하기로 했습니다. 2등을 한 와인은 JS가 가지고 갔던 2002년산 Marquis Philips Shiraz였습니다.
그런데 그날의 와인중 가장 놀랄만한 것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2000 Gere Hill Atilla kopar Cuvee라는 보르도 블랜딩한 헝가리와인이었던 것입니다. 이 와인은 WS의 유럽지부장인 JS조차도 한번도 들어보지도 맛보지도 못했던 와인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와인이 페트루스을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이겨 버린 거지요..
여기까지가 WS 3월호에 나온 기사의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최초의 의문으로 돌아가서 과연 WS, Decanter 등 무수한 Wine 전문잡지들이 Scoring을 할 때 정말로 Blind tasting을 하는 게 맞을까요?...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WS나 그 이외의 평가자들이 수많은 와인들을 단순한 생산지역정도와 빈티지라는 정보만 가지고 일반 보르도 와인부터 1등급 와인, 생테밀리옹의 가라지와인들을 모두 함께 모아놓고 "Blind tasting"만으로 매년 거의 같은 점수대를 형성시킬 수 있는 걸까요?. 아주 극단적인 예이지만, WS의 유럽지부장인 JS이 100점으로 평가받은 89년 페트루스보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헝가리 와인을 더 높게 평가하는 이런 상황에서 솔직히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조차도 그러한 그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좋습니다... 내가 모든 와인을 마시지 못하고 평가하지 못하는 이상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들의 Misleading할 수도 있고 편견을 야기시킬 수도 있는 그러한 미약하고, 어쩌면 정치적일수도 있는 자료들에 의지해야 할 것입니다. 이래서 RP나 WS의 점수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소리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재미있는 기사와 더불어 이전부터 의심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
첫댓글 맛의 좋고 나쁨, 빈티지의 좋고 나쁨,,,, 뭐 이런건 각자의 취향이든 어쨌든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겠죠?? 근데 품종은 누구나 다 똑같을텐데.......ㅡ.ㅡ;; 전 그것도 그리 어려운지.....쩝~~!!
광고와 디자인이 주는 효과!!. 좋은 글 읽었습니다^^
점수에 연연해 하지 말고 단지 참고로...좋은 생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