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황간역 부근에는 한 폭의 산수화처럼 빼어난 경관으로 소문난 월류봉이 있습니다.
해발 400m의 그리 높지 않은 월류봉을 중심으로 고만고만하게 이어진 5개의 봉우리들이 추풍령에서 발원한
맑은 초강변을 따라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한 번 구경해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미 가보신 분들이 많을 줄로 압니다.
월류봉은 유명관광지가 되다보니 초강변을 따라 5개의 봉우리를 구경하는 관광객이 많지만 등산을 하면 감탄을
금할 수 없을 정도로 조망이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다만 능선이 까탈스런 암릉이고 경사가 심하여 만만하게 오를 수 없는 것이 흠입니다.
필자는 월류봉의 경관에 취하여 이미 다섯 번을 다녀왔습니다만 갈 때마다 좋아서 이 가을에 또 다시 발걸음을
하였습니다.
* 경로
황간역 - 파출소 - 초강변 둑방길 - 월류교삼거리 - 에넥스가구공장 기숙사 - 교회 -전원주택 - 월류1봉 - 2봉-
3봉- 4봉- 5봉 - 사슴관광농원 - 징검다리 - 월류정 - 송시열 유허비 - 징검다리 - 교회 - 에넥스가구공장 기숙사 -
월류교삼거리 - 징검다리 - 벚나무 둑방길 - 금상교 - 황간역
* 거리 및 시간 - 9km, 5시간(점심식사, 휴식 포함)
황간역은 건물만 현대화 되어 있다 뿐이지 옛날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장독이 있는 플랫홈은 황간역이 유일할 겁니다.
역과 플랫홈의 연결도 건널목을 이용하기 때문에 열차가 떠난 후 비로소 건너갑니다.
플랫홈에는 감나무와 피노키오 친구가 앉아 있는 흔들의자가 있어서 이방인에게 따뜻한 정감을 선사합니다.
함께 앉아 기념사진을 촬영하도록 옆자리가 있네요.
황간역 옥상의 하트가 보이시나요?
찾아오시는 님들을 사랑하고 환영한답니다.
역의 개찰구 옆에도 아름다운 시가 쓰인 장독이 놓여 있네요,
관광객 외에는 오가는 이가 드문 시골역 다운 매표소입니다.
역에서 자전거를 이용해도 좋을 황간의 명소들.
대합실 한켠에는 옛 추억을 간직한 소규모 전시실도 있어서 열차 시간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황간역을 나서면 이곳에도 어김없이 시가 쓰인 장독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솟대문 옆으로 월류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월류봉은 황간역에서 가까워 편하게 기차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황간에서 멀지 않은 옥천이 고향인 정지용 시인의 名詩 ‘향수’가 발길을 붙잡네요.
황간역 광장에서 우체국 방향으로 몇 걸음 걸으니 식당 옆에 구지뽕과 닮은 열매를 맺은 나무가 있습니다.
구지뽕은 나뭇가지가 억세고 날카로운 가시투성인데 이 나무는 그렇지 않네요,
우체국 옆 파출소의 새로 포장된 좁은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80m 남짓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면 초강변입니다.
역과 월류봉을 오가는 초강의 둑방길을 걷는 정취도 만만치 않게 좋아요.
돌아올 때는 강 건너 벚나무 둑방길을 걸어서 역으로 갑니다.
황금빛 결실을 이룬 논과 월유봉의 풍경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룹니다.
초강 둑방길에서 월류교 삼거리에 이르면 왼쪽의 에넥스가구공장의 기숙사로 올라갑니다.
에넥스가구공장의 기숙사 언덕길을 넘으면 월류1봉이 갑자기 나타납니다.
월류1봉 들머리로 가는 마을길에서 아름다운 교회를 지납니다.
교회를 왼쪽으로 돌아 전원주택단지로 올라가다 뒤돌아 본 풍경.
소나무 뒤에 백화산이 보입니다.
이곳에도 구절초가 한창이네요.
된비알을 열심히 올라 계단이 보이면 월류1봉이 가까워진 겁니다.
10 여분 동안 땀 흘리며 된비알을 올라 월류1봉에 도착합니다.
월류1봉에서 내려다 본 서쪽 초강변 한반도 지형의 풍경입니다.
월류1봉의 동쪽, 황간면소재지의 풍경입니다.
추풍령에서 발원한 초강이 면소재지의 한복판을 가르고 월유봉으로 굽이치며 흐릅니다.
아래 붉은 지붕의 건물들은 에넥스가구공장이고요, 왼쪽 교량이 월류교 입니다.
멀리 왼쪽의 난함산과 오른쪽의 눌의산 등 추풍령의 백두대간 마루금이 시야에 훤히 보입니다.
북쪽의 반야사로 들어가는 골짜기와 백화산 능선.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
까마득한 월류1봉 절벽 위에서 원촌마을과 아름다운 월류정을 내려다봅니다.
북쪽의 반야사로 들어가는 석천계곡과 백화산 풍경이 압권입니다.
깎아지른 걸벽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계속됩니다.
초강의 푸른 물을 가둔 보가 보이지요,
사슴농원으로 내려가면 강물을 막은 보를 오른쪽으로 건너서 한반도 지형의 초강변을 따라 월류정으로 돌아옵니다.
월류2봉으로 올라가는 계단.
1봉에서 2봉까지는 10분이면 도착합니다.
2봉에서 3봉까지는 5분이면 도착하고요.
봉우리 사이마다 오르내리는 길이 가파른 암릉이라 조심해야 합니다.
주봉인 4봉(월류봉)과 마지막인 5봉.
주봉인 월류봉의 된비알.
다섯 개의 봉우리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4봉.
3봉에서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5봉.
4봉(월류봉)에서 8분 만에 도착한 5봉.
5개 봉우리 중 최고봉이지만 산세가 4봉보다 위엄이 없어서 주봉의 타이틀을 뺏겼습니다.
5봉에서 1봉 방향으로 뒤돌아 본 풍경입니다.
5봉의 남쪽 멀리 물한계곡으로 유명한 민주지산(1241m)과 각호산(1202m)이 보입니다.
서쪽으로 멀리 금산 대둔산(879m)도 보이네요.
사슴관광농원으로 내려갑니다.
사슴관광농원의 건물들.
사슴관광농원 경내의 이정표를 따라 징검다리로.
사슴관광농원의 역동적인 사슴 조각상.
사슴관광농원의 본관.
관광안내판 오른쪽 숲속에 겨우 보이는 오솔길로 내려갑니다.
초강보의 징검다리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
월류봉 아래의 초강보를 건너는 징검다리.
비가 많이 와서 수량이 많으면 건너지 못한다니 감안해야 합니다.
맑고 푸른 물이 넘쳐나던 초강보.
호수같은 초강보에서 바라본 월류봉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사슴관광농원에서 보를 건너 감이 익어가는 둑방길 따라 초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와, 맛있겠다, 신선한 배추.
벌레 먹은 잎이 많은 걸 보니 농약을 치지 않는 친환경적 농법으로 재배하는 것 같습니다.
초강변 따라 걸으며 월류봉의 풍광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아주 좋습니다.
탱자나무 오랜만에 보는군요,
감귤이 귀하던 옛날에는 탱자를 따다 꿀이나 설탕에 재어 차를 만들어 마셨지요.
꽃들이 지기 시작하는 가을, 꼬리풀에서 꿀을 찾는 꿀벌이 애처롭게 보입니다.
초강변의 오솔길에는 이런 예쁜 통로도 있습니다.
돌아오는 초강변 암릉 사잇길이 운치 있네요.
초강변 암벽 위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월류정이 나타났습니다.
월류정과 월류1봉, 2봉, 3봉.
초강변의 우암 송시열 선생 유허비전각을 지납니다.
송시열 선생 유허비전각을 돌아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요,
이곳에서 오른쪽 초강의 징검다리를 다시 건너 에넥스가구공장 기숙사로 갑니다.
에넥스가구공장 기숙사에서 월류교 삼거리로 다시 돌아와 초강을 건너고 벚나무 둑방길을 걸어 황간역으로 갑니다.
벚꽃이 필 때도 월류봉 등산이 좋겠네요.
황간역으로 건너가는 초강의 금상교에서 월류봉을 돌아봅니다.
황간역 개찰구를 나서면서 오전에 보지 못했던 옛날의 농기구를 발견했습니다.
우리 어릴 적만 해도 저 탈곡기로 벼이삭을 털고 맷돌로 콩을 갈아 두부를 만들고 절구로 떡을 만들어 먹었지요,
그 시절만 해도 외손자를 업고 있느니 절굿공이를 업는 게 더 낫다고 했는데요,
요즘은 개를 업고 다니는 세상이라 언급을 하기 싫습니다.
안녕 ~ 피노키오 친구, 내년 봄에 벚꽃 피면 다시 만날까나.
< 땡 ~>
첫댓글 벼가 익어 고개숙이고
감이익어가고
하늘은 퍼렇고
가을이익어가는 모습이군요
우리 인생의 결실은 딱 한 번 뿐이지만
자연은 해마다 이루니 부럽다고 해야 할까요,
해마다 적어도 한 번 쯤 삶을 돌아 보게 합니다.
'오, 거기 언제나 젊은 가을 하늘을
슬픔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보는 그대,
청춘을 어떻게 했는지 나는 짐작하지.'
영상과글. 굿
^^ 감사해요, 달벗 님.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서 떠나신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서님의 월류봉 통신.
즐감합니다.
즐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순간의 결과는 이심전심이라 여깁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오신 종이등불 님,
천날만날 즐겁기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