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관전평)
74. 제주항공 50 ; 47 미라콤아이앤씨
제주항공이 그 동안의 경기 내용으로 보아 약간 열세일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난적 미라콘아이앤씨를 50 대 47로 물리쳤습니다.
제주항공은 이번 대회를 통해서 무언가를 이루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많이 발전된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황순재와 서병익, 안기백 등을 중심으로 경기를 하면서 무언가 조직적이지는 않다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하여는 이 팀이 조직적으로 경기를 하는 팀이 되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은 것입니다.
그건 아무래도 선수들이 포지션 별로 나름대로 잘 포진이 되어 있는데다가 자기 포지션 내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 내었고 무엇보다도 무리하지 않고 패스를 통하여 챤스를 만들려는 노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의 황순재(25득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일변도에서 포스트의 정상원(12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BS)과 안기백(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1BS)에 힘이 실리면서 볼의 이동이나 공격 빈도 그리고 수비에 대한 강한 의지 등이 많은 변화를 보여 주면서 매 경기 훌륭한 경기를 했고 선수들도 만족해 하는 분위기여서 이 팀이 드디어 방향을 잡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완성된 단계는 아니지만 지난 번의 대회나 이번 대회 초반과는 확연히 다른 경기력으로 강력한 개인기와 높이 그리고 노련함까지 갖춘 미라클아이앤씨를 격파한 것은 선수들에게 커다란 자부심과 만족감을 주었을 것입니다.
옥의 티라면 2쿼터 득점이 달랑 3점이란 점입니다.
물론 상대의 카리스마 임종오가 출장하여 코트를 휘젓고 2쿼터 초반에 전세를 뒤집고 판을 흔든 상황도 있었지만 1쿼터의 자신있었던 플레이가 상대선수 1명의 출현으로 급전직하했다는 점은 생각해 봐야 할 점입니다.(1쿼터는 21점 획득)
다만 이후 임종오를 집중 커버하기 위해 수비선수를 꼭 붙여 놓으며 위기를 넘기고 경기 종료 때까지 임종오를 거의 묻어 놓고 경기를 했다는 점은 작전 변화의 중요성이나 수비에서의 악착함 같은 노력 등 대단했던 점을 높이 삽니다.
미라콤아이앤씨의 경우 임종오(13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가 팀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갖고 있는 선수이지만 그의 활동에 너무 의존한다든지 나머지 선수들의 경기력이 갑자기 떨어 진 것도 아니어서 왠지 분위기에서 팀웍이 잘 뭉쳐지지 않았던 점을 감출 수 없습니다.
경기를 하다보면 동료선수의 실수나 팀의 경기 운영방향이 자신과 맞지 않을 수있지만 경기는 그런 가운데 어려운 장애를 뚫고 헤쳐 나가는 데에 쾌감이 있는 것이어서 경기를 잘 풀어 내지 못한 것에 대하여는 한 번 쯤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뭔지 잘 안 풀릴 때 같이 힘을 모아 함께 가는 길이 바른 길임을 잘 알면서도 조급한 나머지 평소의 플레이와는 다른 플레이를 한다면 그 또한 더 어려운 수렁으로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경기에서 황경환(22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이 유난히 공격 기회도 많이 갖았고 득점과 리바운드 등에서 힘을 내 보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조직적인 플레이가 아니었기에 대부분의 공격 실수는 상대의 속공으로 마무리되는 악순환을 보여 주었습니다.
더구나 임종오가 후반 초반부터 상대의 집중 마크를 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팀도 그저 그렇게 보아 넘기고 되는 대로 경기를 했다는 점은 미라콤아이앤씨처럼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즐비한 팀으로서는 의아한 일입니다.
팀의 기둥이고 가장 득점력이 뛰어 난 임종오가 후반전에 단 3점에 묶이면서 경기를 내 주고 만것에 대해서는 이런 경우를 감안해 보지 못한 팀 전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 반드시 임종오가 집중 마크 당할 때를 가정하여 본인의 활동과 나머지 선수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연습해 두어야 합니다.
두 팀의 경기는 9시10분에 시작되는 첫 경기임에도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서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