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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스모폴리탄 https://www.cosmopolitan.co.kr/article/71482
가상의 세계관도 캐릭터도 없다
그렇다면 왜 뉴진스인가? 역으로 볼 필요가 있겠다. 요즘 아이돌에게 있고 뉴진스에겐 없는 것. 뉴진스에겐 세계관이 없다. 광야도 초능력도 제2의 자아도 없다. 아이돌 멤버들을 구분시키기 위해 필수적인(이를테면 ‘빨간 머리 걔’나 ‘단발 머리 멤버’처럼) 한 명은 튀는 색으로 염색, 한 명은 단발 같은 공식도 없다. 뉴진스는 대중이 멤버들을 구별해 익히게 하는 일엔 일말의 관심도 없다는 듯 해린이나 혜인 등 비슷한 본명을 그대로 쓰고, 멤버 전원이 여느 사춘기 소녀처럼 앞머리 없는 5:5 가르마에 길게 찰랑이는 자연모 생머리를 기본으로 하며, 곱슬기가 있는 멤버의 머리는 굳이 쫙쫙 눌러 펴지 않는다. 중요한 건 자연스러움이다. 그러나 거기서 고정되지 않는다. 보통의 아이돌 그룹이 잘 구사하지 않는 전략(한 콘셉트의 콘텐츠에서 여러 번 헤어 스타일링 바꾸기)으로 콘텐츠마다 수많은 스타일로 변신해 “이런 것도 있지, 저런 것도 있어, 이것도 한번 볼래?”라며 보는 이들을 떡밥 홍수 속 혼돈의 유니버스로 빠뜨린다. 그러므로 그들은 제안하는 것이다. 이들은 빨간 머리 걔나 단발머리 소녀로 고정되지 않으며 초능력도 제2의 자아도 없는, 캐릭터가 아닌 총체적인 인간임을. 그리고 이들이 가진 다면성이 다면체의 크리스털처럼 얼마나 생생하며 상상력을 자극하는지를.
민희진이 구현한 진짜 ‘여자애들’
본래 아이돌이란 특정 서사 속에 존재하는 특정 캐릭터들이 아니다. ‘캐릭터 해석’이나 ‘2차 창작 스토리’ 같은 건 전통적으로 팬들의 몫이었다. 아이돌은 팬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유니버스 속에 현신할 따름. 공식 설정이란 먹다 흘린 떡밥을 닦아주는 턱받이 정도의 효용이랄까? 민희진 이하 어도어 레이블은 그것을 정확히 알았고 뉴진스에게 가상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부여하는 대신, 이들이 얼마나 생생한 살결과 머릿결을 지녔는지, 입체적인 영혼을 지닌 인간인지 4K로 렌더링하듯 한 프레임 한 프레임 공들여 구현했다. 이것이 어도어가 추구하는 ‘극도의 자연스러움’이다. 바비 인형처럼 날렵한 팬시함도 아니고, 게임 속 캐릭터처럼 매끈한 아름다움도 아닌 자연스러움. 올올이 흩날리는 긴 머리칼, 막 뚜껑을 딴 이온 음료의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감각, 팔랑팔랑 뛰어다니는 10대 여자애들의 막 터질 듯한 웃음. 어딘가 서툰 것도, 어설프고 ‘클럼지’한 행동도 더욱 진짜 같은 매력이 된다. 여기 ‘진짜 같은 여자애들’에게 어도어가 한 가지 더한 마법의 소스가 있다.
이너 서클 안의 인사이더 청소년
근원을 추적해보자. 민희진의 가호를 받고 태어난 뉴진스에겐 분명 그녀가 한때 애정을 쏟아부은 에프엑스와 샤이니의 냄새가 난다. 불완전한 10대 청소년들에게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멜랑콜리를 포착한다는 면에서 그들은 분명 교집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다른 점은 전자가 지녔던 위태로움과 결핍, 방황, 아웃사이더라는 정체성이 소거돼 있다는 것이다. 에프엑스가 파티에서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이들이었다면, 뉴진스는 파티 한가운데서 준비해온 안무를 선보이며 까르륵 웃는 여자아이들이다.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등장하는 ‘Hype boy’의 뮤직비디오 속 이국적이고 풍요로운 스페인의 저택에서 다섯 아시안 소녀는 농구부 주장, 여성 댄서, 너드 소년 등 다양한 인물과 관계 맺으며 중심에 선다. 이런 넷플릭스 하이틴 드라마의 주인공 같은 설정이라고? 나는 뉴진스를 보면서 가장 가까운 레퍼런스로 어떤 아이돌도 아닌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딸이 떠올랐다. 그녀는 미국 코네티컷의 한 명문 사립학교 재학 당시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거리낌 없이 올려 화제가 됐고, 아이폰을 쓰고 스키장에 가거나 파티에 가고 친구들과 드레스를 맞춰 입은 일상을 공유해 파장이 일었다. 그녀와 그녀만큼 예쁘고 어린 친구들. 애써 연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는 부와 젊음과 아름다움. 그건 뮤직비디오도 광고 이미지도 아니었고, 진짜 삶이었다. 하이브의 재력과 민희진의 미감으로써야 가장 가깝게 재현할 수 있는 진짜 삶. 그리고 그들은 진짜 삶 안으로, 그 이너 서클 안으로 들어오라 손을 내민다. 포닝 앱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셀카를 공유하며, 선택지에 따라 다른 멤버가 되어보라는 뮤직비디오를 제시하며. 이것이 ‘진짜 여자애들’ 같은 리얼리티에 어도어가 첨가한 마법의 킥이다.
영 리치 브이로거의 현신
아이돌은 당대에 소비자들이 가장 동경할 만한 것이 되고자 한다. 요정이기도 했고, 공주이기도 했고, 넥스트 도어 걸이나 힙합 전사일 때도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아이돌이 가내수공업으로 무대의상을 맞춰 입거나 반지하 연습실에서 이 꽉 물고 올라오는 시대는 멀리 지나버렸고, 하이 브랜드의 앰배서더 혹은 뮤즈로서 재력과 영향력을 과시하는 것이 곧 아이돌의 업이자 정체성이자 성공 척도가 됐다. 뉴진스는 풍요로운 집안에서 듬뿍 사랑받고 자라나 구김 없는 딸들,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는 ‘무해’한, 시대가 가장 열망하는 얼굴이 된 것이다. 한 인물을 표현할 때 ‘무해한’이나 ‘사랑받고 자란’, ‘구김살 없는’ 등의 수식어가 얼마나 위험한 찬사인지, ‘강남 8학군 출신’이나 ‘가정교육 잘 받은’, ‘아빠가 교수’인 게 한 아이돌을 자랑하는 수사가 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돌을 수식하는 수사를 보면 이 시대의 욕망을 가장 쉽게 알 수 있고, 뉴진스는 그 욕망에 적확하게 접근했다. 윤기 나고 고른 옥수수 낱알들 같은 얼굴로 말갛게 웃는 소녀들에게 부족함이란 조금도 없어 보인다. 외면과 내면의 풍요. 이것이 어딘가 결핍된 아웃사이더였던 에프엑스나 남자들을 죽이고 싶어 했던 레드벨벳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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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뿐 아니라 요즘 아이돌 영업 멘트, 아이돌들이 셀렉해서 보여주는 자아 등을 잘 포착한 칼럼이라 생각해서 퍼왔긔.
전문은 출처에서 읽을 수 있긔.
에스파 돌려 까는거 아니긔??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공감은 하긔
글 잘읽었긔. 넘 재미있는 접근이긔. 사회와 연관지어 생각해봐야겠네요.
솔직히 그냥 노래가 개좋고 애들이 내츄럴하게 이뻐서 뜬거같은데요 부잣집 무해함 선망이란건 너무 과대해석같긔 ㅋㅋ 뮤비나 그런데서 딱히 부를 과시한거도 아니고 극중에서 학생들이니 꺄르르 한거 아니긔? 순수하고 무해한걸 좋아하는 건 누구나 똑같을거고요 ㅎㅎ 글고 그냥 미쿡 하이틴 느낌내려다 보니 큰 집에서 찍은거지 저택에서 어쩌구 그건 솔직히 좀 오바같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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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기사에서 강조한 것들도 뉴진스 셀링포인트 중 하나인거 같긴 하긔 ㅋㅋ
다 떠나서 찰랑찰랑한 긴 머리 판고대기로 핀거 아니었긔??
곡이 좋아서 가수랑 잘 맞아서 잘 해서 인기 많은 것 같은데(뉴진스 잘 모르고요) 저렇게 투영해서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좀 불쾌하고 위험한 느낌이네요 요즘 초등학생들이 부모님 차로 급 나눈다는 이야기, 부모들이 어쩔수 없이 외제차 산다는 이야기 봤을때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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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그 자연스러움도 자본의 힘으로 만들어졌다는 말 공감이긔 만약 하이브 같은 대기업이 아닌 자본이나 인지도가 훨씬 떨어지는 중소아이돌이라면 민희진이라도 지금의 뉴진스를 만들긴 어려웠을 거긔
걍 인스타감성을 꾸안꾸로 내민것 같은 느낌이긔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
333
4 ㅎㅎ
666노래만들었긔 무대보고는 좀놀랐긔
777 노래 무한반복 중인데 무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적 없긔 노래가 너무 좋아서 무대 궁금해서 찾아봤다가 1절 지나기도 전에 껐긔 그뒤로 노래만 듣긩
888 전 사실 멤버 관심도 없고 무대 본적도 없긔 노래가 좋을 뿐
10노래가 일단 좋긔 누구나 들으면 상쾌할 노래. 거기다 춤은 힙하고 귀엽고
11 그저 단순히 노래가 좋아서 같은데.. 무대한번보고 안보긔 후속곡들도 관심안가고
121212보통은 노래 듣다가 무대영상 찾아보고 그러다 예능 나온것도 찾아보면서 최애맴버 생기고 더 팬이 되는데 뉴진스는 노래만 좋고 무대영상,예능 볼수록 아 진짜 얼굴만 예쁘구나 싶어서 그 이상의 애정이나 관심은 안가긔
1313 하입보이는 계속 듣긔.. 무대 한번 보고는 조금 놀랬어여
걍 노래가 좋아서, 안 촌스러워서 뜬거긔..
타고난 여유로움, 사랑받고 귀하게 자란 느낌 등등 뭔지는 알겠는데 대중이 그것을 탁 집어 원한다고 생각 안 하긔. 같은 하이브에 르세라핌은 완전 반대거든요. 이쪽은 독기파에 자컨이랑 관계성이 훨씬 풍부하고 재밌긔. 좋은 울타리에서 사랑받고 보호받는 느낌은 아니지만 무대에 대한 욕심이나 열망 거기서 오는 자기들끼리 단단함 유대감 끈끈함 이런거요. 무대에서도 강인함 여전사 같은 걸 표방하고요. 두 팀 다 하이브란 점이 재밌네여ㅋㅋㅋ
@까눌레 22 그냥 노래가 넘 좋긔. 캐릭터들은.. 사실 별로 재미가 없긔
노래가 좋긔 어텐션 하입보이 특히 하입보이 아직도 듣긔
노래가 안 시끄럽고 테이프 세대인 3040이 좋아할법한 약간 90년대 말 이천년대 초반 감성? 이라서 같은 노래 계속 들어서 순위가 높은 거 같긔 글구 태초에 긴생머리 비슷한 이미지로 시작한건 소녀시대가 있지 않았긔? 지금보면 다 달라보이지만 당시엔 다 비슷해서 구분 안 간다고 했었긔 ㅎㅎ
오잉 쓰고보니 저랑 똑같으시긔 ㅋㅋ
저한테는 요란하고 시끄럽게까지(?) 느껴지는 아이돌들 노래에 질려있다가 다시 옛날처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나온 느낌이라 빠진거 같긔
금수저영업이 인기인가보긔? 전그래도 개천에서 용난 스토리가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긔 카타르시스 쩔고요. 그런 아이돌 나왔음 좋겠긔
5명 다 비주얼이 좋고 노래도 좋아서 뜬거 아닌가요.. 거기다가 하이브의 머니!ㅋㅋ그리고 순수함? 청량함? 이걸로 뜬거긔 긴생머리
노래가 좋고 안촌스럽고... 기존의 걸그룹에서 지겨웠던 느낌이 없어서요
확 와닿긔
강남 8학군 이런 느낌의 금수저가 아니고요
넓고 존나 큰집에서 틱톡 찍는 존예 인플루언서 이미지잖아요
대중들의 욕망이 그거인 거죠 그걸 민희진이 현실화한 거고
아이돌 팬으로서 엄청 공감하긔 우리 오빠 강남 8학군 출신 잘 사는 집에서 공부 잘하고 바르게 큰 오빠 이런 거 팬들한테 엄청 셀링 포인트고요 여자 연예인들 칭찬에 부내난다 사랑받고 자란 것 같다 이런 말들 꼭 들어가잖아요 뉴진스 데뷔 전 선공개 뮤직비디오들 다 이런 느낌이었긔 미국 사립 하이스쿨에서 걱정 없이 청춘을 현재를 누리는 말갛고 빛나는 아이들이요 ㅋㅋ 그 부내 나고 구김살 없는 소녀의 이미지와 레트로한 이지 리스닝 곡들로 향수 자극해서 뜬 거 같긔 이 모든 총합이 적합하게 맞물리도록 곡도 좋았고 연출도 뛰어났던 거죵 이 글 자체가 뉴진스 칭찬이나 민희진 올려치기인 건 모르겠긔 그냥 저런 연출들로 대중을 자극할 수 있던 건 그게 대중의 욕망인 거고 아이돌들이 투영하는 욕망 중에는 부와 미모에 대한 잘못된 선망처럼 위험한 것들이 넘나 많으니까요.. 글 자체는 그 욕망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읽혓긔
뉴진스랑은 다르게 특색도 강하고 상당히 아이코닉적인 아이브 에스파 르세라핌 같은 그룹들도 곡 하나로 모두가 흥얼거리고 따라 추게 만드는 영향력 정도는 행사했지만 이렇게까지 전 세대 아우르는 건 뉴진스가 유일한 거 같아서 신기할 지경이긔 (민희진 싫어합니다..) 민희진도 이 정도까지 생각 안 하고 기획한 그룹이고 얻어걸린 걸 수도 잇지만 어쨋든 이 정도의 수요가 나오는 건 다들 아닌 척 바라는 게 뚜렷한 거죠 뭐
자연스러운 느낌이 좋긔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그런느낌이 좋긔 ㅋㅋ비단 뉴진스 뿐 아니라 요즘 전반적으로 대세가 자연스러움 인거같긔
그냥 자연스럽고 노래가 좋아서가 큰 것 같긔
독기없이 성공한 금수저 느낌ㅋㅋㅋ 각잡고 힘주고 이런거 없이 걍 자연스러운 타고난 그런 느낌이요
더 이상 데뷔전 고생담이 셀링 포인트가 안되는 시대가 됐더라긔..
걍 노래 좋고 무대 보는 재미있어서 좋긔. 애들 애기어도 안 하고 자체적으로 컨셉 잡은 티가 안 나서 보기 편하긔. 개저씨들도 많이 좋아하는데 저런 이유로 좋아한다….? ㅋㅋ ㄹㅇ노래 좋은게 크다고 보긔.
전 쎄하고 기빨리는거 없어서 좋긔.. 애들 다 순하고 착한게 너무 느껴져서.. 뉴진스 무대나 무대뒤의 모습들보면 그냥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악의 1도없이 즐거워서 웃고 떠들었던 예쁜 학창시절 생각나서 좋긔.. 자기들끼리 방긋방긋 웃으면서 무대하는거 저한텐 엄청 충격적인 예쁨이였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