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여러분은 고 생물학이라 일컫는 고고학에 관심이 있나요?
이제는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해 공부해야 될지 아닐지를 물어보기로 하였다. 그만큼 가르치고 싶고 또 알아야 할 것들이 산재해 있는데 내 마음의 시계는 종점이 멀리 있지 않음을 지침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가르치시지 않았나요?"
'고 녀석들 눈치는 있네!'
"그럼 진행하겠어요. 만일 여러분이 고고학자가 되어 과거의 생명체 하나를 건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생명이 언제 존재하고 있다가 죽음에 이르렀는지 생존했던 시기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나무라면..... 나이테요?"
"시대별로 뽑아서 정리해 놓은 자료를 통해서요."
"땅에서 나온 것이니 지질 연대표를 보면 알 수 있겠네요."
"네, 여러분이 말하고 있는 방법도 틀리지는 않았지만 그런 역사 연대표를 처음 만들려면 '탄소연대측정'이라는 방법을 쓴답니다. 정확한 명칭은 '방사성'이라는 단어를 앞에 붙여서 말하기도 하지요. 그러면 그 탄소연대측정 법에 대해 설명해 볼 학생 있나요?"
앞줄에 앉은 양미 씨가 일어 났다.
" 양미 학생 나와서 설먕해 볼까요?"
그녀는 주저주저 하더니 앞으로 나왔다.
자그마한 키에 반듯하게 다듬어진 야무진 체구가 그래도 교탁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교탁 뒤에서 한 손으로 탁자를 잡고 한 손으로 설명하는 자세로 입을 열었다.
나는 그녀의 완숙함을 보고 있었다.
'엘리트는 달라!'
"모든 생명체는 체내에 고유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는데 일백 년이 지나면 탄소입자가 하나씩 감소 한답니다. 그 생명체 내의 탄소 보유량을 측정하여 과거 존재했던 시점을 찾아내는 방법이랍니다."
"백샘!"
루아 학생이 설명하는 그녀에게 웃음기를 띠며 질문을 하려는지 손을 들었다.
"네! 말씀해 보세요."
양미 씨도 말을 받았다.
"거기가 잘 어울려요. 샘! 글구 다 아실 것 같으니 마저 설명을 부탁해요. 백 선생님!"
-짝짝짝짝-
그녀의 말에 학생들이 좋아라 하며 박수를 보냈다.
"알았어, 여우야.....! 그럼 덧붙여 설명하면 탄소는 대기를 구성하는 4요소 중 하나로써 산소, 질소. 수소와 더불어 중요한 기체입니다.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식물에는 체내에 탄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와 연계된 동물에게도 같은 방법이 적용되어 탄소가 일정량 축적되어 있으며 숨이 멎으면..... 어떻게 되나요?"
-"네, 죽어요!"-
"죽은 다음에는 탄소 흡수가 멈추지요."
야유처럼 들렸을 소리에도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좌중을 둘러보며 자못 진지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이후 동식물의 사체에 남아 있는 탄소의 잔량을 조사하여 살았던 시기를 알아내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때 사용된 탄소를 탄소 -14라 명하는데 그 뜻은 정확히 모르겠어요."
"그러면 방사성이라는 말은 왜 포함 되지요. 샘?"
"방사성은 아마 방사선이라는 말인 것 같네요. 그건 '우주선' 즉 지구의 공기층 바깥에서 오존층을 통과하여 들어오는 방사선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거의 대부분이 태양풍과 같은 것일 거예요."
"네, 잘하셨습니다. 백양미 선생님! 그 이상의 설명은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왜 탄소 -14인가를.... 궁금하기는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다만 우주선은 우주를 날아다니고 있는 X선이나 감마선 같은 것을 말하고 그 우주선은 탄소 -14에 영향을 주지요. 그리고 식물이 탄소를 흡수하고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산소로 바뀌고 그런 현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꼭 필요한 것이죠. 이상이 방사성연대측정에 대해 비전문가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샘! 제 생각인데요...."
고필미 학생이 손을 들며 말하였다.
"그 14라는 것은 탄소의 종류가 아닐까 해요."
언뜻 머리를 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이를테면 탄소의 구조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서 그 열네 번째에 있는 탄소가 사람이나 동물에 흡수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면.....
"네, 번호나 숫자가 붙어 있는 걸로 봐서... 그런 것 같네요. 예를 들어 1번 탄소는 필터로 사용되는 성질의 것이고 2번은 섬유질 성분이어서 강철을 대신하는 구조용으로 낚싯대 같은 것에 사용 한다거나 또...."
그때 양미 씨가 작게 입을 열었다.
"샘 다이아몬드처럼 결정을 이루는 성분도 있겠고요!"
더 이상 생각나는 것은 없었다. 다만 우리가 이야기 하고 있는 내용이 들어 맞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 말이 끝나자 곧바로 총알 같은 언어가 날아왔다.
"샘! 생물학이면 그와 비슷한 내용이 하나 있는데 잘 생각이 나질 않네요. 한번 저를 투시해서 보시고 제가 알고 싶은 내용을 좀 설명해 주세요."
루아 학생이 그녀답게 톡 불거져 나오는 질문을 던졌다.
"허어 참! 내가 신도 아니고 무속인도 아니고 어떻게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 찾아내지 못한 지워진 생각을 꺼낼 수 있나요? 다만 생물학과 연계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면 이런 것은 아닐까요? '모든 것은 로마로 통한다!' 이 말과 비슷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전혀 모르겠네요. 샘! 그게 뭔데요?"
"아는 학생?"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요?"-
"예전에 모든 것이 로마로 통하던 시대가 있었지요? 그 시대에서부터 내려온 전통 때문이었는지 지구상에서 숨을 쉬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라틴어로 이름을 붙여 '로마'에 등록을 해야 했지요. 그것을 '학명'이라 하고 나라마다 다르게 부르는 것을 통일하여 이름을 세계공통으로 사용하도록 라틴어로 학계에서 정하였지요. 스웨덴의 생물학자 린데가 18세기 그의 저서에서 체계를 세웠는데 그가 한때 로마에서 수학해서 라틴어로 정리한 것이 아닌가 해요. 그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자격은 처음 생명체를 발견한 사람이 임의로 붙일 수 있도록 그 사람에게 부여 되지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자기의 이름을 포함시켜 자기가 발견한 생명체에 붙이는 경우가 많아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약삭빠른 생물학자가 와서는 울릉도와 독도에만 서식하는 종 중에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동식물을 자신의 이름을 연계하여 학명으로 등록 했지요."
-"아~아! 슬프군요."-
"그렇죠! 그래서 우리 것이고 우리 땅에 있지만 침략자 일본인의 이름이 많이 붙어 있는 것들이 있어요. 참으로 안타깝고 정의가 왜곡된 느낌입니다."
-"너무 안타깝군요. 샘!"-
"강한노무시키한테 한대 얻어맞은 느낌입니다. 샘!"
사나이 노영밀이 불끈 쥔 주먹에서 나온 말이었다.
"탄소연대측정과 더불어 학명이라는 것은 생명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은 아닐까요? 학명에 내이름 하나 올리고 싶은 여망은 나나 여러분도 마찬가지겠죠! 미생물이나 아직 진위여부가 밝혀지지않은 생명을 발견하고 증거를 입수하면 여러분이 이름을 지어 후대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영예를 얻을 수 있어요. 여러분이 사전을 찾다보면 국어사전에는 학명이라고 나와 있고 영어사전에는 간혹 필기체 형식으로 씌여 있는 단어를 볼 수 있을 거에요. 그 단어는 영어 사전에서는 안 나오는 라틴어로 정한 이름이랍니다. 한번 눈여겨 보세요. 또 다른 사항은 요?"
이제는 말을 꺼내 볼까"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미련이라는 격한 감동을 떠나 보내야 할 시간이 임박하였음을....
잠시 그들과 눈을 마주하였다.
그러나 한참을 그렇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왜 그러냐고 묻는 느낌들이 전율처럼 흘렀다.
-어느 곳에 애완견을 기르는 여인이 있었다. 홀로 살면서 위안을 삼으며 의지하던 개가 그 여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개를 의지하던 그녀는 마음이 괴로웠다. 하여 다른 어린 개를 다시 데려와 길렀지만 그 애완견 마저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슬픔에 젖어 있던 그 애완견 주인은 서럽게 탄식하며 내린 결론이 있었다.
'이제는 정을 주지 않으련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다짐하였다. -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어디에서든 누군가를 알고 지내고 있다. 그 누군가가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헤어지기라도 하면 또 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한다.
지금 이 심경이 그랬다.
여기 많이 모여 있는 학생들도 나 하나 안 보여도 별일이 없겠다 싶지만 학생들 중에 어느 누구든 이따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을 반복하지 않는 이상 누구 하나 간다고 갑자기 없어지면 그 사무치는 정은 누구에게니 같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하나를 잃는 것이고 나는 여럿을 한꺼번에 잃는 것이다.,
문제는 내가 그들 앞에서 있었던 학급이라는 단체를 이끌던 나도 그들에게는 하나의 덩어리라는 것이다. 아니면 덩어리를 뭉치게 할 수 있는 구심점이니 나를 잃는 것도 큰 손실일 것이다. 더욱 가슴이 아파오는 것은 구심점을 잃은 이들이 어디로 흩어질지 모른다는 것 때문이었다.
"오늘 여러분에게 제가 갖고 있는 아픔 하나를 꺼내봐도 될까요?"
"샘! 어디 아파요?"
"그게 아니구....! 내가 여러분을 떠나게 된다는 거에요. 더 있고 싶은데 제가 있어야 할 시간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샘! 소문이 있었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그래서 여러분께 의견을 묻고 싶은 말이 있는데 여러분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여기 백양미 님은 실은 학생이 아니고 이런 일이 있을까 하여 목사님께서 미리 심어놓은 선생님이십니다. 혹시 제게 어떤 일이 있어 여기에 나오지 못한다면 백양미 님에게 의지하도록 미리 예견하셨던 목사님의 지혜가 있었음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백양미 님이 이곳에 머물고 싶었던 또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녀가 머무는 회사.... 참! 양미 씨! 제가 이렇게 양미 님의 사생활을 이야기 해도 되나요? 나와서 직접 말씀하시면 어떨까요?"
"선생님이 진작 눈치를 채고 계셨다면 그냥 계속 하셔요. 제가 저를 이야기하면 쑥쓰럽잖아요!"
"네, 그럼 하던말을 계속 하겠어요. 여러분은 그동안 저와의 교육에서 보면 어느 정도 지식을 습득하셨다고 볼 수 있어요. 다음 학기에는 여기 백양미 선생님이 지도해 주시고 곧 결혼하기로 되어있는 저쪽 잘 생기신 기사님과 함께 이곳을 맡아 잘 이끌고 갈거라고 믿습니다. 저는 다음주 까지만 여기에 있고 곧 다른 지방으로 떠나야 합니다. 모쪼록 여러분이 저를 가르쳐 넓고 푸른 마음을 갖도록 도와주시어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한용운 님의 싯귀절이 하나 다가오네요."
나는 칠판에 몇자 적었다.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중략)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함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저도 여러분을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샘......!"
"선생님..!"
"샘, 우리도 다시 만날 것을 믿어요. 너무 멀리가지 마세요."
이별에 미리 준비가 없다면 눈물바다는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별도 연습이 필요한 것이고 준비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들에게 있어서 내가 정말로 헤어지기 싫은 존재로 있기는 한 것일까? 그들이 거의 빠지지 않고 학교에 나온 것을 보면 나와 오고간 정이 두터웠다는 감도 있었다.
떠난다고 하니 더 가르치고 싶은 것들이 밖으로 튀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오늘은 입체적이고 과학적 설명이 필요한 '차원'에 대해 이야기 할까 해요."
"차원요? 고차원적 이야기 인가요?"
"좀 고무적이지요. 여러분은 지금 3차원에 살고 있지요?"
-"네"-
"여기 보다 훨씬 못한 세계! 그러나 그들이 불평없이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자기 만족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 할까 해요. 그럼 그 차원으로 들어가 볼까요. 여기 까만 '점'이 하나 있어요. 그 점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지요?"
"네, 둥그.."
-"네, 점은 크기는 없고 위치만 갖고 있어요."-
"그 크기가 없는 점이 길게 앞으로 전진을 했어요. 그래서 하나의 선이 생겨났지요. 아주 끝없이 길게 '1'자로 생겼으니 1차원이랍니다. 그러면 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어떤 모양일까요?"
"네, 두께는 없고 조금 길게 생겼겠죠?"
정미라 학생이 대답히였다.
"네, 샘! 여럿이 살아가려면 그들의 모양이 아마 점처럼 작게 생겼지 않았을까 하네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그들은 앞으로 갈 수도 있고 뒤로 갈 수가 있지만 길이가 길면 돌아가거나 할 수가 없어요. 그들은 앞으로 가거나 뒤로는갈 수가 있지만 옆으로 비껴가거나 다른 사람을 넘어서 갈 수가 없어요. 위로는 자랄 수가 없는 것처럼 두께가 있는 위로나 옆으로는 이동을 할 수가 없겠죠. 또 살이 쪄봐야 두께가 없는 살이 붙겠죠? '점'의 크기를 벗어날 수 없지만 그들은 행복했어요. 왜 그럴까요?"
"샘, 재밌네요! 살은 찌는데 두께가 없다고요?"
"네, 자! 보세요. 모든 사람의 형태가 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다 똑같겠지요. A=B=C=D.... 이와 같이 모두가 똑같이 생겼으니 불평이 없고 불평이 없으면 여러모로 평온 하겠죠!"
이번에는 그 1차원의 선이 옆으로 넓게 퍼집이다. 그러면 평면이 되겠죠. 그곳에 사는 사람은 앞뒤로 가는 일뿐 아니라 옆으로 가는 일도 하지만 위로 올라가는 키는 자랄 수가 없어요. 그들의 삶이 1차원과 다른 것은 옆으로 갈 수가 있다는 거에요.
그리고 그 평면이 올라가면 입체가 되지요? 그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3차원입니다. 1, 2차원과는 다르게 사람들의 모양새 부터가 다르지요? 그래서 키재는 도토리 같은 불만이 싹트는 거에요. 가장 행복한 삶을 사는 세상은 모두가 똑같은, 그래서 누구인지 구별이 안 되는 평등한 삶을 사는 1차원이 가장 행복하겠죠? 차원이 높은 세상으로 갈수록 인간은 욕심이 더 생겨나는 것이죠.
"네, 그렇게 보이네요. 그래서 사회주의 이론이 생겨난 것 아닐까요? 샘!"
"행복을 이야기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이 3차원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욕심도 있지만 욕망이 꿈틀거려서 자신들의 세계에 흐르는 시간을 조종하고 싶은 거에요. 1, 2차원을 알고 있다보니 또 다른 차원이 있겠구나 그걸 이용하면..... 그래서 생각하고 찾아낸 것이 시간 개념이에요. 1차원에서는 2차원을 생각 못 해요. 불만이 없으니 말에요. 2차원 세계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러나 3차원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차원의 개념을 파악하게 되고 3차원에서는 더이상 입방체를 이동할 수가 없게 되자 이를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려면 공간을 제어할 수 있는 시간, 즉 시공간을 자유로이 움직이려면 그 곳은 어떤 세계일까? 하다가 찾아낸 세계가 바로 4차원이라는 것이죠."
"달리 말하면 아인쉬타인이 발견한 상대성 이론등도 그런 차원의 개념을 넘어서면서 '자유'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결과물 입지요."
"어기서 수학의 도형으로 다시 올라가 볼까요. 삼각형에 있어서 '두변의 합은 반드시 한변의 길이보다 크다.' 고 했지만 지금은 그걸 넘어서 그렇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어요. 예를 들면....."
나는 직각 삼각도형의 빗면의 중간 부분을 스프링처럼 구부구불하게 그린 다음 꼭지점을 맟추었다.
"삼각형에 있어서 '한변은 두 변의 합보다 작다'였는데 이제 세상이 변하여 4차 방정식을 풀어내고 구불구불한 삼각형과 같은 5차원까지 근접했어요. 맨처음 저를 만나 도형에 관해 이야기 할 때 반원은 몇 도라고 했지요? 반원에는 각도를 첨부할 수 없다고 하였지만 이제는 반원에도 각에 수를 매길만한 시대로 돌입하고 있어요. 과학의 발달로 아주 첨단기기를 만들고 차원을 달리하여 그보다 높이 발달 했는데 수학은 아직 체계를 세우지 못하고 뒤쳐진 느낌인 것이지요."
양미 씨가 이야기 속으로 들어왔다.
"샘! 일부에서는 그런 5차원적인 고차원응ㄹ 다루지 않나요? 에로 첨단 전자기기를 컨트롤 하는 방식이 공식없이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빈다. 다만 어떤 특정한 전문 회사에서 사업비밀로 규정하는까닭에 학문으로 보도되지않아 일반화성이 되지않았다고 봅니다."
양미 선생님의 설명이었다.
과학 일수도 있는 수학!
"그럴 수도 있겠지요! 제가 앞에 나와서 가르친다고 세상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의 발달은 한 세기 동안 발견하고 만들어온 문명의 곱절이라 하지않나요? 그러나 요즘은 곱절 이상으로 발달하고 변화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 양이님이 알고 있는 세상의 진부한 면을 제가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이 있고 또 여러분이 저보다 더 알고 있는 면도 많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문명의 진보를 논하자면 여러분이 다음 생애에 도달할 때쯤 되면 수명도 연장되어 100세 이르고 또 그다음에는 알약 하나로 몸을 관리하고 병을 치료하는 세상도 오겠지요!"
루아 학생이 눈을 바짝이며 이야기를 듣더니 말하였다.
"샘, 수학 공부에 왜 생명연장까지 연계가 되나요?"
차분한 어조였으나 날이 선 깔끔한 어투였다.
"아... 네! 수학은 모든 학문을 종지부 찍을 수 있는 만큼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봐요. 과학 이론이나 물리학에서 오는 파워가 아닌 그야말로 내면에 잠재되어 다스리는 힘이라는 거죠. 달리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과학이 행동이라면 수학은 정신이라고 볼 수 있지요.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행동일까요? 생각일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것의 결과에 대해 숫자로 정의하여 수학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수학이라는 학문은 생명공학까지도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모든 학문은 근본이 서로 연결 되어있지요. 식물로 비유하면 근본 뿌리는 ㅡ같은데 싹이 올라오는장소 ,시기, 양분 등에 따라서 서로 다른 것으로 보이는 것뿐이지요. 눈으로 보이는 학문 그러나 다른 모든 학문의 기초이며 완성, 학문의 근본이 태초 생명의 근원과 연결고리를 지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런 학문이죠."
"조금은 어렵네요! 근데 아직 그런 보고가 있다는 얘기는없는데 어떻게 샘이 그런 결론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차원을 이야기하고 세상에 대해 깊이 사색하고 연구해 보면 언젠가는 그렇게 말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실제로는 이해가 어렵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는 가능한 생각이에요."
".... 어려워요. 학문으로서 이해하기가요."
"그러면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어느 보고서에 인간은 자신의 두뇌를 10퍼센트 정도만 사용한다고 하는데 만약 그 이상 100퍼센트에 가깝게 사용한다면 어떤 상황에 도달할까요? 생각해 보고 여러분이 스스로 답을 내려봐요. 물론 100이라는 숫자에 도달하는 일은 상상에서도 불가능 할 수 있겠고 가능한 50퍼센트 정도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다고 봅시다. 예를 들어 만날 수 있다고 생각되는 현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네, 스스로 판단하는초 고도의 능력이 생겨 배우지 않아도 사물을 보면 저절로 알게 되고...뭐,, 그런것 아닐까요?"
"네, 샘! 그러면 공간을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겠네요. 걷지않고도 잠을 지듯 학교에 올 수도 있겠고요."
"먹지 않아도 살 수 있겠죠? 그정도 높은 지능을 가지고 활용한다면 대기 중에서도 영양호흡이라든가요."
"옷을 입지 않아도 춥지않을 수 있겠고...!"
"어느정도까지 영원히 사는 것처럼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도 있겠네요."
"아프지 않을 수 있겠죠!"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을 것이고...."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있지않을까요?"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능력, 그것도 생기겠죠?"
"샘은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가요?"
"....내 생각도 별로 다르지 않아요. 여러분이 낸 의견 모두 다 맞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말하면서 느낀 점은 없었나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여럽ㅁ[분으ㅏ 상상력은 그만큼 진보를 하였고 진보한 만큼 다른 사람들이ㅏ 생각해 내지 못한 지능의 한단계를 높여 생각한 것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여러분도 지금 뇌 용량을 50퍼센트를 향해 진보 계통이 열려가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에요."
-"?....네...!"-
"그능력에 다다르면 질병에 대한 면역기능도 있겠지요? 외부에서 질병이 들어오면 대뇌에서 지시하기 이전에 세포들이 다 알아서 처치할 것이라는의견을 첨부하겠어요. 그럼 여러분이 말한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의 IQ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지네요.
어느새 깊어가는 가을밤이 마감 시간을 예고하고 있었다.
"샘! 샘은 아끼고 싶은 명언 하나 있음 말씀해 주세요."
지연 학생의 질문이었다.
"명언..이요...? 지연 학생은 자신이 아끼는 좋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제가 갖고 있는 거요? 샘이 먼저 말하심 저도 이야기 할 께요."
"내가 아끼는 명언 글쎄.. 있기는 한데.. 이런 말!"
나는 평소 감추어 두었던 글을 꺼내 칠판에 적었다.
-사랑은 원자폭탄과 같다.
-쪼개면 쪼갤 수록 커진다.
-그러나
-인류를 아름답게 하는 폭탄이다.
-"와~우~와!"-
"제가 오래전 부터 생각해온 금언인데 부끄럽지만 '사랑'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이라고 믿고 있는 맘의 표현입니다. 연인의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아가페'적 사랑이겠죠?"
"저는 이거에요."
그녀는 앞으로 나오더니 내가 쓴 글귀 아래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잘못된 것을 알았다면 지금 고쳐라!
나중에는 시간의 방패가 막고 있으니
그 때는 늦으리라
-"와아~아~아"-
짝짝짝!!!
느낌이 와닿는그녀의 말...
그녀도 그 말을 했었지 아마....!
다음날 미증을 남기고 싶어 마지막이라는 수를 접어두고 싶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때 수학으로 만났었죠?"
-"네!"-
"오늘도 기억해 두고 싶은 수학 하나 알려 드리죠."
"역시 샘은 수학을 좋아 한다니까요."
"우리가 아는 숫자중에 친한 수가 있어요. 아주 친하게 지내는 숫자지요,"
"숫자들도 친하고 안 친하고가 있나요?"
"그럼 숫자가 안 친하면 가끔 뾰로퉁해 지나요?"
-"몰랐어? 너는!"-
"응!"
"이런 거야. 수학 문제가 잘 안풀리면 생기는 신경질! 그거야. 그거!"
"아! 그런 얼토당토한 이야기는 웃기기 대회에 나가서 써 드시고 잘 들어봐요. 나이가 든 두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각각 여러명의 자녀가 있다고 가정해요. 한 사람의 자녀들의 나이를 다 합해보니 상대방 의 나이와 같고 그 상대방 사람의 자녀들의 나이를 합해보니 그의 나이와 똑같더라는 비유를 할 수 있는 숫자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나이가 변하게 되지만 숫자에는 변함이 없으니 더 친할 수밖에 없겠지요!"
"이런 친한 관계에 있는 두 수는 서로의 약수를 합한 총합이 상대의 숫자가 되는 아주 묘하게 친한 숫자입니다. 1만 보다 작은 숫자 안에 몇개가 있어요. 여러분도 많은 수들 가운데서 약수를 찾아내어 보시고 그 약수의 합에 맞는 숫자를 대비하여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내어주는 마지막 숙제이기도 하답니다."
"숙제라고요?"
"다음에 만날 때 답을 말해 주시길 바래요."
"샘! 마지막 수업인가요?"
"마지막 수업은 지난 번 만난 호프집으로 정합시다!"
슬픔을 술로 달래서 여우를 수 있고 술로 씻어 내리 가라앉힐 수 있다면 얼마나 시원할까! 바보 같은 생각은 바보들이나 하는 건데... 그런데....
오히려 바보들은 헤어져도 '실실'대는 그런 아름다운 이별을 할까마는 생각해 보면 그 실실거림도 아주 놀랍도록 다가오는 슬픔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오늘은 그런 바보가 되고 싶다. 이별이 없는 그런 세상을 갖고 싶다. 그냥 웃어서 슬픔을 감추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인생 아닐까? 외국의 어느 가수처럼....
-그는 자신이 죽는 날을 위해 호화로운 요트를 빌려 놓았다. 그날이 오면 친구들이 즐겁게 축하해주며 놀아주기를 유언하였다. 그리고 그날!
친구의 시신을 태운 요트 안에서 웃고 마시고 즐거이 그와 작별을 하였다.
"셈! 어디로 가시나요?"
"샘, 가면 이젠 안 오시나요?"
"저희가 안 보고 싶으신 거죠? 샘!"
"샘은 눈물도 없나요?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해요! 그냥 슬퍼져요."
"자, 축배를 듭시다!"
"새로운 백양미 선생님을 위하여!"
"그런 건배사가 어디 있어요? 다시 하세요. 셈!"
"그럼 양미 씨가 해봐요."
"영원한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영원한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훌쩍! 훌쩍!-
"샘, 떠나간다니 너무 슬퍼요.훌쩍!"
"저도 여러분처럼 많이 슬프답니다. 그래서 떠도는 명언처럼 우리도 슬퍼서 술풉시다!"
"웃다가 웃으면 이상해요. 샘! 그냥 울어요. 엉엉엉!"
현이 학생이 훌쩍이던 눈에서 눈물이 흐르다가 소리가 새어나왔다.
"참! 샘이 선생님 그만하시면 그냥 오빠가 되는 거죠?"
현이 학생이 눈물을 훔치며 말하였다.
"알았어! 이쁜 동생아!"
나는 그녀를 오래 기억 할 것이다.
아니 모두 다 기억할 것이다.
내가 그들과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것보다 오히려 그들이 나를 오래도록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싸늘하게 식어가는 가을 밤공기! 별빛 마저 차갑게 느껴졌다. 그녀가 옆에 있다면... 홀로 걸어가며 씁쓸히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오늘은 왜 같이 올 생각을 못했지!
저만치 걸어오는 어둠이 있었다.
걸음을 걷는 어둠처럼 까만 그림자! 그녀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마중 나온겨?"
"여기로 걸어올 것 같아 나왔어요."
나란히 걸었다. 그런데 내 손이 아내의 어깨 위로 무조건 올라갔다.
"술을 하셨네요!"
"쪼끔!"
나는 그녀에게 기댔다. 그녀가 나를 부축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 밤 한없이 그냥 걷고 싶었다.
"춥지 않아?"
"저요?"
"응."
"저를 아직 모르세요?"
"내가 어떻게 다 알아! 만난지 쬐꼼 요만큼 밖에 안 됐는데 뭘!"
나는 손을 들어 올리며 검지 손가락을 조금 열어 보였다.
"애개걔! 그 정도는 더 된 거 같은데요?"
당신과 얼마나 함께 있음 다 알까?"
"부부가 평생을 살아도 다 모른다고 하던데 저는 그렇지 않게끔 많이 보여 줄게요. 아주 많이요!"
"그럼 내가 미래의 세상을 다 알게 되는거여? 자기에 대해서 안다는게!"
"그런 것 같네요. 마음으로 따지면 요모조모 감추어두는 그런 새침떼기는 아니니까요."
둘이 걸으며 이야기를 조잘대니 왜 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던가? 이렇게 좋은 데이트 시간을... 나란히 걸으니 좋았다.
어깨를 빌리기도 하고 비려 주기도 하고...
'세상을 바쁘게 사는 사람, 또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가정에 많은 시간을 두고 있을 수가 없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가 팔걸이를 하고 있는 왼쪽 팔에 힘을 주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그때 예고도 없이 하늘에서 우박이 떨어졌다.
"하늘이 우릴 시샘했나봐요!"
"웬일이야? 아닌 밤중에 우박이 다 뭐야! 맑던 하늘에.... 어떻하지. 우산도 준비 못 했는데.... 자기야 이쪽으로 와요. 여기 건물 아래로 피했다가 가자!"
나는 아내의 팔을 잡고 건물의 추녀 아래로 이끌었다. 그러나 그곳도 우박으로 부터 다 피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나를 올려다 보며 미소를 지었다.
"지금 웃음이 다 나와?"
"!....!"
그녀는 말이 없었다. 늘 예쁘게 보아왔던 미소가 지금은 나를 조롱하는 비웃음처럼 보였다.
아내는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들고 손 안으로 가져갔다. 주문처럼 주먹을 꽉 쥐는가 싶더니 손을 펴서 내게 내밀었다. 아주 작은 보풀진 것이 손에 들어왔다.
"...?..."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이게 다 뭐야?'라는 표정을 보였다.'
"그냥 머리 위로 올리면 되는 거에요."
손을 머리 위로 올리자 그 엷은 물질은 평평하게 펴졌다. 그리고 내 손을 벗어나 그녀와 나의 머리 위에서 허공에 머물렀다. 신기하였다. 어디에 묶은 것도 아니었다. 손으로 잡지도 않았다. 다만 그녀의 왼쪽 손에서 나온 빛이 주먹을 쥐고 있는 손 사이로 노란 빛이 새어 나왔다. 우박은 여전히 떨어졌고 그 연약해 보이는 보호막은 아주 충실하게 일을 잘 했다. 우박으로 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었다. 우리는 평화롭게 걸었다.
두 팔로 꼭 끌어안고 가깝게 붙어서 아무일도 일어나고 있지않은 것처럼....
우박은 여전히 강타하고 있었고 얇은 보자기는 머리위의 하늘을 포장하고 있었다.
우박은 어떤 구름에서 떨어질까?
적운... 난적운... 층운... 참 권운이 얼음이지.....
내 마음은 아직도 야간학교에 있었다.
그녀가 팔을 살짝 당겨 상념에서 나를 꺼냈다. 나를 보고 있었다.
"어떻게 한거야?"
"다 된다고 했잖아요!"
"....?"
그렇게 아내는 마술을 갖고 있었다.
집앞에 다 와서야 머리에 있던 보호막이 내려졌다. 그녀는 잘 개켜서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그녀의 오른손이 들어갔던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았다.
그러나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냥 아무 것도 없는 빈 주머니뿐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이 옷이 그래요. 원래요!"
"그러면 이 옷이 없으면 심심하겠네!"
"심.. 심..할까요. 정말?"
그러면서 그녀는 나를 와락 안고는 거실 바닥에 누웠다.
"하나도 안 심심해요! 자기만 있으면요!"
해뜨는 곳으로
고맙습니다.
-하늘 바보-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오타 수정을 많이 못했네요. 나중에 보니.... 여하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