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에 사는 이덕성씨(80)는 몇해 전 화재로 살던 집을 송두리째 잃었다. 이로 인해 큰 빚을 지게 된 이씨는 밤낮없이 악착같이 일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겨우 숨을 돌릴 정도가 되니,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오른쪽 무릎에 심각한 관절염이 생긴 것. 통증이 심한 오른쪽을 대신해 왼쪽 무릎으로만 체중을 지탱하다 보니 나중에는 다리가 O자로 휘어버렸다. 뒤뚱뒤뚱 불편한 걸음걸이에도 이씨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지팡이 없이는 집앞 노인정에도 가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주위의 도움으로 척추·관절 치료 전문병원에서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게 됐다.
수술 후 4개월이 지난 요즘, 이씨의 상태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뒤뚱거리던 걸음걸이는 반듯해졌고, O자로 변형된 다리도 곧게 펴진 것이다. 이씨는 올 8월에는 팔순 기념 외국여행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좋아진 데는 성공적인 수술과 함께 꾸준한 재활훈련 덕이 컸다. 이씨가 앓았던 퇴행성 관절염은 한번의 수술로 치료가 모두 끝나는 게 아니다. 수술 후 관리에도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관절염 환자는 무릎 통증 탓에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렵다. 따라서 일반인에 비해 근력이 떨어진다. 특히 허벅지 앞쪽(넓적다리)의 근육량이 많이 줄어드는데,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으면 10여일간 입원하며 다양한 운동법을 배우게 된다. 조기에 재활운동을 시작하면, 근육강화와 균형감각 회복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재활 치료는 무릎의 기능을 서서히 회복하는 과정으로,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전문 운동처방사의 지도를 받게 된다.
이씨는 퇴원 후에도 무릎 주위 근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재활운동으로는 고정식 자전거 타기나 수영 등 중력의 힘을 덜 받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수건이나 밴드를 이용할 수도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발바닥에 수건이나 밴드를 걸어준다. 그리고 무릎을 펴는 동작을 수차례 반복하면 된다. 의자에 앉아서 무릎 펴기,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벽에 45도로 기대어 서기 등도 허벅지(대퇴사두근)의 근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운동과 더불어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 앞쪽 관절에 부담을 주므로 삼가야 한다. 또 몸무게가 늘어나면 관절에 무리가 가는 만큼 정상체중 유지에도 힘써야 한다.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나이 들어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핏덩어리가 혈관을 막는 ‘혈전증’ ‘색전증’이 나타날 위험도 높아진다”며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평소 몸을 자주 움직이라고 조언했다. ◇도움말=제일정형외과병원(☎02-501-6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