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 비원의 기도
김윤자
해를 사모하는 부처가
바람을 저민 사선의 벼랑에
아스라한 집 지어 놓고
해무에 젖어 살고 있다.
돌아가야 할 어둠마저
금오산 따슨 인연을 놓지 못하여
단청에 잦아들고
시린 고독을 깨고 일어서는
여수 앞바다의 새벽은
정토의 문을 열어
해일로 밀려들고
빛과 어둠의 장엄한 고요
동그란 불심이 여물어 타오른다.
절벽의 향기로 서서
고뇌의 비늘을 다듬는 동백
해벽을 가를 때
붉은 적멸은 나뭇가지에 서리고
동녘으로 정좌한 향일암
지고 온 세인의 번뇌 사르는
비원의 기도 옥빛으로 푸르다.
향일암 비원의 기도-토요문학 2006년 제42집,김윤자 시집 <푸른 새벽 서정>,현대문예 2021년 동지섣달호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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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 비원의 기도-현대문예 2021년 동지섣달호 119호
김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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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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