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BENTLEY, 1919년) 자동차
1919년 1월 18일에 설립된 영국의 고급 수공 자동차 제조사이자 그 브랜드이다. 벤틀리라는 이름은 창립자인 월터 오언 벤틀리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현재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으며, 포르쉐와 부가티와 함께 폭스바겐의 럭셔리 라인을 담당하고 있다. 생산 공장은 맨체스터 인근의 크루(Crewe)에 있다. 폭스바겐 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는 롤스로이스에 속한 고급차일 뿐,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명차에 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폭스바겐 그룹의 일원이 된 후에 내놓은 컨티넨탈 GT가 큰 성공을 거두며 현재의 인기와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지위를 갖게 됐다.
벤틀리는 수공 생산을 통한 고급스러움이 특징이다. 실제로 벤틀리 실내는 보고 만지는 시각, 촉감과 실제 소재가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 나무처럼 보이고 만져지는건 진짜 나무고 금속처럼 보이고 만져지는 건 진짜 금속이다. 그리고 우월한 모터스포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준수한 운동 성능을 앞세워 롤스로이스보다 스포츠성을 앞세우는 브랜드다. 물론 벤틀리도 롤스로이스의 팬텀에 대응되는 최고급 리무진인 뮬산을 생산하긴 하지만, 벤틀리의 대표 차종이자 마스코트는 스포츠 쿠페인 컨티넨탈 GT라고 할 수 있다.
두 말할 필요 없이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최고급차 브랜드다. 라이벌인 롤스로이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젊은 색깔을 지니고 있어서 권위주의적인 롤스로이스보다 접근성이 좋은 브랜드다. 벤틀리에 대한 위상은 벤츠, BMW, 아우디 등 보다는 윗급이고 롤스로이스보다는 약간 아랫급에 위치해 있다고 여겨진다.
롤스로이스가 전통을 여전히 고수하는 보수적인 입장이고 실제로 가장 잘 팔리는 차도 쇼퍼 드리븐 성향의 팬텀이라면, 벤틀리는 GT 쿠페 모델인 컨티넨탈 GT가 제일 잘 팔린다. 당연히 쿠페는 오너 드리븐 카다. 특히 젊은 연예인, 셀러브리티, 운동선수 및 돈 좀 번다는 유명인들이 컨티넨탈 GT를 많이 타기 때문에, 차에 별로 관심없는 일반인들도 많이 알아보는 대중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막다른 골목에 있던 벤틀리가 사활을 걸고 만든 컨티넨탈 GT는 벤틀리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회사의 슬로건은 "좋은 차, 빠른 차, 최고의 차"(Good car, Fast car, Best car). "빠름"에 집착하는 회사답게 12기통 고성능 라인엔 "Speed"라는 모델명이 붙는다. 실제로 모터스포츠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기술력도 굉장한 브랜드다.
아이러니한 건 과거 오랫동안 롤스로이스에게 인수되어 계열사이자 휘하의 수공 브랜드로 지내 왔다는 것. 8리터 라는 차를 경제 대공황의 여파로 대차게 말아먹었는데, 사실 8리터가 말아먹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었다. 그 차는 1930년 런던에서 그 당시 돈으로 무려 5500만원의 거액의 가격에 판매되었는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 당시 유럽은 경제 대공황의 한파가 몰아치던 시절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결국 1930년에서 1932년 까지 불과 100대 생산에 78대만 팔리는 처참한 판매량을 기록하였고, 그 여파로 벤틀리는 처절하게 폭망하며 결국 롤스로이스에 인수되고 만 것이다. 이렇듯 8리터는 벤틀리 멸망의 주범이었지만, 이와 별개로 오늘 날에는 역대 벤틀리 모델들 중의 가장 뛰어난 걸작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아무튼 롤스로이스의 제자이자 부하가 된 1931년부터 1997년까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롤스로이스-벤틀리" 라는 그룹으로 불렸고,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의 마개조팩 또는 롤스로이스의 변종으로만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의 벤틀리가 롤스로이스와 다른 점은 고작 내장 시트 색상 등과 라디에이터 그릴, 훨씬 빠른 주행성능 등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모기업 롤스로이스의 그늘에 가려 롤스로이스의 세단과 컨버터블을 스포츠 튜닝 형태로 개조한 차량들만 제작해야 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만들고 싶던 차를 만들어 내지 못했던 것. 이때의 벤틀리의 모습은 마치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버전이나 BMW의 M 버전과 비슷한 실정이었다. 그렇게 살아오다가, 롤스로이스를 BMW가 인수하고, 벤틀리는 폭스바겐이 인수하고 나서 다시끔 초심으로 돌아가 명성을 찾는 중. 롤스로이스가 운전수(쇼퍼)에게 자주 운전을 맡기는 쇼퍼 드리븐 성향이 강하다면 벤틀리는 오너가 직접 운전하는 오너 드리븐 성향이 강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폭스바겐이 벤틀리를 인수하는 과정엔 롤스로이스도 깊숙히 연관되어 있으며, 과정이 꽤나 파란만장하다. 1998년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를 가지고 있던 영국의 중공업 회사 비커스(Vickers Ltd.)에서 롤스로이스&벤틀리의 자동차 부문을 매각하려 했을 때, 우선협상 자격자로 오래전부터 롤스로이스에 엔진 및 각종 부품을 납품하던 BMW가 선정되었다. 그런데 공식입찰경쟁에서 BMW보다 9천만 파운드 높은 4억 3천만 파운드를 제시한 폭스바겐이 이겨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게다가 롤스로이스 소유권 문서에서는 롤스로이스 plc 측이 회사명과 로고를 소유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들어가 있어서, 비커스측은 우선 협상자인 BMW와 공식 입찰 경쟁에서 이긴 폭스바겐 양쪽 중 하나의 손을 들어 주기 난감한 상황이 되버린다.
결국 비커스는 폭스바겐 대신에 기존 거래 관계를 고려하여 BMW에 회사명 및 로고의 라이선스를 부여하기로 결정을 내리는데,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정당한 경쟁에서 이긴 폭스바겐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폭스바겐은 추가적으로 돈을 투자하여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환희의 여신상 & 파르테논 라디에이터 그릴의 권리를 사들여 버리며 BMW에게 제대로 물을 먹인다. 즉, 폭스바겐은 롤스로이스 상징적 디자인 2개를 가졌지만 브랜드 상표권은 미보유 / BMW는 브랜드 상표권은 있는데 상징 디자인 2개에 대한 권리가 없는 괴상한 상태에 놓이게 된 것.
골 때리는 상황에 놓인 BMW는 자신들이 가진 롤스로이스의 등록상표에 대한 옵션을 매수 - 회사명과 롤스로이스 로고값 4천만 파운드를 폭스바겐에 지불하여 폭스바겐의 양해를 구하려고 노력한다. 폭스바겐은 이를 수용하면서 롤스로이스엔 큰 미련이 없으니 어차피 회사가 없으니 벤틀리 브랜드 쪽만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결국 두회사는 타협하여 1998년~2002년까지 BMW가 폭스바겐&벤틀리에 들어갈 엔진을 공급하는 대신 폭스바겐이 롤스로이스의 이름을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며, 2003년부터는 BMW가 롤스로이스 상표 / 폭스바겐이 벤틀리의 상표를 독점으로 나눠 가지기로 한다.
이 타협안에 의해 폭스바겐은 2003년부터 벤틀리 상표 독점권 확보 +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를 만들던 영국 체셔 주 크루 공장을 갖게 되었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크루 공장 쟁탈전에서는 패한 BMW는 영국 굿우드에 롤스로이스를 위한 새로운 생산 라인을 신설했다. 그런데 원래 굿우드는 롤스로이스 신사옥과 공장이 건축되기 훨씬 전부터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 라고 하는 자동차 축제로 명성을 떨쳐온 동네이기도 하다. 이 축제는 일반 모터쇼와 다른 무빙 모터쇼라고 하는데 그냥 세워놓고 전시하는 게 아닌 운행하고 트랙에서 경주도 하면서 볼 수 있는 자동차 행사를 의미한다. 굿우드 페스티벌은 일반 양산차부터, 컨셉트카, 모터사이클, 레이싱카까지 총출동하여 자동차의 모든 부분이 전시되고 보면서 달리는 모습까지 즐기는 자리인지라 해외에서도 수많은 차덕후들이 몰리는 행사이다. 이런 명성이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생각하여 굿우드를 롤스로이스의 새로운 기지로 낙점한 BMW의 센스를 알 수 있다.
폭스바겐에 인수된 이후로는 아우디 A8, 폭스바겐 페이톤의 플랫폼과 일부 엔진 라인업을 공유한다. 대신 벤틀리에 세팅되는 폭스바겐제 W12 6.0리터 가솔린 엔진은 폭스바겐, 아우디와 달리 터보차저 2개를 달아 300km/h대를 가뿐히 넘어 310~320km/h 가까이까지 낼 수 있다. 2013년에 나온 신형 컨티넨탈 GT부터는 기존 W12 6.0리터 터보 엔진과 함께 아우디와 공용하는 V8 4.0리터 트윈터보 엔진도 쓴다. 뮬산에는 512마력 V8 6.8리터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된다. 롤스로이스 팬텀을 기반으로 한 팬텀 드롭헤드 쿠페와 같이 아르나지를 기반으로 한 대형 컨버터블인 아주어(Azure)가 있었지만, 2011년에 단종되었다.
참고로 마지막으로 롤스로이스 기반으로 만든 차량은 벤틀리 아르나지. 롤스로이스 실버 세라프 기반이며, 유병언의 장남인 유대균이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도 소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플라잉 스퍼와 S600을 주로 탄다. 아르나지는 롤스로이스 실버 세라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나, 실버 세라프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생산된 것에 반해, 아르나지는 2004년 지금의 벤틀리에 공통적으로 달리는 전면의 4개 라이트를 단 모습으로 페이스리프트된 후 2008년까지 생산되었다. 인지도가 0에 수렴해서 워낙 희귀하다만 당시 가격 5~6억 원에 이르는 벤틀리의 기함이었다. 실제로 2013년에 2004년식 아르나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7천만 원에 올라온 적이 있다. 오토갤러리 1층에 E65 BMW 740i와 함께 먼지만 쌓여가기도. 인지도, 성능, 디자인, 뽀대(...)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하니 버려질 수 밖에.
결론적으로, 오랫동안 롤스로이스 밑에서 일하다가 BMW와의 인수전 끝에 폭스바겐에 인수된 상태다. 이제는 스승과 대등하게 겨루는 상황이 되긴 했으나 스승의 빛이 너무 강해 청출어람은 꿈도 못꾸고 여전히 스승보다 한단계 낮은 자리에서 다른 분야를 개척중이다.
대한민국 진출
대한민국에는 2006년에 당시 아우디와 람보르기니의 딜러 중 하나였던 참존 모터스가 들여왔으며,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전시장이 있다. 2013년 12월에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전시장을 하나 더 개장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도 생겼다.
2014년에는 대한민국에서 322대를 판매했다. 이는 대한민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판매량이라고 하며, 2014년 벤틀리가 전 세계에서도 2번째로 많이 팔린 나라가 대한민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가장 높은 볼륨을 차지한 모델은 194대가 팔린 플라잉스퍼였으며, 2014년에 플라잉 스퍼는 전 세계 중 세단을 엄청 좋아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고 한다.
그러나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발목이 잡혔다. 2016년 8월에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게이트 사건 여파로 인해 폭스바겐의 차종 상당수가 판매금지를 맞았는데, 문제는 벤틀리 컨티넨탈도 전부 판매금지를 당하며 2006년에 벤틀리가 대한민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최초로 월 판매량 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5월부터 판매를 재개했기 때문에 고객들이 몰려서 월 74대나 팔았다고 한다. 같은 시기에는 SUV인 벤테이가도 인증을 통과했다.
• 차를 사면 직접 타고 오는 게 아니라 카캐리어에 실어서 배달해 준다. 이건 어느 회사건 탁송으로 주문하면 대부분 이렇긴 한데... 특이한건 과거에 벤틀리가 많이 안 팔리던 시절에는 차 한 대 한 대 다 트럭에 실어서 배달해주기도 했다.이 트럭. 타타대우 노부스에 검은색으로 칠하고 옆에 거대하게 벤틀리 로고를 박고 다녀서 아주 눈에 띈다. 받을 때는 이렇게 받는다. 2012년식 플라잉 스퍼를 받는 모습 그러나 2015년부터는 그냥 카 트레일러에 비닐과 내장재로 철통같이 동여맨 벤틀리들을 실어 보낸다.
•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2002년에는 아르나지를 기반으로 스테이트 리무진이라는 의전 차량을 별도로 제작했다. 그래서 단 2대 뿐인 이 의전용 리무진은 일명 "여왕의 차"로 불리고 있다. V8 6.75리터 터보 엔진을 장착했고 193km/h에서 최고속도를 제한한다. 외부 행사 때 모자를 쓰고 다니는 여왕을 배려하기 위하여 전고가 살짝 높게 되어 있다. 2013년에 영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도 이 리무진을 타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러 갔다.
• 벤틀리 컨티넨탈 GT같은 경우는 유명 헐리우드 스타나 배우, 가수 혹은 재력가들에게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있는 초 인기 모델이다. 독일 프리미엄 3사인 벤츠, BMW, 아우디나 포르쉐보다 브랜드 이미지 면에서 우위에 있고, 그러면서 다른 수공 브랜드인 롤스로이스보다 좀 더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 최고속도 300km/h를 가뿐히 넘는 고성능,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이미지 덕분에 새로운 부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 시계 브랜드인 브라이틀링과의 합작품인 브라이틀링 포 벤틀리(Breitling for Bentley)라는 시계 브랜드로도 유명하며, 여기서 생산하는 모든 차종에도 브라이틀링 시계가 장착되어 있다. 특유의 고풍스러운 디자인과의 결합은 좋은 조화를 보여준다. 두 회사는 2003년부터 협력 관계를 계속해서 유지 중이다. 참고로 브라이틀링과 벤틀리의 로고는 서로 날개를 모티브로한 디자인이 매우 흡사한데, 서로간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시켜주는 터라 서로 윈윈하는 기업 간 협력의 모범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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