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26권
增壹阿含經卷第二十六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34. 등견품(等見品)
等見品第三十四
[ 1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존자 사리불은 사위성(舍衛城)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尊者舍利弗在舍衛城祇樹給孤獨園,與大比丘衆五百人俱。
일시,존자사리불재사위성기수급고독원,여대비구중오백인구。
그때 많은 비구들이 사리불(舍利弗)을 찾아가 서로 문안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앉았다. 이때 비구들이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계(戒)를 성취한 비구는 어떤 법을 사유(思惟)해야 합니까?”
爾時,衆多比丘到舍利弗所,共相問訊,在一面坐。爾時,衆多比丘白舍利弗言:“戒成就比丘,當思惟何等法?”
이시,중다비구도사리불소,공상문신,재일면좌。이시,중다비구백사리불언:“계성취비구,당사유하등법?”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계율을 성취한 비구는 ‘5성음(盛陰)은 무상(無常)한 것이요 괴로운 것이며, 번민이요 두려움이 많은 것이다’라고 사유해야 합니다. 또 ‘괴로운 것[苦]이요 공한 것[空]이며 나라고 할 것도 없는 것[無我]이다’라고 사유해야 합니다.
5성음(盛陰)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색음(色陰)ㆍ통음(痛陰:受陰)ㆍ상음(想陰)ㆍ행음(行陰)ㆍ식음(識陰)입니다. 계율을 성취한 비구가 이 5성음(盛陰)을 사유한다면, 그때 곧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성취할 것입니다.”
舍利弗報言:“戒成就比丘,當思惟五盛陰無常,爲苦,爲惱,爲多痛畏。亦當思惟苦、空、無我。云何爲五?所謂色陰、痛陰、想陰、行陰、識陰。爾時,戒成就比丘,思惟此五盛陰,便成須陁洹道。”
사리불보언:“계성취비구,당사유오성음무상,위고,위뇌,위다통외。역당사유고、공、무아。운하위오?소위색음、통음、상음、행음、식음。이시,계성취비구,사유차오성음,편성수타원도。”
비구들이 사리불에게 물었다.
“수다원을 성취한 비구는 어떤 법을 사유해야 합니까?”
比丘白舍利弗言:“須陁洹比丘,當思惟何等法?”
비구백사리불언:“수타원비구,당사유하등법?”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수다원을 성취한 비구도 ‘5성음(盛陰)은 괴로운 것이요, 번민이며 두려움이 많은 것이다’라고 사유해야 합니다. 또 ‘괴로운 것이요, 공한 것이며 나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다’라고 사유해야 합니다. 여러분, 꼭 아셔야만 합니다. 만일 수다원을 이룩한 비구가 이 5성음을 사유한다면, 그는 그때 곧 사다함과(斯陀含果)를 성취할 것입니다.”
舍利弗報言:“須陁洹比丘亦當思惟,此五盛陰爲苦,爲惱,爲多痛畏。亦當思惟苦、空、無我。諸賢,當知,若須陁洹比丘,思惟此五盛陰時,便成斯陁含果。”
사리불보언:“수타원비구역당사유,차오성음위고,위뇌,위다통외。역당사유고、공、무아。제현,당지,약수타원비구,사유차오성음시,편성사타함과。”
모든 비구들이 물었다.
“사다함을 성취한 비구는 어떤 법을 사유해야 합니까?”
諸比丘問曰:“斯陁含比丘,當思惟何等法?”
제비구문왈:“사타함비구,당사유하등법?”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사다함을 성취한 비구도 ‘이 5성음은 괴로운 것이요, 번민이며 두려움이 많은 것이다’라고 사유해야 합니다. 또 ‘괴로운 것이요, 공한 것이며 나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다’라고 사유해야 합니다. 사다함을 성취한 비구가 이 5성음을 사유한다면, 그는 그때 곧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성취할 것입니다.”
舍利弗報言:“斯陁含比丘亦當思惟,此五盛陰爲苦,爲惱,爲多痛畏。亦當思惟苦、空、無我。爾時,斯陁含比丘當思惟此五盛陰時,便成阿那含果。”
사리불보언:“사타함비구역당사유,차오성음위고,위뇌,위다통외。역당사유고、공、무아。이시,사타함비구당사유차오성음시,편성아나함과。”
모든 비구들이 물었다.
“아나함을 성취한 비구는 어떤 법을 사유해야 합니까?”
諸比丘問曰:“阿那含比丘當思惟何等法?”
제비구문왈:“아나함비구당사유하등법?”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아나함을 성취한 비구도 ‘이 5성음은 괴로운 것이요, 번민이며 두려움이 많은 것이다’라고 사유해야 합니다. 또 ‘괴로운 것이요, 공한 것이며 나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다’라고 사유해야 합니다. 아나함을 성취한 비구가 이 5성음을 사유한다면, 그는 그때 곧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할 것입니다.”
舍利弗報言:“阿那含比丘亦當思惟此五盛陰爲苦,爲惱,爲多痛畏。亦當思惟此五盛陰。時,便成阿羅漢。”
사리불보언:“아나함비구역당사유차오성음위고,위뇌,위다통외。역당사유차오성음。시,편성아라한。”
모든 비구들이 물었다.
“아라한을 성취한 비구는 어떤 법을 사유해야 합니까?”
諸比丘問曰:“阿羅漢比丘,當思惟何等法?”
제비구문왈:“아라한비구,당사유하등법?”
사리불은 말하였다.
“당신들의 질문은 어찌 그리 지나칩니까? 나한(羅漢)이 된 비구는 할 일이 이미 끝나 다시는 업을 짓지 않습니다. 그래서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하여 나고 죽는 바다인 다섯 갈래의 세계로 향하지 않고, 짓는 바가 있는 존재의 몸을 다시는 받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계(戒)를 지키는 비구도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도 이 5성음(盛陰)을 사유해야 합니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합니다.”
舍利弗報言:“汝等所問,何其過乎?羅漢比丘所作以過,更不造行,有漏心得解脫,不向五趣生死之海,更不受有,有所造作。是故諸賢,持戒比丘須陁洹、斯陁含、阿那含當思惟此五盛陰。如是諸比丘,當作是學。”
사리불보언:“여등소문,하기과호?라한비구소작이과,경불조행,유루심득해탈,불향오취생사지해,경불수유,유소조작。시고제현,지계비구수타원、사타함、아나함당사유차오성음。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舍利弗所說,歡喜奉行。
이시,제비구문사리불소설,환희봉행。
[ 2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내(波羅㮈)의 선인(仙人)이 살던 녹야원(鹿野園)에 계셨다.
一時,佛在波羅柰仙人鹿野苑中。
일시,불재파라내선인록야원중。
그때는 여래께서 도를 이루신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터이라 세상 사람들은 그분을 큰 사문[大沙門]이라 일컬었다.
그때 바사닉왕(波斯匿王)은 왕위를 새로 이어받았었다.
이때 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새로 왕위를 이어받았으니 먼저 석가족 집안의 딸을 데려와야겠다. 만일 내게 딸을 준다면 내 마음이 흡족하겠지만 만일 주지 않는다면 내가 가서 힘으로 핍박하리라.’
그리고는 바사닉왕이 곧 어떤 신하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가비라위(迦毗羅衛)의 석가족에게 가서 내 이름으로 그들 석가족에게 ‘바사닉왕은 문안드립니다. 기거는 편안하신가 하고 몇 번이고 묻습니다’라고 말하라. 또 그들 석가족에게 ‘나는 석가족의 딸을 데려 오고 싶습니다. 만일 내게 준다면 그 은혜를 길이 새기겠지만 만일 어긴다면 힘으로 핍박할 것입니다’ 하고 말하라.”
爾時,如來成道未久,世人稱之爲大沙門。爾時,波斯匿王新紹王位。是時,波斯匿王便作是念:我今新紹王位,先應取釋家女。設與我者,乃適我心;若不見與我,今當以力往逼之。爾時,波斯匿王卽告一臣曰:“往至迦毘羅衛,至釋種家,持我名字,告彼釋種云:波斯匿王問訊,起居輕利,致問無量。又語彼釋:吾欲取釋種女,設與我者,抱德永已;若見違者,當以力相逼。”
이시,여래성도미구,세인칭지위대사문。이시,파사닉왕신소왕위。시시,파사닉왕편작시념:아금신소왕위,선응취석가녀。설여아자,내적아심;약불견여아,금당이력왕핍지。이시,파사닉왕즉고일신왈:“왕지가비라위,지석종가,지아명자,고피석종운:파사닉왕문신,기거경리,치문무량。우어피석:오욕취석종녀,설여아자,포덕영이;약견위자,당이력상핍。”
그때 대신은 왕의 명령을 받고 가비라국(迦毗羅國)으로 갔다. 그때 가비라위의 석가족 5백 명이 한 곳에 모여 있었다. 대신은 곧 5백 명의 석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서 바사닉왕의 이름으로 그들 석가족에게 말하였다.
“바사닉왕은 성심으로 문안드립니다. 기거는 편안하신 지 간절하기 한이 없습니다. 나는 석가족의 딸을 데려오고 싶습니다. 만일 내게 준다면 매우 다행스럽지만 주지 않으신다면 힘으로 핍박하게 될 것입니다.”
爾時,大臣受王教勅,往至迦毘羅國。爾時,迦毘羅衛釋種五百人集在一處。是時大臣卽往至五百釋種所,持波斯匿王名字,語彼釋種言:“波斯匿王問訊慇懃,起居輕利,致意無量:吾欲取釋種之女,設與吾者,是其大幸;若不與者,當以力相逼。”
이시,대신수왕교칙,왕지가비라국。이시,가비라위석종오백인집재일처。시시대신즉왕지오백석종소,지파사닉왕명자,어피석종언:“파사닉왕문신은근,기거경리,치의무량:오욕취석종지녀,설여오자,시기대행;약불여자,당이력상핍。”
이때 모든 석가족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크게 화를 내었다.
“우리는 위대한 족성이다. 무엇 때문에 종년의 자식과 인연을 맺겠느냐?”
그들 중 어떤 이는 ‘주자’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줄 수 없다’고 하기도 하였다.
時,諸釋種聞此語已,極懷瞋恚:“吾等大姓,何緣當與婢子結親?”其衆中,或言當與,或言不可與。
시,제석종문차어이,극회진에:“오등대성,하연당여비자결친?”기중중,혹언당여,혹언불가여。
그때 그 무리 중에 마하남(摩呵男)이라는 한 석가족이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화내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저 바사닉왕은 됨됨이가 포악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바사닉왕이 온다면 우리나라를 파괴하고 말 것입니다. 제가 지금 직접 가서 바사닉왕을 만나보고 이 사정을 말해 보겠습니다.”
爾時,有釋,集彼衆中,名摩呵男,語衆人言:“諸賢,勿共瞋恚。所以然者,波斯匿王爲人暴惡,設當波斯匿王來者,壞我國界。我今躬自當往,與波斯匿王相見,說此事情。”
이시,유석,집피중중,명마가남,어중인언:“제현,물공진에。소이연자,파사닉왕위인폭악,설당파사닉왕래자,괴아국계。아금궁자당왕,여파사닉왕상견,설차사정。”
이때 마하남의 집에는 여종이 낳은 한 처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세상에 드물 만큼 얼굴이 단정하였다. 마하남은 이 처녀를 목욕시킨 뒤 고운 옷을 입히고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에 태워 가지고 바사닉왕에게 가서 왕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이 아이는 제 딸입니다. 인연을 맺으소서.”
時,摩呵男家中婢生一女,面貌端正,世之希有。時,摩呵男沐浴此女,與著好衣,載寶羽車,送與波斯匿王。又白王言:“此是我女。可共成親。”
시,마가남가중비생일녀,면모단정,세지희유。시,마가남목욕차녀,여저호의,재보우차,송여파사닉왕。우백왕언:“차시아녀。가공성친。”
바사닉왕은 그 처녀를 맞아 매우 기뻐하였고 곧 그녀를 첫째 부인으로 삼았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부인은 아이를 배었고 8ㆍ9달이 지나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얼굴이 단정하기가 짝이 없을 만큼 세상에서 빼어났다. 바사닉왕은 여러 관상가(觀相家)들을 불러 모아 태자의 이름을 짓게 하였다.
時,波斯匿王得此女,極懷歡喜,卽立此女爲第一夫人。未經數日,而身懷妊,復經八、九月,生一男兒,端正無雙,世所殊特。時,波斯匿王集諸相師,與此太子立字。
시,파사닉왕득차녀,극회환희,즉립차녀위제일부인。미경수일,이신회임,부경팔、구월,생일남아,단정무쌍,세소수특。시,파사닉왕집제상사,여차태자립자。
이때 관상가들은 왕의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아뢰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대왕께서 부인을 구하셨을 때 여러 석가족들은 서로 다투었고 혹은 ‘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고, 혹은 ‘줄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으며 이쪽저쪽 무리로 갈라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 이름을 비류륵(毗流勒)이라고 지어 올립니다.”
관상가들은 이름을 지어 올린 뒤에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時,諸相師聞王語已,卽白王言:“大王,當知求夫人時,諸釋共諍,或言當與,或言不可與,使彼此流離。今當立名,名曰毘流勒。”相師立號已,各從坐起而去。
시,제상사문왕어이,즉백왕언:“대왕,당지구부인시,제석공쟁,혹언당여,혹언불가여,사피차류리。금당립명,명왈비류륵。”상사립호이,각종좌기이거。
바사닉왕은 그 류리(流離)태자를 끔찍이 사랑하여 잠깐도 눈앞에서 떼어놓질 않았다. 그러나 태자가 나이 여덟 살이 되자 왕은 그에게 말하였다.
“너도 이제는 다 컸다. 저 가비라위(迦毗羅衛)로 가서 여러 가지 궁술[射術]을 배워야겠구나.”
時,波斯匿王愛此流離太子,未曾離目前。然流離太子年向八歲,王告之曰:“汝今已大,可詣迦毘羅衛,學諸射術。”
시,파사닉왕애차류리태자,미증리목전。연류리태자년향팔세,왕고지왈:“여금이대,가예가비라위,학제사술。”
이때 바사닉왕은 여러 시종들을 붙이고 큰 코끼리를 태워 석가족의 집으로 그를 보냈다. 그는 마하남의 집에 도착해 마하남에게 말하였다.
“바사닉왕께서 저를 이곳으로 보내면서 여러 가지 궁술을 배우라 하셨습니다. 원컨대 조부모(祖父母)님께서는 하나하나 가르쳐 주소서.”
是時,波斯匿王給諸使人,使乘大象,往詣釋種家,至摩呵男舍,語摩呵男言:“波斯匿王使我,至此學諸射術。唯願祖父母,事事教授。”
시시,파사닉왕급제사인,사승대상,왕예석종가,지마가남사,어마가남언:“파사닉왕사아,지차학제사술。유원조부모,사사교수。”
그러자 마하남이 대답하였다.
“궁술을 배우려고 하면 잘 익혀야 할 것이다.”
마하남은 석가족 동자 5백 명을 모아 함께 궁술을 배우게 하였다. 그리하여 유리태자와 5백 동자는 함께 궁술을 배웠다.
時摩呵男報曰:“欲學術者,善可習之。”是時,摩呵男釋種集五百童子,使共學術。時,流離太子與五百童子,共學射術。
시마가남보왈:“욕학술자,선가습지。”시시,마가남석종집오백동자,사공학술。시,류리태자여오백동자,공학사술。
그때 가비라위성 안에 큰 강당을 새로 세웠는데, 그곳엔 아직 하늘도 사람도 마(魔)도 혹은 마천(魔天)도 전혀 머무른 적이 없었다. 여러 석가족들은 제각기 서로 의논하였다.
“지금 이 강당은 완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림과 단청도 이미 마쳐 마치 천궁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먼저 여래(如來)와 비구 스님을 청하여 이곳에서 공양하시게 하여 우리가 무궁한 복을 받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리라.”
그리하여 석가족들은 곧 강당 위에 갖가지 자리를 펴고, 비단과 번기와 일산을 달고, 향수를 땅에 뿌리고, 온갖 유명한 향을 피우고, 또 좋은 물을 준비하고, 모든 등불을 밝혔다.
이때 유리태자는 5백 동자를 데리고 강당으로 가 곧장 사자좌(師子座)에 올랐다. 여러 석가족들은 그것을 보고는 크게 화를 내며 곧 달려 나가 팔을 붙잡고 문 밖으로 내쫓으면서 모두들 꾸짖었다.
“이 종년의 자식아, 하늘도 사람도 아직 여기서 머무른 일이 없는데, 이 종년의 자식이 감히 이 안에 들어와 앉다니.”
그들은 다시 태자를 붙잡아 매를 치다가 땅에 메쳤다. 그때 유리 태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한숨을 지으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이때 호고(好苦)라고 하는 범지(梵志)의 아들이 있었다. 유리태자는 범지의 아들 호고에게 말하였다.
“이 석가족들은 나를 붙잡아 이렇게까지 욕을 보였다. 만일 내가 나중에 왕위를 이어받게 되거든, 그때 너는 이 일을 내게 말해야 한다.”
爾時,迦毘羅衛城中,新起一講堂,天及人民、魔若魔天在此講堂中住。時,諸釋種各各自相謂言。“今此講堂成來未久,畫彩已竟,猶如天宮而無有異。我等先應請如來,於中供養,及比丘僧,令我等受福無窮。”是時,釋種卽於堂上,敷種種坐具,懸繒幡蓋,香汁灑地,燒衆名香,復儲好水,燃諸明燈。是時,流離太子將五百童子,往至講堂所,卽昇師子之座。時,諸釋種見之,極懷瞋恚,卽前捉臂,逐出門外,各共罵之:“此是婢子,諸天世人未有居中者,此婢生物,敢入中坐!”復捉流離太子,撲之著地。是時,流離太子卽從地起,長歎息,而視後。是時,有梵志子,名好苦。是時,流離太子語好苦梵志子曰:“此釋種取我毀辱,乃至於斯。設我後紹王位時,汝當告我此事。”
이시,가비라위성중,신기일강당,천급인민、마약마천재차강당중주。시,제석종각각자상위언。“금차강당성래미구,화채이경,유여천궁이무유이。아등선응청여래,어중공양,급비구승,령아등수복무궁。”시시,석종즉어당상,부종종좌구,현증번개,향즙쇄지,소중명향,부저호수,연제명등。시시,류리태자장오백동자,왕지강당소,즉승사자지좌。시,제석종견지,극회진에,즉전착비,축출문외,각공매지:“차시비자,제천세인미유거중자,차비생물,감입중좌!”부착류리태자,박지저지。시시,류리태자즉종지기,장탄식,이시후。시시,유범지자,명호고。시시,류리태자어호고범지자왈:“차석종취아훼욕,내지어사。설아후소왕위시,여당고아차사。”
그때 범지의 아들 호고가 대답하였다.
“태자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로부터 그 범지의 아들은 하루에 세 번씩 “석가족에게 당한 치욕을 기억하소서”라고 태자에게 아뢰고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모든 것은 다 사라짐으로 돌아가나니
과일도 익으면 반드시 떨어지고 마네.
합하고 모인 것은 반드시 흩어지고
태어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을 따름이네.
是時,好苦梵志子報曰:“如太子教。”時彼梵志子曰三時,白太子曰:“憶釋所辱。”便說此偈:
一切歸於盡,
果熟亦當墮,
合集必當散,
有生必有死。
시시,호고범지자보왈:“여태자교。”시피범지자왈삼시,백태자왈:“억석소욕。”편설차게:
일절귀어진,
과숙역당타,
합집필당산,
유생필유사。
그 무렵 바사닉왕은 천명대로 세상을 살다가 마침내 숨을 거두었고, 곧 유리태자를 옹립하여 왕을 삼았다. 이때 호고 범지는 왕에게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옛날 석가족에게 당한 치욕을 기억하소서.”
是時,波斯匿王隨壽在世,後取,命終,便立流離太子爲王。是時,好苦梵志至王所,而作是說:“王,當憶本釋所毀辱。”
시시,파사닉왕수수재세,후취,명종,편립류리태자위왕。시시,호고범지지왕소,이작시설:“왕,당억본석소훼욕。”
유리왕이 말하였다.
“징하고 장하구나! 과거의 일을 잘 기억하고 있구나.”
유리왕은 갑자기 분노를 일으키며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나라 백성들의 주인은 누구냐?”
是時,流離王報曰:“善哉,善哉!善憶本事。”是時,流離王便起瞋恚,告群臣曰:今人民主者,爲是何人?”
시시,류리왕보왈:“선재,선재!선억본사。”시시,류리왕편기진에,고군신왈:금인민주자,위시하인?”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지금 이 백성들을 거느리시는 분은 유리왕이십니다.”
“너희들은 속히 수레를 장엄하고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라. 내가 지금 석가족을 정벌하러 가리라.”
群臣報曰:“大王,今日之所統領流離王。”時曰:“汝等速嚴駕,集四部兵!吾欲往征釋種。”
군신보왈:“대왕,금일지소통령류리왕。”시왈:“여등속엄가,집사부병!오욕왕정석종。”
모든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리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네 종류 군사를 운집시켰다. 유리왕은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가비라월(迦毗羅越)로 떠났다.
諸臣對曰:“如是,大王。”是時,群臣受王教令,卽運集四種之兵。是時,流離王將四部之兵,往至迦毘羅越。
제신대왈:“여시,대왕。”시시,군신수왕교령,즉운집사종지병。시시,류리왕장사부지병,왕지가비라월。
그때 비구들은 유리왕이 석가족을 치러 온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서 이 사실을 자세히 아뢰었다.
爾時,衆多比丘聞流離王往征釋種,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以此因緣,具白世尊。
이시,중다비구문류리왕왕정석종,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립,이차인연,구백세존。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곧 유리왕이 온다는 길목으로 나아가 가지도 잎사귀도 없는 한 메마른 나무 밑에 가부좌하고 앉으셨다. 유리왕은 세존께서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곧 수레에서 내려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是時,世尊聞此語已,卽往,逆流離王,便在一枯樹下,無有枝葉。於中結加趺坐。是時,流離王遙見世尊在樹下坐,卽下車,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
시시,세존문차어이,즉왕,역류리왕,편재일고수하,무유지엽。어중결가부좌。시시,류리왕요견세존재수하좌,즉하차,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립。
그때 유리왕이 세존께 여쭈었다.
“저 가지와 잎이 무성한 니구류(尼拘留) 같은 다른 좋은 나무들도 많이 있는데 하필 이 메마른 나무 밑에 앉아 계십니까?”
爾時,流離王白世尊言:“更有好樹,枝葉繁茂,尼拘留之等。何故此枯樹下坐?”
이시,류리왕백세존언:“경유호수,지엽번무,니구류지등。하고차고수하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친족의 그늘이 그래도 바깥사람보다 낫다.”
世尊告曰:“親族之廕故勝外人。”
세존고왈:“친족지음고승외인。”
이때 유리왕은 생각하였다.
‘오늘 세존께서는 일부러 친족을 위해 이러시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오늘은 본국으로 돌아가자. 저 가비라월을 정벌해서는 안 되겠다.’
是時,流離王便作是念:今日世尊故爲親族。然我今日,應還本國,不應往征迦毘羅越。
시시,류리왕편작시념:금일세존고위친족。연아금일,응환본국,불응왕정가비라월。
유리왕은 곧 하직하고 돌아갔다.
그때 호고 범지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옛날 석가족에게 당한 치욕을 기억하소서.”
是時,流離王卽辭還退。是時,好苦梵志復白王言:“當憶,本爲釋所辱。”
시시,류리왕즉사환퇴。시시,호고범지부백왕언:“당억,본위석소욕。”
유리왕은 이 말을 듣자 다시 분노가 치밀었다.
“너희들은 속히 수레를 장엄하고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라. 내가 저 가비라월을 정벌하러 가리라.”
是時,流離王聞此語已,復興瞋恚:“汝等速嚴駕,集四部兵!吾欲往征迦毘羅越。”
시시,류리왕문차어이,부흥진에:“여등속엄가,집사부병!오욕왕정가비라월。”
신하들은 곧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사위성을 출발하여 석가족을 정벌하기 위하여 가비라월로 떠났다.
是時,群臣卽集四部之兵,出舍衛城,往詣迦毘羅越,征伐釋種。
시시,군신즉집사부지병,출사위성,왕예가비라월,정벌석종。
그때 비구들은 이 소식을 듣고 세존께 가서 아뢰었다.
“지금 유리왕이 군사를 일으켜 석가족을 치러 간다고 합니다.”
是時,衆多比丘聞已,往白世尊:“今流離王興兵衆,往攻釋種。”
시시,중다비구문이,왕백세존:“금류리왕흥병중,왕공석종。”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곧 신통력으로 길가에 있는 한 메마른 나무 아래로 가서 앉아 계셨다.
유리왕은 세존께서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 곧 수레에서 내려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때 유리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다른 좋은 나무들도 있는데 거기 앉아 계시지 않으시고, 왜 세존께서는 지금 이 메마른 나무 밑에 앉아 계십니까?”
爾時,世尊聞此語已,卽以神足,往在道側,在一樹下坐。時,流離王遙見世尊在樹下坐,卽下車,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流離王白世尊言:“更有好樹,不在彼坐,世尊今日何故在此枯樹下坐?”
이시,세존문차어이,즉이신족,왕재도측,재일수하좌。시,류리왕요견세존재수하좌,즉하차,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립。이시,류리왕백세존언:“경유호수,불재피좌,세존금일하고재차고수하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친족의 그늘이 그래도 바깥사람보다 낫다.”
世尊告曰:“親族之廕勝外人也。”
세존고왈:“친족지음승외인야。”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친족의 그늘은 시원하여라.
석가족이 부처를 내었다네.
저들이 모두 내 가지와 잎이니
그러므로 이런 나무 아래 앉아 있다네.
是時,世尊便說此偈: 시시,세존편설차게:
親族之蔭涼, 친족지음량,
釋種出於佛, 석종출어불,
盡是我枝葉, 진시아지엽,
故坐斯樹下。 고좌사수하。
이때 유리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의 세존께선 저 석가족 출신이시니, 내가 정벌해선 안 되겠구나. 이것을 그만두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다.’
유리왕은 곧 사위성으로 돌아갔다.
是時,流離王復作是念:世尊今日出於釋種。吾不應往征,宜可齊此,還歸本土。是時,流離王卽還舍衛城。
시시,류리왕부작시념:세존금일출어석종。오불응왕정,의가제차,환귀본토。시시,류리왕즉환사위성。
그때 호고 범지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왕께선 옛날 석가족에게 당한 치욕을 기억하소서.”
是時,好苦梵志復語王曰:“王,當憶本釋種所辱。”
시시,호고범지부어왕왈:“왕,당억본석종소욕。”
유리왕은 이 말을 듣고 다시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사위성을 출발하여 가비라월로 나아갔다.
是時,流離王聞此語已,復集四種兵,出舍衛城,詣迦毘羅越。
시시,류리왕문차어이,부집사종병,출사위성,예가비라월。
이때 대목건련(大目乾連)은 유리왕이 석가족을 정벌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그때 목련(目連)이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유리왕이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석가족을 치러 온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유리왕과 그 네 종류의 군사들을 모두 다른 세계에 던져 버릴 수 있습니다.
是時,大目乾連聞流離王往征釋種,聞已,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目連白世尊言:“今日流離王集四種兵,往攻釋種。我今堪任使流離王及四部兵,擲著他方世界。”
시시,대목건련문류리왕왕정석종,문이,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립。이시,목련백세존언:“금일류리왕집사종병,왕공석종。아금감임사류리왕급사부병,척저타방세계。”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어찌 이 석가족의 전생 인연마저 다른 세계로 던져 버릴 수 있겠느냐?”
世尊告曰:“汝豈能取釋種宿緣,著他方世界乎?”
세존고왈:“여기능취석종숙연,저타방세계호?”
그러자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진실로 그 전생 인연은 다른 세계로 던져 버릴 수 없겠습니다.”
時,目連白佛言:“實不堪任使宿命緣,著他方世界。”
시,목련백불언:“실불감임사숙명연,저타방세계。”
그러자 세존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자리에 돌아가 앉아라.”
爾時,世尊語目連曰:“汝還就坐。”
이시,세존어목련왈:“여환취좌。”
목련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이 가비라월을 저 허공에다 옮겨 놓을 수 있습니다.”
目連復白佛言:“我今堪任移此迦毘羅越,著虛空中。”
목련부백불언:“아금감임이차가비라월,저허공중。”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지금 석가족의 전생 인연도 허공에 옮겨 놓을 수 있겠느냐?”
世尊告曰:“汝今堪能移釋種宿緣,著虛空中乎?”
세존고왈:“여금감능이석종숙연,저허공중호?”
목련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目連報曰:“不也,世尊。”
목련보왈:“불야,세존。”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본래 앉았던 자리로 돌아가거라.”
佛告目連:“汝今還就本位。”
불고목련:“여금환취본위。”
그러자 목련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제가 쇠로 새장처럼 성글게 엮어 이 가비라월성 위를 덮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爾時,目連復白佛言:“唯願聽許,以鐵籠疏,覆迦毘羅越城上。”
이시,목련부백불언:“유원청허,이철롱소,복가비라월성상。”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목건련아, 그대는 쇠로 새장처럼 성글게 엮어 전생의 인연도 덮을 수 있겠느냐?”
世尊告曰:“云何目連,能以鐵籠疏覆宿緣乎?”
세존고왈:“운하목련,능이철롱소복숙연호?”
목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目連白佛:“不也,世尊。”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본래 있었던 자리로 돌아가거라. 석가족은 이제 전생의 인연이 이미 다 무르익었다. 이제는 그 과보를 받아야 하느니라.”
佛告目連:“汝今還就本位。釋種今日宿緣已熟,今當受報。”
불고목련:“여금환취본위。석종금일숙연이숙,금당수보。”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비록 저 허공을 땅으로 만들고
또 이 땅을 허공으로 만들려 해도
과거의 인연에 묶인
그 인연은 영원히 썩지 않느니라.
爾時,世尊便說此偈: 이시,세존편설차게:
欲使空爲地, 욕사공위지,
復使地爲空, 부사지위공,
本緣之所繫, 본연지소계,
此緣不腐敗。 차연불부패。
그때 유리왕은 가비라월로 갔다. 모든 석가족은 유리왕이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1유순(由旬)이나 나아가 유리왕을 맞이하였다.
모든 석가족들은 1유순 안으로 유리왕이 들어오자 멀리서 유리왕에게 활을 쏘았다. 화살은 혹 귓구멍을 맞추면서 귀는 다치게 하지 않고, 상투를 맞추면서 머리는 다치게 하지 않기도 하였다. 혹은 활을 맞춰 부수고 활줄을 맞추면서도 그 사람은 해치지 않았다. 혹은 갑옷을 맞추면서도 그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고, 자리를 맞추면서도 그 사람은 해치지 않았으며, 수레의 바퀴를 맞춰 부수면서도 그 사람은 다치게 하지 않고, 깃대를 맞추면서도 그 사람은 해치지 않았다. 유리왕은 이것을 보고 매우 두려워하며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이 화살들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알아보아라.”
是時,流離王往詣迦毘羅越。時,諸釋種聞流離王將四部之兵,來攻我等,復集四部之衆,一由旬中,往逆流離王。是時,諸釋一由旬內,遙射流離王。或射耳孔,不傷其耳;或射頭髻,不傷其頭;或射弓壞,或射弓弦,不害其人;或射鎧器,不傷其人,或射牀座,不害其人;或射車輪壞,不傷其人,或壞幢麾,不害其人。是時,流離王見此事已,便懷恐怖,告群臣曰:“汝等觀此箭爲從何來?”
시시,류리왕왕예가비라월。시,제석종문류리왕장사부지병,래공아등,부집사부지중,일유순중,왕역류리왕。시시,제석일유순내,요사류리왕。혹사이공,불상기이;혹사두계,불상기두;혹사궁괴,혹사궁현,불해기인;혹사개기,불상기인,혹사상좌,불해기인;혹사차륜괴,불상기인,혹괴당휘,불해기인。시시,류리왕견차사이,편회공포,고군신왈:“여등관차전위종하래?”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이 화살은 저 석가족들이 1유순 밖에서 쏘는 화살들입니다.”
群臣報曰:“此諸釋種去此一由旬中,射箭使來。”
군신보왈:“차제석종거차일유순중,사전사래。”
유리왕이 말하였다.
“만일 저들이 마음먹고 우리를 죽이려 한다면 우리는 모조리 죽고 말 것이다. 이쯤에서 사위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流離王報言:“彼設發心欲害我者,普當死盡。宜可於中,還歸舍衛。”
류리왕보언:“피설발심욕해아자,보당사진。의가어중,환귀사위。”
그때 호고 범지가 앞으로 나와 아뢰었다.
“대왕께선 두려워 마소서. 저 석가족들은 모두 계율을 지키는 자들입니다. 벌레도 죽이지 않는데 더구나 사람을 해치겠습니까? 지금 이대로 나아가면 반드시 저 석가족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是時,好苦梵志前白王言:“大王,勿懼。此諸釋種皆持戒,虫尚不害,況害人乎?今宜前進,必壞釋種。”
시시,호고범지전백왕언:“대왕,물구。차제석종개지계,충상불해,황해인호?금의전진,필괴석종。”
유리왕은 석가족을 향해 차츰 앞으로 나아갔고, 석가족은 물러나 성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유리왕은 성 밖에서 외쳤다.
“너희들은 속히 성문을 열라. 만일 그러지 않으면 모조리 잡아 죽이리라.”
是時,流離王漸漸前進,向彼釋種。是時,諸釋退入城中。時,流離王在城外,而告之曰:“汝等速開城門。若不爾者,盡當取汝殺之。”
시시,류리왕점점전진,향피석종。시시,제석퇴입성중。시,류리왕재성외,이고지왈:“여등속개성문。약불이자,진당취여살지。”
그때 가비라월성(迦毗羅越城)에 나이가 겨우 열다섯쯤 되 보이는 사마(奢摩)라고 하는 석가족 동자가 있었다. 그는 유리왕이 성밖에 있다는 말을 듣고 곧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는 성 위로 올라가 혼자서 유리왕과 싸웠다.
그때 사마 동자는 많은 군사를 죽였다. 그들은 제각기 흩어져 달아나면서 모두들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은 누구냐? 하늘인가 귀신인가? 멀리서 보니 어린애 같던데.”
爾時,迦毘羅越城,有釋童子,年向十五,名曰奢摩,聞流離王今在門外,卽著鎧,持仗,至城上,獨與流離王共鬪。是時,奢摩童子多殺害兵衆。各各馳散,竝作是說:“此是何人?爲是天也,爲是鬼神也?遙見如似小兒。”
이시,가비라월성,유석동자,년향십오,명왈사마,문류리왕금재문외,즉저개,지장,지성상,독여류리왕공투。시시,사마동자다살해병중。각각치산,병작시설:“차시하인?위시천야,위시귀신야?요견여사소아。”
그때 유리왕은 갑자기 두려움을 느껴 참호 속으로 들어가 숨었다.
是時,流離王便懷恐怖,卽入地孔中,而避之。
시시,류리왕편회공포,즉입지공중,이피지。
석가족은 동자가 유리왕의 군사를 물리쳤다는 소식을 듣고, 곧 사마 동자를 불러 말하였다.
“너 같은 어린애가 왜 우리 집안을 욕되게 하느냐? 우리 석가족은 착한 법을 수행한다는 것을 너는 어찌 모르느냐? 우리는 벌레도 해치지 않는데 더구나 사람의 목숨이겠느냐? 우리는 저 군사들을 다 쳐부술 수 있다. 한 사람이 저들 1만 명씩 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자면 무수한 중생들을 죽이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도 또한 ‘사람을 죽인 사람은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고, 설사 인간으로 태어난다 해도 수명이 매우 짧다’고 말씀하셨다. 너는 이곳에 머물지 말고 빨리 떠나라.”
時,釋種聞壞流離王衆。是時,諸釋卽呼奢摩童子,而告之曰:“汝年幼小,何故辱我等門戶?豈不知諸釋修行善法乎?我等尚不能害虫,況復人命乎?我等能壞此軍衆一人,敵萬人。然我等復作是念。然殺害衆生不可稱計。世尊亦作是說:夫人殺人命,死入地獄若生人中,壽命極短。汝速去,不復住此。”
시,석종문괴류리왕중。시시,제석즉호사마동자,이고지왈:“여년유소,하고욕아등문호?기불지제석수행선법호?아등상불능해충,황부인명호?아등능괴차군중일인,적만인。연아등부작시념。연살해중생불가칭계。세존역작시설:부인살인명,사입지옥약생인중,수명극단。여속거,불부주차。”
그때 사마 동자는 곧 그 나라를 떠나 다시는 가비라월로 들어오지 않았다.
是時,奢摩童子卽出國去,更不入迦毘羅越。
시시,사마동자즉출국거,경불입가비라월。
이때 유리왕이 다시 성문으로 와서 외쳤다.
“빨리 성문을 열어라.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是時,流離王復至門中,語彼人曰:“速開城門,不須稽留。”
시시,류리왕부지문중,어피인왈:“속개성문,불수계류。”
석가족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문을 열어야 할까, 열어서는 안 될까?”
是時,諸釋自相謂言:“可與開門,爲不可乎?”
시시,제석자상위언:“가여개문,위불가호?”
그때 악마 파순(波旬)이 석가족의 형상을 하고 석가족들 틈에 있다가 여러 석가족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성문을 열어라. 오늘의 곤욕을 함께 당하지 말라.”
爾時,弊魔波旬在釋衆中,作一釋形,告諸釋言:“汝等速開城門,勿共受困於今曰。”
이시,폐마파순재석중중,작일석형,고제석언:“여등속개성문,물공수곤어금왈。”
그래서 석가족은 곧 성문을 열어 주었다. 그러자 유리왕이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석가족 백성들은 그 수가 너무 많아 칼로는 다 죽일 수가 없다. 모두 잡아다 땅속에 다리를 묻은 뒤에 사나운 코끼리로 모두 밟아 죽이게 하라.”
是時,諸釋卽與開城門。是時,流離王卽告群臣曰:“今此釋衆人民極多,非刀劍所能害盡,盡取埋腳地中,然後使暴象蹈殺。”
시시,제석즉여개성문。시시,류리왕즉고군신왈:“금차석중인민극다,비도검소능해진,진취매각지중,연후사폭상도살。”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코끼리를 부려 밟아 죽였다.
爾時,群臣受王教勅,卽以象蹈殺之。
이시,군신수왕교칙,즉이상도살지。
유리왕은 또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속히 석가족 여자 중에서 미인 5백 명을 뽑아라.”
時,流離王勅群臣曰:“汝等速選面手釋女五百人。”
시,류리왕칙군신왈:“여등속선면수석녀오백인。”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미인 5백 명을 뽑아 왕에게 데리고 갔다.
時,諸臣受王教令,卽選五百端正女人,將詣王所。
시,제신수왕교령,즉선오백단정녀인,장예왕소。
이때 석가족 마하남이 유리왕에게 찾아가 말하였다.
“제 소원을 들어주소서.”
是時,摩呵男釋,至流離王所,而作是說:“當從我願。”
시시,마가남석,지류리왕소,이작시설:“당종아원。”
유리왕이 말하였다.
“무슨 소원입니까?”
流離王言:“欲何等願?”
류리왕언:“욕하등원?”
마하남이 말하였다.
“제가 지금 물속에 들어가 있겠사오니 제가 물속에서 견디는 동안만이라도 저 석가족들이 모두 도망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물 밖으로 나오면 그때는 마음대로 죽이십시오.”
유리왕이 말하였다.
“그 일이 참 재미있겠습니다.”
摩呵男曰:“我今沒在水底,隨我遲疾,使諸釋種竝得逃走。若我出水,隨意殺之。”流離王曰:“此事大佳。”
마가남왈:“아금몰재수저,수아지질,사제석종병득도주。약아출수,수의살지。”류리왕왈:“차사대가。”
그때 마하남은 곧 물속에 들어가 머리카락을 나무뿌리에 묶고는 목숨을 마쳤다.
是時,摩呵男釋卽入水底,以頭髮繫樹根,而取命終。
시시,마가남석즉입수저,이두발계수근,이취명종。
그러자 가비라월성에 있던 모든 석가족들은 동문으로 달아났다가 다시 남문으로 들어오고, 혹은 남문으로 달아났다가 도로 북문으로 들어오며, 혹은 서문으로 달아났다가 다시 북문으로 들어오기도 하곤 하였다.
이때 유리왕이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마하남 조부께선 왜 물 속에 숨어 지금까지 나오지 않는지 살펴보아라.
是時,迦毘羅越城中諸釋,從東門出,復從南門入;或從南門出,還從北門入;或從西門出,而從北門入。是時,流離王告群臣曰:“摩呵男父何故隱在水中,如今不出?”
시시,가비라월성중제석,종동문출,부종남문입;혹종남문출,환종북문입;혹종서문출,이종북문입。시시,류리왕고군신왈:“마가남부하고은재수중,여금불출?”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듣고 곧 물속으로 들어가 마하남을 끌어냈지만 이미 죽어 있었다. 유리왕은 죽은 마하남을 보자 그때서야 후회가 되었다.
“나의 조부께선 이미 목숨을 마쳤다. 그것은 모두 친족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분이 죽을 줄은 몰랐다. 만일 알았더라면 결코 이 석가족을 치지 않았을 것이다.”
爾時,諸臣聞王教令,卽入水中,出摩呵男,已取命終。爾時,流離王以見摩呵男命終。時,王方生悔心我今祖父已取命終,皆由愛親族故。我先不知當取命終,設當知者,終不來攻伐此釋。
이시,제신문왕교령,즉입수중,출마가남,이취명종。이시,류리왕이견마가남명종。시,왕방생회심아금조부이취명종,개유애친족고。아선불지당취명종,설당지자,종불래공벌차석。
당시 유리왕은 9,990만 명을 죽여 그 흐르는 피가 강물을 이루었고, 가비라월성을 태우고는 니구류원(尼拘留園)으로 갔다.
유리왕은 5백 명의 석가족 여자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걱정하지 말라. 나는 너희들 남편이요, 너희들은 내 아내다. 우리 서로 즐기자.”
是時,流離王殺九千九百九十萬人,流血成河,燒迦毘羅越城,往詣尼拘留園中。是時,流離王語五百釋女言:“汝等愼莫愁憂,我是汝夫,汝是我婦,要當相接。”
시시,류리왕살구천구백구십만인,류혈성하,소가비라월성,왕예니구류원중。시시,류리왕어오백석녀언:“여등신막수우,아시여부,여시아부,요당상접。”
유리왕은 팔을 펴 한 석가족 여자를 잡고는 희롱하려 하였다.
是時,流離王便舒手,捉一釋女,而欲弄之。
시시,류리왕편서수,착일석녀,이욕롱지。
그러자 그 여자가 물었다.
“대왕께선 무얼 하려는 겁니까?”
時,女問曰:“大王,欲何所爲?”
시,녀문왈:“대왕,욕하소위?”
왕은 말하였다.
“너와 정을 통하고 싶다.”
時,王報言:“欲與汝情通。”
시,왕보언:“욕여여정통。”
여인이 왕에게 말하였다.
“내가 왜 종년에게서 난 종자와 정을 통하겠습니까?”
女報王曰:“我今何故,與婢生種情通?”
녀보왕왈:“아금하고,여비생종정통?”
유리왕은 크게 분노하여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빨리 이년을 잡아다 손발을 자르고 깊은 구덩이에 던져 버려라.”
是時,流離王甚懷瞋恚,勅群臣曰:“速取此女,兀其手足,著深坑中。”
시시,류리왕심회진에,칙군신왈:“속취차녀,올기수족,저심갱중。”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그녀의 손발을 자르고 구덩이 속에 던져 버렸다.
그러자 5백 이나 되는 여자들이 모두 왕을 욕하면서 말하였다.
“누가 이 몸을 가지고 종년에게서 난 종자와 정을 통하겠는가?”
諸臣受王教令,兀其手足,擲著坑中。及五百女人皆罵王言:“誰持此身,與婢生種,共交通。”
제신수왕교령,올기수족,척저갱중。급오백녀인개매왕언:“수지차신,여비생종,공교통。”
왕은 화를 내며 5백 명의 석가족 여자들을 잡아다 모두 그 손발을 자르고 깊은 구덩이에 던져 버렸다.
유리왕은 가비라월(迦毗羅越)을 완전히 파괴한 뒤 사위성(舍衛城)을 향해 떠났다.
時,王瞋恚,盡取五百釋女,兀其手足,著深坑中。是時,流離王悉壞迦毘羅越已,還詣舍衛城。
시,왕진에,진취오백석녀,올기수족,저심갱중。시시,류리왕실괴가비라월이,환예사위성。
그때 기타(祇陀) 태자는 깊은 궁중에서 여러 미녀들과 즐기고 있었다.
유리왕은 풍류 소리를 듣고 물었다.
“저 소리가 무슨 소리기에 여기까지 들리느냐?”
爾時,祇陁太子在深宮中,與諸妓女共相娛樂。是時,流離王聞作倡伎聲,卽便問之:“此是何音聲,乃至於斯。
이시,기타태자재심궁중,여제기녀공상오악。시시,류리왕문작창기성,즉편문지:“차시하음성,내지어사。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저것은 기타 왕자가 깊은 궁중에서 풍류를 즐기는 소리입니다.”
群臣報王言:“此是祇陁王子在深宮中,作倡伎樂,而自娛樂。”
군신보왕언:“차시기타왕자재심궁중,작창기악,이자오악。”
유리왕이 곧 몰이꾼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이 코끼리를 돌려 기타 왕자에게로 가자.”
時,流離王卽勅御者,汝迴此象,詣祇陁王子所。”
시,류리왕즉칙어자,여회차상,예기타왕자소。”
그때 문지기는 왕이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 아뢰었다.
“왕께선 조금만 천천히 걸으십시오. 기타 왕자께서는 지금 궁중에서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즐기고 계십니다. 시끄럽게 굴지 마십시오.”
그러자 유리왕은 즉시 칼을 빼어 문지기를 죽였다.
是時,守門人遙見王來,而白言:“王,小徐行,祇陁王子今在宮中,五樂自娛,勿相觸嬈。”是時,流離王卽時拔劍,取守門人殺之。
시시,수문인요견왕래,이백언:“왕,소서행,기타왕자금재궁중,오악자오,물상촉요。”시시,류리왕즉시발검,취수문인살지。
이때 기타 왕자는 유리왕이 문밖에 와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녀들에게는 말하지 않고 곧 문 밖으로 나가 왕을 맞이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잠깐 들어가 쉬십시오.”
是時,祇陁王子聞流離王在門外住,竟不辭諸妓女,便出在外,與王相見:“善來,大王,可入,小停駕。”
시시,기타왕자문류리왕재문외주,경불사제기녀,편출재외,여왕상견:“선래,대왕,가입,소정가。”
그러자 유리왕이 말하였다.
“내가 저 석가족과 싸운다는 것을 너는 어찌 몰랐느냐?”
時,流離王報言:“豈不知,吾與諸釋共鬪乎?”
시,류리왕보언:“기불지,오여제석공투호?”
기타가 대답하였다.
“들었습니다.”
祇陁對曰:“聞之。”
유리왕이 말하였다.
“그런데 너는 왜 기녀들과 즐기기만 하고 나를 돕지 않았느냐?”
流離王報言:“汝今何故,與妓女遊戲,而不佐我也?”
류리왕보언:“여금하고,여기녀유희,이불좌아야?”
기타 왕자가 대답하였다.
“저는 중생들의 목숨을 차마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祇陁王子報言:“我不堪任,殺害衆生之命。”
기타왕자보언:“아불감임,살해중생지명。”
그러자 유리왕은 벌컥 화를 내며 즉시 칼을 뽑아 기타 왕자를 배어 죽였다. 기타 왕자는 목숨을 마친 뒤에 삼십삼천(三十三天)에 태어나 5백 명의 천녀(天女)들과 함께 즐겁게 놀았다.
是時,流離王極懷瞋恚,卽復拔劍,斫殺祇陁王子。是時,祇陁王子命終之後,生三十三天中,與五百天女共相娛樂。
시시,류리왕극회진에,즉부발검,작살기타왕자。시시,기타왕자명종지후,생삼십삼천중,여오백천녀공상오악。
그때 세존께서 천안(天眼)으로 기타 왕자가 목숨을 마치고 삼십삼천에 태어난 것을 보시고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인간과 천상에서 복을 누리는
기타 왕자의 덕이여
선(善)을 행하면 뒤에 과보 받나니
그건 모두 현세의 과보로 인해서이다.
爾時,世尊以天眼觀祇陁王子以取命終,生三十三天,卽便說此偈:
人天中受福,
祇陁王子德,
爲善後受報,
皆由現報故。
이시,세존이천안관기타왕자이취명종,생삼십삼천,즉편설차게:
인천중수복,
기타왕자덕,
위선후수보,
개유현보고。
여기서도 근심하고 저기서도 근심하니
저 유리왕은 두 곳에서 늘 근심하네.
악을 행하면 뒤에 과보 받나니
그건 모두 현세의 과보로 인해서이다.
此憂彼亦憂, 차우피역우,
流離二處憂, 류리이처우,
爲惡後受惡, 위악후수악,
皆由現報故。개유현보고。
마땅히 복의 공덕을 의지해야 하나니
앞에서 지은 것 뒤에도 그러하다.
혹은 혼자서 몰래 지으면
때로는 남들이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當依福祐功, 당의복우공,
前作後亦然, 전작후역연,
或獨而爲者, 혹독이위자,
或復人不知。혹부인불지。
악을 행하면 그것이 악인 줄 아나니
앞에서 지은 것 뒤에도 그러하다
혹은 혼자서 몰래 지으면
때로는 남들이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作惡有知惡, 작악유지악,
前作後亦然, 전작후역연,
或獨而爲者, 혹독이위자,
或復人不知。혹부인불지。
인간이나 천상에서 그 복을 받는데
두 곳 어디서나 복을 누리네.
선을 행하면 뒤에 과보 받나니
그건 모두 현세의 과보로 인해서이다.
人天中受福, 인천중수복,
二處俱受福, 이처구수복,
爲善後受報, 위선후수보,
皆由現報故。개유현보고。
여기서도 근심하고 저기서도 근심하나니
악을 지으면 두 곳에서 다 근심하네.
악을 행하면 뒤에 과보 받나니
그건 모두 현세의 과보로 인해서이다.
此憂彼亦憂, 차우피역우,
爲惡二處憂, 위악이처우,
爲惡後受報, 위악후수보,
皆由現報故。개유현보고。
이때 5백 명 석가족 여자들은 스스로 귀의하고는 여래의 명호를 칭송하여 부르며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셨고, 또한 이곳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운 뒤에 깨달음을 얻으셨습니다. 하온데 지금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괴로운 일을 당해 모진 고통을 겪는데도 끝내 돌보지 않으십니다. 세존이시여, 왜 돌보지 않으시나이까?”
是時,五百釋女,自歸稱喚如來名號:“如來於此,亦從此閒,出家學道,而後成佛。然佛今日,永不見憶,遭此苦惱,受此毒痛。世尊何故,而不見憶?”
시시,오백석녀,자귀칭환여래명호:“여래어차,역종차한,출가학도,이후성불。연불금일,영불견억,조차고뇌,수차독통。세존하고,이불견억?”
세존께서는 맑고 트인 천이(天耳)로 여러 석가족 여자들이 부처를 향해 원망하는 소리를 들으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오라. 우리 다 같이 가서 저 가비라월을 살펴보고 또 죽은 친척들을 살펴보자.”
爾時,世尊以天耳,淸徹聞諸釋女,稱怨向佛。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盡來,共觀迦毘羅越,及看諸親命終。”
이시,세존이천이,청철문제석녀,칭원향불。이시,세존고제비구:“여등진래,공관가비라월,급간제친명종。”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比丘對曰:“如是,世尊。”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데리고 사위성을 나가서 가비라월로 가셨다.
이때 5백 명 석가족 여자들은 세존께서 비구들을 데리고 오시는 것을 보고 모두들 벗은 몸을 부끄러워하였다.
爾時,世尊將諸比丘,出舍衛城,往至迦毘羅越。時,五百釋女遙見世尊將諸比丘來,見已,皆懷慚愧。
이시,세존장제비구,출사위성,왕지가비라월。시,오백석녀요견세존장제비구래,견이,개회참괴。
그때 석제환인(釋提桓因)과 비사문왕(毗沙門王)이 세존의 뒤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세존께서 석제환인을 돌아보며 말씀하셨다.
“저 석가족 여인들이 모두들 부끄러워하는구나.”
爾時,釋提桓因及毘沙門王在世尊後而扇。爾時,世尊還顧,語釋提桓因言:“此諸釋女皆懷慚愧。”
이시,석제환인급비사문왕재세존후이선。이시,세존환고,어석제환인언:“차제석녀개회참괴。”
석제환인이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석제환인은 곧 하늘나라 옷으로 그 5백 명 여자들의 몸을 가려 주었다.
釋提桓因報言:“如是,世尊。”是時,釋提桓因卽以天衣覆此五百女身體上。
석제환인보언:“여시,세존。”시시,석제환인즉이천의복차오백녀신체상。
세존께서 비사문왕에게 말씀하셨다.
“저 여인들은 굶주리고 목말라한 지가 오래되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
爾時,世尊告毘沙門王曰:“此諸女人飢渴日久,當作何方宜。”
이시,세존고비사문왕왈:“차제녀인기갈일구,당작하방의。”
비사문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毘沙門王白佛言:“如是,世尊。”
비사문왕은 곧 천연의 하늘나라 음식을 마련해 모든 석가족 여자들에게 주어 배불리 먹게 하였다.
是毘沙門天王卽辦自然天食,與諸釋女,皆悉充足。
시비사문천왕즉판자연천식,여제석녀,개실충족。
그때서야 세존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미묘한 법을 차근차근 설명하셨다.
“이른바 법(法)이란 모두 흩어지기 마련이니,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이별이 있다. 여인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5성음(盛陰:몸)은 다 이와 같은 고통과 온갖 번민을 받다가 다섯 갈래의 세계에 떨어지는 것이다. 이 5성음의 몸을 받으면 반드시 행(行)의 과보를 받기 마련이고, 행의 과보로 곧 태(胎)에 들어가게 되며, 태에 들어가고 나면 다시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아야 하느니라.
그러나 만일 이 5성음이 없다면 곧 몸을 받지 않을 것이요, 몸을 받지 않는다면 태어남이 없을 것이며, 태어남이 없기 때문에 늙음이 없고, 늙음이 없기 때문에 병이 없으며, 병이 없기 때문에 죽음이 없고, 죽음이 없기 때문에 만났다 헤어지는 괴로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인들아, 이 5음(陰)이 이루어지고 없어지는 변화를 잘 사유(思惟)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5음을 알면 곧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알게 되고, 다섯 가지 욕망을 알면 애욕[愛]이라는 법을 알게 되며, 애욕이라는 법을 알면 곧 물들고 집착함[染著]이라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를 알고 나면 다시는 태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요, 태에 들어가지 않으면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이 없을 것이다.”
是時,世尊漸與諸女說微妙法。所謂諸法皆當離散,會有別離:諸女,當知此五盛陰皆當受此苦痛,諸惱墮五趣中,夫受五盛陰之身,必當受此行報。以有行報,便當受胎;已受胎分,復當受苦樂之報。設當無五盛陰者,便不復受形。若不受形則無有生。以無有生,則無有老;以無有老,則無有病;以無有病,則無有死;以無有死,則無合會別離之惱。是故諸女,當念此五陰成敗之變。所以然者,以知五陰,則知五欲;以知五欲,則知愛法;以知愛法,則知染著之法。知此衆事已,則不復受胎。以不受胎,則無生、老、病、死。
시시,세존점여제녀설미묘법。소위제법개당리산,회유별리:제녀,당지차오성음개당수차고통,제뇌타오취중,부수오성음지신,필당수차행보。이유행보,편당수태;이수태분,부당수고악지보。설당무오성음자,편불부수형。약불수형칙무유생。이무유생,칙무유로;이무유로,칙무유병;이무유병,칙무유사;이무유사,칙무합회별리지뇌。시고제녀,당념차오음성패지변。소이연자,이지오음,칙지오욕;이지오욕,칙지애법;이지애법,칙지염저지법。지차중사이,칙불부수태。이불수태,칙무생、로、병、사。
그때 세존께서는 여러 석가족 여인들에게 차례로 이런 법을 말씀하셨다. 즉 보시에 대한 논[施論]과 계율에 대한 논[戒論]과 천상에 태어나는 데 대한 논[生天論]과 탐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라는 가르침이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긴 것을 아시고, 모든 불세존(佛世尊)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盡]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을 모두 설명하셨다.
그때 그 모든 여자들은 온갖 티끌과 때가 완전히 다해 법안(法眼)이 깨끗해졌고, 제각기 그 자리에서 목숨을 마치고는 모두 천상에 태어났다.
爾時,世尊與衆釋女漸說此法。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之論,欲不淨想,出要爲樂。爾時,世尊觀此諸女心開意解,諸佛世尊常所說法,苦、習、盡、道,爾時,世尊盡與彼說之。爾時,諸女諸塵垢盡,得法眼淨,各於其所,而取命終,皆生天上。
이시,세존여중석녀점설차법。소위론자,시론、계론、생천지론,욕불정상,출요위악。이시,세존관차제녀심개의해,제불세존상소설법,고、습、진、도,이시,세존진여피설지。이시,제녀제진구진,득법안정,각어기소,이취명종,개생천상。
그때 세존께서는 성(城) 동쪽 문으로 다가갔고 성 안에서 연기와 불꽃이 왕성히 일어나는 것을 보시고 곧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모든 현상은 덧없는 것이라서
태어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네.
태어나지 않으면 죽지 않나니
이 열반이 최고의 즐거움이네.
爾時,世尊詣城東門,見城中煙火洞然,卽時而說此偈:
一切行無常,
生者必有死,
不生則不死,
此滅爲最樂。
이시,세존예성동문,견성중연화동연,즉시이설차게:
일절행무상,
생자필유사,
불생칙불사,
차멸위최악。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너희들은 모두 나를 따라 오라”고 하시고는 니구류원(尼拘留園)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으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가 니구류원이다. 나는 옛날 여기서 여러 비구들에게 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런데 지금은 텅 비어 아무도 없구나. 옛날 수천만 사람들이 이곳에서 도를 얻어 법안이 깨끗해졌느니라. 오늘 이후로 여래는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다.”
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盡來,往詣尼拘留園中。”就座而坐。爾時,世尊告諸比丘:“此是尼拘留園。我昔在中,與諸比丘廣說其法。如今空虛,無有人民。昔日之時,數千萬衆於中得道,使法眼淨。自今以後,如來更不復至此閒。”
이시,세존고제비구:“여등진래,왕예니구류원중。”취좌이좌。이시,세존고제비구:“차시니구류원。아석재중,여제비구광설기법。여금공허,무유인민。석일지시,수천만중어중득도,사법안정。자금이후,여래경불부지차한。”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설법을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으로 가셨다.
爾時,世尊與諸比丘說法已,各從坐起而去,往舍衛祇樹給孤獨園。
이시,세존여제비구설법이,각종좌기이거,왕사위기수급고독원。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저 유리왕과 그 군사들은 이 세상에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오늘부터 이레 뒤에는 모두 없어지고 말 것이다.”
爾時,世尊告諸比丘:“今流離王及此兵衆不久在世,卻後七日,盡當磨滅。”
이시,세존고제비구:“금류리왕급차병중불구재세,각후칠일,진당마멸。”
유리왕은 세존께서 ‘유리왕과 그 군사들은 지금부터 이레 뒤에 모두 없어지리라’고 예언하셨다는 말을 듣고는 매우 두려워하며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오늘 예언하시기를 ‘유리왕은 이 세상에 오래 살지 못하고 지금부터 이레 뒤에 군사들과 함께 모두 없어지리라’고 하셨다고 한다. 너희들은 도적이나 수재(水災)나 화재(火災)의 변이 우리나라를 침노하는 일은 없는지 바깥 경계를 잘 살펴보아라. 왜냐하면 모든 불여래(佛如來)께서는 두 갈래 말을 하지 않으신다. 그 말씀은 결국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是時,流離王聞世尊所記:流離王及諸兵衆卻後七日,盡當消滅。聞已,恐怖,告群臣曰:“如來今以記之云:流離王不久在世,卻後七日,及兵衆盡當沒滅。汝等觀外境,無有盜賊、水火災變,來侵國者。何以故?諸佛如來語無有二,所言終不異。”
시시,류리왕문세존소기:류리왕급제병중각후칠일,진당소멸。문이,공포,고군신왈:“여래금이기지운:류리왕불구재세,각후칠일,급병중진당몰멸。여등관외경,무유도적、수화재변,래침국자。하이고?제불여래어무유이,소언종불이。”
그때 호고 범지가 왕에게 아뢰었다.
“왕께선 두려워 마소서. 지금 바깥 경계에는 도적의 두려움도 없고 수재나 화재의 변도 없습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마음껏 즐기소서.”
爾時,好苦梵志白王言:“王,勿恐懼,今外境無有盜賊畏難,亦無水火災變。今日大王,快自娛樂。”
이시,호고범지백왕언:“왕,물공구,금외경무유도적외난,역무수화재변。금일대왕,쾌자오악。”
유리왕이 말하였다.
“범지여, 모든 불세존(佛世尊)의 말씀은 틀림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流離王言:“梵志,當知,諸佛世尊言無有異。”
류리왕언:“범지,당지,제불세존언무유이。”
이때 유리왕이 사람을 시켜 날짜를 세게 하였는데, 이레가 되자 대왕은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다. 그는 여러 군사들과 시녀들을 데리고 아지라(阿脂羅)라는 강가에 나가 즐기면서 놀다가 바로 그곳에서 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그날 한밤중에 갑자기 구름이 일어나더니 사나운 비바람이 몰아쳤다. 유리왕과 그 군사들은 모조리 물에 휩쓸려 모두 사라졌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졌다. 또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성 안에 있는 모든 궁전을 모두 불살랐다.
時,流離王使人數日至七日頭。大王歡喜踊躍,不能自勝,將諸兵衆及諸婇女,往阿脂羅河側,而自娛樂,卽於彼宿。是時,夜半有非時雲,起暴風疾雨。是時,流離王及兵衆盡爲水所漂,皆悉消滅,身壞命終,入阿鼻地獄中。復有天,火燒內宮殿。
시,류리왕사인수일지칠일두。대왕환희용약,불능자승,장제병중급제채녀,왕아지라하측,이자오악,즉어피숙。시시,야반유비시운,기폭풍질우。시시,류리왕급병중진위수소표,개실소멸,신괴명종,입아비지옥중。부유천,화소내궁전。
그때 세존께서는 천안으로 유리왕과 그 네 종류 군사들이 물에 휩쓸려 모조리 목숨을 마치고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관찰하셨다.
爾時,世尊以天眼觀見流離王及四種兵爲水所漂,皆悉命終,入地獄中。
이시,세존이천안관견류리왕급사종병위수소표,개실명종,입지옥중。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악을 행하되 매우 심하게 하는 것
그 모두는 몸과 입으로 행한 것이다.
지금 세상에서 몸으로도 고통 받지만
타고 난 목숨도 짧아지리라.
爾時,世尊便說此偈: 이시,세존편설차게:
作惡極爲甚, 작악극위심,
皆由身口行, 개유신구행,
今身亦受惱, 금신역수뇌,
壽命亦短促。 수명역단촉。
만일 집에서 지낼 때라면
그 집은 모두 불에 살리고
만일 목숨을 마치게 되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지리라.
設在家中時, 설재가중시,
爲火之所燒, 위화지소소,
若其命終時, 약기명종시,
必生地獄中。필생지옥중。
그때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유리왕과 그 네 종류의 군사들은 지금 목숨을 마치고 어디에 태어났습니까?”
爾時,衆中多比丘白世尊言:“流離王及四部兵今已命絕,爲生何處?”
이시,중중다비구백세존언:“류리왕급사부병금이명절,위생하처?”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유리왕자는 지금 아비지옥에 태어났다.
世尊告曰:“流離王者,今入阿鼻地獄中。”
세존고왈:“류리왕자,금입아비지옥중。”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 석씨들은 과거에 무슨 인연을 지었기에 지금 유리왕에게 해침을 당하였습니까?”
諸比丘白世尊言:“今此諸釋昔日作何因緣,今爲流離王所害?”
제비구백세존언:“금차제석석일작하인연,금위류리왕소해?”
그러자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이 라열성(羅閱城)에 한 어부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 있었다. 마침 흉년이 들어 사람들은 풀뿌리를 먹었으니, 금 한 되로 쌀 한 되를 바꿀 정도였다. 그 마을에는 큰 못이 있었는데 또 그 못에는 고기도 많았다. 그래서 라열성 사람들은 그 못으로 가서 고기를 잡아먹고 살았었다. 그때 그 못에는 두 종류의 물고기가 살고 있었는데, 하나는 이름이 구소(拘璅)이고 다른 하나는 양설(兩舌)이라고 하였다. 그 두 물고기는 서로 의논하였다.
‘우리는 이전에 이 사람들에게 잘못을 저지른 적이 없다. 또 우리는 물에서 사는 짐승이라서 땅에서는 살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 사람들이 모두 와서 우리를 잡아먹고 있으니, 만일 우리가 전생에 조그만 복이라도 지은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 원수를 갚자.’
爾時,世尊告諸比丘:“昔日之時,此羅閱城中,有捕魚村。時,世極飢儉,人食草根。一升金,貿一升米。時,彼村中,有大池水。又復饒魚。時,羅閱城中人民之類往至池中,而捕魚食之。當於爾時,水中有二種魚,一名拘瑣,二名兩舌。是時,二魚各相謂言:我等於此衆人,先無過失,我是水性之虫,不處平地。此人民之類皆來食噉。我等設前世時,少多有福德者,其當用報怨。
이시,세존고제비구:“석일지시,차라열성중,유포어촌。시,세극기검,인식초근。일승금,무일승미。시,피촌중,유대지수。우부요어。시,라열성중인민지류왕지지중,이포어식지。당어이시,수중유이종어,일명구쇄,이명량설。시시,이어각상위언:아등어차중인,선무과실,아시수성지충,불처평지。차인민지류개래식담。아등설전세시,소다유복덕자,기당용보원。
그때 그 마을에 나이가 겨우 여덟 살쯤 되는 어린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물고기를 잡지도 않고 또 목숨을 죽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는 물고기들이 언덕 위에 모두 죽어 있는 것을 보고는 매우 재미있어 했다.
爾時,村中有小兒,年向八歲,亦不捕魚,復非害命。然復彼魚在岸上者,皆悉命終。小兒見已,極懷歡喜。
이시,촌중유소아,년향팔세,역불포어,부비해명。연부피어재안상자,개실명종。소아견이,극회환희。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너희들은 그때 라열성 사람들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지금의 석가족이 바로 그들이었느니라. 그때 그 구소라는 물고기는 지금의 저 유리왕이고, 그때 저 양설이라고 하는 물고기는 지금의 호고 범지이며, 그때 언덕에 죽어 있는 물고기를 보고 웃었던 어린애는 바로 나였느니라.
그때 그 석가족은 앉아서 물고기를 먹었는데, 그 인연으로 무수한 겁 동안 지옥에 떨어졌다가 지금 이 지경이 된 것이다. 나는 그때 앉아서 바라보며 웃었기 때문에, 지금 머리를 돌로 치는 것 같고 또 머리에 수미산을 인 것 같은 두통을 앓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는 다시는 몸을 받지 않고 온갖 행(行)을 버렸으며 모든 액난(厄難)을 벗어났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아,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금 이런 과보를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행을 잘 단속하고, 범행(梵行) 닦는 이를 생각하고 공경하며 받들어 섬기도록 해야 한다.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比丘,當知汝等莫作是觀。爾時,羅閱城中人民之類,豈異人乎?今釋種是也。爾時,拘瑣魚者,今流離王是也。爾時,兩舌魚者,今好苦梵志是也。爾時,小兒見魚在岸上而笑者,今我身是也。爾時,釋種坐取魚食,由此因緣,無數劫中,入地獄中,今受此對。我爾時,坐見而笑之,今患頭痛,如似石押,猶如以頭戴須彌山。所以然者,如來更不受形,以捨衆行,度諸厄難。是謂比丘,由此因緣,今受此報。諸比丘,當護身、口、意行,當念恭敬承事梵行人。如是諸比丘,當作是學”
비구,당지여등막작시관。이시,라열성중인민지류,기이인호?금석종시야。이시,구쇄어자,금류리왕시야。이시,량설어자,금호고범지시야。이시,소아견어재안상이소자,금아신시야。이시,석종좌취어식,유차인연,무수겁중,입지옥중,금수차대。아이시,좌견이소지,금환두통,여사석압,유여이두대수미산。소이연자,여래경불수형,이사중행,도제액난。시위비구,유차인연,금수차보。제비구,당호신、구、의행,당념공경승사범행인。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천자가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전에 없었던 다섯 가지 징조가 앞에 나타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꽃으로 만든 관이 저절로 시들고, 둘째는 옷에 때가 끼며, 셋째는 몸에서 냄새가 나고, 넷째는 본래의 자리를 좋아하지 않으며, 다섯째는 천녀들이 별처럼 흩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천자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는 다섯 가지 징조가 나타난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때 그 천자는 몹시 근심하면서 가슴을 치고 울부짖는다. 그러면 다른 천자들이 그 천자를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
‘그대는 지금 이렇게 가면 좋은 곳에 태어나 좋은 것을 얻고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오.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니 좋은 업에 편안히 머무를 것을 생각하시오.’
여러 천자들은 이렇게 가르칠 것이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當天子欲命終時,有五未曾有瑞應,而現在前。云何爲五?一者華萎,二者衣裳垢坋,三者身體污臭,四者不樂本座,五者天女星散。是謂天子當命終時,有此五瑞應。爾時,天子極懷愁憂,椎胸喚叫。爾時,諸天子來至此天子所,語此天子言:“汝今爾來,可生善處。快得善處,快得善利。以得善利,當念安處,善業。”爾時,諸天而教授之。
이시,세존고제비구:“당천자욕명종시,유오미증유서응,이현재전。운하위오?일자화위,이자의상구분,삼자신체오취,사자불악본좌,오자천녀성산。시위천자당명종시,유차오서응。이시,천자극회수우,추흉환규。이시,제천자래지차천자소,어차천자언:“여금이래,가생선처。쾌득선처,쾌득선리。이득선리,당념안처,선업。”이시,제천이교수지。
그때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삼십삼천은 어떤 좋은 곳에 태어나고, 어떤 좋은 이익을 얻으며, 어떤 좋은 업(業)에 머무릅니까?”
爾時,有一比丘白世尊言:“三十三天云何得生善處,云何快得善利,云何安處善業?”
이시,유일비구백세존언:“삼십삼천운하득생선처,운하쾌득선리,운하안처선업?”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게는 인간세상이 바로 좋은 곳이다. 좋은 곳을 얻고 좋은 이익을 얻는 이는 바른 식견이 있는 집안에 태어나 선지식(善知識)과 함께 일하며, 여래의 법 안에서 신근(信根)을 얻는다. 이것을 일러 ‘좋은 이익을 얻는다’고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좋은 업에 편안히 머무르는 것인가? 그는 여래의 법 안에서 신근(信根)을 얻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 그는 도를 배워 계성(戒性)을 두루 갖추고 모든 감각기관이 원만하며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항상 경행(經行)을 생각하며 세 가지 지혜를 얻는다. 이것을 일러 ‘좋은 업에 편안히 머무른다’고 하는 것이니라.”
世尊告曰:“人閒於天則是善處。得善處,得善利者,生正見家,與善知識從事,於如來法中得信根。是謂名爲快得善利。彼云何名爲安處善業?於如來法中而得信根,剃除鬚髮,以信堅固,出家學道。彼以學道,戒性具足,諸根不缺,飯食知足,恒念經行,得三達明,是謂名爲安處善業。”
세존고왈:“인한어천칙시선처。득선처,득선리자,생정견가,여선지식종사,어여래법중득신근。시위명위쾌득선리。피운하명위안처선업?어여래법중이득신근,체제수발,이신견고,출가학도。피이학도,계성구족,제근불결,반식지족,항념경행,득삼달명,시위명위안처선업。”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하늘에겐 인간세상이 제일 좋은 곳
선량한 벗은 좋은 이익이 되고
출가(出家)는 좋은 업이 되어
번뇌가 다해 번뇌가 없게 되네.
爾時,世尊便說此偈: 이시,세존편설차게:
人爲天善處, 인위천선처,
良友爲善利, 량우위선리,
出家爲善業, 출가위선업,
有漏盡無漏。 유루진무루。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저 삼십삼천은 5욕(欲)에 집착한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인간 세상이 좋은 곳이 된다. 그래서 그는 여래의 법에 출가하여 좋은 이익을 얻고 세 가지 지혜를 얻는다. 왜냐하면 모든 불세존은 모두 인간에서 나왔고 하늘에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여기서 목숨을 마치면 장차 천상에 태어나야 하느니라.”
“比丘,當知三十三天著於五欲。彼以人閒爲善趣,於如來得出家,爲善利而得三達。所以然者,佛世尊皆出人閒,非由天而得也。是故比丘,於此命終,當生天上。”
“비구,당지삼십삼천저어오욕。피이인한위선취,어여래득출가,위선리이득삼달。소이연자,불세존개출인한,비유천이득야。시고비구,어차명종,당생천상。”
이때 그 비구가 세존께 여쭈었다.
“비구는 어떤 좋은 곳에서 태어나야 합니까?”
爾時,彼比丘白世尊:“云何比丘當生善趣?”
이시,피비구백세존:“운하비구당생선취?”
“열반(涅槃)이 곧 비구에게는 좋은 곳이다. 비구야, 너는 이제 마땅히 방편을 구해 열반에 이르도록 해야 하느니라.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世尊告曰:“涅槃者卽是比丘善趣。汝今比丘,當求方便,得至涅槃。如是比丘,當作是學。”
세존고왈:“열반자즉시비구선취。여금비구,당구방편,득지열반。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4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출가한 사문에게는 비방 받을 만한 다섯 가지 일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인가? 첫째는 머리를 기르는 것이요, 둘째는 손톱을 기르는 것이며, 셋째는 옷에 때가 낀 것이요, 넷째는 적절한 시기를 모르는 것이며, 다섯째는 말이 많은 것이다. 왜냐하면 말이 많은 비구에게는 또 다섯 가지 허물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허물인가? 첫째는 남들이 그 말을 믿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남들이 그 말을 듣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남들의 미움을 받는 것이요, 넷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남을 싸우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말이 많은 사람은 다섯 가지 허물이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비구들아, 너희들은 지금 이 다섯 가지를 버리고 삿된 생각을 없애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沙門出家有五毀辱之法。云何爲五?一者頭髮長,二者爪長,三者衣裳垢坋,四者不知時宜,五者多有所論。所以然者,多有論說,比丘,復有五事。云何爲五?一者人不信言,二者不受其教,三者人所不喜見,四者妄言,五者鬪亂。彼此是謂多論說之人有此五事。比丘,當除此五而無邪想。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사문출가유오훼욕지법。운하위오?일자두발장,이자조장,삼자의상구분,사자불지시의,오자다유소론。소이연자,다유론설,비구,부유오사。운하위오?일자인불신언,이자불수기교,삼자인소불희견,사자망언,오자투란。피차시위다론설지인유차오사。비구,당제차오이무사상。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5백 명의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與諸比丘五百人俱。
그때 빈비사라왕(頻毗娑羅王)이 모든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속히 준비시켜라. 내가 사위성으로 가서 친히 세존을 뵈리라.”
爾時,頻毘娑羅王勅諸群臣:“速嚴駕寶羽之車。吾至舍衛城,親覲世尊。”
이시,빈비사라왕칙제군신:“속엄가보우지차。오지사위성,친근세존。”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준비하고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수레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대왕께선 때가 되었음을 아소서.”
是時,群臣聞王教勅,卽駕寶羽之車,前白王言:“嚴駕已訖。王知是時。”
시시,군신문왕교칙,즉가보우지차,전백왕언:“엄가이흘。왕지시시。”
그때 빈비사라왕은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라열성(羅閱城)을 나서 사위성(舍衛城)으로 나아갔고, 점차 기원정사(祇洹精舍)에 이르러 기원정사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물로 관정의식을 치룬 왕의 법에는 다섯 가지 위용(威容)이 있다. 그런데도 왕은 그것을 모두 한쪽에 치워두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爾時,頻毘娑羅王乘寶羽之車,出羅閱城,往詣舍衛城,漸至祇洹精舍,欲入祇洹精舍。夫水灌頭王法,有五威容,悉捨之一面,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
이시,빈비사라왕승보우지차,출라열성,왕예사위성,점지기원정사,욕입기원정사。부수관두왕법,유오위용,실사지일면,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
그때 세존께서 그를 위해 점차적으로 미묘한 법을 설명하셨다. 왕은 그 법을 듣고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여래께서는 라열성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지내소서. 의복ㆍ음식ㆍ침구ㆍ병을 치료하는 의약 등을 공양하겠습니다.”
爾時,世尊漸與說微妙之法。爾時,王聞法已,白世尊言:“唯願如來,當在羅閱城夏坐,亦當供給衣被、飯食、牀敷臥具、病瘦醫藥。”
이시,세존점여설미묘지법。이시,왕문법이,백세존언:“유원여래,당재라열성하좌,역당공급의피、반식、상부와구、병수의약。”
세존께서는 잠자코 빈비사라왕의 청을 들어주셨다.
왕은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들어주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고는 물러갔다. 그는 라열성으로 돌아가 궁중으로 들어갔다.
爾時,世尊默然受頻毘娑羅王請。是王以見世尊默然受請,卽從坐起,頭面禮足,繞三帀,便退而去,還詣羅閱城,入於宮中。
이시,세존묵연수빈비사라왕청。시왕이견세존묵연수청,즉종좌기,두면례족,요삼잡,편퇴이거,환예라열성,입어궁중。
그때 빈비사라왕은 한적한 곳에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여래와 비구 스님들께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빈약한 사람들도 가엾이 여겨야 한다.’
빈비사라왕은 곧 그날로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아까 ‘나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여래와 비구 스님들께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을 공양할 수 있다. 그러나 빈약한 사람들도 가엾이 여겨야 한다’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너희들은 제각기 차례로 여래와 비구 스님들께 공양하도록 하라. 영원토록 무궁한 복을 받으리라.”
그때 마갈국(摩竭國)의 왕은 곧 궁궐 문 앞에 큰 강당을 세우고 또 갖가지 음식을 준비하였다.
爾時,頻毘娑羅王在閑靜處,便生此念:我亦堪任供養如來及比丘僧,盡其形壽,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但當愍其下劣。是時,頻毘娑羅王尋其日,告群臣曰:“我昨日而生此念:我能盡形壽,供養如來及比丘僧,衣被、飮食、牀敷臥具、病瘦醫藥,亦復當愍諸下劣。汝等各各相率,次第飯如來諸賢,長夜受福無窮。”爾時,摩竭國王卽於宮門前,起大講堂,復辦種種食具。
이시,빈비사라왕재한정처,편생차념:아역감임공양여래급비구승,진기형수,의피、음식、상부와구、병수의약,단당민기하렬。시시,빈비사라왕심기일,고군신왈:“아작일이생차념:아능진형수,공양여래급비구승,의피、음식、상부와구、병수의약,역부당민제하렬。여등각각상솔,차제반여래제현,장야수복무궁。”이시,마갈국왕즉어궁문전,기대강당,부판종종식구。
그때 세존께서 5백 명 비구들을 데리고 사위성을 나와 세간에 노닐면서 차츰 라열성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 가까이에 이르셨다. 빈비사라왕은 세존께서 가란타죽원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즉시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빈비사라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한적한 곳에서 ‘지금 나는 당장이라도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을 공급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저 빈약한 사람들도 생각해줘야만 한다’고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신하들에게 ‘너희들은 제각기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로 부처님께 공양하라’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어떻습니까? 세존이시여. 이것은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爾時,世尊出舍衛國,及將五百比丘,漸漸人閒遊化,至羅閱城迦蘭陁竹園所。是時,頻毘娑羅王聞世尊來至迦蘭陁竹園中,尋時乘羽寶之車,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頻毘娑羅王白世尊言:“我在閑靜之處,便生此念:如我今日,能供辦衣被、飯食、牀臥敷具、病瘦醫藥,便念下劣之家,卽告群臣:汝等各各供辦飮食之具,次第飯佛。云何世尊,此是其宜,爲非其宜?”
이시,세존출사위국,급장오백비구,점점인한유화,지라열성가란타죽원소。시시,빈비사라왕문세존래지가란타죽원중,심시승우보지차,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이시,빈비사라왕백세존언:“아재한정지처,편생차념:여아금일,능공판의피、반식、상와부구、병수의약,편념하렬지가,즉고군신:여등각각공판음식지구,차제반불。운하세존,차시기의,위비기의?”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이여, 그것은 많은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천상과 인간을 위해 좋은 복밭을 만들었습니다.”
世尊告曰:“善哉,善哉!大王,多所饒益,爲天世人,而作福田。”
세존고왈:“선재,선재!대왕,다소요익,위천세인,이작복전。”
그때 빈비사라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내일은 궁중에 오셔서 공양하소서.”
爾時,頻毘娑羅王白世尊言:“唯願世尊,明日就宮中食。”
이시,빈비사라왕백세존언:“유원세존,명일취궁중식。”
빈비사라왕은 세존께서 잠자코 그 청을 들어주신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갔다.
爾時,頻毘娑羅王以見世尊默然受請。時,王尋起,頭面禮足,便退而去。
이시,빈비사라왕이견세존묵연수청。시,왕심기,두면례족,편퇴이거。
이튿날 아침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으로 들어가 왕궁에 이르러 차례로 앉으셨다.
왕은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자신의 손으로 손수 돌리면서 기뻐하였고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다.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시자 빈비사라왕은 발우를 치우고 곧 낮은 자리를 가져다 여래 앞에 앉았다.
爾時,世尊明日淸旦,著衣持鉢,入城,至王宮中,各次第坐。爾時,王給以百味食,手自斟酌,歡喜不亂。爾時,頻毘娑羅王見世尊食訖,除去鉢器,便取一卑座,在如來前坐。
이시,세존명일청단,저의지발,입성,지왕궁중,각차제좌。이시,왕급이백미식,수자짐작,환희불란。이시,빈비사라왕견세존식흘,제거발기,편취일비좌,재여래전좌。
세존께서는 왕을 위해 미묘한 법을 차례로 설명하여 그 마음을 기쁘게 해 주셨다. 그때 세존께서 왕과 신하들을 위해 설명한 미묘한 법은 보시에 대한 논[施論]과 계율에 대한 논[戒論]과 천상에 태어나는 데 대한 논[生天論]과 탐욕은 깨끗하지 못한 생각이고 음욕은 더러운 것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말씀하셨다.
爾時,世尊漸與王說微妙之法,令發歡喜之心。爾時,世尊與諸大王及群臣之類,說微妙之法。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之論,欲不淨想,淫爲穢惡,出要爲樂。
이시,세존점여왕설미묘지법,령발환희지심。이시,세존여제대왕급군신지류,설미묘지법。소위론자,시론、계론、생천지론,욕불정상,음위예악,출요위악。
그때 세존께서는 그 중생들의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긴 것을 다시는 의심이 없음을 아시고, 모든 불세존(佛世尊)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盡]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을 모두 말씀하셨다.
이렇게 세존께서 설법하시자, 그 자리에 있던 60여 명은 온갖 번뇌가 사라져 법안(法眼)이 깨끗해졌고, 60명 대신들과 5백 명 하늘 신들도 온갖 번뇌가 다 사라져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爾時,世尊以知彼衆生心開意解,無復狐疑,諸佛世尊常所說法,苦、習、盡、道,爾時,世尊盡與說之。當於坐上,六十餘人諸塵垢盡,得法眼淨。六十大臣及五百天人諸塵垢盡,得法眼淨。
이시,세존이지피중생심개의해,무부호의,제불세존상소설법,고、습、진、도,이시,세존진여설지。당어좌상,륙십여인제진구진,득법안정。륙십대신급오백천인제진구진,득법안정。
그때 세존께서 빈비사라왕과 그 백성들을 위해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제사에는 불이 제일이 되고
글 중에는 게송이 으뜸이며
임금은 사람 중에 높은 이요
모든 물은 바다가 그 근원이며
별들 중에는 달이 가장 빛나고
광명 가운데는 해가 제일이네.
爾時,世尊卽與頻毘娑羅王及諸人民,說此頌偈:
祠祀火爲上,
書中頌爲最,
王爲人中尊,
衆流海爲源,
星中月照明,
光明日爲上。
이시,세존즉여빈비사라왕급제인민,설차송게:
사사화위상,
서중송위최,
왕위인중존,
중류해위원,
성중월조명,
광명일위상。
위와 아래와 또 사방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만물과
하늘과 세상사람 중에는
부처님이 가장 높은 분이시니
만일 그 복을 구하려거든
마땅히 부처님께 공양하여라.
上下及四方, 상하급사방,
諸所有萬物, 제소유만물,
天及世人民, 천급세인민,
佛爲最尊上, 불위최존상,
欲求其福者, 욕구기복자,
當供養於佛。당공양어불。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그때 라열성 사람들은 그 귀하고 천함과 부유하고 가난한 형편에 따라 부처님과 비구들께 공양하였다.
爾時,世尊說此偈已,便從坐起而去。爾時,羅閱城中人民之類,隨其貴賤,從家多少,飯佛及比丘僧。
이시,세존설차게이,편종좌기이거。이시,라열성중인민지류,수기귀천,종가다소,반불급비구승。
그래서 세존께서 가란타죽원에 계시자 그 나라 사람으로 공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리고 그 라열성 안의 모든 범지들도 차례로 음식을 장만하였다. 그 범지들은 한 곳에 모여 의논하였다.
‘우리 각자 세 냥씩 돈을 내어 음식을 공양하자.’
爾時,世尊在迦蘭陁竹園中住,國界人民靡不供養者。爾時,羅閱城中諸梵志等次應作食。是時,彼梵志集在一處,各作是論:吾等各各出三兩金錢,以供食具。
이시,세존재가란타죽원중주,국계인민미불공양자。이시,라열성중제범지등차응작식。시시,피범지집재일처,각작시론:오등각각출삼량금전,이공식구。
그때 라열성에 계두(鷄頭)라는 범지가 있었다.
그는 너무도 가난해 달리는 업으로 겨우 살아갔으므로 거기 낼 돈이 없었다. 그래서 여러 범지들에게 내몰려 대중들로부터 쫓겨났다.
爾時,羅閱城中,有梵志,名曰鷄頭,極爲貧匱,趣自存活,無金錢可輸,便爲諸梵志所驅逐,使出衆中。
이시,라열성중,유범지,명왈계두,극위빈궤,취자존활,무금전가수,편위제범지소구축,사출중중。
계두 범지는 집에 돌아가 그 아내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알아야 하오. 나는 범지들 틈에 있지 못하고 쫓겨났소. 왜냐하면 돈이 없었기 때문이오.”
是時,鷄頭梵志還至家中,而告其婦:“卿今當知,諸梵志等所見驅逐,不聽在衆。所以然者,由無金錢故。”
시시,계두범지환지가중,이고기부:“경금당지,제범지등소견구축,불청재중。소이연자,유무금전고。”
아내가 대답하였다.
“저 성으로 도로 들어가 남에게 빚을 내면 틀림없이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주인에게 ‘이레 뒤에 반드시 갚겠습니다. 만일 갚지 못하면 우리 부부가 모두 노비가 되겠습니다’라고 하십시오.”
時,婦報言:“還入城中,隨人擧債,必當得之。又語其主:七日之後,當相報償。設不償者,我身及婦沒爲奴婢。”
시,부보언:“환입성중,수인거채,필당득지。우어기주:칠일지후,당상보상。설불상자,아신급부몰위노비。”
범지는 아내의 말을 따라 곧 성 안에 들어가 여러 곳을 다니며 빚을 구했지만 끝내 얻지 못하였다. 그는 아내에게 다시 돌아와서 말하였다.
“나는 여러 곳을 다니며 구해보았으나 끝내 얻을 수 없었소. 어떻게 하면 좋겠소?”
이때 아내가 대답하였다.
“라열성 동쪽에 불사밀다라(不奢蜜多羅)라는 큰 장자가 있는데 그는 재물과 보배가 많습니다. 그에게 가서 빚을 구하되 ‘돈 세 냥만 빌려 주십시오. 이레 뒤에는 반드시 갚겠습니다. 만일 갚지 못하면 우리 부부가 모두 노비가 되겠습니다’라고 해 보셔요.”
是時,梵志隨其婦言,卽入城中,處處求索,了不能得,還至婦所,而告之曰:“吾所在求索,了不能得,當如之何?時,婦報曰:“羅閱城東,有大長者,名不奢蜜多羅,饒財多寶。可往至彼,而求債之:見與三兩金錢,七日之後,自當相還。設不還者,我身及婦沒爲奴婢。
시시,범지수기부언,즉입성중,처처구색,료불능득,환지부소,이고지왈:“오소재구색,료불능득,당여지하?시,부보왈:“라열성동,유대장자,명불사밀다라,요재다보。가왕지피,이구채지:견여삼량금전,칠일지후,자당상환。설불환자,아신급부몰위노비。
그 범지는 아내의 말을 따라 불사밀다라에게 가서 돈을 구했다.
‘이레 안에는 반드시 갚겠습니다. 만일 갚지 못하면 우리 부부가 모두 노비가 되겠습니다.’
그때 불사밀다라는 곧 돈을 주었다.
是時,梵志從婦受語,往詣不奢蜜多羅,從求金錢:不過七日自當相還。若不相還者,我與婦沒身爲奴婢。是時,不奢蜜多羅卽與金錢。
시시,범지종부수어,왕예불사밀다라,종구금전:불과칠일자당상환。약불상환자,아여부몰신위노비。시시,불사밀다라즉여금전。
계두 범지는 그 돈을 가지고 그 아내에게 돌아와 아내에게 말하였다.
“돈은 얻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소?”
是時,鷄頭梵志持此金錢,還至婦所,而告之曰:“以得金錢,當何方宜?”
시시,계두범지지차금전,환지부소,이고지왈:“이득금전,당하방의?”
아내가 대답하였다.
“그 돈을 가지고 가서 대중들에게 내십시오.”
時,婦報言:“可持此錢,衆中輸之。”
시,부보언:“가지차전,중중수지。”
그 범지는 곧 그 돈을 가지고 가서 대중들에게 내었다. 범지들은 그 범지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벌써 다 마련하였다. 그 돈은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라. 이 대중 속에 있을 필요가 없다.”
時,彼梵志卽持金錢,往衆中輸之。諸梵志等語此梵志曰:“我等辦具已訖,可持此金錢,還歸所在,不須住此衆中。”
시,피범지즉지금전,왕중중수지。제범지등어차범지왈:“아등판구이흘,가지차금전,환귀소재,불수주차중중。”
그 범지는 집으로 돌아가 그 아내에게 이 사실을 말하였다. 그 아내가 말하였다.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세존께 찾아가 이 심정을 호소해 봅시다.”
時,彼梵志卽還到舍,以此因緣,向婦說之。其婦報言:“我等二人共至世尊所,自宣微意。”
시,피범지즉환도사,이차인연,향부설지。기부보언:“아등이인공지세존소,자선미의。”
범지는 그 아내를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문안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의 아내도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때 범지는 앞에 있었던 일을 세존께 자세히 아뢰었다.
그때 세존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여래와 비구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라.”
爾時,梵志卽將其婦,至世尊所,共相問訊,在一面坐。又復其婦禮如來足,在一面坐。爾時,梵志以此因緣,具白世尊。爾時,世尊告梵志曰:“如今可爲如來及比丘僧,辦其飮食。”
이시,범지즉장기부,지세존소,공상문신,재일면좌。우부기부례여래족,재일면좌。이시,범지이차인연,구백세존。이시,세존고범지왈:“여금가위여래급비구승,판기음식。”
그때 범지가 그의 아내를 물끄러미 쳐다보자 아내가 말하였다.
“부처님의 분부만 받들 뿐 어려워할 것은 없습니다.”
爾時,梵志還熟視其婦。時,婦報曰:“但隨佛教,不足疑難。”
이시,범지환숙시기부。시,부보왈:“단수불교,불족의난。”
범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과 비구들께서는 저의 청을 들어주소서.”
爾時,梵志卽從坐起,前白佛言:“唯願世尊及比丘衆,當受我請。”
이시,범지즉종좌기,전백불언:“유원세존급비구중,당수아청。”
세존께서는 잠자코 범지의 청을 들어주셨다.
是時,世尊默然,受梵志請。
시시,세존묵연,수범지청。
그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세존 뒤에서 합장하고 모시고 서 있었다. 세존께서 석제환인을 돌아보시고 말씀하셨다.
“너는 이 범지를 도와 함께 음식을 마련하라.”
爾時,釋提桓因在世尊後,叉手侍焉。爾時,世尊迴顧,謂釋提桓因:“汝可佐此梵志,共辦食具。
이시,석제환인재세존후,차수시언。이시,세존회고,위석제환인:“여가좌차범지,공판식구。
석제환인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釋提桓因白佛言:“如是,世尊。”
”석제환인백불언:“여시,세존。”
그때 비사문천왕(毗沙門天王)은 여래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귀신들을 거느리고 세존께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석제환인이 비사문천왕에게 말하였다.
“너도 이 범지를 도와 음식거리를 준비하라.”
爾時,毘沙門天王去如來不遠,將諸鬼神衆不可稱計,遙扇世尊。是時,釋提桓因語毘沙門天王曰:“汝亦可佐,此梵志辦此食具。”
이시,비사문천왕거여래불원,장제귀신중불가칭계,요선세존。시시,석제환인어비사문천왕왈:“여역가좌,차범지판차식구。”
비사문이 대답하였다.
“매우 훌륭합니다. 천왕이여.”
毘沙門報曰:“甚善!天王。”
비사문보왈:“심선!천왕。”
비사문천왕이 세존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제 몸을 숨기더니 사람 모양으로 변해 5백 명 귀신들을 데리고 음식거리를 준비하였다. 그때 비사문천왕이 귀신들에게 명(命)하였다.
“너희들은 속히 저 전단(栴檀)숲으로 들어가 전단 나무를 가져다 쇠로 만든 부엌에 두어라.”
부엌에서는 5백 귀신들이 음식을 장만하였다.
是時,毘沙門天王,前至佛所頭面禮足,遶佛三帀,自隱其形,化作人像,領五百鬼神,共辦食具。是時,毘沙門天王勅諸鬼神:“汝等速往至栴檀林中,而取栴檀。鐵廚中,有五百鬼神,於中作食。”
시시,비사문천왕,전지불소두면례족,요불삼잡,자은기형,화작인상,령오백귀신,공판식구。시시,비사문천왕칙제귀신:“여등속왕지전단림중,이취전단。철주중,유오백귀신,어중작식。”
그때 석제환인은 자재천자(自在天子)에게 말하였다.
“비사문은 지금 쇠로 부엌을 만들고 부처님과 비구들께 드릴 음식을 만들고 있다. 너는 지금 신통으로 강당을 만들어 부처님과 비구들께서 그곳에서 공양할 수 있도록 하라.”
是時,釋提桓因告自在天子曰:“毘沙門今日以造鐵廚,與佛比丘僧,作飯食。汝今可化作講堂,使佛、比丘僧,於中得飯食。”
시시,석제환인고자재천자왈:“비사문금일이조철주,여불비구승,작반식。여금가화작강당,사불、비구승,어중득반식。”
자재천자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입니다.”
자재천자는 석제환인의 말을 듣고, 라열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신통으로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마노ㆍ적주ㆍ자거의 7가지 보배로 된 강당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금ㆍ은ㆍ수정ㆍ유리의 네 층계를 만들었다.
금 층계 위에는 은 나무를 만들고 은 층계 위에는 금 나무를 만들었는데, 금 뿌리에 은 줄기와 은 가지와 은 잎이었다. 또 금 층계 위에는 은 잎과 은 가지를 만들고, 수정 층계 위에는 유리 나무를 만들어 그 갖가지들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많았다. 또 여러 가지 보배로 그 사이사이를 장식하고 다시 7가지 보배 그 위를 덮었다.
4방에는 좋은 금방울을 두루 달아놓았는데 그 방울들은 모두 여덟 가지 소리를 내었다. 다시 좋은 평상을 만들어 좋은 자리를 펴고, 비단과 번기와 일산을 달아 두었으니 세상에서 보기 드문 것들이었다.
그때 우두전단(牛頭栴檀)에 불을 붙여 밥을 짓자 그 향기가 라열성에서 12유순 안에 가득 찼다.
自在天子報曰:“此事甚佳。”是時,自在天子聞釋提桓因語,去羅閱城不遠,化作七寶講堂。所謂七寶者,金、銀、水精、琉璃、馬瑙、赤珠、車璖。復化作四梯陛,金、銀、水精、琉璃。金梯陛上,化作銀樹;銀梯陛上,化作金樹,金根、銀莖、銀枝、銀葉。若復金梯陛上,化作銀葉、銀枝;水精梯上,化作琉璃樹,亦各雜種不可稱計。復以雜寶而廁其閒,復以七寶而覆其上,周帀四面懸好金鈴。然彼鈴聲皆出八種之音。復化作好牀座,敷以好褥,懸繒幡蓋,世所希有。爾時,以牛頭栴檀,然火作食,羅閱城側十二由旬,香熏遍滿其中。
자재천자보왈:“차사심가。”시시,자재천자문석제환인어,거라열성불원,화작칠보강당。소위칠보자,금、은、수정、류리、마노、적주、차璖。부화작사제폐,금、은、수정、류리。금제폐상,화작은수;은제폐상,화작금수,금근、은경、은지、은엽。약부금제폐상,화작은엽、은지;수정제상,화작류리수,역각잡종불가칭계。부이잡보이측기한,부이칠보이복기상,주잡사면현호금령。연피령성개출팔종지음。부화작호상좌,부이호욕,현증번개,세소희유。이시,이우두전단,연화작식,라열성측십이유순,향훈편만기중。
그때 마갈국의 왕이 신하들에게 물었다.
“나는 깊은 궁중에서 나서 거기서 자랐지만 이런 향내는 전혀 맡아보지 못하였다. 그런데 라열성 근처에서 무슨 일로 이런 향냄새가 나는가?”
是時,摩竭國王,告諸群臣我生長深宮,初不聞此香。羅閱城側,何緣聞此好香?”
시시,마갈국왕,고제군신아생장심궁,초불문차향。라열성측,하연문차호향?”
신하들이 아뢰었다.
“이것은 계두 범지가 부엌에서 하늘나라의 전단을 태우는데 거기에서 나는 향내입니다.”
群臣白王:“此是鷄頭梵志在食廚中,然天栴樹香,是其瑞應。”
군신백왕:“차시계두범지재식주중,연천전수향,시기서응。”
그때 빈비사라왕이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속히 준비하라. 내가 세존께 나아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여쭈어보리라.”
是時,頻毘娑羅王,勅諸群臣:“速嚴駕羽寶之車!吾欲往至世尊所,問訊此緣。”
시시,빈비사라왕,칙제군신:“속엄가우보지차!오욕왕지세존소,문신차연。”
그러자 모든 신하들이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是時,諸臣報王:“如是,大王。”
빈비사라왕은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국왕은 쇠로 만든 부엌에서 5백 명이 음식을 만들고 있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이것은 누가 장만하는 음식인가?”
頻毘娑羅王卽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國王見此鐵廚中,有五百人作食。見已,便作是語:“此是何人,所作飮食?”
빈비사라왕즉왕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립。이시,국왕견차철주중,유오백인작식。견이,편작시어:“차시하인,소작음식?”
귀신들이 사람 모양을 하고 대답하였다.
“계두 범지가 부처님과 비구들을 청해 공양하려는 것입니다.”
時,諸鬼神以人形報曰:“鷄頭梵志請佛及比丘僧,而供養之。”
시,제귀신이인형보왈:“계두범지청불급비구승,이공양지。”
국왕은 또 멀리서 높고 넓은 강당을 보고 시자(侍者)에게 물었다.
“저것은 누가 지은 강당인가? 전에는 없었는데 누가 지었는가?”
是時,諸國王復遙見高廣講堂,問侍人曰:“此是何人所造講堂?昔所未有。爲誰所造?”
시시,제국왕부요견고광강당,문시인왈:“차시하인소조강당?석소미유。위수소조?”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게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群臣報曰:“不知此緣。”
군신보왈:“불지차연。”
이때 빈비사라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세존께 가서 그 까닭을 여쭈어 보아야겠다. 세존께서는 모르시는 일이 없고 못 보시는 일이 없다.’
是時,頻毘娑羅王作是念:我今至世尊所,而問此義。然佛世尊無事不知,無事不見。
시시,빈비사라왕작시념:아금지세존소,이문차의。연불세존무사불지,무사불견。
그때 마갈국의 빈비사라왕이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빈비사라왕은 세존께 아뢰었다.
“전에는 이런 높고 넓은 강당을 보지 못하였사온데 오늘 이것을 보나이다. 전에는 이 쇠로 만든 부엌을 보지 못하였사온데 오늘 이것을 보나이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물건이며, 누구의 조화입니까?”
是時,摩竭國頻毘娑羅王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頻毘娑羅王白世尊言:“昔日不見此高廣講堂,今日見之。昔日不見此鐵廚,今日見之。將是何物?爲是誰變?”
시시,마갈국빈비사라왕왕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이시,빈비사라왕백세존언:“석일불견차고광강당,금일견지。석일불견차철주,금일견지。장시하물?위시수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이 부엌은 비사문천왕이 만든 것이고, 또 이 강당은 자재천자가 만들었습니다.”
世尊告曰大王:“當知此毘沙門天王所造,及自在天子造此講堂。”
세존고왈대왕:“당지차비사문천왕소조,급자재천자조차강당。”
그때 마갈국의 왕은 그 자리에서 슬픔과 울음이 북받쳐 어쩔 줄 몰랐다. 세존께서는 그것을 보고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무슨 까닭에 그리 슬피 우십니까?”
是時,摩竭國王卽於坐上,悲泣交集,不能自勝。世尊告曰:“大王,何故悲泣乃至於斯?”
시시,마갈국왕즉어좌상,비읍교집,불능자승。세존고왈:“대왕,하고비읍내지어사?”
빈비사라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 감히 슬피 울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생각건대 뒷세상 사람들은 성인의 출현을 직접 보지 못할 것입니다. 미래 사람들은 재물에 집착하고 위엄과 덕이 없어 이런 기이한 보물이 있다는 말을 듣지도 못할 텐데 하물며 어떻게 보겠습니까? 지금 여래께서 그런 기이하고 특별한 신통으로 세상에 나타내심을 뵈오니 저절로 슬픈 울음이 납니다.”
時,頻毘娑羅王白佛言:“不敢悲泣,但念後生人民不睹聖興,當來之人慳著財物,無有威德,尚不聞此奇寶之名,何況見乎?今蒙如來有奇特之變,出現於世。是故悲泣。”
시,빈비사라왕백불언:“불감비읍,단념후생인민불도성흥,당래지인간저재물,무유위덕,상불문차기보지명,하황견호?금몽여래유기특지변,출현어세。시고비읍。”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의 왕이나 백성들은 결코 이런 신통을 보지 못할 것이다.”
世尊告曰:“當來之世,國王、人民實不睹此變。”
세존고왈:“당래지세,국왕、인민실불도차변。”
그때 세존께서 국왕을 위해 설법하시어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왕은 그 설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爾時,世尊卽與國王說法,使發歡喜之心。王聞法已,卽從坐而去。
이시,세존즉여국왕설법,사발환희지심。왕문법이,즉종좌이거。
비사문천왕은 바로 그날 계두 범지에게 말하였다.
“너는 오른팔을 펴라.”
계두 범지는 곧 오른팔을 폈다. 비사문천왕은 곧 그에게 금방망이를 주면서 말하였다.
“이 금방망이를 땅에 던져보아라.”
是時,毘沙門天王卽其日,語鷄頭梵志曰:“汝舒右手。”是時,鷄頭卽舒右手。毘沙門天王卽授與金鋌,又告之曰:“自以此金鋌,投于地上。”
시시,비사문천왕즉기일,어계두범지왈:“여서우수。”시시,계두즉서우수。비사문천왕즉수여금정,우고지왈:“자이차금정,투우지상。”
범지가 즉시 땅에 던지자 그것은 곧 백천 냥의 금이 되었다.
비사문천왕이 말하였다.
“너는 이 금방망이를 가지고 성 안에 들어가 갖가지 음식을 사서 이곳으로 가지고 오너라.”
是時,梵志卽投于地上,乃成百千雨金。毘沙門天王報曰:“汝持此金鋌,入城中,買種種飮食,持來此閒。”
시시,범지즉투우지상,내성백천우금。비사문천왕보왈:“여지차금정,입성중,매종종음식,지래차한。”
범지는 천왕의 분부를 받고 곧 그 금을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가 갖가지 음식을 사서 부엌으로 가지고 왔다. 비사문천왕은 범지를 목욕시킨 뒤 갖가지 옷을 입히고 손에는 향불을 들게 하고는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원컨대 존자께선 왕림하소서’라고 아뢰라고 시켰다.
是時,梵志受天王教,卽持此金,入城買種種飮食持來廚所。是時,毘沙門天王沐浴梵志與著種種衣裳,手執香火,教白時到:今正是時。願尊屈顧。
시시,범지수천왕교,즉지차금,입성매종종음식지래주소。시시,비사문천왕목욕범지여저종종의상,수집향화,교백시도:금정시시。원존굴고。
범지는 그 분부를 받고 손에 향로를 들고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원컨대 왕림하소서.”
是時,梵志卽受其教,手執香爐,而白:“時到,唯願屈顧。”
시시,범지즉수기교,수집향로,이백:“시도,유원굴고。”
그때 세존께서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을 데리고 강당으로 가 앉으셨으며, 비구들도 차례로 앉았다.
그때 계두 범지는 음식은 매우 많은데 비구들이 너무 적은 것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음식은 이처럼 풍족한데 비구 스님들이 너무 적습니다. 어찌하오리까?”
爾時,世尊以知時至,著衣持鉢,將諸比丘衆,往至講堂所,各次第坐,及比丘衆亦次第坐。是時,鷄頭梵志見飮食極多,然衆僧復少,前白世尊言:“今日食飮極爲豐多,然比丘僧少,不審云何。”
이시,세존이지시지,저의지발,장제비구중,왕지강당소,각차제좌,급비구중역차제좌。시시,계두범지견음식극다,연중승부소,전백세존언:“금일식음극위풍다,연비구승소,불심운하。”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범지야, 너는 지금 향로를 들고 높은 다락으로 올라가 동ㆍ서ㆍ남ㆍ북을 향해 ‘석가문불(釋迦文佛)의 제자들 중 여섯 가지 신통을 얻고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모두 이 강당으로 모이십시오’라고 그렇게 외쳐라.”
世尊告曰:“汝今梵志手執香爐,上高臺上,向東南西北,竝作是說:諸釋迦文佛弟子得六神通,漏盡阿羅漢者,盡集此講堂。”
세존고왈:“여금범지수집향로,상고대상,향동남서북,병작시설:제석가문불제자득륙신통,루진아라한자,진집차강당。”
범지가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범지는 부처님 분부를 받고 곧 다락 위로 올라가 번뇌가 다한 모든 아라한을 청하였다.
그때 동방에 있던 2만 1천 아라한이 동방에서 강당으로 왔고, 남방에서 2만 1천, 서방에서 2만 1천, 북방에서 2만 1천의 아라한이 이 강당으로 와 모였다. 그래서 그 강당에는 8만 4천 아라한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梵志白言:“如是,世尊。”是時,梵志從佛受教,卽上樓上,請諸漏盡阿羅漢。是時,東方有二十一千阿羅漢,從東方,來詣此講堂。南方二十一千,西方二十一千,北方二十一千阿羅漢集此講堂。爾時,講堂上,有八萬四千阿羅漢集在一處。
범지백언:“여시,세존。”시시,범지종불수교,즉상루상,청제루진아라한。시시,동방유이십일천아라한,종동방,래예차강당。남방이십일천,서방이십일천,북방이십일천아라한집차강당。이시,강당상,유팔만사천아라한집재일처。
그때 빈비사라왕은 신하들을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또 비구 스님에게도 예배하였다. 계두 범지는 비구승들을 보자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다.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에게 음식을 공양하되 자신의 손으로 직접공양하면서 기뻐해 마지않았다.
그러고도 음식이 남자 계두 범지는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다 공양을 올렸는데도 아직 음식이 남아 있습니다.”
是時,頻毘娑羅王將諸群臣,至世尊所,頭面禮足,及禮比丘僧。是時,鷄頭梵志見比丘僧已,歡喜踊躍,不能自勝,以飯食之具,飯佛及比丘僧,手自斟酌,歡喜不辭,然故有遺餘之食。是時,鷄頭梵志前白佛言:“今飯佛及比丘僧,故有遺餘飯食在。”
시시,빈비사라왕장제군신,지세존소,두면례족,급례비구승。시시,계두범지견비구승이,환희용약,불능자승,이반식지구,반불급비구승,수자짐작,환희불사,연고유유여지식。시시,계두범지전백불언:“금반불급비구승,고유유여반식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부처님과 비구들을 청해 이레 동안 공양하라.”
世尊告曰:“汝今可請佛及比丘僧,七日供養。”
세존고왈:“여금가청불급비구승,칠일공양。”
범지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구담(瞿曇)이시여.”
계두 범지는 곧 꿇어앉아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부처님과 비구들을 청해 이레 동안 공양하고, 다시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을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梵志對曰:“如是,瞿曇。”是時,鷄頭梵志卽前長跪,白世尊言:“今請佛及比丘僧,七日供養,自當供給衣被、飯食、牀敷臥具、病瘦醫藥。”
범지대왈:“여시,구담。”시시,계두범지즉전장궤,백세존언:“금청불급비구승,칠일공양,자당공급의피、반식、상부와구、병수의약。”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들어주셨다.
爾時,世尊默然受請。
이시,세존묵연수청。
그때 그 대중 속에 사구리(舍鳩利)라고 하는 비구니(比丘尼)가 있었다. 그 비구니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혹 석가문불의 제자로서 번뇌가 다한 아라한 중에 이곳에 모이지 않은 이가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천안(天眼)으로 동방세계, 남방ㆍ서방ㆍ북방세계를 두루 살펴보았지만 오지 않은 이가 하나도 없이 모두 다 모였습니다. 지금 이 대회에는 순전히 나한(羅漢) 진인(眞人)들만 모였습니다.”
爾時,大衆之中,有比丘尼,名舍鳩利。是時,比丘尼白世尊言:“我今心中生念:頗有釋迦文佛弟子漏盡阿羅漢,不集此乎?又以天眼,觀東方界、南方、西方、北方,皆悉觀之,靡不來者,皆悉運集。今此大會,純是羅漢眞人運集。”
이시,대중지중,유비구니,명사구리。시시,비구니백세존언:“아금심중생념:파유석가문불제자루진아라한,불집차호?우이천안,관동방계、남방、서방、북방,개실관지,미불래자,개실운집。금차대회,순시라한진인운집。”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사구리야. 네 말과 같다. 이 대회는 순전히 진인들만 동ㆍ서ㆍ남ㆍ북에서 빠짐없이 모두 다 와서 모인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인연으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혹 비구니 중에서 천안이 이 비구니처럼 투철한 이를 본 적이 있느냐?”
世尊告曰:“如是。舍鳩利,如汝所言,此之大會,純是眞人,東西南北無不集者。”爾時,世尊以此因緣,告諸比丘:“汝等頗見比丘尼中,天眼徹睹,如此比丘尼等乎?”
세존고왈:“여시。사구리,여여소언,차지대회,순시진인,동서남북무불집자。”이시,세존이차인연,고제비구:“여등파견비구니중,천안철도,여차비구니등호?”
비구들이 아뢰었다.
“보지 못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諸比丘對曰:“不見也,世尊。”
제비구대왈:“불견야,세존。”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성문 제자 중에 천안(天眼)이 제일인 이는 이 사구리 비구니이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我聲聞中,第一弟子,天眼第一者,所謂舍鳩利比丘尼是。
이시,세존고제비구:“아성문중,제일제자,천안제일자,소위사구리비구니시。
이때 계두 범지는 이레 동안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을 성중(聖衆)에게 공양하였고, 다시 향과 꽃을 여래 위에 뿌렸다. 그러자 그 꽃들은 허공에서 7보가 그물처럼 얽힌 누각으로 변하였다. 범지는 그 누각을 보고 너무 기뻐 어쩔 줄 모르면서 세존 앞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도 도에 들어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時,鷄頭梵志七日之中,供養聖衆衣被、飯食、牀敷臥具、病瘦醫藥,復以華香,散如來上。是時,此華在虛空中,化作七寶交露臺。是時,梵志見交露臺已,歡喜踊躍,不能自勝,前白佛言:“唯願世尊,聽在道次,得作沙門。”
시,계두범지칠일지중,공양성중의피、반식、상부와구、병수의약,부이화향,산여래상。시시,차화재허공중,화작칠보교로대。시시,범지견교로대이,환희용약,불능자승,전백불언:“유원세존,청재도차,득작사문。”
그때 계두 범지는 곧 도를 닦게 되어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해졌고 스스로 그 뜻을 닦아 잠을 없애버렸다. 비록 눈으로 빛깔을 보더라도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고, 그 눈도 나쁜 생각이 없어 잡생각으로 치달려가지 않았다. 그래서 눈을 잘 보호하였다. 또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보아도 그러했으며, 몸으로 보드라운 감촉을 느껴도 보드랍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고, 뜻으로 법을 알아도 그 또한 그러하였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덮어 지혜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5결(結)과 5개(蓋)를 곧 없앴다.
살해할 뜻이 없이 그 마음을 깨끗이 하여 스스로 살생하지 않고, 살생할 생각을 하지 않으며,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고, 칼이나 몽둥이를 손에 잡지 않았으며, 인자(仁慈)한 마음을 내어 일체 중생을 대하였다.
또 도둑질을 버리고 도둑질 할 생각을 내지 않아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으며, 항상 모든 중생들에게 보시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또 도둑질하지 못하게 하였다.
또 제 자신이 음행하지 않고 남을 시켜 음행하게 하지 않으며, 항상 범행(梵行)을 닦아 깨끗해 더러움이 없었으며 범행 안에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또 제 자신이 거짓말하지 않고 남을 시켜 거짓말하게 하지 않으며, 항상 진실만을 생각해 거짓말로 세상 사람을 속이는 일이 없이 그 안에서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爾時,鷄頭梵志卽得爲道,諸根寂靜,自修其志,除去睡眠,設眼見色,亦不起想,念其眼根,亦無惡想流馳諸念,而護眼根。若耳聞聲,鼻嗅香,舌知味,身知細滑,不起細滑之想,意知法亦然。是時,便滅五結蓋覆蔽人心者,令人無智慧,亦無殺害之意,而淨其心,不殺,不念殺,不教人殺,手不執刀杖,起仁慈之心,向一切衆生;除去不與取,不起盜心,而淨其意,恒有施心,於一切衆生,亦使不盜;已不婬妷,亦復教人使不婬,恒修梵行,淸淨無瑕穢,於梵行中,而淨其心;亦不妄語,亦不教人使行妄語,恒念至誠,無有虛詐誑惑世人,於中而淨其心。
이시,계두범지즉득위도,제근적정,자수기지,제거수면,설안견색,역불기상,념기안근,역무악상류치제념,이호안근。약이문성,비후향,설지미,신지세활,불기세활지상,의지법역연。시시,편멸오결개복폐인심자,령인무지혜,역무살해지의,이정기심,불살,불념살,불교인살,수불집도장,기인자지심,향일절중생;제거불여취,불기도심,이정기의,항유시심,어일절중생,역사불도;이불음질,역부교인사불음,항수범행,청정무하예,어범행중,이정기심;역불망어,역불교인사행망어,항념지성,무유허사광혹세인,어중이정기심。
또 제 자신이 이간질하지 않고 남을 시켜 이간질하게 하지 않으며, 여기서 이 말을 듣더라도 저기 가서 전하지 않고 저기서 저 말을 듣더라도 여기 와서 전하지 않으면서 그 안에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는 또 음식에 있어서도 만족할 줄을 알아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도 집착하지 않고, 고운 빛깔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기름지고 깨끗한 것에도 집착하지 않았다. 다만 그 몸을 지탱하고 목숨을 보존하며,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이 생기지 않게 하며, 도를 닦아 언제나 함이 없는 경지에 머무르려고 할 뿐이었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남자나 여자가 부스럼에 고약을 바르는 것은 그 부스럼을 고치기 위해서인 것과 같았다. 그도 또한 마찬가지여서 음식에 있어 만족할 줄 알았던 것은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함일 따름이었다.
復非兩舌,亦不教人使兩舌,若此閒語,不傳至彼,設彼閒語,不傳至此,於中而淨其意。於食知足,不著氣味,不著榮色,不著肥白,但欲支其形體,使全其命,欲除故痛,使新者不生,得修行道,長處無爲之地,猶如有男女,以脂膏塗瘡者,但欲除愈故也。此亦如是,所以於食知足者,欲使故痛,除愈新者不生。
부비량설,역불교인사량설,약차한어,불전지피,설피한어,불전지차,어중이정기의。어식지족,불저기미,불저영색,불저비백,단욕지기형체,사전기명,욕제고통,사신자불생,득수행도,장처무위지지,유여유남녀,이지고도창자,단욕제유고야。차역여시,소이어식지족자,욕사고통,제유신자불생。
또 그는 때로는 밤을 새우면서 도를 닦아 때를 놓치지 않고 37품도(品道)의 행을 잃지 않았다.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수면의 장애[蓋]를 없앴으니, 초저녁에는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수면의 장애를 없앴고, 한밤중에는 오른쪽으로 누워 다리를 포개고 마음을 밝은 데에 메어두었으며, 새벽에는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래서 그는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경행(經行)함에 있어 때를 놓치지 않았으며 탐욕과 더러운 생각을 버리고 어떤 나쁜 행도 없이 초선(初禪)에 노닐었다. 다시 이전부터 있었던 각(覺)과 관(觀)을 쉬고, 기억[念]과 기쁨과 즐거움으로 제2선(禪)에 노닐었다. 다시 즐거움이 없어지고 평정한 기억[念] 청정하고 스스로 몸의 즐거움을 느끼며, 성현들이 구하는 평정한 기억이 청정한 제3선에 노닐었다. 그는 다시 괴로움과 즐거움이 없어지고 아무 근심도 없으며,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는 평정한 기억이 청정한 제4선에 노닐었다.
或復是時,達曉行道,不失時,節不失三十七道品之行。或坐或行,除去睡眠之蓋;或初夜時,或坐或行,除去睡眠之蓋;或中夜時,右脅著地,腳腳相累,繫意在明。彼復以後夜時,或坐或經行,而淨其意。是時,飮食知足,經行不失時節,除去欲不淨想,無諸惡行,而遊初禪;有覺有觀,息念,猗歡樂,而遊二禪;無有樂,護念淸淨,自知身有樂,諸賢所求護念淸淨者,而遊三禪;彼苦樂已滅,無有愁憂,無苦無樂,護念淸淨,遊於四禪。
혹부시시,달효행도,불실시,절불실삼십칠도품지행。혹좌혹행,제거수면지개;혹초야시,혹좌혹행,제거수면지개;혹중야시,우협저지,각각상루,계의재명。피부이후야시,혹좌혹경행,이정기의。시시,음식지족,경행불실시절,제거욕불정상,무제악행,이유초선;유각유관,식념,의환악,이유이선;무유악,호념청정,자지신유악,제현소구호념청정자,이유삼선;피고악이멸,무유수우,무고무악,호념청정,유어사선。
그는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삼매에 든 마음[三昧心]으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다시 삼매를 얻어 무수한 세월 동안 겪은 일을 기억하게 되었으니, 그는 과거 1생ㆍ2생ㆍ3생ㆍ4생ㆍ5생ㆍ10생ㆍ20생ㆍ30생ㆍ40생ㆍ50생ㆍ1백 생ㆍ1천 생ㆍ만 생ㆍ수천만 생과 이루어지는 겁[成劫]ㆍ무너지는 겁[敗劫]ㆍ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겁[成敗劫]에 있었던 일들을 다 기억하였다.
‘나는 예전에 어디에 태어났었고, 성(姓)은 무엇이었으며 이름은 무엇이었다.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었다’라고 알았고, 또 수명이 길고 짧았던 것과 저기서 죽어 여기에 태어났고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났다는 그러한 인연의 본말을 모두 다 알았다.
그는 또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삼매에 든 마음[三昧心]으로 두려움이 없게 되어, 태어나고 죽는 중생들을 관찰하였다. 그는 또 천안(天眼)으로 태어나고 죽는 중생들을 관찰하여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모양과 나쁜 모양, 예쁜지 추한지 등 그 행에 따른 종류들을 모두 다 알았다.
또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나쁜 짓을 저지르고 성현을 비방하며 온갖 삿된 업의 근본을 짓고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태어나는 것을 알았고, 또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선한 행을 하였고 성현(聖賢)을 비방하지 않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났다는 것을 죄다 알았다.
彼以三昧心,淸淨無瑕穢,亦得無所畏,復得三昧,自憶無數世事。彼便憶過去之事,若一生、二生、三生、四生、五生、十生、二十生、三十生、四十生、五十生、百生、千生、萬生、數千萬生、成劫、敗劫、成敗之劫,我曾生彼處,姓某,字某,食如此之食,受如是苦樂,壽命長短,彼死此生,死此生彼,因緣本末,皆悉知之。彼復以三昧心淸淨無瑕穢,得無所畏,觀衆生類生者死者,彼復以天眼,觀衆生類生者死者,善趣惡趣,善色惡色,若好若醜,隨行所種,皆悉知之。或有衆生類,身、口、意行惡,誹謗賢聖,造邪業本,身壞命終,生地獄中;或復有衆生,身、口、行善,不誹謗賢聖,身壞命終,生善處天上。
피이삼매심,청정무하예,역득무소외,부득삼매,자억무수세사。피편억과거지사,약일생、이생、삼생、사생、오생、십생、이십생、삼십생、사십생、오십생、백생、천생、만생、수천만생、성겁、패겁、성패지겁,아증생피처,성모,자모,식여차지식,수여시고악,수명장단,피사차생,사차생피,인연본말,개실지지。피부이삼매심청정무하예,득무소외,관중생류생자사자,피부이천안,관중생류생자사자,선취악취,선색악색,약호약추,수행소종,개실지지。혹유중생류,신、구、의행악,비방현성,조사업본,신괴명종,생지옥중;혹부유중생,신、구、행선,불비방현성,신괴명종,생선처천상。
그는 또 청정한 천안으로 중생들을 관찰하여 예쁘고 추함과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모양과 나쁜 모양을 모두 다 알고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또 보시하는 마음이 있고 번뇌가 다한 뒤에는 괴로움을 관찰해 사실 그대로 알았으니, 즉 ‘이것은 괴로움[苦]이고, 이것은 괴로움의 발생[苦集]이며,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苦盡]이고, 이것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苦出要]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는 이렇게 관찰하고는 탐욕의 번뇌[欲漏]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생존의 번뇌[有漏]와 무명의 번뇌[無明漏]에서 마음이 해탈하였다. 이렇게 해탈하고 나서는 곧 해탈하였다고 아는 지혜[解脫智]를 얻었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때 계두 범지는 바로 아라한(阿羅漢)이 되었다.
復以淸淨天眼,觀衆生類若好若醜,善趣惡趣,善色惡色,皆悉知之,得無所畏,復施心盡漏,後觀此苦,以實知之:此是苦,此是苦習,苦盡,苦出要。如實知之。彼作是觀已,欲漏心、有漏心、無明漏心,得解脫,已得解脫,便得解脫智,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胎,如實知之。是時,鷄頭梵志便成阿羅漢。
부이청정천안,관중생류약호약추,선취악취,선색악색,개실지지,득무소외,부시심진루,후관차고,이실지지:차시고,차시고습,고진,고출요。여실지지。피작시관이,욕루심、유루심、무명루심,득해탈,이득해탈,편득해탈지,생사이진,범행이립,소작이판,경불부수태,여실지지。시시,계두범지편성아라한。
그때 존자 계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尊者鷄頭聞佛所說,歡喜奉行。
[ 6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도저히 될 수 없는 것이 다섯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인가? 없어질 물건은 잃지 않으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고, 완전히 소멸할 법은 소멸하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으며, 늙는 법은 늙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고, 병드는 법은 병들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으며, 죽는 법은 죽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도저히 될 수 없는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건 출현하지 않건 이 법계는 영원히 머물러 여여(如如)하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지만, 없어지고 소멸하는 소리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들은 생기거나 혹은 사라져서 모두 다 그 근본으로 돌아간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다섯 가지 법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爾時,世尊告諸比丘:“世閒五事最不可得。云何爲五?應喪之物,欲使不喪者,此不可得。滅盡之法,欲使不盡者,此不可得。夫老之法,欲使不老者,此不可得。夫病之法,欲使不病者,此不可得也。夫死之法,欲使不死者,此不可得。是謂比丘,有此五事最不可得。若如來出世,若如來不出,此法界恒住如故,而不朽敗,有喪滅之聲,生、老、病、死,若生,若逝,皆歸於本。是謂比丘,此五難得之物。
이시,세존고제비구:“세한오사최불가득。운하위오?응상지물,욕사불상자,차불가득。멸진지법,욕사불진자,차불가득。부로지법,욕사불로자,차불가득。부병지법,욕사불병자,차불가득야。부사지법,욕사불사자,차불가득。시위비구,유차오사최불가득。약여래출세,약여래불출,차법계항주여고,이불후패,유상멸지성,생、로、병、사,약생,약서,개귀어본。시위비구,차오난득지물。
그러므로 마땅히 방편을 구해 5근(根)을 닦아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신근(信根)ㆍ정진근(精進根)ㆍ염근(念根)ㆍ정근(定根)ㆍ혜근(慧根)이니라.
비구들아, 이 5근을 닦아 익히면 곧 수다원(須陀洹)을 성취하고 가가(家家)와 일종(一種)을 성취하고, 더욱 나아가면 사다함(斯陀含)을 성취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5결사(結使)를 없애면 아나함(阿那含)을 성취하여 거기에서 열반에 들고 이 세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거기서 더 나아가 번뇌가 다하면 번뇌가 없게 되어 심해탈(心解脫)하고 혜해탈(慧解脫)하며 몸으로 그것을 증득하여 자유롭게 노닐면서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방편을 구해 앞의 다섯 가지 일을 버리고 뒤의 5근(根)을 닦아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當求方便,修行五根。云何爲五?所謂信根、精進根、念根、定根、慧根。是謂比丘,行此五根已,便成須陁洹,家家一種轉進成斯陁含,轉進滅五結使,成阿那含,於彼般涅槃,不來此世,轉進有漏盡,成無漏心解脫,智慧解脫,自身作證,而自遊化,更不復受胎,如實知之,當求方便,除前五事,修後五根。如是比丘,當作是學。”
당구방편,수행오근。운하위오?소위신근、정진근、념근、정근、혜근。시위비구,행차오근이,편성수타원,가가일종전진성사타함,전진멸오결사,성아나함,어피반열반,불래차세,전진유루진,성무루심해탈,지혜해탈,자신작증,이자유화,경불부수태,여실지지,당구방편,제전오사,수후오근。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고칠 수 없는 다섯 종류의 사람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종류의 사람인가? 첫째 아첨하는 사람은 고칠 수 없고, 둘째 간사한 사람은 고칠 수 없으며, 셋째 입이 거친 사람은 고칠 수 없고, 넷째 질투하는 사람은 고칠 수 없으며, 다섯째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고칠 수 없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다섯 무리의 사람은 고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今有五人不可療治。云何爲五?一者諛諂之人不可療治,奸邪之人不可療治,惡口之人不可療治,嫉妒之人不可療治,無反復之人不可療治。是謂比丘,有此五人不可療治。
이시,세존고제비구:“금유오인불가료치。운하위오?일자유첨지인불가료치,간사지인불가료치,악구지인불가료치,질투지인불가료치,무반부지인불가료치。시위비구,유차오인불가료치。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간사하고 입이 거친 사람
질투하고 은혜를 모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고칠 수 없나니
지혜로운 이 그를 버리느니라.
爾時,世尊便說此偈: 이시,세존편설차게:
奸邪惡口人, 간사악구인,
嫉妒無反復, 질투무반부,
此人不可療, 차인불가료,
智者之所棄。 지자지소기。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바른 마음을 배워 질투를 버리고, 말한 바대로 법답게 위의(威儀)를 닦으며, 은혜를 기억해 갚을 줄을 알아야 하나니, 작은 은혜도 잊지 말아야 하거늘 하물며 큰 은혜이겠는가? 아끼고 탐내는 마음을 가지지 말고 또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비방하지 않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是故,諸比丘,常當學正意,除去嫉妒,修行威儀,所說如法。當知反復,識其恩養,小恩尚不忘,何況大者?勿懷慳貪,又不自譽,復不毀他人。如是比丘,當作是學。
시고,제비구,상당학정의,제거질투,수행위의,소설여법。당지반부,식기은양,소은상불망,하황대자?물회간탐,우불자예,부불훼타인。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8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석제환인은 삼십삼천에게 이렇게 명령하였다.
‘만일 너희들이 아수륜(阿須倫)과 싸워 아수륜이 지고 하늘이 이기게 되거든, 너희들은 비마질다라(毗摩質多羅)아수륜을 잡아 이리 끌고 와서 그 몸을 다섯 군데를 꼭꼭 묶어라.’
그때 비마질다라아수륜도 여러 아수륜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이 오늘 저 하늘들과 싸워 만일 이기게 되거든 석제환인을 잡아 결박해 이곳으로 끌고 오너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때 그 둘은 서로 싸웠는데 하늘이 이기고 아수륜이 졌다. 삼십삼천은 아수륜의 왕 비마질다라를 잡아 그 몸을 결박하여 석제환인에게 끌고 가서 중문 밖에 두고 다섯 군데를 밧줄로 꼭꼭 결박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
爾時,世尊告諸比丘:“昔者,釋提桓因告三十三天曰:若諸賢與阿須倫共鬪時,設阿須倫不如,諸天得勝者,汝等捉毘摩質多羅阿須倫,將來至此,身爲五繫。是時,毘摩質多羅阿須倫復告諸阿須倫曰:卿等今日,與諸天共鬪,設得勝者,便捉釋提桓因,縛送此閒。比丘,當知爾時二家共鬪,諸天得勝,阿須倫不如。是時,三十三天躬捉毘摩質多羅阿須倫王,束縛其身,將詣釋提桓因所,著中門外,自觀彼五繫。
이시,세존고제비구:“석자,석제환인고삼십삼천왈:약제현여아수륜공투시,설아수륜불여,제천득승자,여등착비마질다라아수륜,장래지차,신위오계。시시,비마질다라아수륜부고제아수륜왈:경등금일,여제천공투,설득승자,편착석제환인,박송차한。비구,당지이시이가공투,제천득승,아수륜불여。시시,삼십삼천궁착비마질다라아수륜왕,속박기신,장예석제환인소,저중문외,자관피오계。
그때 아수륜의 왕 비마질다라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하늘들의 법은 바르고 아수륜의 소행은 비법(非法)이다. 나는 이제 아수륜을 좋아하지 않고 지금부터는 이 천궁에서 살리라.’
그리고 그는 곧 말하였다.
‘하늘들의 법은 바르고 아수륜은 비법이다. 나는 여기서 살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자, 그 즉시 아수륜들의 왕 비마질다라는 그 몸의 결박이 저절로 풀어지고 다섯 가지 욕망[五欲]으로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만일 아수륜들의 왕 비마질다라가 ‘하늘들은 비법이요 아수륜의 법만이 바르다. 나는 삼십삼천이 쓸데가 없다. 다시 아수륜 궁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나면, 그 즉시 아수륜왕의 몸은 곧 다섯 개의 밧줄에 묶이고 다섯 가지 욕망은 저절로 사라지곤 하였다.
是時,毘摩質多羅阿須倫王便作是念:此諸天法整,阿須倫所行非法。我今不樂阿須倫,便當卽住此諸天宮。是時,以生此念言:諸天法整,阿須倫非法。我欲住此閒。作此念已。是時,毘摩質多羅阿須倫王便自覺知身無縛繫,五欲而自娛樂。設毘摩質多羅阿須倫王生此念已言:諸天非法,阿須倫法整。我不用此三十三天,還欲詣阿須倫宮。是時,阿須倫王身被五繫,五欲娛樂自然消滅。
시시,비마질다라아수륜왕편작시념:차제천법정,아수륜소행비법。아금불악아수륜,편당즉주차제천궁。시시,이생차념언:제천법정,아수륜비법。아욕주차한。작차념이。시시,비마질다라아수륜왕편자각지신무박계,오욕이자오악。설비마질다라아수륜왕생차념이언:제천비법,아수륜법정。아불용차삼십삼천,환욕예아수륜궁。시시,아수륜왕신피오계,오욕오악자연소멸。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결박의 빠르기가 이보다 더한 것은 없느니라. 그러나 악마의 결박은 이보다 더 심하니라. 설사 번뇌[結使]의 악마가 묶으려 하더라도 움직이면 악마에게 묶이겠지만 움직이지 않으면 악마에게 묶이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마음이 묶이지 않게 하고 한적한 곳을 좋아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번뇌는 악마의 경계이기 때문이다. 만일 비구가 악마의 경계에 머문다면, 그는 끝내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근심ㆍ걱정ㆍ괴로움ㆍ번민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제 이 괴로움의 한계를 말했느니라.
또 만일 비구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서 번뇌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는 곧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걱정ㆍ괴로움ㆍ번민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나는 이제 이 괴로움의 한계를 말했느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이렇게 배워서 번뇌를 없애고 악마의 경계를 초월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比丘,當知纏縛之急,莫過此事。魔之所縛,復甚於斯。設與結使魔以被縛,動魔被縛,不動魔不被縛。是故諸比丘,當求方便,使心不被縛,樂閑靜之處。所以然者,此諸結使是魔境界。若有比丘,在魔境界者,終不脫生、老、病、死,不脫愁、憂、苦、惱。我今說此苦際。若復比丘心不移動,不著結使,便脫生、老、病、死、愁、憂、苦、惱。我今說此苦際。是故諸比丘,當作是學。無有結使,越出魔界。如是比丘,當作是學。”
비구,당지전박지급,막과차사。마지소박,부심어사。설여결사마이피박,동마피박,불동마불피박。시고제비구,당구방편,사심불피박,악한정지처。소이연자,차제결사시마경계。약유비구,재마경계자,종불탈생、로、병、사,불탈수、우、고、뇌。아금설차고제。약부비구심불이동,불저결사,편탈생、로、병、사、수、우、고、뇌。아금설차고제。시고제비구,당작시학。무유결사,월출마계。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9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존자 아난이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이때 아난이 세존께 여쭈었다.
“없어짐[盡]을 말씀하시는데 어떤 법을 일컬어 ‘없어진다’고 합니까?”
爾時,尊者阿難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是時,阿難白世尊言:“夫言盡者名何等法,言盡乎?”
이시,존자아난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립。시시,아난백세존언:“부언진자명하등법,언진호?”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색(色)은 함이 없는 인연으로서 그런 이름만 있다. 탐욕도 없고 함도 없는 것으로서 이것을 ‘아주 없어지는 법’이라고 한다. 그 없어지는 것을 ‘완전히 없어진다[滅盡]’고 말한다. 통(痛: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함도 없고 지음도 없다. 그것은 아주 다 사라지는 법으로서 탐욕도 없고 더러움도 없다. 그것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므로 ‘완전히 없어진다’고 말한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5성음(盛陰)은 탐욕도 없고 지음도 없는 사라지는 법이다. 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완전히 없어진다’고 말한다. 이 5성음은 아주 없어져 영원히 생기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없어진다’고 말하느니라.”
世尊告曰:“阿難,色者,無爲因緣,而有此名,無欲無爲,名滅盡法。彼盡者,名曰滅盡。痛、想、行、識無爲無作,皆是磨滅之法,無欲,無污。彼滅盡者,故名滅盡。阿難,當知五盛陰無欲無作,爲磨滅法。彼滅盡者,名爲滅盡。此五盛陰永以滅盡,更不復生,故名滅盡。”
세존고왈:“아난,색자,무위인연,이유차명,무욕무위,명멸진법。피진자,명왈멸진。통、상、행、식무위무작,개시마멸지법,무욕,무오。피멸진자,고명멸진。아난,당지오성음무욕무작,위마멸법。피멸진자,명위멸진。차오성음영이멸진,경불부생,고명멸진。”
그때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是時,尊者阿難聞佛所說,歡喜奉行。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생루(生漏) 범지(梵志)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때 생루 범지가 세존께 여쭈었다.
“어떻습니까? 구담(瞿曇)이시여, 어떤 인연이 있고 어떤 과거의 행이 있었기에 이 백성들이 없어지고 사라지고 줄어들게 된 것입니까? 예전엔 성이 있었는데 지금은 허물어졌고 예전엔 백성들이 살았는데 지금은 빈터가 되었습니다.”
爾時,生漏梵志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是時,生漏梵志白世尊言:“云何瞿曇,有何因緣,有何宿行,使此人民之類,有盡,有滅,有減少者?本爲城郭,今日已壞?本有人民今日丘荒?”
이시,생루범지왕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시시,생루범지백세존언:“운하구담,유하인연,유하숙행,사차인민지류,유진,유멸,유감소자?본위성곽,금일이괴?본유인민금일구황?”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알고 싶은가? 그것은 다 그 백성들의 소행이 법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엔 성이 있었는데 지금은 무너졌고, 예전엔 백성이 살았는데 지금은 빈터가 된 것이다. 백성들이 간탐(慳貪)에 묶이고 애욕을 익힌 결과, 때 아닌 바람이 불고 비가 때맞춰 내리지 않아 심은 종자들이 자라지 못했고, 이곳에 살던 백성들의 시체가 길에 넘치게 된 것이니라. 범지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런 인연으로 나라가 무너지고 백성이 번성하지 못하게 된 것이니라.
世尊告曰:“梵志,欲知由此人民所行非法故,使本有城郭,今日磨滅,本有人民,今日丘荒,皆由生民慳貪,結縛習行,愛欲之所致故,使風雨不時,雨以不時,所種根栽不得長大,其中人民死者盈路。梵志,當知由此因緣,使國毀壞,民不熾盛。
세존고왈:“범지,욕지유차인민소행비법고,사본유성곽,금일마멸,본유인민,금일구황,개유생민간탐,결박습행,애욕지소치고,사풍우불시,우이불시,소종근재불득장대,기중인민사자영로。범지,당지유차인연,사국훼괴,민불치성。
또 범지야, 백성들의 소행이 법답지 않으면 뇌성벽력의 자연 현상이 생기고 하늘에서 우박이 내려 어린 벼[苗] 못 쓰게 만든다. 그럴 때 죽어가는 백성들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느니라.
또 범지야, 백성들의 소행이 법답지 않으면 서로 싸우고 다투게 되니, 주먹으로 치기도 하고 기왓장이나 돌을 던져 서로 생명을 잃게 하느니라.
또 범지야, 그 백성들이 서로 싸우며 자기들이 있는 곳을 불안하게 여기면 나라의 임금도 편안하지 않아 군사를 일으켜 서로 공격하게 되어, 칼에 찔려 죽기도 하고 창이나 화살에 찔려 죽기도 하는 등 죽는 사람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게 된다. 범지야, 이와 같은 인연으로 백성들이 줄어들고 번성하지 못하게 되느니라.
또 범지야, 백성들의 소행이 법답지 않기 때문에 하늘과 땅의 신이 도와줄 기회를 얻지 못하여 백성들은 재앙을 당하기도 하고, 질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면 항복 받는 이는 적고 병으로 죽는 이는 많게 되느니라.
범지야, 이것을 일러 ‘이런 인연으로 백성들이 줄어들고 번성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니라.”
復次,梵志,人民之類所行非法,便有雷電霹靂自然之應,天降雹雨,壞敗生苗。爾時,人民死者難計。復次,梵志,人民之類所行非法,共相諍競,或以手拳相加,瓦石相擲,各各自喪其命。復次,梵志,彼人民之類已共諍競,不安其所,國主不寧,各興兵衆,共相攻伐,至大衆,死者難計。或有被刀者,或有槊箭死者。如是梵志,由此因緣,使民減少,不復熾盛。復次,梵志,人民之類所行非法故,使神祇不祐,而得其便,或遭困厄疾病著牀,除降者少,疫死者多。是謂梵志,由此因緣,使民減少,不復熾盛。
부차,범지,인민지류소행비법,편유뢰전벽력자연지응,천강박우,괴패생묘。이시,인민사자난계。부차,범지,인민지류소행비법,공상쟁경,혹이수권상가,와석상척,각각자상기명。부차,범지,피인민지류이공쟁경,불안기소,국주불녕,각흥병중,공상공벌,지대중,사자난계。혹유피도자,혹유삭전사자。여시범지,유차인연,사민감소,불부치성。부차,범지,인민지류소행비법고,사신기불우,이득기편,혹조곤액질병저상,제강자소,역사자다。시위범지,유차인연,사민감소,불부치성。
그때 생루 범지가 세존께 아뢰었다.
“구담의 말씀은 매우 시원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줄어드는 이치를 말씀해 주시니, 진실로 여래의 말씀과 틀림이 없습니다. 예전엔 성이 있었는데 지금은 허물어졌고, 예전엔 사람이 살았는데 지금은 빈터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법답지 않기 때문에 곧 간탐의 병이 생겼고, 간탐의 병이 생겼기 때문에 삿된 업이 생겼으며, 삿된 업이 생겼기 때문에 하늘이 때맞춰 비를 내리지 않아 오곡은 익지 않고 백성들은 번성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비법(非法)이 유행하게 되자 하늘이 재앙을 내려 모판을 못 쓰게 만든 것입니다.
그들이 비법을 행함으로써 간탐의 병에 집착하자 나라의 임금도 편하지 않아 제각기 군사를 일으켜 서로 공격하였고 죽은 사람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그리하여 나라는 황폐해지고 백성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게 된 것입니다.
오늘 세존의 말씀은 참으로 훌륭하고 시원스럽습니다. 비법(非法)으로 말미암아 이런 재앙이 닥치게 되니, 즉 남에게 붙잡혀 그 목숨이 끊기게 됩니다. 비법으로 말미암아 도둑질할 마음이 생기고, 도둑질할 마음을 낸 뒤에는 왕에게 잡혀 죽게 되며, 삿된 업을 지음으로써 비인(非人)들이 그 틈을 엿보게 됩니다.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곧 목숨을 마치게 되어 백성들이 줄어들기 때문에 살만한 성이 없게 된 것입니다.
是時,生漏梵志白世尊言:“瞿曇所說甚爲快哉!說此人本減少之義。實如來教,本有城郭,今日磨滅;本有人民;今日丘荒。所以然者,以有非法,便生慳疾;以生慳疾,便生邪業;以生邪業故,便天雨不時,五穀不熟,人民不熾,故使非法流行,天降災變,壞敗生苗。彼以行非法,著貪慳疾,是時,國主不寧,各興兵衆,共相攻伐。死者叵計。故使國土流荒,人民逬散。今日世尊所說,甚善快哉!由非法故,致此災患。正使爲他所捉,便斷其命。由非法故,便生盜心,以生盜心,後爲王殺,以生邪業,非人得其便,由此因緣,便取命終,人民減少。故使無有城郭之所居處。
시시,생루범지백세존언:“구담소설심위쾌재!설차인본감소지의。실여래교,본유성곽,금일마멸;본유인민;금일구황。소이연자,이유비법,편생간질;이생간질,편생사업;이생사업고,편천우불시,오곡불숙,인민불치,고사비법류행,천강재변,괴패생묘。피이행비법,저탐간질,시시,국주불녕,각흥병중,공상공벌。사자파계。고사국토류황,인민逬산。금일세존소설,심선쾌재!유비법고,치차재환。정사위타소착,편단기명。유비법고,편생도심,이생도심,후위왕살,이생사업,비인득기편,유차인연,편취명종,인민감소。고사무유성곽지소거처。
구담이시여, 오늘 너무도 많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마치 꼽추가 등을 펴고 장님이 눈을 뜨며 어둠 속에서 등불을 얻은 듯, 눈이 없는 자에게 눈이 되어 주셨습니다. 이제 사문 구담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설법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거듭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원컨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이 목숨 다할 때까지 다시는 감히 살생을 하지 않겠습니다.
만일 사문 구담께서 제가 코끼리나 말을 탄 것을 보게 되시더라도 저는 여전히 공경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바사닉왕(波斯匿王)과 빈비사라왕(頻毗娑羅王)ㆍ우전왕(優塡王)ㆍ악생왕(惡生王)ㆍ우다연왕(優陀延王)으로부터 범지의 복을 받는 자로서 그 덕을 잃을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만일 제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거든 세존께서는 저의 예배를 받아 주소서. 만일 제가 걸어가다가 구담께서 오시는 것을 보게 되면 저는 신었던 신을 벗겠사오니, 세존께서는 저의 예배를 받아 주소서.”
瞿曇今日所出,以自過多,猶如僂者得申,盲者得眼目,冥中得明,無目者爲作眼目。今沙門瞿曇無數方便而說法。我今重自歸佛、法、衆。願聽爲優婆塞。盡形壽,不敢復殺。若沙門瞿曇見我若乘象,騎馬,我由恭敬。所以然者,我爲王波斯匿、頻毘娑羅王、優塡王、惡生王、優陁延王,受梵之福,我恐失此之德。設我偏露右肩時,唯願世尊,受我禮拜。設我步行時,見瞿曇來,我當去履。唯願世尊,受我等禮。”
구담금일소출,이자과다,유여루자득신,맹자득안목,명중득명,무목자위작안목。금사문구담무수방편이설법。아금중자귀불、법、중。원청위우파새。진형수,불감부살。약사문구담견아약승상,기마,아유공경。소이연자,아위왕파사닉、빈비사라왕、우전왕、악생왕、우타연왕,수범지복,아공실차지덕。설아편로우견시,유원세존,수아례배。설아보행시,견구담래,아당거리。유원세존,수아등례。”
그때 세존께서는 고개를 끄덕여 허락하셨다. 그러자 생루 범지는 너무 기뻐 어쩔 줄 모르면서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저는 거듭 사문 구담께 귀의합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우바새가 되도록 허락해 주소서.”
爾時,世尊儼頭可之。是時,生漏梵志歡喜踊躍,不能自勝,前白佛言:“我今重自歸沙門瞿曇。唯願世尊,聽爲優婆塞。”
이시,세존엄두가지。시시,생루범지환희용약,불능자승,전백불언:“아금중자귀사문구담。유원세존,청위우파새。”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차례대로 설법하시어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범지는 설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爾時,世尊漸與說法,使發歡喜之心。梵志聞法已,卽從坐起,便退而去。
이시,세존점여설법,사발환희지심。범지문법이,즉종좌기,편퇴이거。
그때 생루 범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生漏梵志聞佛所說,歡喜奉行。이시,생루범지문불소설,환희봉행。
增壹阿含經卷第二十六 증일아함경권제이십륙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