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에는 이제 스타가 된 돈연 스님과 도완녀가 살고있다.
조계종 최고의 학승 돈연스님,
그리고 서울 음대를 나와 독일 유학을 한 첼리스트 도완녀의 이야기다.
이제는 그들의 결혼기념일인 7월 6일의 산중 음악회가 관광명소가 되었다.
난 우연히도 그들과 조금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월급쟁이 17년인가 하고서 글쟁이로 변신한 나다.
경제, 경영, 마케팅...이 전공분야였다.
그러나 글쟁이 치고 멋진 소설 하나 쯤 욕심 나지 않는이 어디 있을까?
그래서 쓴 장편이 '휘파람새'였다.
그 책을 낸 출판사가 '다음'(다움이 아님)이었다.
그 출판사는 월간 '태백'의 가지이자 프리랜서 작가였던 신용자씨가 하는 출판사였다.
강원도의 유명 인사들을 찾아 이야기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도완녀, 돈연 스님이야기를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한 사람이다.
난 같은 출판사에서 같이 책을 낸 인연으로 알게 되어 그들의 결혼 기념 산중 음악회에 초대되었다.
강원도 정선의 산골짜기,
민가라고는 몇 안 되는 곳에서 산중 음악회를 열렸다.
도완녀가 첼로를 연주하고 서울에서 내려온 동료들이 바이얼린, 비올라...를 연주했다.
휴~~~
마침 보름날이라 가히 환상 그 자체였다...
흐르는 달빛에 온몸을 휘감는 음악이라니~~~
성적인 용어를 빌면 두 시간 동안 온 몸이 떨리는 오르가즘 그 자체였다.
벌써 7-8년 전 이야기다.
돈연 스님은 조계종 최고의 학승이었다.
우리 경전을 영.일.중. 독일어로 번역할 정도의 학승이다.
그가 도완녀를 만난 것은 독일어를 배우기 위해 남산의 독일 문화원(궤테 인스티튜트)을 다닐 때였다.
도완녀는 독일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문화원을 다녔다.
그 후로 둘은 각자의 길을 갔다.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도완녀는 대학으로 연주회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여기서 일반인들이 모르는 비밀 하나,
도완녀는 자기의 격에 맞는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그러나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그러다 한 잡지에 실린 돈연 스님의 이야기를 보고 연락을 해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한 편 돈연 스님은 송광사 스님으로 5.18 광주사태를 몸으로 겪은 사람이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러고 나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인도로 떠나 인도의 공 사상에 심취했다.
인생은 모든 게 공(空)이로구나...이 한 삶도 공으로 돌리자.
종교가 뭐 별 건가...
인도에서 돌아온 돈연은 계율을 받은 송광사로 가지 않고 무작정 강원도로 향했다.
그러나 다달은 곳이 정선이었다.
인가라고는 몇 안되는 산골,
돈연은 그들의 삶이 안타까워 콩심기 운동을 벌였다.
그걸로 된장을 만들어 팔아주면 주민들이 수확한 콩을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럴 즈음에 도완녀와 연락이 닿았다.
두어 번 만났을까,
돈연은 느닷없이 도완녀에게 말했다.
'정선 산골짜기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게 어떻겠수?'
그게 프로프즈였다.
'좋지요!'
그게 응답이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20년 전 7월 6일에 결혼을 했다.
주례를 섰던 돈연의 도반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그렇게 해서 그들은 순수 우리나라 콩을 심어 된장으로 만들어 팔면서
자신들의 결혼 기념일에는 산중 음악회를 개최했고.,
나는 이러 저러한 인연으로 그 음악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된장 매출액이 50억을 넘어섰다.
주문을 해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아니,
이제는 살 수도 없다.
더 이상 그곳에서는 된장을 담그지 않는다.
경기도 민통선 부근에 공장을 지어 그곳에서 만들고 시중에
'메첼'이란 브랜드로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메첼이란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메주와 첼리스트'의 약자이다.
이제 메첼은 엄창난 브랜드로 뜨고 있다.
헌데,
그 메첼 이야기가 또 재미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그들의 이야기를 발굴한 사람은 다음 출판사의 신용자였다.
책으로 내면서 '메주 스님과 첼리스트' 란 제목으로 인쇄소에 넘겼으나
인쇄공이 실수로 '스님'을 빼먹은 것이다.
그래서 '메주와 첼리스트;가 된 것이다.
실수가 낳은 명품 브랜드이다...
이것이 우연이라면 우연이고 운명이라면 운명인 것이다.
몇 년 전에 갔을 때 도완녀는 몸빼 차림으로 일을 하다 말고 나를 반긴다.
아이들이 엄청 이쁘다.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도완녀가 아이들 자랑을 했다.
'우리 아이들 공부도 참 잘해요...'
'아, 좋으네요...'
'몇 등 하는 지 궁금하시죠?'
"글쎄요?'
'큰 애는 4등, 작은 애는 2등 해요.'
'아, 정말 부럽네요...'
'이 학교 학생이 얼만지 아세요?'
'글쎄요?'
'큰 애 다니는 반은 4명, 작은 애 다니는 반은 2명이랍니다. 그러니 이곳으로 전학 오면 누구든 5등 이내 들 수 있다구요!'
'네...'
'뭐...서울서 학교 다닌다고 모두 서울대 가나요?'
'그야...그렇지요...'
휴...
주말에 경주 갔다가
다음 주에는 도완녀를 만나러 정선으로 갈 예정이다....
난 왜 이렇게 신기한 얘기꺼리가 많은 지 몰러!!!
서경
첫댓글 넘넘
멋지고 황홀한 글입니다!!!
내년 7월 6일에도 '결혼기념음악회'를 하겠지요...
오래 전
어느 날 은행에 들러 기다리다가 잡지에서 읽은 그 분들이 이 분들인가...?
'갸우뚱'...
된장...
산속의 음악회...
스님...
등등...
메모하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 했었는데...
맞다면
이렇게 좋을수가요!!!
서경님께 감사드립니다!!!
멋진 이 계절에 여행 잘 다녀오셔요!!!
참말로
엄청 부럽습니다!!!
도완녀 이야기는 거의 모든 메스컴에서 다루었지요. 은행에서 본 잡지라면 아마도 그 이야기를 발굴한 '신용자' 기자가 쓴 '태백' 잡지였을 겁니다. 동아일보 넌픽션으로 등단한 열성 작가지요... 정선 가서 시장에서 파는 곤르레 나물밥에 정선 토숙주 한 잔 마시면 이게 천당인지 지당인지 구분이 잘~~~ ㅎ....
메첼...
메첼 메첼...
참 멋지게 실수한 인쇄공...ㅎㅎㅎ
천당지당 구분 없이
맛있게 드시고 즐거운 여행하시면 좋습니다...
그러나
그 곳을 다녀오신 이야기는 빠트리지 마시고 올려주시옵소서!!!
멋진 가을 10월에...
이미 메스컴에 통해 유명해지신 그 분들을 보러 3년 전에 메주와 첼레스트를 찾아 영월에 들린적이 있어 그 풍만하면서도 결코 헤프지않은 단정한 모습의 여주인의 야외 연주를 감상하고 그분이 만든 나뭇잎에 싼 찰밥도 시식하고 또 된장도 사갖고 온 적이있지요. 아쉽게도 돈연 스님은 보지 못하고 왔지만요. 파계했지만은 참 사람답게 멋지게 사시는 분들 맞습니다.
잘읽고 갑니다 ..
메주스님과 첼리스트......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을 것도 같은데 어쩐지 중독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메첼...
한번 꼭 가볼렵니다...
된장과 ....
산속의 음악회..를 할때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몇해전 회사 회장님이 된장 사가지고 오셨습니다~~
참!! 우리 손녀를 그 학교로 전학시키면 아마 5등안에 들겠지요? 헤헤
동서양의 멋진 하모니로 성공한 사례군요..메첼 구입해서 먹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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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더욱 빛을 발하나봅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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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큰 부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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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서경님은 부자시넹
메첼의 주인공 두분은 tv로만 본적 있습니다. 서경님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