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으로 <노매드랜드>와 <레미제라블>을 보았다..
<노매드랜드>는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의 유력 후보이고..
<레미제라블>은 이동진 평론가가 별 5점 만점을 주었길래..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싶어서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참고로 <레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영화와는 다른 동명의 영화이다..
두 영화 모두 너무 좋았다..
이런 진중하고 묵직한 영화를 본지가 얼마만이던가..
코로나로 영화관을 찾기도 쉽지 않았고.. 제대로 된 영화의 개봉도 거의 다 미뤄진 상태였으니..
두 영화 모두 대중적이지 않은 영화라..
필시 좌석이 텅 비었을거라 생각하고 코로나 방역은 그리 걱정하지 않고 갔는데..
역시 거의 나혼자 보다시피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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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랜드>는 주연배우인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그녀는 이미 <파고>와 <쓰리 빌보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번이나 수상한 배우인데..
이번에도 이변이 없다면 여우주연상은 마땅히 그녀에게 돌아가야할 것이다..
남편이 암으로 죽고..
살던 도시마저 경제적 붕괴로 사람들이 모두 떠난 유령도시가 되자..
주인공 '펀'은 낡은 밴에 최소한의 살람만 실은채 집 없이 떠도는 '노매드'가 된다..
수십 년을 열심히 일했지만 연금은 생활비도 안될 정도로 턱없이 적었고..
빚을 잔뜩 지고 구입한 주택은 도시 자체가 붕괴되면서 아무런 가치가 없어져 버렸다..
때때로 아마존에서 물류 포장을 하거나 농장이나 공원 관리 등 열심히 일을 구해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영화는 시종일관 궁핍하고 구질구질하기까지 한 그녀의 삶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런데도 영화가 끝날 때 쯤이면 그녀의 삶은 더이상 초라해 보이지 않는다..
처음엔 경제적인 파산으로 어쩔 수없이 노매드의 삶을 살게 됐지만..
같이 살자는 언니의 권유와 한 남자로부터의 프로포즈도 완곡히 거절하고..
그녀는 기꺼이 노매드의 삶을 선택하고 받아들인다..
언제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과 유려한 자연풍광이 궁핍한 그녀의 삶을 위로해 줄 것이고..
남편에 대한 기억과 사랑으로 남은 생을 묵묵하고 꿋꿋하게 살아갈 것임을 알기에..
그녀와 같은 모든 노매드들의 삶을 응원하면서..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엔딩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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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은 첫장면에서부터 엔딩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영화였다..
파리 교외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강력계 형사들과 아프리카계 흑인 이민자들의 대결과 사건사고를 주축으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갈등과 폭력의 에너지를 마치 서서히 끓다가 어느 순간 확 넘쳐버리는 끓는 물을 지켜보는 것처럼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레미제라블>은 우리에게도 닥쳐있는 빈부와 계층갈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문제작이다..
두 영화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관에서까지 팍팍한 현실을 마주하거나 사회문제를 직면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겐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다..
하지만 때로는 잘 만든 영화 한편이 책 한권 보다 더 큰 울림을 주듯이..
오랜만에 진중한 영화를 보고싶은 분들께는 두 영화 모두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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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랜드>와 <레미제라블>
익소라
추천 0
조회 168
21.04.20 06:2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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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공연방에 올리면 좋은 글이네요~~^^
친구님 띠방에도 놀러와요~
공연방이란 곳이 있군요..ㅎ
가입한지 얼마 안되서 잘 몰랐어요..;;
네~ 띠방에 놀러갈게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72띠방도 놀러와서 좋은 친구들도 만나보세요~
틈틈히 띠방 글을 읽고있는데..
반말하기가 왠지모르게 어색해서 눈팅만 하고 있었네요..ㅎㅎ
@익소라 한번이 어렵지 두번세번째부터는 쉬워요
그러니 출석부나 게시물에 댓글 부터 시작해 보세요~
@하바별시(72방장) 네~ 그럴게요~^^
좋은 영화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레미제라블 보러 극장 가봐야겠네요^^
네~ 레미제라블 꼭 보셔요~^^
좋은 영화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는 이동진 평론가의 한줄평 밖에 읽질 않았는데.. 그렇게 평을 했군요..ㅎ
궁핍할 수 밖에 없는 노매드의 삶에서도 인간적인 위엄을 잃지 않고..
오히려 품격있어 보이기까지 한건..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연기가 한몫 했다고 생각해요..
정말 영화 내내 그녀의 연기에 감탄하면서 봤네요..
댓글 감사해요~^^
@문수 그렇군요~ㅎ
윗글에서는 생략했지만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어요..
노매드에 관한 논픽션 소설을 읽고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클로이 자오 감독을 직접 섭외했다고 하네요..
서로가 서로의 역량을 알아보고 좋은 작품을 만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