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계속 이어지는 한파가 겨울을 겨울답게 만들었다.
용마산을 넘어 아차산 3보루를 밟고 아차산 만남의 광장으로 거꾸로 걸어갈 때 햇빛도 얼어붙고 바람도 얼어붙어 적막했다.
암사대교 밑으로 흐르던 한강도 유리처럼 맨들맨들한게 얼어붙은 것으로 보였다.
멤버들을 만나 다시 아차산 3보루를 걸어갈 때 한강이 얼어붙어다. 아니다 안 얼어붙었다로 논쟁이 붙었다. 내 눈에는 얼어붙은 것으로 보이고 이선생님 눈에는 안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내려가서 확인하고 올라 올 수도 없고 답답했다. 한강물이 안보이는 사가정으로 내려갈 때까지도 얼어붙었다. 아니다 안 얼어붙었다로 서로 우겼다. 이고문님과 박선생님은 그냥 웃었고, 최선생과 권선생은 중간 중간 얼어붙었다라고 했다.
산상에서의 토론은 계속된다. 좌는 뭐고 우는 뭣인가? 보수는 뭐고 진보는 뭣인가? 만져지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고 맛도 없는 것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말들도 많다.
촛불과 태극기가 편을 갈라 쌈박질을 한다.
나에게는 부처님처럼 대자대비하고 남에게는 냉혈한처럼 가혹하다. 이쪽과 저쪽이 서로 잘낫다고 떠들어대는 말의 장난에 가치판단이 안선다. 혼란스럽다.
사정기관의 칼도 썩어서 망나니의 칼로 보인다.
결론은 잘 먹고 잘살자는 것 아닌가?
그래서 오늘은 사가정으로 내려가서 뭘 먹을 것인가?
그냥 단골 왕족발집으로 갈 것인가. 그 집은 몇번 갔으니까 그램그램은 어떤가. 해물탕집은? 모처럼 홍짜장집에 가서 탕수육으로 할까?
쓸데없는 갑론을박에 그쳤다. 이고문님이 점찍어놨던 집이 있다고 해서 그냥 따라 들어간 집은 놀부보쌈집이었다. 덕분에 새로운 집 하나 개발했다. 각각 보쌈정식 하나씩 받았다. 누가 더 먹나 눈치 볼 필요 없이 깨끗했다.
손주 돌보느라 오늘 산행을 같이 하지 못한 양회장님과 이감사님이 겸상을 했다.
양회장님이 평균수명을 79살이라고 정의하고 79살까지만 살고 가야한다고 했다. 내일모레 왕십리 태평양수산에서 76회 생일잔치를 여는 이고문님이 3년밖에 안남아서 눈을 번쩍 치켜떴다.
걱정할 필요없다. 사는 날까지 염라대왕 명부에 적혀진 수명을 즐기며 살면 된다.
매주 빠지지 않고 아차산만 나온다면 하늘나라 갈 때 지팡이 짚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서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음을 보장한다.
인생 79에 정년을 마치고 졸업을 해야 한다면 나도 그렇게 많이 남았다고 볼 수는 없는데 뭐 때문에 아둥바둥하며 쓸데없는 짓거리를 벌렸는가.
내일모레부터 5개월간 조경기능사 교육을 받느라고 셀프 자승자박했다.
맡은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대책도 없이 두리산악회장직을 방기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할 말이 없고 염치가 없다. 죄송할 따름이다.
권선생이 총무로서 산행 진행을 맡아보고 회비 정산을 하기로 하고 나는 당분간 넘겨 받은 산행결과 자료를 정리하는 걸로 미봉책으로 수습했다. 날씨 풀리는 3월에는 귀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한다.
내일모레 20일 금요일 날 저녁에는 이고문님 생일파티가 상왕십리 횟집에서 거창하게 열린다. 산악회 멤버가 빠짐없이 초대됐다.
그 다음날 21일 토요일 날에는 두리사이클회 창단식이 거창하게 열린다.
김진섭 초대 두리사이클회 회장이 열성적으로 준비해서 열광적으로 스타트 하게 될 것이다.
성산대교 밑이나 올림픽경기장 공원까지 라이딩하고 창단식은 묵2동주민센터 앞 소우타운에서 예정한다고 한다.
양회장님, 이감사님, 총무님, 이고문님은 묵동사무실에서 대기하고 계시다가 뒤풀이에 합류하여 자리를 빛내 주시기로 했다.
두리산악회에 이어 두리사이클회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산행일지)
산행구분 | 정기산행 | 일 자 | 2017. 1. 17(화) | 날 씨 | 맑음 -7.1℃~ 3.4℃ |
장 소 | 아차산 | 코 스 | 광나루역-만남의 광장-아차산성- 낙타고개-5보루쉼터-대성암 위(간식) -3보루-4보루-용마산헬기장- 사가정공원-사가정역 |
산행회원 | 이수광, 박점열, 이충기, 최홍규, 권정득, 이병학 (6명) 뒤풀이 합류 : 이진섭, 양영호 |
뒤 풀 이 | 놀부보쌈(사가정) |
회식경비 | 81,000원 (보쌈정식) | 회비 | 8명 × 10,000원 = 80,000원 |
잔 고 | 적립금 390,012원 -회비부족금 1,000원 ----------------------- 계)389,012원 |
(산행 데이터)
최고속도가 9km임은 산행속도가 그렇게 빠를리가 없을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간식을 끝내고 남들은 벌써 배낭메고 떠났는데 항상 늦장 피우다가 따라잡느라고 산악마라톤을 했기 때문이었다.
산행거리가 10km가 넘은 것은 사가정에서 용마산을 넘어 왔다갔다 곱배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산행풍경)
해맞이 광장 전망대
해맞이 광장
아차산2보루를 향하여
용마산 제2헬기장 밑 전망대에서
스마트폰을 급속충전
암사대교 밑 한강이 얼어붙었는가? 그것이 알고싶다.
깔딱고개를 내려오면서도 궁금했다.
지금쯤 온도가 올라가서 녹았을 것 같다.
이고문님이 개발한 집
인생은 79까지라는 양회장님 말에 이고문님이 고민에 빠졌다.
나의 한계는 3백이다.
겨우 자정을 넘기지 않고 집에 들어갔다.
첫댓글 회장님!
수고하셨습니다.
금요일 상왕십리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