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뷰티풀데이’시사회 개최
- 장현필 감독, 광주․전남 최초 HD 장편 예술영화 선봬
- 17일 오후7시 광주시청 대강당
임종수/조순익 기자
영화 ‘워낭소리’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영화제작사 최초 HD장편영화가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뷰티풀데이 거문도 촬영기록물
광주영화사랑모임(회장 임종수, 이하 광주영사모)은 오는 17일 오후7시 광주시청 대강당에서 장현필 감독의 ‘뷰티풀데이' 시사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사회는 독립영화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열악한 지역 영화제작인들의 사기를 고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화 ‘뷰티풀데이’는 여순사건의 아픔을 다룬 ‘애기섬’의 감독으로 알려진 장현필 감독이 2006년부터 2년간의 노력으로 탄생시킨 두 번째 작품으로 광주 전남 최초의 HD장편예술영화다.
이 영화는 몰락한 소시민 가장과 여성 우울증, 공동화되는 농촌의 노인 자연사 문제를 대변하는 각기 다른 세 남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자살과 우울증으로 대변되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치밀하게 조명하고 있다.
뷰티풀데이 금오도 촬영기록물
장현필 감독은 영화에 남도 구석구석의 아름다운 풍광을 부드러운 왈츠 선율과 함께 담아냈다.
특히, 이른 아침 거문도 유림 해변을 배경으로 삶을 갈망하는 여인의 춤사위와 녹산등대의 절경, 동양적 샤머니즘의 남도 굿, 주암 접지마을의 어우러짐, 여수 서시장과 수산시장의 질퍽한 소상인의 삶, 곡성에서 순천에 이르는 섬진강과 남도의 바다 절경 등이 관객들의 눈길을 붙들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의 영화감독으로 장편영화 제작이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작가주의에 입각한 작품활동을 추구해온 장 감독은 ‘애기섬’과 ‘뷰티풀데이’에서 역사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따뜻한 시각과 화합된 희망으로 묘사하고 있다.
임종수 광주영사모 회장은 “좋은 영화들이 개봉도 못하고 사라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고 “뷰티풀데이는 지역에서 제작한 장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음악과 영상미가 뛰어난 작품이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광주영사모는 매달 1회씩 광주시청 대강당에서 ‘시민영화광장’ 행사를 개최해 일반 상영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예술영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뷰티풀데이-인숙 춤 촬영기록물
※ 장현필 감독 프로필 / 시놉시스
장현필 감독 프로필
장 감독은 1965년 전남 여수 태생으로 원광대학교 영문학과, 순천대학교 역사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1년 다큐멘터리 극영화 애기섬, 2006년 장편극영화 뷰티풀데이를 제작하였으며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이사와 영화제작사 미디어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장현필 감독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2001년 판매중지 가처분신청을 받은「월간조선」10월호를 통해서이다.
채 만들어지지도 않은 영화를 둘러싸고 「월간조선」은 특집기사를 다루었고, 이에 대해 논평들이 줄을 이었으며, 급기야 영화감독과 국방부장관은 잡지를 상대로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바로 그 영화, 여순사건에 대한 첫 다큐멘터리 극영화 <애기섬>을 진두지휘한 감독이 바로 장현필이다.
한편 장감독은 차기작으로 급증하는 노인실종문제를 다루는 <아마존 랩소디>를 준비 중에 있다.
<뷰티풀데이> 연출 의도
작품의 모티브는 자살이다. 자살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죽지 말고 살자고 하는 영화이다. 몸뚱이를 스스로 죽게 할 권리가 자기 자신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우리 사회는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죽음에 관련된 뉴스가 나오면 "아, 오늘도 저런 일이 있었네!"하고 만다.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그 순간이 모든 것이 사라지는 처참한 순간이다.
우리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자들이 죽어 갈 때 "그 사람은 그날 무엇을 했을까? "혹은 "그날 누굴 만나고 무얼 위해 시간을 보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냥 결과만 보고 '그래'하고 만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회에 버림받은 한 남자, 우울증에 시달리는 한 여인, 홀로 살아가는 노파는 우리 사회의 만연한 자살과 우울증 그리고 대접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자연사들을 대변하고 있다.
화려한 상업적인 기법과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담백하고 덤덤하게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구지 많은 설명과 대사도 넣고자 하지 않았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할 수 있는 행동, 아주 미세한 환경에 대한 심리적 변화, 두려움과 연민, 지푸라기 같은 희망은 무엇일까 등 인간의 심리적 변화를 섬세하게 다루고 싶었다.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 예술영화는 별로 재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영화제작을 하는 이들도 상업영화로는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런 영화는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사회를 걱정하는 영화인으로 곯아가는 사회문제를 공론화시켜서 함께 고민하고 모색해 보고자 이 영화를 세상에 내 놓았다.
남도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배경으로 인위적이고 장황하지 않게, 있는 그대로 삶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연출자의 시선을 사회라고 생각하고 보아주기를 기대한다.
<뷰티풀데이> 시놉시스
세 사람의 운명에 관한 하루의 이야기이다. 인생이 파탄 난 전직 우체부, 평생 우울증에 시달리는 무용수, 자연사로 죽게 되는 노파. 죽음을 향한 세 사람의 여정을 통해 생명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하는 영화이다.
사회의 다양한 문제로 가정이 파탄난 한 남자(창수)는 어린 딸을 데리고 폐아파트에서 몰래 살고 있다. 어느 날 딸은 폐아파트 안에서 혼자 생일잔치 놀이를 하다가 불이나 죽고 만다.
마지막 희망을 잃은 남자는 자살을 선택하고 딸과의 마지막 약속의 장소인 바다를 향해 거문도행 배에 오른다.
무용가 인숙은 늘 검정개를 안고 다닌다. 깊은 우울증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점점 깊이 빠져든 가련한 여인이다. 무녀인 엄마의 피를 받았는지 춤만이 그녀의 유일한 위안이다. 이 두 사람은 각자의 죽음을 위해 거문도로 가고 있다.
윈스턴 처칠은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고 그는 우울증을 검정개라고 불렀다. 인숙이 안고 다니는 검정개는 우울증을 상징한다.
거문도를 배회하던 남자는 우연히 외딴 집의 노파가 어린 손자를 두고 홀로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여기서 이 영화의 키워드인 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죽은 노파로부터 강하게 질타 받는 환상"을 남자는 겪게 된다.
그 시간 인숙은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며 잠시나마 평온한 시간을 갖는다. 이후 인숙은 가슴에 안고 있는 검정개를 풀어주고 이른 아침의 해변에서 자신을 위한 마지막 춤을 춘다.
한편 남자는 노파의 죽음과 자신이 겪은 환상을 통해 자살을 단념하고 섬 절벽에서 딸 서라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며 절규한다.
남자는 노파의 어린 손자와 함께 길고도 먼 전봇대 사이 길을 걸으며 불안전하고 긴 새로운 인생의 여정을 향해 함께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