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남편과 전업주부 부인의 이혼 소송에 있어 각각 남자 입장과 여자 입장을 대변하는 한 변호사의 글이긔.
첫번째 글은 남편들 시선의 여혐이 섞여있어 거부감 들 수 있는데 결혼/이혼에 있어서 전업주부의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를 잘 보여주고,
두번째 글은 여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이혼소송을 이길 수 있는 전략들을 알려줘서,
기혼이든 비/미혼이든 여성들에게 유익할 듯해 가져왔긔.
당장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아도 외부 경제력 없는 가사노동자의 법적 현실이 어떤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여성들이 손해보지 않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글이 많이 길지만 저는 읽으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어서 숙부님들께서도 그럴 수 있길 바라긔!
1. 이혼소송을 하는 전업주부의 착각
원 출처 : https://blog.naver.com/pyjlawyer/221013819640
일전에도 제가 이야기한 바가 있지만 이혼을 해야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부부가 서로 대화를 충분히 하고 양육과 재산분할 등 세부사항에 대해 서로 합의를 한 뒤 법원에 함께 가서 협의이혼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중에 서로 최대한 노력해서 아이들이 받을 상처를 최소화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여의도박영진변호사] 이혼소송에서 아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이혼소송에서 아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이혼은 부부 양 당사자에게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부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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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로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쩔수 없이 이혼소송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때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게 단연 유리합니다. 혼자 진행하다 소송의 내용과 절차를 이해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만 하다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이혼소송 의뢰인은 여의도 지역 직장인이 가장 많긴하나 여의도가 교통이 좋은 관계로 서울 곳곳과 인천, 부천지역의 직장인과 가정주부 등 다양한 의뢰인들이 저와 계약을 맺고 소송을 진행합니다.
이혼소송은 변호사에게 있어 그리 어려운 소송이 아닙니다. 각종 증거를 수집하고 법리와 판례를 파헤쳐서 이를 사건에 맞게 정리하는 변론을 한 뒤 승패가 명확하게 갈리는 일반 소송에 비해 이혼소송은 변호사에게 승패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합니다.
부부간 이혼의사만 서로 일치한다면 일단 이혼성립 판결은 내려지고, 양육비는 법원의 양육비 조견표에 따라 양쪽의 소득과 아이의 나이에 따라 기계적으로 내려지고, 재산분할의 경우도 부부가 함께 살아온 기간과 부부의 경제생활 내용을 제출하면 그에 따라 알아서 분할 판정이 내립니다.
판결에 대해서도 양당사자가 서로 만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판결을 내리기 전에 가정법원은 계속 조정기일을 잡아서 부부를 불러놓고 계속 조정을 시키기 때문입니다. 조정기일에 부부는 조정실안에서 조정위원과 얘기하고 변호사들은 조정실 밖에 앉아서 대기하거나 같이 들어간다고해도 가만히 앉아서 둘이 얘기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됩니다.
어떤 판결이 내려진다고해도 이미 각종 조정과 가사조사 등의 과정에서 당사자가 직접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했기에 변호사를 탓하지 않고 잘 받아들이게 됩니다. 변호사로서 패배의 부담이 별로 없는 소송이라는 것이 이혼소송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변호사가 편하려면 최초에 소장 하나 써서 제출하고 각종 금융기관에 상대방 재산이 얼마 있는지 알아보는 사실조회서 보내고 난 다음에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조정기일 몇번 참석해서 멍하니 앉아있다 오면 됩니다.
그러나 제 성격과 업무스타일상 이런식으로 설렁설렁 일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혼소송에서도 저는 제 스타일대로 각종 전략과 전술을 총동원해서 상대방을 무기력화시키고 항복을 받아냅니다. 그러는 와중에 제가 한 여성단체 상담소 사람에게서 들은 칭호가 바로 "가정주부들의 주적"입니다.
제가 가정주부들의 주적인 악질 변호사로 불리게 된 것은 제가 여의도 직장인 남성을 대리해서 그의 아내인 가정주부와 이혼소송을 벌여서 상대를 무력화시키고 소송을 우리 의뢰인의 승리로 이끌기 때문입니다.
제가 전업주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업주부는 이혼소송을 하면서 몇가지 심각한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착각의 경우 반대로 제가 전업주부들을 의뢰인으로 하여 이혼소송을 벌여나갈 때 저를 아주 힘들게 합니다.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사유는 저마다 다양합니다. 가정주부가 남편을 상대로 벌이는 이혼소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업주부가 하는 이혼소송의 청구취지의 포맷은 거의 비슷합니다. 대개 아래와 같은 내용입니다.
청구취지 내용을 파악해보자면 남편이 잘못을 했으니 위자료로 거액을 자신에게 줘야하고, 재산분할 금액으로는 남편이 지닌 전재산, 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그 아파트의 가격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를 살고 있다면 보증금 전액과 남편이 지닌 예금액 거의 전액을 줘야하고, 아이들은 자신이 안키우고 남편이 키우라는 것이고, 대신 주부 자신은 기본적으로 일단 매월 두 번씩 1박 2일로 아이들을 데려가서 볼 것인데, 자신이 원할 때는 언제든지 아이들을 데려갈 수 있고, 자신이 아이들을 아무 때나 데려가도 남자는 항상 적극 협조해야 하며 절대 방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전업주부가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다른 아줌마에게 자신의 남편에 대해 흉을 보며 이혼을 하고 싶다고 얘기하면, 그런 아줌마들 중에 자신도 이혼했다던지 하는 사연이 있어 이혼전문법률사무소와 연이 닿아있는 누군가가 이혼전문법률사무소를 소개해주면, 그곳에 가서 항상 위와 같은 내용의 청구취지를 써서 이혼소송을 시작하게 됩니다.
방송 드라마에서는 가정주부의 이혼소송이라고 하면, 아이 엄마가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주장하며, 자신에게서 아이를 빼앗아가려는 남편과 악독한 시어머니를 상대로 눈물겹게 투쟁하는 내용으로만 나오는데 실제와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전업주부가 이혼전문법률사무소의 변호사를 선임해서 벌이는 이혼소송에서 원고인 전업주부는 진심이건 아니건 간에 일단은 아이들을 남편이 데리고 가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심이 아닌 경우라면 이 경우에는 남편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 그동안 집에서 아이를 키운 사람은 아내이므로, “네가 아이들 데려가서 키워라”라고 아내가 이혼소장에서 주장을 하면 남편은 육아의 공포에 휩싸이게 되므로 이를 무기 삼아서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유리하게 끌고가려는 작전인 것입니다.
남편은 직장을 다니므로 아이를 키울 상황이 안되니까 아이들을 데려가서 키우라고 하면 남편이 겁을 먹을 것이고, 그렇게 겁을 먹은 남편에 대해서 그러면 자신이 아이들을 키우겠다고 하면서 양육비를 많이 청구하여 받아내고, 재산분할과 위자료에 대해서도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요새는 이런 작전으로서의 친권, 양육권 포기 주장이 아니라 정말로 아내와 남편 쌍방 모두 아이를 진심으로 서로 안키우겠다고 다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남편에게 키우게 한 다음, 자신은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많이 받아가서 인생을 다시 리셋하겠다는 목표를 지닌 이혼소송도 존재합니다.
전업주부인 자신의 아내가 어느날 갑자기 이혼전문변호사를 선임해서 이혼소송을 시작해서 이런 내용의 소장을 받아보게 된 직장인 남편은 공포와 패닉에 빠집니다. 가사일만 하던 착한 전업주부가 나쁜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해서 남편의 모든 재산을 빼앗아버리는 스토리의 드라마는 매일 어느 방송국 한 군데에서는 항상 방영되고 있고, 케이블티비나 아침방송의 아침마당 같은 주부들 프로그램에서는 이혼소송전문변호사들이 나와서 전업주부가 이혼소송을 벌여서 남편을 파멸에 빠뜨린 이야기를 떠들어댑니다. 이런 방송을 본 경험이 있기에 소장을 받은 남편은 이제 자신의 인생은 끝났구나 하는 생각에 패닉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공포로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서 남편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여의도에 소재한 박영진 변호사를 찾아옵니다.
전업주부는 자신이 본 텔레비전 프로그램 속에서처럼 자신이 나쁜 남편을 상대로해서 모든 것을 얻어낼 것이라 생각하지만 남편이 박영진 변호사와 손잡는 순간 이런 생각은 그저 착각에 불과합니다. 실제 세상은 전업주부가 생각하는 드라마와 아침마당 속의 세상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소송이란 것은 어렸을 적 학교에서 자신을 놀리는 남자아이들을 담임선생님에게 일러서 혼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전업주부들 중에는 소송에서 판사는 담임선생님으로, 남편은 자신을 괴롭히는 같은 반 남자아이 정도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송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소송은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전쟁입니다. 그리고 특히나 박영진 변호사 같은 사람과 손을 잡은 남편은 가공할 위력을 지닌 상대가 됩니다. 그리고 소송은 원고 전업주부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저는 전업주부인 그가 지닌 심각한 착각을 이용해서 싸움을 벌입니다.
첫 번째이자 가장 심각한 착각은 바로 돈에 대한 착각입니다. 한마디로 돈이란 누군가가 자신에게 반드시 주어야 하는 것이고, 자신이 그런 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착각입니다.
전업주부는 그동안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이 자신의 돈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남편이 월급을 받아 돈을 갖다주면 그 돈으로 살림을 하고, 아이들 학원을 보내고, 쇼핑을 했습니다. 제가 겪었던 사건에서 만났던 여성 같은 경우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돈이란 부모님이 자신에게 주는 것이었습니다. 대학등록금 고지서란 출력해서 부모님 갖다주면 되는 종이쪼가리일 뿐이었고, 어학연수를 가서는 선진국의 멋진 문화와 친구들과의 각종 파티를 즐기면서 부모님이 보내준 돈을 쓰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졸업하고 잠시 취직해서 돈을 직접 벌어보긴 했지만 결혼하기 이전의 직장생활이란 절박함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그저 또래 여직원 동료들과 여기저기 맛집을 다니고 쇼핑을 하는 재미가 가득했습니다. 돈을 모아야한다는 절박함도 전혀 없었습니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서는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었고, 좋은 직장을 다니는 남편은 돈을 잘 벌어다주었고, 그 돈을 잘 쓰면서 계속 살아왔습니다. 자신은 아이를 보고 가사를 전담하는 일을 하므로 남편이 자신에게 돈을 벌어다 갖다주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직장을 다녀본 경험이 전혀 없는 주부 중 일부는 돈을 버는 것이 힘든 일인지에 대한 인식도 없고, 돈이란 그저 누군가가 자신에게 반드시 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자신은 스스로를 희생하며 아이를 키우고, 가족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먹이고, 집안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는데 남편이 능력이 없어 이 정도 돈 밖에 못벌어다 주는 것에 대해 무한한 불만을 지니고 있습니다. 왜 다른 남편들처럼 억대 연봉이 아닌지, 왜 다른 시댁처럼 돈을 매달 송금해주고 집도 사주고 그러지 않는지에 대해 불만이 가득한 것입니다.
남편이 얼마나 힘들게 밖에서 일하며 돈을 벌고 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남편이 돈을 얼마를 벌건 간에 남편은 그저 자신이 낮에 스타벅스에서 만나서 수다를 떠는 학부모 모임의 서연맘, 영수맘 등등의 다른 ‘맘’들의 남편보다 돈 못벌어서 내 자식이 다른 ‘맘’들의 아이들보다 이런 저런 사교육도 못받게 하는 찌질이일 뿐입니다. 내 남편이 300만원 월급 받는 직장인이라면 월급 500만원 받는 서연맘의 남편보다 찌질이이고, 내 남편이 월급 천만원을 받는 고소득 직장인이라고 해도 매월 2천만원을 번다는 성형외과 의사 아빠인 영희맘의 남편보다는 아주 찌질이일 뿐입니다. 매월 2천만원을 버는 성형외과 의사가 남편이라고 해도 시아버지가 강남 빌딩을 물려주고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고 방학때마다 미국에 가서 살다오는 민서맘네 아빠에 비해서는 찌질이입니다. 결국 모든 남편은 다 돈 못버는 찌질이일 수 밖에 없으며, 남편이 주는 돈은 언제나 부족합니다. 전업주부인 그녀는 남편과 시부모로부터 지금보다 더 큰 돈을 받아야 할 당연한 권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찌질이 남편과 결혼해서 아이 낳고 키우며 고생하는 불쌍한 여자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착각은 자신의 육아와 가사노동의 가치를 스스로 너무 높게 평가하고, 심지어 무슨 신이 내린 성역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지나치게 도취되어 자신은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고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헌신하는 삶을 살아왔으니 남편은 그에 대한 당연한 보답으로 재산을 포기하고 자신에게 다 주어야 하고, 양육비도 아이를 위해 남편 월급의 70퍼센트 정도는 당연히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실제로 소송에서 주장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남편과 시댁이 합쳐서 남편 월급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매달 양육비로 지급하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산분할을 대부분 자기쪽으로 하라고 청구취지를 적어놓고서 그 사유로 주장하는 ‘결혼생활 동안의 자기 헌신’이라는 내용을 보면 아이를 낳고, 아이를 유치원에 매일 데려다주고, 아이를 각종 학원에 데려다주고, 빨래와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먹이려고 멀리까지 차타고 가서 유기농 식품을 사오고, 아이가 아파서 병원 응급실에 데리고 가서 밤을 새웠다는 등의 시시콜콜한 내용입니다. 시댁에서 자신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대하고 정신적인 상처를 줬다는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그녀는 조정기일에 와서는 조정관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며 스스로의 이야기에 도취되고 서러워서 눈물을 흘립니다. 자신은 이제껏 남편과 아이들에게 헌신하며 자신의 여성으로서의 삶은 전부 포기하고 살아왔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합니다. 조정실에서 가만히 듣고 있으면 전업주부가 자신이 낳은 자신의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유치원을 보내고, 학원을 보내고, 유기농 음식을 먹이고 하는 행위를 한 것을 이야기하는데 마치 테레사 수녀의 일대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숭고하고, 너무나 고귀합니다. 이런 숭고하고 고귀한 전업주부의 자기희생 정신에 대해서 정부는 매달 몇 백만원씩 격려금이라도 줘야 할 것 같이 느껴집니다.
이 전업주부는 남편은 밖에 나가서 하고 싶은 거 다하며 ‘편하게’ 돈을 번 것이고, 자신은 전업주부로서 실제로 돈을 벌지는 않았지만 남편의 월급보다는 훨씬 더 큰 가치의 ‘가사노동’을 했으므로, 그러한 가사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여 재산형성기여도는 자신이 최소한 70퍼센트 이상이라고 주장합니다.
일전에 저에게 법률상담을 받으러 자신의 동료 학부모와 함께 찾아온 한 여성은 저에게 자신의 남편이 다니는 회사에 대해서 돈을 받아달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그녀는 이미 남편과의 10년간의 결혼생활을 협의이혼으로 끝내려는 상태였습니다. 남편이 돈이 없고 빚만 있기에 재산분할을 할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결혼생활 동안 남편이 회사에 가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업주부인 자신이 아이들을 열심히 돌보고 가사노동을 했기 때문이니까 남편의 회사가 자신의 노동을 10년간 사용한 것이므로, 남편의 회사가 남편에게만 주고 자신에게는 주지 않은 돈을 받아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즉, 자신의 가사노동에 대한 대가를 남편의 회사에게서 받겠다는 주장입니다. 이혼을 하는 마당에 남편에게서 받아낼 것이 전혀 없다보니 궁리에 궁리를 거듭해서 이렇게 참신한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너무나도 참신한 발상이라서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고려대 경제학과 대학원을 다니며 노동경제학을 1년간 수강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이런 식의 참신하면서도 급진 사회주의적인 발상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발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에게 찾아와서 소송을 해달라고까지 하니 더 크게 감탄하였습니다. 물론 현행법의 테두리에서는 이런 청구는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세 번째 착각은 자신의 노동이 대체될 수 없다는 착각입니다. 아이들을 돌보고 학원에 보내고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등의 일은 오직 엄마인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남편은 직장에 다니니까, 그리고 아이들 돌보기를 해본 적이 없으니까 할 수 없을 것이기에 아이들을 안 키우겠다고 하고 집을 나가버리거나 아이들 양육권을 남편에게 가져가라고 한다면 남편이 크게 타격을 입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다들어주는 식으로 소송에서 항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착각은, 이혼소송에서는 무조건 여자가 유리하다는 착각입니다. 텔레비전 드라마와 이혼전문변호사가 패널로 나오는 각종 토크쇼 예능 같은 프로그램들은 주시청자가 여성층이니까 당연히 여성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꾸며집니다. 그런 프로그램에서는 직장 다니는 남편들은 아내 몰래 직장에서 바람을 피우고 있거나, 언제든 바람을 피울 준비가 되어 있는 악당들이고, 전업주부는 남편의 못된 행각도 모른 체로 남편과 자녀들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가련한 여성으로 그려집니다. 이혼전문여자변호사들이 연예인들과 함께 토크쇼에 패널로 나와서 요새 남자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나쁜 짓을 하는지, 아내의 육아와 가사노동이 얼마나 고귀한지를 이야기하면, 연예인 패널들과 방청객 아줌마들은 “맞아!”, “오오!” 라는 탄성을 지르며 맞장구를 칩니다.
실제 이혼소송은 여자는 무조건 이기고 남자는 무조건 지는 그런 아침마당 말잔치가 아닙니다. 소송은 서로가 각자의 이익을 위하여 주장을 하고 입증을 하나씩 해나가는 지극히 드라이한 절차입니다.
전업주부가 직장인 남편을 대상으로 걸어온 이혼소송을 맡게 된 저는 의뢰인인 남편에게 휴대폰을 꺼내서 이마트앱을 다운받게 합니다. 그리고 아기 보는 돌보미 아주머니와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를 파견해주는 회사의 연락처를 줍니다.
그리고 곧장 봉쇄작전에 들어갑니다. 이혼소송을 걸어온 아내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고, 돈줄을 차단하는 금전봉쇄작전입니다.
아내가 쓰는 자신의 신용카드를 취소시키고, 아내에게 송금해주던 현금을 끊어버립니다. 처음에 아내는 자신이 이혼소장을 제출해서 남편이 이걸 받았으니 잠시 화가 나서 그런 것이라 가볍게 여깁니다. 자신이 아이들을 키우니까 남편이 돈을 안 줄 수 없다고 자신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같이 살면서 자신에게 이혼소장을 보낸 아내에게 절대 돈을 보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편 명의로 사서 아내가 타고다니던 승용차도 가져가 버립니다. 또한 아내 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들에 대해서 각종 가압류도 반드시 실시합니다.
남편이 주는 돈은 언제든 수도꼭지를 틀면 나오는 수돗물 같은 것이라 생각했던 이 전업주부 아내는 불과 보름정도만 되어도 돈이 쪼들리게 됩니다. 매일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학교 보내고 다른 ‘맘’들과 만나서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고 브런치를 먹던 우아한 취미생활도 하기 힘들어집니다.
아내는 이제 화를 내면서 남편에게 도대체 생활비를 안주면 아이들을 굶길거냐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나 이제 남편은 자신이 직접 이마트앱으로 장을 봅니다. 남편이 이마트앱에서 시킨 식료품은 남편이 퇴근할 무렵이면 집으로 배달이 됩니다. 남편은 그 식료품을 받아서 냉장고에 넣어 놓습니다.
아이들 학원비도 남편이 자신의 통장에서 계좌이체하거나 아니면 직접 학원에 가서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해버립니다. 아이들 학원비 필요하니 돈을 달라고 하던 아내의 요구는 설자리가 없습니다. 이전에 제가 했던 소송 하나에서는 남편이 이제껏 자신의 아이가 비싼 학원에 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는 이제껏 학교의 방과후학교에 다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낸 적도 있습니다. 아내가 비싼 학원 보낸다며 썼던 돈이 도대체 어디에 쓰였는지 이제야 남편은 감을 잡게 되어 이혼소송에서 중요한 증거가 되었던 사건입니다. 그 사건에서 아내는 비싼 학원 보낸다고 남편에게 말하고 아이들은 실제론 학교 방과후학교에 보내놓고서는 그 돈으로 동네 다른 ‘맘’들과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쇼핑을 하며 흥청망청 써댔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내는 “그럼 어디 혼자 이마트에서 장보며 잘 살아봐라!”라고 말하며 집을 나가버립니다. 아내는 자신이 없으면 남편이 아이들을 전혀 돌보지 못하고 밥도 못 해줘서 집안이 엉망이 되고 결국 남편이 항복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를 불러버립니다. 요새는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돌보미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아이를 유치원이나 학교 통학 시켜주는데 구청이나 시청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고 해도 남편의 어머니나 형제 같은 가용한 인력이 있다면 불러서 아이를 돌봐달라고 하면 됩니다.
내가 없으면 남편도, 아이들도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거다라고 자신하며 집을 나갔던 아내는 불과 열흘정도만 지나도 아주 불안한 상태에 놓입니다. 아내가 집을 나가 갈 수 있는 곳은 친정부모나 형제의 집, 아니면 혼자 살고 있는 다른 이혼녀 친구의 집 정도에 불과합니다.
처음에 이런 지인들은 아내의 처지를 동정해주고 함께 나쁜 남편과 악질 변호사에 대한 욕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돈 떨어진 전업주부 가출녀란 결국 어디가서나 귀찮은 군식구일 뿐입니다. 친정에서는 부모님이 이만하면 남편이 알아들었을 것이고 아이들이 엄마를 찾을테니 다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합니다. 이혼녀 친구는 이제 생활비 분담을 요구하나 줄 돈이 없습니다.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자신이 없었음에도 집은 가사도우미의 손끝으로 더욱 깨끗해지고 아이들 반찬도 잘 마련되어 있는 것을 봅니다. 자신이 없으면 남편과 아이들이 혼돈 속에서 무질서하게 고통받으며 제대로 살지 못할 줄 알았는데, 별다른 타격없이 잘 지내어 온 것을 확인하니 무력감을 느낍니다.
남편과는 이야기를 안하고 각 방을 쓰지만, 남편은 남편대로 이제 아내 없이 자신이 혼자 아이를 키우고 가사도우미 불러서 도움받으며 사는 생활방식에 익숙해져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이마트앱으로 장보던 것도 이제는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에게 체크카드를 주고 장을 보게 하니 남편은 불편할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유치원이나 학교 등하교 시키는 것도 구청에서 보내준 돌보미 아주머니가 책임감 있게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오니 아이들도 서먹합니다. 아이들은 말은 안하지만 화가 난다고 자신을 버리고 나가버린 엄마에 대해 원망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합니다. 이제 자신은 집에서 설자리가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분노가 끓어오르는 아내는 남편에게 자신의 모든 분노를 퍼붓습니다. 특히 남편을 뒤에서 조종하는 악랄한 박영진 변호사에 대한 분노는 하늘을 찌릅니다.
이제 분노에 취해서 내키는대로 욕을 퍼부으며 남편에게 카톡을 보냅니다.
남편의 변호사에 대한 분노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조정기일에 나와서는 조정위원에게 자신이 제기한 이혼소송의 원인과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변호사에 대한 비난만 한 시간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시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이혼소송은 그렇게 빨리 끝나지 않습니다. 조정을 해야 하고, 가사조사도 해야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상담신청까지 하게 되니 상담 한 번 받을 때마다 한 달씩 시간이 지체됩니다.
돈은 없는 가운데 소송은 점점 늘어집니다. 이제 아내에게는 소송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로 자신의 변호사가 사임해버리는 것입니다. 사임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여성이 변호사 선임료를 완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혼소송전문법률사무소의 경우 일단 이혼소송을 선임하기 위해서 전업주부의 경우에는 착수금이 600만원이라면, 100만원 정도 혹은 단 돈 몇십만원만 일단 받고 나머지는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 계속 받기로 변호사선임료계약을 하게 됩니다.
이 여성은 이제껏 남편이 버는 돈은 다 자신의 돈이었고, 수도꼭지를 틀면 언제나 물이 나오듯이 돈이 필요하면 남편의 계좌에서 돈을 빼쓰면 되는 거였습니다. 그렇기에 600만원의 거액 변호사 선임료도 매달 100만원 정도씩 내는 것은 무리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편이 이제 돈줄을 봉쇄해버리니 거액의 변호사 선임료를 낼 방법이 없습니다. 소장을 작성하고 소송을 시작해주었던 자신의 믿음직한 이혼전문변호사는 선임료를 내지 않는 자신에 대해 더 이상 변호를 해줄수는 없는 것입니다.
제가 가정주부가 이혼전문법률사무소에서 제기한 이혼소송에 맞서서 싸우며 아내의 돈줄을 막아버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돈줄을 안막게 되면 남편은 자신이 직장에서 열심히 죽을 힘을 다해 돈을 벌어가지고서는 자신을 해치려고 하는 아내와 아내가 선임한 변호사에게 거액의 돈을 갖다주는 것입니다. 자신을 죽이려는 자를 위해서 열심히 돈을 벌고, 자신이 열심히 번 돈으로 선임한 상대방 변호사에 의해 자신의 인생이 끝장나는 꼴을 막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 전업주부 여성이 호기있게 직장인 남편을 상대로 모든 재산을 내놓고, 아이들도 네가 키우고, 나는 이제 아이들 학부모 중 이혼해서 돈 많이 받아내어 멋지게 살아가는 영희맘처럼 인생을 리셋하겠다는 소송은 최초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원고 여성은 변호사도 없이 혼자 조정, 가사조사, 변론기일 등 재판절차에 나와서 최초 소장에 적힌 이혼 사유보다는 자신에게 돈을 주지 않는 피고 남편과, 그런 남편을 뒤에서 조종하는 악질 박영진 변호사에 대한 비난과 넋두리만을 늘어놓고 판사에게 마치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담임선생님에게 같은 반 남자아이 일러바치듯이 남편과 악질 변호사를 혼내달라고 징징댑니다. 그러나 소송은 그런 징징거림을 들어주고, 징징거린다고 돈 주라는 판결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 여성은 최초에 자신이 상담했던 여성단체의 상담소 사람과 함께 박영진 법률사무소에 찾아와 따져댑니다. 여성단체 상담소라고 하는 곳 중에는 사실은 이혼소송전문법률사무소와 업무협조를 맺고 그쪽으로 상담 손님을 보내주는 그런 일을 하는 곳이 간혹 있습니다. 자신이 보낸 손님이 계속 돈을 내고 소송을 해야 상담소 자신도 커미션을 받게 되니 이제 상담소 사람이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것입니다.
그런 상담소의 정의감 넘치는 상담사는 박영진 변호사에게 변호사는 공익을 추구해야 하거늘, 당신같은 악질 변호사야말로 ‘전업주부들의 주적’이자 ‘이 땅의 여성들의 공적’이라고 항의합니다. 저는 그냥 하고 싶은 말씀은 법원에 서면으로 내달라고 말하고 젠틀하게 돌려보냅니다.
결국 소송은 최초 이 여성이 원하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마무리됩니다. 왜냐하면 저는 나름대로 그동안 착실하게 결혼생활 중 있었던 원고와 피고간의 여러 문제에 대해서 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정리하여 저의 의뢰인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서면을 작성하여 제출합니다. 사실은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장 제시와 그에 대한 입증입니다. 이 부분을 꼼꼼하게 해야 어떤 소송이든 이길 수 있습니다. 단순히 넋두리만 늘어놓는다고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은 이 여성이 위에서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여러 가지 심각한 착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자신이 다른 "맘"들과 함께 남편을 비난하는 수다를 떨면서 즐긴 브런치와 스타벅스 커피, 각종 백화점 쇼핑, 아이들과 함께 떠난 어학연수, 아이들을 비싼 영어학원에 보내놓고 그 학원의 다른 엄마들과 함께 공유하던 이 사회 중산층이라는 우월감 같은 것은 전부 남편이 직장에서 힘겹게 일하며 벌은 월급이 그 원천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의 가치가 얼마나 크고, 그런 가사노동을 하는 가정주부가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해 인터넷이나 방송에서 아무리 찬양해댄다고 해도,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에 대해 돈을 지급하는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은 바로 남편입니다. 관념적인 우월감이 현실적인 우월한 지위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그냥 착각입니다.
2. 전업주부의 이혼전쟁
원 출처 : https://m.blog.naver.com/pyjlawyer/221021518231
전업주부는 이혼소송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하고, 약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두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 다르고 이혼소송은 남편쪽의 세상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업주부의 주무대가 홍루몽의 세상이라면, 직장인 남편의 주무대는 삼국지의 세상입니다. 두 세계는 가치체계와 구조, 작동원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홍루몽의 여주인공 임대옥이 삼국지에 가면 유비의 네 번째 첩 정도 역할 밖에 못 할 것이고, 삼국지의 영웅 장비가 홍루몽에 가면 가씨네집 마당쇠 정도 역할 밖에 못합니다.
홍루몽의 세계에선 주인공 가씨집안의 할머니가 한 마디 하면 온갖 등장인물들이 절절매고 눈물을 흘리며 두려워하지만, 삼국지로 옮겨놓으면 늙은이가 저 멀리서 뭐라고 하는데 주인공들의 말발굽 소리에 가려서 들리지도 않습니다. 홍루몽에서 등장인물들은 가씨네집 담벼락 안에서 다양한 갈등구조 속에서 저마다의 가치관을 실현하면서 치열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홍루몽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가치와 치열한 삶을 삼국지에 옮겨놓으면 그냥 넌센스가 됩니다. 그 반대로 삼국지의 인물들이 홍루몽에 간다고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이혼소송은 전쟁이고, 전쟁의 무대는 삼국지이지 홍루몽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홍루몽의 세계에서 온 전업주부는 무조건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전업주부가 이혼소송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가장 먼저 스스로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자신은 약자이므로 약자에 맞는 전술을 써야합니다. 강자가 사용하는 전략을 약자가 사용한다면 그 전쟁은 무조건 약자의 패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전업주부는 약자이므로 전술적인 사고를 하고 전술적인 행동만을 해야 합니다. 이 점이 저에게 있어 전업주부가 직장인 남편을 상대로 하는 소송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사실 강자는 별로 도와줄 것도 없습니다. 강자는 그냥 별다른 전술 없이 소모전으로 밀어붙이기만해도 결국 이길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에서 강자인 남편은 홍루몽 세계의 아내를 자신의 삼국지 세계로 불러들여서 싸우기까지 합니다. 그러므로 약자인 전업주부가 이기기 위해서는 항상 전술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홍루몽 세계에서처럼 행동하다간 어디선가 날아오는 화살에 비명횡사하게 됩니다.
여기는 삼국지의 세계입니다. 전쟁에서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최고의 전략과 전술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모든 소송은 저마다 내용이 다릅니다. 이혼소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업주부와 직장인 남편과의 소송에 있어서도 둘 중 누가 원고인지, 누구에게 어떤 귀책사유가 있는지, 아이들이 있는지, 재산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남편의 직업이 무엇인지 등 세세한 요소에 따라서 전술이 달라집니다. 군사학에서 메트티씨(METT+TC : 임무, 적, 지형 및 기상, 가용부대, 가용시간, 민간고려요소, mission, enemy, terrain, troops, time available, and civil consideration)를 고려해서 전술을 펼쳐야하는 원리와 같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한 전술이 전업주부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한 남편의 입장에서 쓸 수 있는 전술이었다면, 이번에는 직장인 남편으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한 전업주부가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술입니다.
이런 전술을 쓰기 위해선 남성이라는 존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전술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합니다.
1. 전쟁의 전조인 가출, 그리고 골든아워
이혼이라는 전쟁에 있어서 가장 첫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일은 전쟁의 전조를 알아채는 일입니다. 전업주부들은 자신들의 남편이 어떤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전업주부들이 보는 남편은 직장에서 일하는 역동적인 모습이 아니라 항상 피곤에 쩔어 집에 돌아와서 대충 씻고 추리닝 입고 소파에 파묻혀서 텔레비전이나 보는 그런 무기력한 모습입니다.
전업주부들은 자신들의 남편이 실제로는 어떤 존재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전업주부들이 가장 실수하는 것이 바로 남편을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직장을 다니는 남편들은 바깥 사회의 냉혹한 비즈니스 세상에서 살아남은 그 세계의 적자들입니다. 특히 30대 후반 이상된 남자들은 그간 직장생활을 통해 길러놓은 비기를 다 하나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직장인 남자들이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얼마나 상세한 세부적인 면까지 다 알아보고 준비를 해나가는지 주부들은 모릅니다. 여의도의 제 사무실에서 직장인 남성들이 이혼소송을 맡길 때 그들은 첫 번째 방문에서 계약하지 않습니다. 첫 방문에선 이것저것 꼼꼼하게 물어보며 상담을 하고 가서, 다시 다른 법률사무소를 가서 또 알아봅니다. 그리고 인터넷이나 주변 지인들로부터의 경험담도 꼼꼼히 확인합니다. 그렇게 꼼꼼히 비교해서 변호사를 고른 다음 이혼을 해도 자신이 별로 손해보지 않도록 변호사와 사전 준비작업을 해놓은 다음에야 남자들은 이혼소송을 시작합니다.
이혼소송을 하는 부부가 최근 몇 년간 사이가 좋았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요즘들어 남편이 집에서 아내에게 도발을 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꼬투리를 잡고, 괜히 화를 냅니다. 그리고 아내의 친정에 대하여 안좋은 소리를 합니다. 이런 도발을 하면 당연히 전업주부는 화를 내고 싸웁니다. 그렇게 되면 남편은 갑자기 가출을 합니다.
이런 가출이야 말로 앞으로 이혼소송이라는 전쟁이 시작할거라는 강력한 징후입니다. 첫 번째 가출에서는 대부분 얼마후 집에 다시 돌아오지만 이후 다시 가출을 한다는 것은 이미 남편이 밖에 거처를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남편들이 가출을 해도 이것이 이혼소송을 시작하는 전초전이란 점을 알아채는 아내는 별로 없습니다.
직장인 남편들이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가장 먼저 가출을 하는 이유는 직장인남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직장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이혼소송을 하면서 아내와 함께 살게 되면 퇴근해서 집에 와서 아내라는 적과 껄끄러운 동거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남편은 직장을 다녀야 하므로 퇴근해서 집으로 간 뒤 다음날을 위해 새로운 충전을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집안에서 아내와 전투를 치르고 다음날 직장에 나가게 되면 직장생활을 제대로 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아예 밖에 아지트를 하나 마련해서 편하게 지내며 이혼소송과 직장생활 두가지를 동시에 다 진행하려는 것입니다.
전업주부에게 가정이란 자신이 지니고 있는 단 하나의 주된 세계이고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고 가사노동을 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직업이지만, 직장인남편에게 가정이란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자신이 돌아와서 쉬는 베이스캠프라는 의미가 큽니다. 직장인남편은 직장과 가정이란 두 개의 사회를 가지고 있고 이혼을 결심한 남편이 둘 중 더 신경쓰는 곳은 당연히 직장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쉬어야할 베이스캠프인 가정에서 전투를 치르며 동시에 직장에서도 직장생활이라는 두 개의 전투를 치르기에는 체력소모가 너무나 큽니다. 그런 식으로 지내다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직장생활과 성공, 출세에 큰 타격을 입습니다. 그래서 가정을 버리고 가출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남편에게 불륜관계의 여성이 있을 경우에는 그 여성과 본격적으로 자유롭게 만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남편이 가출했을 때 아내는 마냥 어이없어 하기만 하면 안됩니다. 이때 아내는 반드시 남편의 모든 물건을 샅샅이 뒤져서 남편이 지니고 있는 모든 정보를 최대한 알아내야 합니다. 남편이 가출을 했다면 남편은 이미 이혼소송 준비가 거의 끝난 것이고 재산도 상당부분 이미 은닉했을 것이라 판단하면 정확합니다.
남편이 가출하고 없는 집에서 주부는 남편의 모든 짐을 뒤져서 남편의 은행, 증권 등 금융계좌를 알아내고 임대차계약서 같은 것이 있다면 전부 확보해두어야 합니다. 소송 중에 사실조회신청을 통해 은행이나 증권회사 같은 여러 기관들에 조회해볼 수 있지만, 차마 생각할 수 없는 곳에 돈을 숨겨두었다면 찾기 힘듭니다. 남편이 막대한 예금을 몇 년 동안 조금씩 빼서 중앙과의 전산통합이 안 된 시골의 신협에 넣어둔 다음에 이혼소송을 걸어서 아내가 소송에서 사실조회로 절대 찾지 못하게 했던 경우를 본 적도 있습니다.
남편이 쓰던 컴퓨터는 무조건 확보해야 합니다. 인터넷 로그기록과 각종 파일들이 나중에 큰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남편에게 귀책사유를 물을수 있는 증거나 재산은닉의 흔적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남편은 첫 번째 가출을 한 다음에는 집에 다시 돌아옵니다. 일단 자신이 밖에 나가서 사는 것에 대해 실험을 한 목적이었고, 아내의 반응을 한 살펴본다는 목적도 있는 첫 번째 가출입니다.
첫 번째 가출에서 두 번째 가출 때까지의 기간이 이혼소송의 골든아워입니다. 직장인남편은 이 기간동안 집에 와서는 아내와 냉전을 유지하다가 이따금씩 한바탕 싸우면서도 절대 자신이 이혼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티를 안냅니다. 그래서 아직 자신의 물건들을 다 치우지 않습니다. 남편의 물건이 집에 전부 남아있는 동안 이혼소송에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의 전업주부들은 남편의 가출이 이혼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골든아워를 놓칩니다.
2. 남편의 화전양면전술에 속지 않기
이혼소송이 끝나기까지 직장인남편들은 자신의 물건들을 잘 빼지 않습니다. 전업주부를 대리해서 소송을 하면서 안타까운 점은, 전업주부들이 남편에 대한 원한감정은 가득하면서도 동시에 언젠가 돌아와서 그냥 예전처럼 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남편의 짐을 그대로 놔둡니다. 그런 마음이 아니라면 그냥 남편이 미우니까 남편의 짐도 꼴보기 싫고 만지기도 싫어서 그냥 놔둡니다.
남편은 집에 자신의 짐이 있다는 핑계로 수시로 제멋대로 집에 들아왔다 다시 나갔다 합니다. 자신이 아이들을 보고 싶을 때는 이혼소송 중임에도 아무 때나 와서 아이들을 보고 자신이 이혼소송 중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다가 아내와 같이 있기 불편한 시기가 오면 다시 나가서 바깥에 새로 마련한 아지트로 기어들어갑니다. 심지어 이혼소송 중임에도 자신의 부모 생일이라고 이혼소송 상대방인 아내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자신의 부모 생일 잔치에 가자고까지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전업주부 아내는 아이들이 집에 있고, 남편은 아이들의 아빠이고, 아이들 앞에서는 나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너무나 순진한 생각으로 남편이 집에 아무 때나 오는 걸 차마 내치지 못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업주부 아내의 홍루몽 사회에선 남자가 이중적인 모습으로 적에게도 상냥하게 다가서는 그런 위선적인 플레이가 익숙한 모습이 아닙니다. 그러나 직장인남편의 사회에서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적에게도 친절하게 굴면서 얻을 것을 얻어내는 것은 늘상 벌어지는 일입니다. 전업주부는 남편의 위선적인 모습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퇴근해서 피곤에 절어 추리닝을 입고 소파에서 꾸벅꾸벅 조는, 애들같고 무기력해보이는 남편의 모습은 남편의 본모습이 아닙니다. 직장인 남편은 다들 직장에서 저마다의 비기를 하나씩 가지고 지난 세월동안 여러 전투를 벌여 살아남은 삼국지 세상의 생존자입니다. 직장인 남편은 이제 자신이 직장에서 살아남으며 활용했던 비기와 암기를 홍루몽 세상의 전업주부 아내에게 써먹는 것입니다.
전업주부는 이런 직장인 남편을 절대 이해할 수 없으며,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자기가 이혼소송을 벌이고 집을 나갔으면서, 이따금 다시 들어와 아이들에게 저렇게 착하고 좋은 아버지 노릇을 하고 자신에게도 마치 이혼소송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지 그 이유를 모릅니다.
이런 남편의 모습에 절대로 속으면 안 됩니다. 전업주부 아내는 남편이 다시 자신과 화해하려는 게 아닐까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심지어 남편이 오면 맛있는 밥도 차려줍니다.
이혼소송 중에 남편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찾아오는 것은 절대로 다시 아내와 화해하고 좋은 아빠로 돌아가겠다고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영역을 다시금 확인하고 확보하기 위해서 오는 것입니다. 자신이 처자식을 버리고 가출했으면서도 여전히 자신은 그 집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자기 물건을 놓아둡니다. 마치 동물이 여기저기 오줌을 싸놓고서 자기 영역을 표시하는 것처럼 남편은 자신의 물건을 여기저기 두는 것을 통해 그 장소를 자신의 영역으로 확보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다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조그만 오피스텔이나 원룸에서의 생활이 답답하니까 기분전환하려고 와서 아이들도 보고 자기 영역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런 기분전환을 해야 직장이라는 삼국지 세상에서 다시 활력있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전업주부 아내는 남편과 다시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겁니다. 헛된 희망입니다. 이혼소송을 시작한 남편은 이미 이혼 이후의 계획을 세세하게 다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직장인남편은 직장생활 동안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POA(Plan of Action)를 짜는 일에 아주 익숙합니다. 남편은 자신이 짠 POA대로 한치의 오차 없이 움직일 뿐입니다.
전쟁을 시작했으면서도 동시에 갑자기 평화와 화해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런 남편의 화전양면전술에 절대 속으면 안됩니다. 전업주부 의뢰인은 남편의 소취하를 기대하지만 남편은 절대 소취하를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이미 재산 중 예금이나 주식 등을 빼어내어 숨겨놓았기에 판결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별로 잃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업주부 아내는 남편의 이런 의도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소송에서 최소한 절반정도의 재산분할을 받을 것이고 위자료도 받아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이혼소송에서 위자료와 재산분할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현재 법원이 적용하고 있는 양육비산정기준표
이혼소송에서 당사자가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재산목록 양식
3. 전쟁의 경제학 :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비가 산정되는 구조
가출해서 이혼소송을 걸어온 직장인남편들이 이혼소송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당연히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비 이 세 부분입니다. 이미 처자식을 버리고 밖에 아지트를 얻은 자가 아이들을 키우겠다는 생각을 할 리가 없습니다. 자신은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남자이기에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으니 양육권을 포기하겠다고 간단하게 소장에 한 줄 적습니다. 그러면서도 친권은 공동친권을 하겠다고 적어놓습니다.
친권과 양육권은 한쪽에 몰아주어야 합니다. 공동친권으로 하면 이혼 후 자신이 양육을 하지도 않으면서 사사건건 아이의 진학문제, 유학, 심지어 수술이나 입원 등의 문제에 대해 까다롭게 굴고 훼방을 놓을 수 있습니다. 양육은 하지 않겠다고 하며 양육권은 시원하게 포기하면서도 친권은 마치 그것이 아버지의 상징인 것처럼 여기며 절대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버티는 남성들이 꽤 있습니다. 한마디로 양육에 따른 고통은 전혀 부담하지 않고, 아버지로서의 권리만 누리겠다는 생각입니다. 절대 공동친권 요구에 응해주면 안됩니다.
양육비의 경우 위에 제가 올려놓은 법원의 양육비산정기준표에 따라 거의 기계적으로 결정됩니다. 양육비산정기준표에서 부부합산 월소득과 자녀의 나이가 만나는 지점에서 월 양육비가 결정되며, 키우지 않는 쪽에서 부부합산 소득에서 자신의 분담비율만큼 키우는 쪽에 지급합니다.
전업주부의 경우에는 소득이 없으니 양육비를 전혀 부담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이 정한 최저양육비표에 따른 양육비를 부담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의 월소득이 400만원, 아내는 0원이고, 10세 딸이 있다면 양육비산정기준표에 의해 딸의 표준양육비는 98만1천원이 되는데, 아내는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딸 나이 구간의 최저양육비 중 2분의 1은 자신이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면 18만5천원의 2분의 1인 9만2,500원을 아내가 부담하고, 남편은 매월 대략 89만원을 아내에게 양육비로 지급해야 합니다.
이혼소송에 의한 재산분할의 경우 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액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하여 정하게 되는데, 법원은 변론종결일까지 기록에 나타난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개개의 공동재산의 가액을 결정하게 됩니다. 문제는 재산분할의 비율과 방법입니다.
이혼을 하면 무조건 50 : 50 으로 재산분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전업주부의 경우에는 보통 남자보다 적은 비율을 가져가게 됩니다. 서울가정법원에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15~20년 결혼생활한 전업주부에게 30%의 판결을 내리기도 하고(2012드합9003, 2012드합11419 등), 40년 결혼생활한 전업주부에 대해 40%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2011드합3312 등)
아래 서울가정법원 홈페이지를 가면 법원이 공개한 다양한 이혼판결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판결문을 보면서 이혼소송이 어떤 것이라는 점을 익히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법원 주요판결 | 서울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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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라고해도 결혼생활 도중에 취업을 했거나 학습지교사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었던 경우에는 재산분할 비율을 더 높여줍니다.(2009드합7786 등) 결혼생활 20년을 한 전업주부에게 30%의 판결을 내리는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보다 더 짧은 결혼생활을 했다면 비율은 더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부부이름으로 된 모든 재산이 분할대상은 아니고, 결혼전부터 있었던 재산 같은 특유재산은 빠지게 됩니다.
직장인남편이 청구한 이혼소송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혼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직장인남편은 자신이 보유한 현금과 예금, 주식 등 금융재산을 상당부분 숨겨놓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남편 명의로 어떤 금융재산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전국의 각종 금융기관에 사실조회신청을 해서 남편의 계좌를 찾아내야합니다.
보통 우리나라의 모든 시중은행과 상위15개 증권사, 우체국 등에 사실조회를 보내는데 이것으로 남편의 재산을 다 찾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한마디로, 직장인남편이 먼저 이혼소송을 걸어왔다면, 이미 남편은 치밀한 준비를 통해 상당한 재산을 빼돌렸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판결이 나봤자 재산분할로 받을 금액도 별로 없습니다.
제가 예전에 맡았던 소송의 경우, 남편이 1년 전부터 자신의 은행이나 증권계좌에서 돈을 빼내어 지방 농촌의 전산망이 연결되지 않은 신협에 숨겨놓은 것을 간신히 알아낸 경우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남편의 지인에게 정보를 얻어내서 지방 신협에 숨긴 남편의 재산을 찾아내어 재산분할에 산입할 수 있었지만, 보통의 경우에 그렇게까지 숨기면 찾아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 1.에서 이야기한대로 골든아워에 남편의 모든 물건을 반드시 샅샅이 수색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결론이 났습니다. 남편은 이미 재산을 빼돌렸고 남은 것이라고는 부동산 관련된 것 밖에 없습니다. 양육비는 양육비산정기준표에 따라 기계적으로 정해지는데 절대 만족할 만한 금액이 될 수 없습니다.
전업주부 의뢰인은 직업도 없는 채로 아이들에 대한 양육의무만을 진 채로 단돈 몇천만원 들고 광야에 내쫓기게 됩니다. 그돈가지고 어디 아파트 월세 보증금도 하기 힘듭니다. 상대방인 직장인 남편은 미리 숨겨둔 각종 금융재산과 부동산을 온전히 지닌 채로 월급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쓰면서 다시 여유로운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인생 리셋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면접교섭권에 의해 아이들을 매달 한 두번씩 꼬박꼬박 만나서 재밌게 놀아줄 수 있습니다.
직장인남편은 육아의 고통은 전혀 부담하지 않고, 아이들과 한 달에 한 두번 주말에 만나서 매번 에버랜드나 영화관에 데려가 즐겁게 놀고 맛있는거 같이 사먹고 용돈 두둑히 주는 멋진 아빠 노릇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도 아빠를 만나는 날을 기다립니다. 이혼을 해서 나간 직장인남편은 아이는 비록 내가 키우진 않아도 내 성씨를 물려받은 나의 아이로 자라나는 것이고 한 달에 한두번씩 보고 재밌는 데 데려가서 놀아주고 양육비도 주고 하니까 아이들에게 자신은 여전히 좋은 아빠라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전업주부 아내는 이제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고, 아이들도 보살피고 키워내야 합니다. 결국 육아의 고통과 아이를 잘 키워야하는 막대한 임무는 이제 전적으로 전업주부 아내의 몫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조금이라도 전업주부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혼소송을 진행시키려면 다양한 전술이 필요합니다.
4. 수성전(守城戰)의 시작
이혼 소송의 전장터는 가정법원의 법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 바깥 사회의 공공기관은 직장인남편에게 익숙한 공간입니다. 일단 전장터를 외부 공간이 아닌 전업주부에게 친숙한 공간으로 옮겨 놔야 합니다. 그 공간은 바로 집입니다.
집을 전업주부 의뢰인의 성(castle)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성을 절대적으로 지켜야 합니다. 즉, 이혼소송이라는 전쟁을 성을 지키는 수성전(守城戰)의 양상으로 바꿔는 것입니다. 자신이 익숙한 곳에서 싸우는게 가장 유리한 법입니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전업주부는 약자로 방어를 하는 입장이고, 직장인남편은 강자로 공격을 하는 입장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남편의 짐을 빼는 일입니다. 처자식 버리고 밖에 나가 아지트를 얻어놓고서는 짐이 집에 남아있다는 핑계로 자꾸 들락날락하는 남편을 더이상 집에 오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편의 짐을 다싸서 택배업체를 불러 시부모댁으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경우 남편은 심리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습니다.
당신은 아내와 아이를 버리고 무책임하게 나갔으니 더이상 이 집을 사용할 권리가 없다, 이 집은 나와 우리 아이들의 성이다 라는 단호한 결심을 남편에게 보내주어야합니다.
남편과 말로만 싸운다고해서 남편이 아내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단호하고 때론 잔인한 행동을 해야 상대가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전쟁에서 상대에게 두려움을 안겨주는 심리전은 아주 중요합니다.
남편짐을 빼고 난 뒤에는 남편을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집열쇠나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꾸거나 도어락 자체를 바꿔버려야 합니다. 이 집은 이제 더이상 당신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어야합니다. 자신의 영역인 줄 알았다가 이제 영역을 잃게 되면 남편은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런 충격과 상실감이 패배감으로 이어져 이혼소송의 조정에서 아내가 협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습니다.
남편이 단독명의로 소유한 집이라면 남편은 내집인데 내가 왜 나가냐고하고 아내에게 나가라고 할 것입니다. 이때 남편의 집요한 요구에 더러워서 나간다고 하며 아이들 데리고 친정으로 가면 절대 안됩니다. 그런 식으로 아내가 감정적으로 행동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절대로 집에서 나가면 안됩니다.
임차한 집이라고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 단독명의로 계약했다면 계약기간 만료가 되기 전에 집주인에게 계약연장하고 계속 있겠다고 말해야합니다.
임대차보증금에 가압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새는 법원에서 임대차보증금 전액에 대해 보증보험을 적용해주지 않는 경향입니다. 그래서 2억5천만원 정도의 보증금이라면 2천만원 정도의 공탁금을 내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돈을 마련할 수 있다면 공탁금을 내고라도 가압류하는게 좋습니다. 어쩔수 없이 이사가야 하게 되었다면 그래도 가지말고 버텨야 합니다.
집주인에게 계약연장 의사를 표시하고 전세라면 반전세식으로 한달에 얼마씩 지급하는 식으로 양해를 구해서라도 어떻게든 집에 계속 남아있어야 합니다.
집을 자신과 아이들의 성으로 여기고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그런 의지를 상대에게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전비와 보급선, 그리고 사기의 확충 : 취업
이혼소송을 제기한 남편은 결국 언젠가는 돈 공급을 끊어버린다는 점을 명심해야합니다. 양육비는 아이들 양육을 위한 최소한의 돈이지 아내의 생활비가 아닙니다. 어차피 이혼 이후 앞으로 평생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돈을 벌며 살아가야 합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홍루몽 세상에서 나와 삼국지 세상으로 가는 가장 첫번째 단계인 일자리 구하기를 주저하면 안됩니다. 이제 내자신과 아이들을 지킬 사람은 나 혼자다라는 점을 명심해야합니다.
이혼소송의 조정단계에서 전업주부가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돈을 벌지 못하기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데다가 자꾸 조급해집니다. 조정기간이 늘어지는 것을 참을 수 없게 되고 자꾸 변호사를 보채서 대충 합의보게 만듭니다. 그런 식으로 진행하면 이혼조정이란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절대 가져올 수 없습니다.
어떤 일자리라도 구해야합니다. 당장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고해도 일자리를 구하려고 여기저기 다니며 노력을 하는 가운데 충격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자리를 구해서 조금이라도 돈을 벌게 되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전쟁에서 당사자의 사기라는 심리적 부분은 아주 중요합니다.
일자리를 얻게 되면 사기가 올라가고 투지가 생깁니다. 싸움은 투지로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이혼소송 기간 중 남편이 돈을 안준다고해도 버텨낼 수 있습니다. 전비확충과 보급을 스스로 해낼 수 있어야 전쟁을 지속하고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6. 전장의 확장 : 전업주부가 쏘아올린 미사일
직장인남편이 전업주부 아내를 무시하는 가장 핵심이유는 자신은 직장이란 사회를 가지고 있고 거기서 돈을 버는데 비해서 아내는 가정이란 사회 하나 밖에 없고 돈을 못 벌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자신감의 근원이자 남편의 자아가 묻혀있는 곳은 바로 남편의 직장입니다.
일단 나의 집이라는 성에서 남편을 쫓아내는데 성공했으면 남편이 직장에서도 맘 편히 지내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직장을 흔들면 남편의 존재이유 자체가 흔들립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직장에 대해 내용증명이던 소송이던, 사실조회신청이던 공식적인 문서를 보내서 남편이 얼마나 나쁜 놈인지를 알려서 남편이 회사내에서 곤란해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남편이 회사내 어떤 여자와 바람을 피운다거나 피우는 것 같다고 하면, 그에 대해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묻거나 회사에 대해서 법원을 통해 사실조회신청을 해야 합니다. 즉, 우리집이라는 성에서 남편의 회사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제가 소개한 서울가정법원의 공보페이지에 나오는 아래 사건 판결문을 보면 이런 미사일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말고도 이런 미사일을 날리는 변호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반가웠던 판결입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내 남편이 당신네 회사에서 바람이 나서 내 결혼이 파탄났으니 당신네 회사가 내게 손해배상하라는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이 공보게재한 2014드합309189 판결 : 출처 서울가정법원 홈페이지
위 사건에서 비록 원고인 아내가 회사에 대해 지긴 했지만, 이 사건 자체의 승패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아마 이 사건을 제기한 변호사분 역시 이 사건에서 이기길 기대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아내가 이런 사건을 회사에 대해 제기한 것 자체가 직장인남편에게는 강력한 피해를 가져옵니다. 이제 이 남편은 이 회사를 제대로 다닐 수 없습니다. 다닌다해도 승진이니 출세니 이런 건 아주 힘들어집니다.
남편의 내연녀 혹은 의심이 가는 여성이 있다면 그 여성에 대해 소송도 제기하고, 남편의 회사에 아래와 같은 사실조회신청도 보냅니다.
만약 회사에서 남편이 오피스와이프 같은 대상을 두고 애정행각을 벌였다면 위와 같은 사실조회를 통해 밝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혼소송에 있어 아주 중요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남편이 외도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위와 같은 탄도미사일을 날릴 수 있는 사유는 무궁무진합니다. 어느 집이나 구석구석을 뒤져보면 숨겨놓은 더러운 빨래가 존재하듯이, 직장을 오래 다닌 남자는 누구나 다 한 두개씩 직장을 속이고 벌인 어두운 행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직장인남편들은 결혼생활동안 그런 내용을 마치 대단한 무용담인양 과장하면서 아내에게 잘난 척 합니다.
그 무용담에 걸맞는 미사일을 남편의 회사에 날려주면 됩니다. 대부분 과장급 이상의 대기업 직원들은 법인카드 부정사용한 적이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회사에서 치부책을 걸어놓고 있는 식당에 주말에 처자식을 데려가서 식사를 하고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회사를 안 다녀본 전업주부들은 남편의 그런 행동이 남편이 회사에서 잘 나가니까 회사돈으로 그런 좋은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가족에게 먹일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남편의 행동들은 전부 불법입니다. 그런 기억을 되살려 남편의 법인카드 부정사용 내용 같은 것을 회사에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평상시 남편이 직장내 자신의 적인 상사 등에 대해 험담을 하고 다녔다면, 남편의 직장상사에게 연락을 해서 대화를 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남편이 직장상사에 대한 험담을 하던 문자나 카톡메시지라도 있으면 더욱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원래 전쟁에서 적의 적은 친구입니다.
직장인남편은 처자식이 기다리는 가정을 버리면서도 죄책감이 하나도 없는 존재입니다. 그에게는 오직 사회생활에서의 출세와 성공만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전업주부 아내는 자신의 회사세계와는 전혀 무관한 인물이고 아내가 자신의 회사세계에 들어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전업주부 아내가 가정에만 갖혀있는 무기력한 존재라고 무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집이라는 성을 견고히 지키면서도 성안에서 남편의 직장으로 강력한 미사일을 날릴 수 있습니다.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계획했던 POA는 이제 더이상 쓸 수 없습니다. 미사일 몇 방에 상황은 급변합니다.
7. 비정규 게릴라전 : 불시에 이곳 저곳에서 치고 빠지기
약자가 강자와 싸우는 전쟁에서 게릴라전은 필수입니다. 전면전을 벌이며 무한 소모전을 벌이면 약자는 무조건 집니다. 강한 적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치고 빠지기 식으로 간헐적으로 공격하며 괴롭혀야 합니다.
이런 게릴라전의 가장 큰 목적은 직장인남편이 직장이건 새로운 아지트 오피스텔이건, 친구들과의 만남이건, 남편의 본가이건, 그 어디에 가도 한 몸 편하게 쉴 수 없이 항상 공격받을 수 있다는 불안에 떨게 만들어 심리적으로 극도의 피곤한 상태로 몰아 가는 것입니다.
바람핀 남편에게 아내나 장모가 남편의 회사에 찾아가서 남편을 곤란하게 만드는 고전적인 방법도 합법적인 한도에서의 행동이라면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막장드라마에서처럼 남편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식으로 시끄럽게 굴면 절대 안됩니다. 위의 미사일 단계에서 보듯이 남편 회사와 남편 회사안의 남편의 적들로부터 협조를 얻어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장모나 장인 등 어른이 점잖게 훈계하는 것이 아주 효과적입니다. 장모님이 불시에 남편의 회사에 찾아가서 커피 한 잔 마시자며 면담 요청하면서 둘이 잘 살라고 타이르고 옵니다. 그리고 갑자기 불시에 남편의 아지트에 찾아가서 또 타이르고 옵니다. 어떤 때는 남편의 지인으로부터 알아낸 정보를 통해 남편이 어떤 모임을 하고 있으면 그곳으로 가서 장모님이 또 훈계하고 옵니다.
밤이건 낮이건, 주중이건 주말이건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시간에 찾아가서 그냥 좋은 얘기하고 오는 것입니다. 남편은 아내측 사람들의 전화를 차단하고 받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회사를 안 다닐 수는 없습니다.
회사 입구에서 기다렸다가 점심시간이건 출퇴근 시간이건 불시에 습격해서, 또 점잖게 타이릅니다.
이런 상황을 당하게 되면 남편은 정신이 미칠 지경에 이릅니다. 부모인 장모님이 자식인 사위에게 이혼하지 말고 아이들 잘 키우고 화목하게 살라고 훈계하는데 이걸 가지고 경찰을 부를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맡았던 한 사건에서는 이런 상황을 당한 사위가 나중에는 반쯤 미쳐서 장모를 고소한 적도 있지만, 경찰에서 오히려 사위가 경찰관에게 혼쭐이 난 적이 있습니다.
직장인사위가 어디에서건 자신이 쉴 수 없고, 자신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없다는 공포에 휩싸이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위는 정신적으로 극도의 피곤한 상태가 됩니다. 나중에는 혹시 아내측에서 내게 킬러라도 붙여서 나를 두들겨패거나 죽이거나 하는 테러를 벌이지 않을까 하는 공포에 휩싸입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민식이 어딜가던 갑자기 이병헌이 나타나서 때려주고 가는 그런 식의 아주 마일드한 버젼입니다.
직장인남편이 지니고 있는 자신은 안전하고 편안하다는 생각을 철저히 무너뜨려야 합니다. 단 한 순간도, 그 어디에서도 편안하게 있지 못하도록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항공전술 중 하나인 타치위브 작전
8. 타치위브 작전 : 느닷없이 나타나 공격하는 또다른 전투기
이 단계를 이해하려면 일단 위의 그림으로 나타낸 타치위브(Thach Weave)라는 공중전 전술을 이해해야 합니다.
2차세계대전에서 미군 해군항공대가 태평양전쟁에서 도입한 이 공중전 전술은 아군의 비행기 한대를 적군의 표적으로 두고 쫓기게 하다가, 적기의 사각에 숨어있던 또다른 항공기가 갑자기 나타나 적기의 측면을 공격해 떨어뜨린 다는 공중전 전술입니다. 위 그림에서 A가 미군기인데 B라는 일본기에 쫓깁니다. 그러나 사실 미군기인 C가 이 상황을 보고 적의 사각에서 따라붙고 있다가 적당한 시기에 불시에 일본기인 B를 공격해서 격추하는 방법입니다.
직장인남편이 걸어온 이혼소송에서 A는 전업주부 아내, B는 직장인 남편입니다. B가 A를 격추시키려고 따라붙는 상황이 이혼소송입니다. 그렇다면 C는 A의 우군으로 불시에 나타나 또다른 소송이나 기타 절차로 직장인남편 B를 공격해서 B에게 큰 타격을 입히는 것입니다.
C가 B를 공격하는 형태는 사건에 따라 다양합니다. 결혼생활 동안 장모가 사위나 딸에게 이런 저런 이유로 돈을 준 적이 있다면, 이제 장모가 사위를 피고로 하는 대여금 반환청구소송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피고의 송달장소로 피고의 회사 주소를 사용합니다.
위의 게릴라 작전에서 사위가 자꾸 찾아오는 장모를 경찰에 고소했다가 경찰에게 한 소리 듣고 그냥 무혐의처리 되었다고 한다면, 이제 장모는 사위에 대해 무고죄로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직장인남편이 전업주부 아내와 싸우다가 화가 나서 폭력이라도 행사했다면 전업주부는 남편을 가정폭력 관련한 폭행죄로 고소하거나 혹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남편의 채권자를 안다면 그를 동원해서 남편에게 민사소송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C의 A에 대한 타격이 가벼운 것이건 무거운 것이건 간에 이혼소송 제기 이후 위의 작전들로 인해 심리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상태에 있는 직장인남편으로서는 더이상 만회할 수 없는 공황상태에 다다릅니다. 아무리 큰 회사라도 망할 때는 명동사채시장에서 돌아오는 어음 천만원을 막지 못해서 망하게 됩니다. 적이 심리적으로, 전술적으로 수세에 몰렸을 때 이런 타치 위브 작전에 의한 약한 타격이라고 해도 상대에게는 큰 충격을 안깁니다.
이제 이혼소송은 막바지에 이릅니다.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9. 휴전협상 : 조정을 통한 해결
강자를 상대로 하는 전쟁에서 약자가 강자를 포위섬멸해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전쟁이 장기화될 수록 전비와 보급, 화력면에서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약자는 더이상 소모전을 벌여나갈 여력이 없게 됩니다.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하는 전쟁에서 약자가 취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론은 적당히 얻을 것은 얻어낸 상태에서 마무리하는 휴전일 수 있습니다. 6. 25 한국전쟁에서 북한측은 휴전협상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원래 자신들의 땅이 아니었던 개성이라는 최고의 요충지를 얻어냈습니다.
직장인남편은 전업주부 아내의 공격이 더이상 계속되었다가는 자신의 사회생활에서의 출세, 승진,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 등 모든 밝은 미래를 전부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소송에서 공식적인 조정 혹은 쌍방의 대리인 변호사간의 대화를 통해 서로 조정안을 내놓게 됩니다.
이제 조정을 통해 남편에게 적절한 수준의 재산분할과 양육비 지급을 얻어낼 수도 있고, 남편이 이혼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인남편은 처자식 버리고, 돈은 돈대로 자신이 다 갖고, 직장에서 승승장구해서 사회적인 성공도 거두려고 했지만 그런 식으로 모든 걸 다 가질 수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닫게 됩니다.
모든 것은 이제 전업주부 피고의 선택입니다.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얻어내는 선에서 마무리하면 됩니다. 남편의 재산 전부를 다 갖겠다는 식으로 너무 과다한 요구만 하지 않으면 합리적인 선에서 재산분할과 양육비, 위자료 등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10. 전후시대
이제 전업주부였던 아내는 더이상 무기력한 존재가 아닙니다. 엄청난 투지와 전투력이 있고, 취업을 해서 돈도 벌 능력이 있습니다. 이제껏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남편 없이도 아이들을 무리없이 훌륭하게 잘 키웠습니다.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다 만날 수 있고, 원하는 것은 다 가질 수 있습니다. 내 삶의 진정한 주체는 나 자신이 되었습니다. 비록 남편을 잃었다고는 해도, 이제 그녀는 온세상을 얻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직장인남편이 전업주부 아내에 대해 이혼소송을 걸어왔다고 해도 당황할 것도 없고, 슬퍼할 것도 없고, 하늘이 무너지는 상실감이나 공포감을 느낄 필요도 없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여의도 변호사 박영진법률사무소에 연락하면 됩니다.
잃을 것은 그깟 쪼다 남편이요, 얻을 것은 온세상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선 돈이 힘이긔..ㅜㅜ
저게 이 사회에서 전업주부여자를 바라보는 현실적인 모습일거 같긔. 법원에서도 저런 여혐어린 시선으로 보겠죠 ㅜㅜ
현실 맞긔...저도 임출육 땜에 집에서 재택근무로 진짜 용돈벌이 정도만 하고 있는데 이혼 알아보다 걍 포기했긔.꼭 4대보험 다 되는 직장 다녀야하고 걍 남들이 이기적이다 뭐다 개소리 해도 무시하고 경제력은 가지고 있어야 하긔!
이거 정말 널리널리 알려야하긔
남자한테 의리따위 없긔
절대 직장 그만두면 안되고
육아 분담해서 하던가 이모님 써서 해야하긔
악착같이 직장에 붙어있어야 해서 애 낳고도 직장 다니는거 당연하다는 인식을 줘야하긔
그리고 남자도 육아분담해서 해야 남자 육아휴직 의무로 바뀔거긔
정말 돈 갖고 무시하더라긔 일찍 결혼했던 편인데 살다가 애낳고 키우며 전업 됐었는데 (키워줄 사람이 없었긔) 결국 재취업하고 이혼했긔 월급은 수년 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통장에 매달 돈 들어오니까 자존감도 회복되더라긔.. 육아 도와줄 분이 없으면 결국 그만둘 상황이 생기지만 웬만하면 정말 계속 일하셨으면 좋겠긔.. 어른들께서 꼭 일하라고 할 때는 몰랐는데 큰 일 겪어보니 알겠긔.. 혹시 소울댁성 댓글이라면 알려주시라긔..
육아하면서 어쩔수없이 경력단절되면 자격증이나 이런거 꼭 준비하시는게 좋겠긔....
저도 전업이였고 이혼했는데 반드시 이변호사말이 맞지는 않아요 끝까지 읽어보진 않았지만 글을 편향되게 썼네요 법적으로도 가사노동은 가정에 대한 기여로 인정을 해줍니다 제 반대쪽 변호사도 이변호사처럼 악랄한방법으로 절 굴복시키려 하는 바럼에 전남편이 사과해야 될 시점을 놓치고 오히려 악랄하게 나오는 반대편 변호사와 남편의 태도를 보고 저는 반대편을 굴복시킬수 있는 최악의 증거까지 제출하게 되었고 결국 판결은 재산분할이랑 양육비까지 아이 친권 양육권 가져오고 제가 승소를 했어요 법은 증거싸움이에요 혹시나 가정폭력의 피해자입장인데 이글을 보고 이혼소송을 포기 하지 않았으면 해요 증거만 있으면 승소합니다
222 왠지 경험하신 님의말이 신빙성있어보이긔!! 다른분들도 읽어보시라고 댓글달긔.. !!!
아래쪽에 아내 입장에서 쓴 글을 보면 이해하실텐데 이글의 요지는 이혼소송을 순진하게 접근하지말고 철저하게 접근하자같긔 소드님이랑 같은 방향성 같아요! 그리고 승소하신거 너무 축하드리긔
이 변호사도 증거확보 강조하긔 님은 운좋게?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해두셨기에 승소하셨겠지만 그 법적 증거없이 막연히 억울함이 쌓여 소송이란 전쟁에 임하는 여자들이 많으니 나온 글 같긔.
끝까지 읽으면 이혼하게된 여성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알아야만하는 조언도 나온다긔
@불도저다람쥐 지금 끝까지 다 읽긴했는데요 좀 최악의 판례들을 예로 들은게 그렇긔 준비 철저하게 하고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 알겠지만 예로들은 판례들이 최악이고 좀 글이 편향되기는 하긔 법원에서는 가사노동도 가정에 기여도가 있다고 인정을 해줘요 물론 재산분할 5:5로 정확히 받을수 없겠지만 또 남편쪽이 나눠줄 재산이 없다면 당연히 받을수 있는 재산도 없겠죠 하지만 제 요지는 이변호사의 의견이 100프로 정답은 아니라 이거에요 전업주부로서도 법적인 권리가 있고 엄연히 재산분할 대상이니 이혼하고 싶으신데 이글만 보고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말란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로들은 판례들이 최악의 케이스이고 엄연히 법적으로 재산분할 권리 있으니 용기내셨음 해서 댓글 달긔 그리고 혹여나 이혼생각 준비중이신분 계시면 경험이 많은 이혼전문 변호사에게 조언받고 증거수집하시길 추천드려요
글 끝까지 읽어보면 저 변호사도 이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긔~잃을건 쪼다남편밖에 없다고요 글 읽고 포기하시는 소드님은 없으실거 같긔!! 승소 축하드리고 전남편은 지옥길만 걸으시길🙏
제발 결혼하고 또는 육아한다고 직장 그만두지 않았으면 좋겠긔ㅠㅠ
글만봐도 참 이혼소송 쉽지않긔
글 잘 읽었긔 결국 감정은 넣어두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이네긔 그리고 마지막 말이 참 좋긔 남편 하나 잃고 온 세상을 얻는다는 말.. 맞아요 내 부모가 죽어도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닌데요 뭐, 남편 하나 잃는다고 세상 끝나는 것 아니니 혹여라도 이혼소송 중에 계신 분들께서는 너무 좌절하지 마시고 힘내서 잘 싸우셔서 승리하시길.. 그리고 온 세상을 얻으시길 바라긔 ^^
지금 사이좋더라도 전업주부는 늘 이렇게 대비해야한다는 사실이 넘 슬프긔ㅜ
재밌게 잘 읽었긔
남편이 바람펴도 쥐꼬리만한 위자료 받는게 다고 남편이 집 해와도 그건 공동재산에 들어가지도 않긔 공동명의여도 상관없고요 여자가 기여한게 없기 때문에.. 십년이상 살면 재산분할할때 그나마 유리하긴 하지만요 처음부터 취집할 생각으로 취준도 제대로 안하고 어영부영 결혼한 지인들 남편한테 경제력 없다고 엄청 무시당하며 살던데 지금도 일하는것보단 취집이 낫다고 생각하는 여자들 꽤 있는거 같아서 안타깝긔
소드였던가? 댓글에서 봤는데. 설사 여자가 월급으로 받은 돈 애 키우는데 다 써서 0처리 된다고 해도
일 계속 하라고 했던 댓글 있었긔. 진짜 머리가 띵했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