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자 좋아한다 해도 아무렇지 않게 반응할 수 있나요?
전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덴 아무 문제가 없다”
2020년 1학기 프로젝트로 페미니즘을 선택했다. 1학년 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알아가는 때였다면, 지금은 더 공부하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페미니즘이란 건 범위가 정말 넓다. 그 많은 종류 중, 내가 가장 관심 있는 건 “퀴어”다. 물론 프로젝트에서 퀴어에 관한 주제로만 활동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퀴어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게 되어서 좋았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 에세이에는 내가 관심 있는 퀴어에 대해 배운 걸 정리하고 내가 알려주고 싶은 걸 쓰기로 했다. 그전에 일단 퀴어든 뭐든 내 수업은 페미니즘 수업이였으니 내가 이해한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를 설명해보겠다. 페미니스트란 밤길 걷는 거, 공중화장실 들어가는 거, 한 명이라도 무서워하지 않게 세상을 바꾸며 성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퀴어, 성소수자라는 말은 뭘까? 일단 성 소수자라고 하는 말도 크게 묶어 놓고 말하는 것이고 종류가 굉장히 많다. 그 종류를 지향성이라고 하는데 지향성의 종류는 크게 크게 “이성애(헤테로 섹슈얼)” “동성애(호모 섹슈얼)” “범성애(팬 섹슈얼) ” “무성애(에이 섹슈얼)” “양성애(바이 섹슈얼)” 가 있다. 페미니즘 수업을 하며 좋았던 건 아무래도 내 지향성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나는 1학년 1학기 때 나를 범성애자로 정의 내렸고, 여러 학생들, 쌤들, 그리고 부모님한테까지도 커밍아웃(내 지향성을 내가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을 했다. 그 과정에서 위로도 받고 힘도 얻었지만 상처도 많이 받았고 아웃팅(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내 지향성을 남에게 알려주는 것)도 당했었다. 그러면서 퀴어에 더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난 처음에 내 지향성을 부정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웠고 이성애가 당연하다 생각했던 내가 사실 이성애가 아니라는 것에 당황했다. 그래서 퀴어를 공부하면 할수록 나 자신을 알아가는 느낌이었다. 우리 주변엔 생각보다 많은 성 소수자가 있다. 어찌 보면 성소수자가 아닐 정도로 많을 수도 있다. 내가 사실 그럴 수도 있고, 남이 그럴수도 있다. 지향성은 정말 어려운 거다. 평생 살면서도 자신의 지향성을 모르고 죽는 사람이 많다. 그니까 우리 생각을 해보자. 내가 얘가 너무 좋은데 그게 사실 우정이란 감정을 넘어선 감정일 수도 있는 거니까. 절대 잘못된 것도 아니고 이상한 것도 아니고 무서운 것도 아니다. 그냥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뿐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씩만 더 생각해 주면 좋겠다.
“내 주변인이 나에게 커밍아웃을 한다면 나는 아무렇지 않게 반응할 수 있는 사람인가?”
조심했으면 좋겠는 말들)
많은 사람들은 퀴어를 존중하고 이해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게 과연 맞는 표현일까? 존중은 맞는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 소수자들이 이성애자들을 보고 “난 이성애자들을 존중해”라고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있나? 만약 내 주변에 성소수자가 있다면 말을 조심히 하길 바라는 편이다. 이 사람이 성소수자가 아닌 이성애자였어도 나는 이 말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씩만 해주면 좋겠다.
내 주변엔 성소수자가 없으면 좋겠다는 말. 조심해 줬으면 좋겠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라 내가 뭐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럼 나도 네가 내 옆에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서로 상처받지 않게, 저런 말들은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