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치와의 만남 마무리 - 우연이라도 한치와의 만남이 많았으면 좋겠어^^
이번 한치와의 미팅이 이뤄질 출항지는
갈치국 맛이 끝내주는 여수 제일의 남도식당포차가 있는 소호항 해호 2호
한치 출조를 앞두고
어부지리 바다낚시 카페를 찾아 조황 정보 분석에 들어간다.
“역시나 싸이즈 좋은 대포한치들이 반겨준다”는 여수해호낚시 만쿨 조황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러고 보니 우리 모비스피싱출조단이 이룩한 조황이다.
통영권에서는 통영비너스호가 “도망가는 한치 채포해 왔다”는 전언과 함께 만쿨의 조황 사진을 어부지리바다낚시 카페에 갤러리를 펼친다.
한치의 조황체크는 앞뒤 3일을 확인해야 오늘의 조황을 예측할 수 있는데
조황 좋은 날은 통상적으로 3일간 이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한치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필자의 바램이 이루어 질 것이리라 예상하며, 수심체크릴을 어루만지고 비밀병기를 담금질 한다.
7월 22일 통영권 한치와의 미팅에서 전번(전화번호 준말)도 따지 못하고 퇴짜 맞고, 다음 기약도 없이 촉수에 차인지라
올해 처음으로 여수권 한치 만나러 가는 길이 에드벌룬처럼 기대에 부푼다.
7월 28일, 오늘 성공적인 만남을 위해서 모비스피싱클럽 독고 박단장님의 당부 말씀이 이어진다. 모든 만남에 있어서는 정성을 다해야 한다. 특히 한치는 조용한 사람보다 적극적인 사람을 좋아한다. 붕어·잉어 낚시하듯 밑밥 던져놓고 째려보며 마냥 기다리고 있으면 한치 미녀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뿐만아니라 “ 아~ 얄미운 사람” 노래를 부르며 약올린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한치 미녀 앞에서는 팔다리 경련이 일도록 몸을 흔들어야 하고 청기백기 게임과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놀이를 입에서 단맛이 날때까지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전국을 달구고 있다.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여름 사냥꾼들이 휴게소를 메우고 소떡소떡 한 개씩 쥐고 속닥속닥 거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단체 미팅에 참가하는 모비스피싱클럽의 모범 회원님들은 파발마 실크로드에서 수많은 한치 미녀들을 만날 생각에 얼굴에 하트가 뿅뿅 피어난다.
잘 생긴 여수해호낚시 선주님에게서 전갈이 온다. 먼바다 제주권 부근으로 한치 몰러 나갈테니 평상시 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하여 승선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이다.
조금 늦게 출발한 탓에 파발마 실크로드의 마부 김부장님의 노련하고 필살기의 운행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신의 경지라 자평해도 나무랄 데 없는 추월기법, 앞서가는 정속주행모드 자가용이 추월차선을 점령하고 세월아 네월아 간다. 옆에 함께 미팅에 참가하는 박사장님이 앞 차에게 텔레파시로 “빨리 비켜 ~~~~^^” 보내니 진짜로 주행차선으로 변경하는데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소호항이 끓고 있다.
단체 낚시인들의 보급을 책임지고 있는 남도식당포차는 특화된 한상차림으로 회원들의 허기를 기쁘게 달래준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밥 한 그릇 시간 순삭하는 우리 회원님들, 담배 한 대 피울 여유도 없이 해호 2호로 돌진!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아아~프으로~~~.
쿨러에 얼음을 채우고 미팅시간에 좇겨 먼 항해를 시작한다. 대양의 시대다.
옅은 해무로 한려수도의 절경이 아스라하다. 참 멋진 곳이다.
한치와의 미팅은 야심한 밤에 만나는 관계로 체력 소모를 강요하므로 하얀 밤을 함께 보내기 위해서는 체력의 안배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거의 모든 선사들은 선실에 번호표를 부착하여 지정된 자리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 출발에 앞서 독고 박단장님도 자기자리 번호에서 쉬도록 강조하였는데 해호 2호 선실엔 번호표가 부착되어 있지 않다. 번호표가 없으면 한 사람이 2인분을 차지하여 다른 회원은 선실 밖에서 있거나 쪼그리고 쉬어야 하는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번호표가 부착되어 있으면 민주시민교육을 잘 받은 우리 회원님들은 자기자리를 잘 지켜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선사에서 번호표 부착을 하지 않으면 다음 출조 시에 필자가 번호표를 인쇄하여 미리 부착시켜 우리 회원님들의 불편을 덜어드리고자 단단히 결심을 하게 된다.
4시간 여를 달려 만남의 장소에 도착한다. 83미터 수심 아래에서 오늘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한치들의 모습이 궁금하기만 하다. 5호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너울이 망망대해에서의 해호 2호를 흔들어 댄다. 회원들의 속도 흔들어 댄다.
모비스피싱클럽에서 뛰어난 두족류 포획 전사인 이00 회원님과 백암 박00 회원님이 잠시 선실로 피신하고 필자는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너울과 씨름을 한다.
한치 미녀 맞을 준비를 하는 회원님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바닥권에 있는 오늘의 만남녀 한치를 마중하러 마중사를 먼저 보내는 멋진 신사 장 회원님.
오늘도 제일 먼저 어김없이 오징어 두 마리, 한치 한 마리와 도킹하는데 성공!
해호 2호를 기대와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다. 오늘 “꿈은 이루어진다”
대한민국 파이팅이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모비스피싱클럽회원 짝짝짝 짝짝^^
집어등을 밝힌다. 미팅을 증언해주기 위해 주변 15척의 어선들도 집어등을 밝힌다.
우현 중앙과 선미쪽에서 한치 미녀들과의 만남이 주선되었다는 연락이 온다. 삼십오, 사십, 이십오, 팔등신 미녀 한치들과의 미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왠일인지 선수 부분과 좌현 중앙쪽에는 약속시간이 지났는데 한치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한치 올 때를 기다려봐도 왠일인지 오지 않네 내 속을 태우는 구료” 쿨러 속 얼음이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젠장 이번에도 바람맞는 거야’ 라며 필자에게 눈을 흘기고 있다.
이게 아닌데, 필자의 정보 분석이라면 이번 미팅에서는 한치들이 “오빠! 오빠! 하면서 야광나라 형광봉을 마구마구 흔들어 댈 텐데 어찌된 영문일까?
”중국산 형광봉이라도 좋으니 제발 나타나서 흔들어 주세요“라고 외쳐본다.
수심 불러주는 소리가 점점 잦아들더니 이젠 조용해 졌다.
한치잡이 고수 사무장님이 시원한 콩국물 한 사발씩 나눠주며 사기를 북돋아주지만
속절없는 기다림에 우리 회원님들 풀이 죽어 간다.
1시간 만에 지나가던 한 마리 한치와 만났다는 사무장님은 이런 날은 처음이라며 속상해 한다. 해호 2호 선장님은 우리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연료비 고려하지 않고 먼 바다 긴 시간의 고단한 항해도 불사하고 왔는데 미팅 성사가 어렵게 되자 안절부절, 다른 어선들과 교신을 하며 다른 장소에서 미팅을 주선하려고 알아보지만 ”택씨다(골프에서 사용하는 은어)“라는 유리파열음 소리만 들린다. 새벽녘이라도 피딩이 올 수 있으니 끝까지 가보자고 한다.
기다리다 지쳐버린 일부 회원님들이 빈 커피잔을 거두고 미팅 장소를 떠나 선실로 향한다. 태평양 물침대가 편하지 않게 느껴지는지 잠 못이루는 너울 밤이 섧다.
필자의 특기는 해뜰 때까지 눈에 핏대 세우기이다. 허리가 끊어질 듯하다. 선수라서 체력 손실이 크다. 한치들의 응원이라도 있으면 힘이라도 날 것인데...
어슬렁거리다 만난 눈물 한치 한 마리에도 감격하며 포옹하던 여운이 길게 간다.
주저 앉고 싶지만 1번 자리에서 제 역할을 똑똑히 하라는 회원님들의 질책에 다시 힘내어 새벽으로 간다.
시종일관 낚시대를 손에서 놓지 않는 선수쪽 회원님에게 팔등신 미녀 한치들이 커피한잔 하자며 뱃전으로 방문을 한다. 흰머리에 주름 가득한 멋쟁이 노신사들의 얼굴이 동화속 왕자답게 으젓하고 늠름하다. 대단한 열정을 가지신 분들이다.
이번 한치와의 미팅에서 삼봉에기를 내놓은 회원님들이 한치들의 선택을 받았다. 대부분 요즈리 퍼플 삼봉에기를 한치들이 선택했다. 필자의 비밀병기들이 힘을 못썼다.
직장일로 인해 주말에만 출조해야 하는 회원님이 오랜만에 휴가를 내어 주중에 출조를 했다. 주말 출조에서의 조황은 거의 신통치 않은게 사실이다. 주말 바다는 미드웨이 해전과 인천상륙작전, 한산도 대첩과 같이 수많은 배들이 바다를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어자원은 한계가 있는데 그것을 나눠야 하기 때문에 특급 조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평일에 출조해야 기대하는 조황을 만날 수 있다. 오늘 출조에서 좋은 조황을 거뒀으면 참 좋으련만 아쉬움이 남는다. 몰황의 조황에도 불구하고 신사답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신 직장인 네 분 회원님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다음에 함께하시면 필자의 조황으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약속^^
한치는 수온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현재 바다가 끓고 있다. 초특급 태풍이 만들어지고 있는 이유이다. 한치들은 태풍을 싫어한다. 적정한 수온이 유지되는 시기를 맞춰 다시 만남을 주선해야 한다. 갈치낚시 갈 때 짬짬이로 한치들을 유혹해 볼 것이다.
한치 낚시가 좋아 무조건 달려오신 백암 박선배님은 처음 배멀리로 고생한 후 사무장이 풍닻을 걷어 올리는 그 순간까지 일관되게 청기 백기 게임을 이어나가 해호 2호에서 한치 미녀와의 만남 행사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신다.
하늘에서는 ”참 좋아, 아주 좋아‘ 라는 격려 메시지가 들려온다.
자녀들과 함께 한치회 즐길 생각에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박 선배님의 순수한 마음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한치회 뜨는 방법에 대해 살짝 귀뜸 해드렸으나 반응은 시큰둥하다. “혼자서도 잘하는데 괜한 참견이야”라는 표정을 읽는다.^^
“한 번이라도 미팅 장소 이동이라도 해주지” 라고 아쉬워하는 회원님도 계시고, “이동해 봤자 이러한 상황에서는 차라리 이곳에서 승부를 보는게 낫다”라는 회원님들도 계신다. 한치 많이 잡아 만쿨의 꿈을 선사하려고 애쓴 선장님과 사무장님의 갈등과 고민이 너울 친다. 안타까워하는 선장님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모두의 니즈(Needs)를 충족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가져야 평안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다.
한치와의 만남에서 지금까지 가장 적은 수와의 만남이었지만 목표를 수정해가면서 그 목표를 달성해 가고자 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남도식당포차에서 소호항 명물 갈칫국으로 아침 속을 달래고 파발마 실크로드에 오르니 포근한 엄마 품처럼 잠이 온다. 주말이라 피서지로 떠나는 긴 차량 행렬에서 운전자의 짜증과 동승자들의 행복이 아지랑이되어 피어오른다.
바다로의 출조는 언제나 그렇듯 예상과 일치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도 정보분석하고 예상이라는 상상의 매개는 필자를 행복하게 하는 큰 원동력이다.
확실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모비스피싱클럽에 도착하면 가을 전어철에 집나간 며느리 돌아올 때 반갑게 맞아주는 것과 같은 환영 행사가 있다.
독고 박단장님과 사모님이 베풀어 주시는 과일과 간식이다. 배불리 먹을 수는 없지만 정성은 백미 한 가마보다 무겁고 크다. 탱큐 단장님!
모비스피싱클럽이 용인에 있다는 것이 좋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명문 출조클럽이다. 이는 우리 모범 회원님들이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필자도 모비스피싱클럽의 회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존중과 배려를 실천해주시는 우리 회원님들의 한치 특급 조황이 달성되기를 두 손 모은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비록 오늘의 한치와의 미팅이 예상을 빗나가긴 했지만 집에 와서 한치 손질없이 바로 냉장고에 넣어둘 수 있어서 좋다. 씻고 소파에 누으니 세상 부러울 것 없다.
2023년 한치 만남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2024년 한치 미녀와의 만남을 위해 한치 장비를 정비공장으로 후송 입고 처리한다.
첫댓글 항시 감사 하고 고맙습니다..생생한 일기를 늘 이렇게 써 주셔서 감사 합니다..
멋진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수고 하셨습니다....
조행기 잘 보았구요.....멋진 선물 하나 드려야 할듯 합니다...ㅋㅋ 멋진선물 하나 준비해 볼게요,,기대 하셍요~~ㅋ
단장님의 훌륭한 리더십에 우리 모비스피싱클럽이 명문으로 도약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한치는 어디나 다 힘들었네요
내년에는 좋은 소식들로 가득차길
바래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류월이십일님 감사합니다. 올해는 세자리수 찍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이루도록 해요.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