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음반, 편집음반 다음은 리메이크 음반이다.” 대중음악계에 복고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김현식 , 김광석, ‘들국화’ 헌정음반이 잇달아 제작돼 잔잔한 인기를 누렸고, 80~90년대 발라드 노래를 모은 편집음반 ‘연가’가 130 만장이 넘는 폭발적인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제 복고의 바톤을 리메이크 음반이 이어 받을 듯하다.
조성모, 유승준, 김현정 13 명의 현역가수가 선배들의 노래를 다시 녹음한 ‘리메이크 op.01 ’이란 음반을,☆인기 댄스그룹 ‘핑클’이 선배 여가수들의 노래 를 재편곡해서 부른 ‘메모리스&멜로디스’를 곧 내놓을 예정이 다.☆
신생음반사 O2뮤직이 내놓은 ‘리메이크 op.1’은 70년대부터 90 년까지 노래 중에 명곡으로 불리는 13곡을 재편곡, 신세대 가수 가 새로 녹음한 음반이다.
어쩌면 ‘게으른’ 기획음반이라고 불 릴 수 있는 것이 리메이크 음반이지만 이 음반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선후배의 결합을 통해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악동 힙합그룹 DJ DOC가 포크그룹 ‘동물원’의 ‘변해가네’, 댄스가 수 유승준이 조용필의 ‘친구여’를 불렀고, 조성모가 여자선배 우순실의 ‘잃어버린 우산’을 가녀린 가성으로 불렀다.
R&B가수 J가 이선희의 ‘J에게’를 부른 건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이외에도 박화요비가 곡예를 하는 듯한 리듬 앤드 블루스(R&B)창 법으로 패티김의 ‘이별’을, 박효신이 두꺼운 목소리로 김동환 의 ‘묻어버린 아픔’을 잘 소화했다.
그러나 이지훈이 부른 이 승철의 ‘희야’와 김현정이 부른 정경화의 ‘나에게로의 초대’ 는 선배가수들의 노래를 그립게 만든다.
기획자 신원기씨는 이번 ‘리메이크 op.1’ 앨범에 대해 “10대들에게는 신곡처럼 느껴지 게, 20대 중반이상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게 만들었다 ”며 “기존 노래를 짜깁기한 편집음반과 달리 모든 곡을 새롭게 녹음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10대들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핑클’ 도 리메이크 앨범 ‘메모리스&멜로디스’를 내놓았다.
매번 최신 유행을 리드하던 신세대 댄스그룹이 옛노래를 리메이크한 앨범 이라 더욱 이채롭다.
‘핑클’은 이번 앨범 수록곡 12곡중 10곡 을 가창력있는 여자선배가수들의 노래로 선택했다.
댄스가수지만 가창력 있는 여자가수의 계보에 이름을 올리고 싶 어하는 성숙한 ‘핑클’의 욕심이 숨어 있다.
타이틀곡은 혜은이 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느린 발라드곡이었던 원곡을 가벼운 셔플리듬으로 편곡하고 멤버들의 하모니를 강조해서 세련된 느낌 을 준다.
나미의 ‘보이네’는 어쿠스틱 기타반주로 상큼한 이미 지를 강조했고, 민혜경의 ‘그대는 인형처럼 웃고 있지만’은 뮤 지컬 노래처럼 편곡을 했다.
이외에도 엄정화의 ‘눈동자’, 강수지의 ‘시간속의 향기’, 이 은미의 ‘어떤 그리움’ 등을 리메이크 했다.
‘핑클’은 “리메 이크 앨범의 필수 요소인 재해석에 신경을 쓰다보니 정규앨범보 다 녹음기간이 더 길었다”며 “이번 ‘메모리스&멜로디스’앨범 을 통해 10대 위주의 팬층을 20대로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대중음악계를 장악하고 있는 복고적 음반의 인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음악평론가 박준흠씨는 “투자비용 이 적고 상업적으로 실패의 우려가 적다는 이유로 퇴행적인 복고 음반이 유행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헌정음반이나 리메이크 음반은 문제가 없지만, 기존 인기곡들을 모은 우려먹기식 편집음 반이 창작의 산고를 담은 신곡음반들의 판매를 막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