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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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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밥의 일상 스크랩 누가 서울대공원 호랑이 사살을 이야기하나?
더불어밥 추천 0 조회 865 13.11.29 18:38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어제 서울대공원에 다녀왔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 오래 전부터 잡혀 있었다.

주제는 변화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명 감수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었다. 

 

바뀌는 일반인들의 생명에 대한 감성을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어떤 문제든 안에 있는 사람들은 밖의 변화를 잘 감지하지 못하는 법이니까.

 

우스갯소리로 동물원에서 금서라는 책

<동물원 동물은 행복할까?>를 낸 출판사 대표인 내게

이야기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했다.

사육사분들과 함께 동물원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공격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강연을 변경하고 싶었지만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했다.

직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도 함께 예정되어 있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사고가 없었다면 동료들과 함께 그 자리에 함께 있었을 분이 아닌가.

준비해 간 내용을 제대로 다 말하지 못하고 내려왔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뼈져리게 느낄 분들이 아닌가.

 

 

그런데 사고 후 호랑이 사살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등장한다.

도대체 그따위 기사를 올리는 기자들의 의도는 무엇인가.

게다가 정치인들은 정치적인 이슈로 몰아간다.

서울대공원이 서울시 관할이니 서울시장을 잡기 좋은 사건인 것이다.

이 아픈 사건을 그렇게 몰아가는 그들이 제정신인가.

 

 

갑자기 좁아진 환경 등 호랑이가 예민해진 상황에서 자기 영역에 들어온 침입자를 문 것은 본능이다.

늘 우리에 가두고 보다보니 사람들은 호랑이가 최상위 포식자인 것을 잊나보다.

백두산 호랑이의 용맹성에 환호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나?

 

 

그나마 관람객이 있는 곳으로 탈출하지 않고 스스로 실내우리로 돌아간 것이 천만다행 아닌가.

관람객 공간으로 들어서서 돌아다녔다면 그때는 사살밖에는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로 돌아가 공격의 위험이 사라진 동물을 죽이겠다니?

그것은 의미없는 복수이다. 

야생의 호랑이를 가두고 본능을 잃게 만들었던 인간이 자신들의 문제를 호랑이를 탓하며 죽이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호랑이를 사살하는 것은 이번 사건을 단지 그 호랑이의 문제로 보는 굉장히 편의적인 시각이다.   

열악한 시설과 환경, 부족한 인력, 동물원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성찰 없이 일회성 해결에 급급하는 인간들이 한심하다. 

 

 

그나마 여론조사에서 호랑이 사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내가 강연에서 말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생명 감수성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정신 나간 기자들이 여론몰이만 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늘 옳은 결정을 한다.

 

 

한파가 닥친 동물원은 쓸쓸했다.

찾는 사람이 없으니 넓은 공원은 한산했고 동물들은 내실에 있었다.

동물원 동물에게 내실이란 추위는 피하지만 좁은 공간이란 의미이다.

 

굉장히 아픈 사건이지만 이걸 계기로 동물원이 새롭게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어영부영 넘어갔다가는 비슷한 일은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사고를 당한 사육사분이 완쾌해서 어서 동료와 가족들에게 돌아가기를 기도한다.

그래서 다음 번에 다시 강연을 하게 된다면 그때 꼭 뵐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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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11.29 20:07

    첫댓글 정말 있어서는 안되는 사고였지만 사살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네요.
    분명 호랑이는 전날부터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 우리를 왔다갔다하며 울기도 하고ㅠㅠ
    안전수칙상 2인1조로 움직여야하고 동료와 떨어져있어도 눈과귀로 파악할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그 흔한 cctv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사고 경과후 10분이나 지나고 그것도 매점주인이 발견했다고 하니 정말 어이가 없네요
    호랑이가 전날부터 자기 좀 알아달라고 신호를 줬는데 충분히 막을수 있는사고였는데 사살이라니...더구나 지발로 다시 우리로 돌아간 아이를 ㅠㅠ
    하물며 이사건을 또 정치권에서 이용하려하다니...부끄럽네요
    사육사분의 쾌유를 빕니다ㅠ

  • 13.11.30 06:39

    가슴 아픈 일이 일어 났지요..
    인간의 자만심은 어디서 부터 온것일까?..
    무관심 하게 있다가 뭔 일만 터지면 주여야 한다고 목청 높이는 ㅅㅏ 람들 ..
    호랑이 에게 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인간에게 죄가 있으므로 그리 된것을 ..
    사육사 분은 죄 없는 희생양이 되었을 것인데..
    그저.. 우리안에 같처서 자유를 잃은 많은 동물 들에게 죄스 러울 뿐 입니다.
    찡이 언니 밥님은 참으로 대단 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낳을수 있도록 기도 합니다. 사육사 분도 하루 속히 괘유 되시기를 ...

  • 13.12.03 15:19

    전 이번 사건을 보고 '한국..조금은 발전 했구만.'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죽이자는 여론이 더 많았을 겁니다. 천만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진정한 인간과 동물에 대한 의식변화가 있을것이며 또 그러기 위해 노력이 필요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는건 정말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그래서..더불밥님. 정말 수고 하십니다. 앞으로도 인간과 동물들의 좋은 관계를 위해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여 주시길...이번 책도 참 잘 보겠습니다..

  • 13.12.05 08:26

    동물원의 동물들 정말 불쌍합니다...
    저는 동물원에 가는 거 싫어하지요...
    직업상 아이들을 데리고 동물원에 가야할 때가 있지만 가기전에 꼭 동물원의 갇혀있는 야생동물들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갑니다..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생긴 곳의 또 하나가 동물원이 아닐까 싶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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