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자
백 덕 순
마지막 단풍 태우는 가을아
제 몸만 태우는 노을아
멀어져 가는 가을 하늘아
늦가을 은밀한 오솔길에서
같이 걸어 줄 누가 있을까
알알이 익어가는 가을아
나를 태우는 가을 사랑아
고독한 낙엽의 거리에서
눈 감아도 보이는 우리가 되어
시린 목 데워 줄 누가 있을까
푸르른 날들을 보내고
이별을 준비하는 가을 나무는
색동옷 한 벌 벗어 놓고
빈 가지에 아롱다롱 그리움만 쌓이는데
계절 하나 붙잡지 못하면서
만남과 이별도 사랑이라고
마지막 단풍의 노래
연둣빛 꿈꾸고 있는지 몰라.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