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1회씩 산행을 하기로 한 중학교 산행모임이 있었다.
전 달에는 나두 바쁘고 난좋아하는 친구도 코수술로 컨디션이 안좋았었다.
막상 산행공지하니 별반 반응이 신통치 않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 지 모두 망설이는 눈치다.
누구는 여행가고 누구는 몸살났다구 하구~~~~~~
정작 간다던 친구는 멀리 남해안에 있는 데 자고 온단다.
우리 중학교 친구들의 구성원이 지금은 세종시에 속해 있는 부강 인근의 초등학교 네 다섯 곳의 졸업생을 위주로 돼있다.
그래서 그런지 네 학교의 대표 한 명씩 참석했다.
난좋아하는 친구는 부강초등학교, 매포가 고향인 친구는 옥포초등학교, 세무서 댕기는 친구는 연동초등학교 ,나는 지금은 폐교가 된 외천초등학교, 이렇게~~~~~
둘은 청주에 둘은 대전에 산다.
일찌감치 김밥집에서 김밥 받아서 난좋아하는 친구의 차로 청주에서 출발하고 대전친구들은 남대전ic 나들목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사람이 단촐하니 차 한 대로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통영대전간 고속도로를 달려 산청군 생초읍에 도착, 한적한 시골 동네에 차를 세웠다.
길가에는 수확한 양파망이 길게 쌓여져있다.
난좋아하는 친구가 난산행 시에 얼굴을 익혀둔 곳이라 이웃집 어른을 대하는 듯 서스름이없다.
밭에서 일하고 계시는 어른신을 부르니 대뜸 나오셔서 안주인에게 손님오셨단다.
얼른 집으로 가서 차라도 준비하라시는 것이다.
읍내에서 사온 댓병소주 두 병을 건네고 석유나 휘발유담아서 쓰면 유용할 기름통을 너 댓개 내놓는다.
어르신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저번에 술은 가지구 오지 말라구 했는 디 또 가져왔네~~~~"
이러시면서 ~~~
안주인이 끓여주신 커피를 맛있게 마시고 산행에 나섰다.
동네 뒷산을 오르는 것이다.
얼마 오르지 않아서 길가에 개복숭아가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그대로 있다.
요즘 이 것도 좋다구 소문이나서 보기 힘든 데 ~~~
넷이서 따가지고 세무서 댕기는 친구에게 첨온 기념으로 주고 ~~~~
능선을 넘으니 도라지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간벌을 한 지 몇 년이 지났는 지 베어 논 나무들이 많이 썪었다.
도라지는 한 개를 발견하기가 어렵지 한 개만 찾으면 계속해서 보인다.
난 좋아하는 친구는 오늘 첨 참가한 애송이 세무서 친구를 데리고 댕기면서 열심히 도라지를 찾아주고 , 난 매포가 고향인 친구와 같이 움직였다.
신이난 친구는 이마에 땀을 빼가면서 열심히 캐느라 정신이 없다.
양팀이 거리가 좀 떨어지는 듯하면 불러대느라 야단이다.
"어디여~~~~~"
"여기여 여기~~~"
"얼릉와~~~~~~"
매포친구와 난 도라지 찾아 캐려구 하면 자꾸 불러대는 통에 집중이 안된다. 젠장!
'우리가 앞장을 서야한는 디~~
여기가 어딘 줄 알구 앞장을 서남~~~~~'
구름이 낀 날씨는 후덥지근하니 힘이 많이 든다.
"좀 천천히 가자구~~~~"
가쁜 숨을 쉬는 친구의 붉게 물든 얼굴에 땀이 흥건하다 .
산 하나를 빙둘러 보구 ~~~
그런 중에도 난 좋아하는 친구는 삼을 캤다.
다시 골을 지나 건너산으로 몸을 숨겼다.
고라니의 길을 따라 올라가는 데 ~~~~
커다란 버드나무 아래 이상시런 열매가 달린 나무가 보인다.
"이 게 뭐여 ~~
가만 ? 매실이 잖여 ~~~~"
"와!!!! 산중에 매실이라~~~~"
모두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참 귀한 거 오늘 본다,
모두 따가자구~~~~~"
알이 재배하는 매실에 반도 안되는 데 얼마나 단단한지 차돌같다.
모두 한 봉다리씩 챙겼다.
" 이 거 오늘 산행기념으로 술담아야 것어~~"
배낭이 무겁다는 핑게로 점심을 안챙겼더니 배가 슬슬 고파온다.
"칭구야 그만하구 내려 가야것네~~~~~"
"응 ! 그랴~~~"
시골길을 걸으면서 이 것 저 것 작물들이 자라는 모습도 구경하고 길가에 붉게 익은 산딸기도 따서 입에 넣구~~~
차가 있는 동네에 내려와서 ~~~
난좋아하는 친구가 위엣집에 주인장을 부른다.
차 트렁크에 말통들이엔진오일을 꺼내서 어르신께 건넨다.
"야! 저 친구 여기와서 이장해도 되것네~~~"
칭구들이 이구동성으로 넉넉한 마음과 붙임성에 칭찬이 넘친다.
늘 이러구 댕기니 객지로 산행을 댕겨도 서로 자기집 마당에다 차를 대라구 잡아끄는 것이다.
'나두 이런 걸 배워야 하는 디 ~~~
마음이 벼룩이 간보다 작으니 원~~~~~~~'
여기가 양파하고 마늘의 주산지다.
양파는 전부 다듬어 망에 담아 길가에 쌓아놓구 마늘은 거두어 여기저기 처마에 매달아 건조 중이다.
하여간 올 해 양파가 풍년이라구 하더니 싸도 너무 싸다.
만원을 주면 20키로 망태기 두 개를 주니 칠십이 넘은 노인네들이 정성을 쏟아서 기렀는 데, 인건비는 그만두더라두 농기계사용료나 나오는가 모르 것다.
차끌고 온 친구는 전 주에도 밴에다 한 차를 가져다 지인들에게 풀고 오늘도 열 망, 나머지 친구들도 두 망씩 실었다.
차를 댔던 어르신이 얼른 한 망을 더 올려 놓는다.
'아이구 송구해라~~~'
동네 어르신들이 옷갈아 입으라고 노인회관을 선뜻 내주시구 수돗가에서 세수도 하구 ~~~
그 새 칭구는 차속에서 매미채를 꺼내서 손주에게 주라고 건네니 금방 어르신의 손녀가 매미채를 들고 나선다.
이 친구 오늘 첨온 친구에게 반갑다구 지가 캔 삼을 선뜻 건넨다.
갈 때는 빈 배낭만 챙겨도 칭구들 만남이 좋아서 연신 산행의 묘미를 설파한다.
"나이들어서 산 같이 좋은 게 없다구~~~~"
청주에 도착해서 양파 한 자루 형네 건네고 집으로 왔다.
샤워 하구 매실부터 씻었다.
병에 담아 술을 부으니 멋지다.
약성이야 말해 뭣하겠는가???
묵밭에서 거둬온 왕고들빼기 순도 씻어서 김치냉장고에 넣구~~
도라지도 대충 씻어 널었다.
산행물이 적으면 어떤가?
우정보다 더 큰 산행물이 있던가~~~
이 번 산행에서도 덩치만큼이나 넉넉한 친구의 가슴을 확인 했으니
이 보다 더 큰 수확이 어디 있는가???????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