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흑돌과 백돌을 두고 펼쳐지는 치열한 두뇌싸움이 매력인 마인드 스포츠이자 보드 게임이다. 바둑의
기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기원전 2300년경 중국에서 발명되었다는 것이 유력하다.
현대의 바둑은 20세기 일본에서 일본기원과 프로제도가 탄생하고, 신문사들이 스폰서로 나서면서 그 틀을
갖추게 되었고 故 조남철 9단이 일본에 바둑 유학을 다녀오며 한국 바둑을 현대화했다.
1980년대에는 ‘한국 바둑의 봄’이라 불리는 황금기의 막이 오른다. 조훈현 9단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그는
1980년 전 기전(棋戰·상금이 걸린 바둑 대회)을 휩쓸며 1차 전관왕(9관왕)에 올라었다.
1988-89년엔 바둑계 올림픽이라 불리는 제1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여 한국 바둑이
세계를 제패했지만 앞 서 1983년엔 조치훈 9단이 일본 3대 메이저 타이틀을 석권했다.
이른바 ‘대삼관(大三冠)을 일본 바둑계 최초로 달성했고 이창호 9단은 14세에 세계 최연소 우승 타이틀 획득,
최연소 세계 챔피언 등극, 최다관왕(13관왕)이 됬고 그 이전은 바둑은 일본 최고였다.
일본바둑의 황금기에 오타케 히데오(大竹英雄)란 기사가 있었다. 그는 기타니 도장의 수석사범으로 다케미야
마사키, 조치훈 등 수많은 정상급 기사들에게 일본바둑의 정수를 심어줬던 스승이었다.
오타게 히데오는 ‘미학(美學)’이란 두 글자로 특히 유명한 분이었다. “바둑을 질지언정 추한 수는 두지 않는다.”
이게 그의 엄숙한 바둑 철학이었고 그는 일본미학의 열렬한 신봉자였고 전도사였다.
‘한국류’라는 말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리 좋은 뜻으로 쓰이지 않았고 1980년대 일본 바둑잡지에서 먼저
등장한 이 단어는 ‘세련되지 못하지만 치열하고 실전적인 수법’이란 뉘앙스를 품고 있었다.
당시 한국기사들은 몸싸움을 좋아하고 상대에게 돌을 밀착시키는 격렬한 수를 즐기자 일본미학의 눈으로
볼 때는 급하고 덜 익은 수법이었지만 서서히 기세를 올리자 '한국류'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1993년 2회 응씨배 결승전에서 서봉수 9단과 오타케 히데오 9단이 맞붙게 되자 흥미로운 사건이 됬다.
오타케가 일본미학의 대표라면 서봉수는 잡초의 생명력으로 무장한 한국류의 대표주자였다.
이 둘의 대결은 2대2까지 되고 결국 최종 5국까지 갔다. 이 판에서 서봉수는 능률과 모양에 능한 오타케의
수법에 말려들어 일찌감치 비몽사몽이 됐고 화타가 와도 살릴 수 없는 절망적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이때 서봉수의 괴력이 나왔다. 그건 바둑이 아니었다. 권투선수 홍수환이 세계타이틀매치에서 비세에
몰리자 두 팔을 풍차처럼 돌리며 싸우던 모습처럼 승부는 서봉수의 대역전승으로 끝났다
이날 있었던 승부는 단지 서봉수 개인의 승리만 아니었다. 잘 가꾼국화와 같은 일본미학이 퇴조하였고
야생화와 같은 한국류가 세계바둑의 전면에 등장하는 분기점이 됐고 바둑은 전쟁을 모방했다.
따라서 승리하려면 병사에 해당하는 돌 하나하나의 능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일본은 이미 수백 년 전
바로 이 ‘능률’에 착안하여 바둑을 한 단계 높여놨다. 그러나 오랜 세월 능률을 숭상했다.
그러다 보니 일본바둑은 능률적인 것은 아름답고 비능률적인 것은 추한 것이 되어 갔다. 일본미학은 점차
탐미적인 경향을 띠며 틀에 얽매이게 됐다. ‘두점머리’나 ‘빈삼각’ 같은 금기도 자꾸 늘어났다.
바둑은 전쟁과 같아 금기가 많아지면 불리하다. 스스로의 손발을 묶는 결과를 가져온다. 일본미학은 일본
바둑을 세계 최고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으나 결국 일본바둑을 몰락으로 몰고 가게했다.
일본바둑이 향기는 있었다. 낭만적으로 중앙을 경영하는 다케미야의 우주류 등은 이해하기도 쉬웠다. 하지만
일본바둑이 왜 몰락했느냐 질문을 받으면 많이들 애석하게도 이 ‘향기’를 떠올리게 된다.
승부는 낭만적이지 않다. AI의 바둑을 보면 돌을 밀착시킨다든지 옆구리를 자주 붙여간다든지 하는 한국류의
잔상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한국류가 나름 승부의 핵심을 짚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바둑의 전설’ 한국의 조치훈 9단이 최근 제2기 데이케이배 레전드 우승으로 통산
우승 횟수는 76회로 늘어 났다. 최다 타이틀 2위는 71회의 이야마 유타 9단이라고 한다.
조치훈의 기풍은 매우 치열하다. 서봉수의 처절함과는 어느 정도 같으나 조금 다른 맛이 있다. 모든 시간과
노력을 짜내 최선의 수를 찾아내려는 대국 태도는 뭇 기사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세상사가 그렇듯 바둑에도 정답은 없는 것이 이치다. 현재 세계 바둑랭킹(Go Ratings) 1위가 한국의 신진서
9단이고 여자바둑 세계랭킹 1위도 최정 9단인데 40여년 전에 두던 바둑 다시해 볼까.
◇https://youtu.be/_psLFZq1MdM◇
해외여행길이 막혀 제주를 찾던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 등으로 향하고 있다. 여행업계에선 '제주행 내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진 않았지만 해외로 향하는 관광객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올 1분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숙박, 식사, 교통, 오락, 쇼핑 등에 쓴 총 여행경비는 약 1조9700억원
으로 외국인 관광객 지출 중 19.7%로 1위고 1인당 지출액은 한국인은 약 123만원이다.
70년 만에 치러진 영국 국왕 대관식이 어제 있었다. 가장 고령으로 즉위한 찰스 3세(74세)는 마흔 번째 왕이
됐는데 260년이 된 황금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2km 길을 되돌아 가, 마무리됬다.
5월, 꽃가게와 꽃시장에 생기가 돌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꽃 수요가 늘었고 특히 어버이날을 앞두고 더욱
북적이는 모습인데 고 속버스터미널 꽃시장의 카네이션 20송이(한 단)가 1만원 선이다.
'5월 대목'이라지만 판매 가격은 뒷걸음질치고 꽃을 주는 문화도 점점 사라지면서 사실상 '남는 게' 거의
없다고 상인들은 하소연이다. "예전보다 기념일에 꽃을 많이 찾지 않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어제 오후 5시 봉은사역 부근에 고교 친구부부가 하는 삼성족발에서 3년내내 고교 담임을 하신 83세
선생님과 12명의 제자가 만나서 내가 참석 제자 명단을 선생님께 드려 오랜만에 출석 호명했다.
정갈한 보쌈과 족발에 소주 마시면서 학창시절과 그동안 살아온 얘기들이 분위기를 돋구었고 강남 배타고
다니던 두 친구들의 얘기는 전설과 같았으며 순두부 2종과 된장밥 등도 맛나게 먹었다.
약 3시간은 금새 가고 선생님께서 제자들을 초대했기에 본인이 계산한다고 강력하게 표명해 거역 못했고
회비거둔 내가 야단을 맞았고 내가 선생님께 잘 먹었다고 마무리 인사하자 자리가 끝났다.
족발을 좋아하시는 사모님을 위해서 선생님이 2인분 포장 주문하자 인심이 후한 친구부인이 곱으로 주시고
막국수까지 주셔서 무거워서 내가 들고 전철타고 선정릉역에 내려서 7~8분 걸어 갔다.
집안에서 사모님께서 직접 만든 대추차와 배를 주셔서 먹고 41세된 딸은 연세대 나와 작년 10월말 사내
결혼하여 건강보험공단 본점(원주)에 과장으로 근무중인데 부부가 원주가서 배웅을 하였다.
친정 어머니답게 족발과 우리 친구가 준 특색있는 빵을 딸에게 싸 주셨고 절친의 회사 제품인 여름용
등산복을 입어 보시고 마음에 들어 하셨고 친구가 드린 용돈과 상품권을 뿌리 쳤지만 받으셨다.
선생님께서 3년 전, 외아들를 보내고 나서 결심한 것은 집한채 있는데 모두 다 쓰고 세상을 떠나고 싶다고
하셨다. 친구들에게 둔 36만원은 오는 15일(스승의 날)경 선생님께 선물할 생각이다.
최근 이사를 하셔서 로보트 청소기가 좋을 것 같은데 비싸서 사기 어렵고 TV를 받치고 있는 가구가 낮아서
눈 높이에 맞는 받침대를 사드면 어떨까하고 아침 11명의 친구들에게 톡으로 제안을 했다.
그리고 나서 돈이 남으면 정선 산나물을 사드리면 어떨까 했더니 이른 시간이지만 한명의 친구가 좋다고
톡이 왔다. 오늘 오후 7시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프렌치 내한 공연 <나폴레옹>' 참석한다.
중부지방은 오전까지 빗방울이 떨어지다가 차츰 맑아지겠지만 남부지방은 늦은 오후까지, 제주는 밤까지
비가 오락가락 내리겠고 서울 낮 기온 20도로 황금연휴 마지막날 일요일을 편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