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은 우리말에서 문맥으로 미루어 그 뜻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순수한 우리말로 바꾸어 써야 한다. 낱말은 홀로서도 그 뜻을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보기를 들어보자. (→표 다음에 바로잡은 말을 적었음.)
▶ 누가 부패 언론의 소제를 마다하랴.(『한겨레』89.5)
* 소제 → 청소. '소제'는 또 일본말이기도 하다.
▶ 산업의 육성이라는 미명하에 기사를 죽이고 살려(『한겨레』88.7)
* 미명하에 → 아름다운 이름으로. 허울 좋은 이름으로. 핑계로.
▶ 이런 제사건이 교육운동의 맹아로 자라나게 되었다.(어느 교육신문)
* 제사건 → 여러 사건
* 맹아 → 싹
▶ 고서 매매. (어느 간판)
* → 헌책 사고 팝니다.
▶ 노동운동의 재고 (어느 대학신문에 난 논문 제목)
* → 노동운동을 다시 생각해야. 노동운동을 다시 생각하자.
▶ 민주화의 도정 (어느 대학신문의 글)
* 도정 → 가는 길. 이런 경우에 '의'를 없애고 '민주로 가는 길'로 쓰는 것이 좋다.
▶ 안내원 무승무.(어느 버스 안에 써 붙인 글)
* 무승무 → 타지 않음. 無乘務란 말이겠는데, 세상에도 기괴한 말을 쓰고 있다!
▶ 권력의 저의가 만악의 근원이었다. (『중앙』88.5)
* 저의 → 속셈
* 만악 → 만가지 악
▶ 중요한 것은 피아의 실상을 정확히 알려는 노력이다.(『한겨레』89.1)
* 피아의 → 서로
▶ '개문발차 금지' (어느 버스 안에 붙은 운전기사 주의사항)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문 열어둔 채 출발하지 말 것.'이라는 말 같은데. 이런 괴상한 말을 쓰니 운전기사가 그냥 문을 열어둔 채 출발하고 말겠다.
▶ 휴거와 예비처. (『주간기독교』88.9)
* 휴거(携擧) → 데려 가심 (이렇게 누구든지 알 수 있는 말로 쓰는 것이 좋겠다.)
* 예비처 → 준비할 곳
▶ 나지불라 사임도 불사. (『한겨레』89.3)
* 불사 → 사양 안해. 이 기사의 내용으로 보아 '사양할 수도'로 써도 좋을 것이다.
▶ 정상회담 수락의사 가시화. (『한겨레』89.4)
* 수락의사 가시화 → 받아들일 뜻 보여
▶ 온 국민의 시선 또한 가시 돋힌 눈으로 냉소를 보내고 있는 이 시점에 뼈를 깎는 자성을 하면서 (『한겨레』89.1)
* 시선 → 눈길
* 냉소 → 비웃음
* 시점 → 때
* 자성 → 자기 반성
▶ 지방자치제 연계 시사 ... 타격 우려도 (『한겨레 』89. 1)
* 연계 시사 → 함께 할 듯 비춰
* 우려 → 걱정
2. 입으로 말했을 때 그 뜻을 알기 힘드는 한자어
입으로 말했을 때 그 뜻을 알기 힘든 한자어가 많다. 본래 한자어는 민중들이 일하는 삶 속에서 생겨나고 쓰인 말이 아니라 양반이나 관리들, 학자들이 읽고 있는 글에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전화나 방송과 같이 상대편 얼굴을 보지 못하고 말을 하고 목소리만 들어야 하는 때가 많다. 이런 때일수록 한자어를 쓰지 말아야 말글 생활을 바로 할 수 있다.
▶ 노무현 의원이 그런 사람인가 하고 다소 의아한 생각도 했다. (『한겨레 』89. 1)
* 다소 의아한 → 조금 의심스러운
▶ 몹시 의아스럽다는 표정으로 다시 물었습니다. ( 어느 명랑소설)
* 의아스럽다 → 의심스럽다는. 이상하다는.
'의아스럽다' '의아해한다'는 말은 홀소리가 연달아 나오게 되어 있어 말하기도 힘들고 알아 듣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왜 모두 이 말을 그렇게도 즐겨 쓸까?
▶ 본 회담의 내용에서는 이견을 보였으나 그 절차에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한겨레 』89. 2)
* 이견을 보였으나 → 의견이 달랐으나
*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 의견이 맞았습니다.
'이견'과 "의견' 이 두가지 말은 정확하게 발음하는 사람이 드물어, 글자를 써놓았을 때보다 귀로 들었을 때 더욱 뒤섞이게 된다. 그래서 '이견'이란 말은 안 쓰는 것이 좋겠다.
▶ 그 날은 필히 도장을 지참하실 것.
* 필히 → 반드시. 꼭
▶ 1950년 7월 동란 발발 직후(『한겨레』89.2)
* 발발 → 일어난
▶ 수상하다.
* 상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모두 수상이나 이런 말은 안 쓰는 것이 좋다. '상을 받다' '상을 주다'로 쓰면 쉽고 분명해진다. '거동이 수상하다' 는 말도 있으니.
▶ 기아를 무기로 삼는 정부의 방해로 (『한겨레』 89.3)
* 기아 → 굶주림
▶ 추기 노동 투쟁 (어느 잡지 글 제목)
* 추기 → 가을. '춘기' '하기' '동기'도 각각 '봄' '여름' '겨울'로 써야 한다.
▶ 개구의 여지가 없었다. (『한겨레』89.7)
* 개구 → 말할. 입을 열. 이것은 읽고 무슨 말인지 잠시 생각하고 앞뒤를 살펴야 했다. 말로한다고 해도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3. 문자 쓰는 말과 글에서 벗어나야
옛날부터 글깨나 쓰는 사람들을 보고 '문자 쓴다'고 한다. 이 말은 우리 조상들이 한자를 써서 생각을 나타내고 한자어를 써야만 행세하도록 하는 사회였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요즘도 거의 모든 지식인, 학자, 문필가들의 글은 이 '문자 쓰는' 글로 되어 있다. 이러한 풍조에 영향을 받아 보통 사람들은 글쓰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글이란 말을 글자로 적어 놓은 것이므로 말하듯이 쓰면 매우 알기 쉬운 것을, 이런 어려운 '문자'를 써서 알아 보기 어려운 글을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다.
▶ '쿠바'가 서울 올림픽 불참을 번복, 선수단을 파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어느 신문)
* 번복 → 뒤집어
* 파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파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제하지 않는다'는 말은 영어와 한자어를 뒤섞어 놓은 참으로 어설픈 '문자'다.
▶ 사건의 진위는 차치하고 발설의 정황 등이 상식적으로 믿기 어렵다. (87.9 각 일간 신문)
* 차치하고 → 그만두고. 제쳐두고. '진위'는 '참이냐 거짓이냐'로 쓰면 좋고, '발설의 정황 등이'는 '말을 낸 형편따위가'로 쓰면 된다.
▶ 전후사정을 덧붙이도록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절실함을 주는 시는 거의 나타나지 않던데요. (어느 좌담)
*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런데도
▶ 우파 백인들의 거듭되는 방해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은 연일 만원의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한겨레』89.10)
* 우파 백인들의 거듭되는 방해에도 불구하고 → 우파 백인들이 거듭 방해하였는데도
* 연일 → 날마다.
'~에도 불구하고'하고는 '문자'쓰는 말일뿐 아니라 어감도 별로 좋지 않다. 그런데 사전이나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영어 '(al)though' 'nevertheless' 등을 모두 '~에도 불구하고'로 번역해 놓았으니 정말 한심한 노릇이다.
▶ 이렇게 오늘의 교육은 역사적 선상에서 어려움을 획득한다. (어느 교사의 글)
* 역사적 선상에서 어려움을 획득한다 → 역사에서 어려움에 부딪힌다.
▶ 최대 현안인 남북통일 문제에 수미일관되게 적용하여(어느 책 광고문)
* 수미일관되게 → 한결같이
* 최대 현안 → 가장 큰 문제
▶ 입주자 제위께! (어느 건물 안내문)
* 제위께 → 여러분께. '제위'가 뭔가? 이런 말의 뜻을 알고 있는 한국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안내문'이라는 곳에 떡 하니 쓰여 있으니, 건물주쯤 되고 보면 쉬운 말을 써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는가 보다.
4. 공연히 어렵게 쓰는 한자어
이 이외에도 글장이들이 '문자 쓰는' 버릇은 될 수 있는 대로 민중들이 잘 안 쓴 말을 써서 유식함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예는 너무나 많은데, 그 중 몇 가지만 들어 보자.
▶ 이 날 오전 '1노 3김'의 조우가 예상됐던 무역의 날 기념식에 불참(『중앙』88.11)
* 조우가 → 만남이
▶ 향후 2년간 국제대회 출전이 정지당했다. (『동아』88.9)
* 향후 → 앞으로
▶ 그 사태는 현하까지도 지속되고 있으며
* 현하 → 지금. 오늘날
* 지속되고 → 이어지고. 이어 오고.
▶ 환경 파괴의 갖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어느 신문기사)
* 야기하고 → 일으키고
▶ 시간의 낭비를 초래했다.
* 초래했다 → 가져왔다. '시간의 낭비를 초래했다.'를 '시간을 낭비했다.'나 '시간을 헤피 써 버렸다. '로 쓰면 더 좋을 것이다.
▶ 교육적 양심을 견지하고
* 견지하고 → 굳게 가지고
▶ 현실을 간과하고 마는 경우 (어느 잡지)
* 간과해 → 보아 넘겨
▶ 우리 주변에 널려진 역사의 편린들을 (어느 대학신문)
* 편린 → 조각
▶ 진짜 같은 가짜는 반드시 가짜로 밝혀지고 만다는 진실은 끝까지 우리들의 희망을 담보한다. (『동아』88.4)
* 기만하여 호도하는 → 속여서 얼버무리는. 이렇게 하니 노조가 전하려 하는 뜻이 더 분명하게 보인다.
▶ 준용하천 (냇가 표지판)
* 이게 무슨 말일까? 이 말은 '정부에서 고시한 작은 하천' 이라는 정도의 뜻인데 그렇다면 '작은 내'라고 적어 놓으면 얼마나 좋은가? 이렇게 알기 쉬운 말로 적어 놓으면 행정과 행정관리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가.
5. 우리말을 파괴하는 한자어 말투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버릇 중에 '-적(的)' '-화(化)' '-성(性)' '재(再)-' '제(諸)-' '대(對)-' 등을 붙여 쓰는 것이 있다. 말에서보다 글에서 더욱 심하지만 글이 말에 영향을 미쳐 말에도 나타나는 경우이다. 요즘은 이런 말투가 너무나 제멋대로 마구 쓰이고 있는데, 이런 말투 역시 유식함과 권위를 나타내는 비민주적인 말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말들은 하도 오래 써온 말버릇이라 모조리 없앨 수는 없지만 될 수 있는 대로 안 쓰도록 하고, 적게 쓰도록 조심해야 한다.
-적(的)
▶ 남북간에 국회회담, 정치군사회담, 경제인 교류, 적십자회담 등 다방면적 접촉이 모색되고 있는 현황입니다. (『한겨레』89.4)
* 다방면적 → 다방면의
▶ 나눔, 섬김으로 현재적 화해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신앙인의 사명. (『평화』89.3)
* 현재적 → 오늘날의
▶ 무조건적 사랑(『럭키』88.6)
* 무조건적 → 조건 없는
▶ 모두 임의적으로 선정한 것이지만 (어느 교사의 글)
* 임의적으로 → 임의로. 마음대로
▶ 신맹순 교사 즉각적, 무조건적 석방요구. (『전교조신문』89.8)
* 즉각적, 무조건적 → 즉각, 무조건
이밖에 '상식적(→상식)으로 말해서' '군국주의적 색체가(→군국주의 빛깔이)' '이론적(→이론의) 배경' '대체적으로(→대체로) 보아서' '시간적으로(→시간이) 바빠서' '그것은 모순적(→모순)이다.' '어른적인(→ 어른의) 틀에다'... 따위뿐 아니라 심지어 '마음적으로...'하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쓰지 않아도 될 자리에 함부로 '-적'을 써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있다.
-화(化)
▶ 노동자문학을 조직화하는 움직임들을 널리 알려 나가고자 (『노동자신문』)
* 조직화하는 → 조직하는. '조직화하는 움직임'이 아니고 '조직하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운동을 조직하는 ...'도 말이 안되므로 '운동체를 조직하는...' '운동틀을 짜는 ...'이라 써야 한다.
▶ '동백림 사건' 사고 요구. 광주집회 계획 문제화.(『한겨레』89.3)
* 문제화 → 문제돼.
▶ 제가 쓴 소설이 활자화되어 나온다니(어느 소설책 뒷글)
* 활자화되어 → 활자로 되어
▶ 노사분규가 과격화해지는 등 예상되는 소요사태가 (어느 신문)
* 과격화해지는 → 과격해지는
이런 꼴로 '폐허화된(→ 폐허화한. 폐허가 된) 시가지' '기정사실화 되고(→ 기정사실이 되고. 이미 정한 사실이 되고)' '습관화되고(→습관화하고. 습관이 되고. 버릇이 되고)' ... 따위 잘못 쓰는 버릇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 '-화(化)' 다음에 '되다'나 '지다' '시키다' 따위가 붙은 말은 모두 우리말을 잘못 쓰는 것이다.
-성(性)
▶ 자료집의 구성은 주로 지난 3년간의 탁아소 운영을 검토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찾기 위한 내용을 담았는데(『개구장이 어린이방』88.7) * 방향성 → 방향
'방향성을 찾기 위한...'이것은 틀린 말이다. '운동의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말도 '운동의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로 써야 한다.
-하(下)
▶ 이런 상황하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느 인쇄물)
* 상황하에서 → 상황에서. 형편에서. 이런 식으로 필요 없는 '-하'를 붙이는 수가 아주 많다.
▶ 관제 교육하에서 노예로 길들여진 (어느 교육신문)
* 교육에서 → 교육에서
▶ 전환기의 한국문화예술이라는 주제하에 심포지움을 개최하오니 (문예진흥원 안내문)
* 주제하에 → 주제로
▶ 자각적인 제작 의식 아래서 씌여진 것입니다. (어느 대담 기록)
* 의식 아래서 → 의식에서
'-하에서'말이 마구 쓰이다 보니까 '- 아래서' 하는 우리말까지 등장하는 판이다. 이 역시 잘못된 말이다. 이 글은 전체가 어렵게 되어 있다. '스스로 만들겠다고 깨달아 쓴 것입니다.' 이런 말을 쓰려고 한 것이 아닐까.
-감(感)
▶ 그런 기대감으로 부지런히 걸었다. (어느 동화)
* 기대감으로 → 기대로. 바람으로. 희망으로.
이밖에, '자신감 있게(→ 자신 있게) 생각하기를 '책임감(→ 책임)을 물어야 옳다' 들에 쓰이는 '-감'은 모두 필요 없거나 잘못된 말이다.
-시(視)
▶ 학생들의 주체적 행동을 금기시하고(어느 광고문)
* 금기시하고 → 꺼림칙하게 보고
▶ 꼭 읽어야 할 양서를 등한시하게 된다. (어느 논문)
* 등한시하게 → 등한히 여기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이밖에도 '열등시하다 (→ 열등하게 보다. 못하게 여기다)' '적대시하다(→ 적으로 보다)' '질시하다(→ 밉게 보다)' '경원시하다(→ 경원해보다. 경원하다. 멀리하다)' ... 따위 모두 우리말로 쉽게 풀어 써야 하겠다.
-상(上)
▶ 외형상으로 볼 때 아무 탈이 없어도 (어느 광고문)
* 외형상으로 → 외형으로. 겉으로.
▶ 형식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회보)
* 형식상으로 → 형식으로. 형식에서.
* 하자 → 흠.
이밖에 '형편상(→형편이) 그러하다' '내용상(→내용에) 아무 탈이 없다'가 있다.
-리(裡)
▶ 전태일 문학상은 성공리에 끝날 수 있었습니다. (『노동자문학신문』)
* 성공리에 → 성공으로
▶ 군내 체육회 성황리 폐막. (어느 지방신문 제목)
* 성황리 → 성황으로
재(再)-
▶ 계급과 국익 관계 재해석 (『한겨레』88.9)
* 재해석 → 다시 해석
▶ 한국 교육의 재인식 (책 이름)
*→ 한국 교육 다시 알기
제(諸)-
▶ 진보적 제세력 (번역한 글에서 흔히 나오는 말)
* 제세력 → (진보적인) 여러 세력
미(未)-
▶ 미납된 요금은 2월 10일 까지 납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공공요금 고지서)
* 미납된 → 납부되지 않은. 내지 않은. '납부하여'도 '내어'로 바꾸면 좋겠다.
그밖에도 어떤 말 앞에 붙이는 다음 한자어들은 예와 같이 모두 되도록 풀어 쓰거나 우리말로 고쳐 쓰면 좋겠다.
* 소(小)규모 → 작은 규모.
* 신(新)품종 → 새 품종. 새 씨앗. 신기원 → 새 기원.
* 고(古)가구 → 헌 가구. 헌 세간. 고서점 → 헌 책방
* 현(現)시점 → 이때. 이 자리. 현정세 → 현재 정세. 지금 형편
* 초(超)음속으로 → 소리보다 빠르게
* 탈(脫)도시의 계절 → 도시를 벗어나는.
* 불(不)매운동 → 안사기 운동. 불공평한 처리 → 고르지 않은 처리
* 합(合)목적적인 → 목적에 맞는.
* 대(對)북한 정책 → 북한에 대한
* 매(每)시기 → 시기 마다
* 무(無)소유 (책 이름) → 가진 것 없음. 무성의한 → 성의 없는
6. 틀리게 쓰는 한자어
(1) '한자어 + 한다'로 쓰는 경우.
순수한 우리말이 한자어에 밀려나는 현상으로는 '밥' 이 '식사'가 되고, '옷'이 '의복'이 되는 경우와 같은 명사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차차 → 점차' '서로 → 상호' '천천히 → 서서히'와 같이 부사에도 나타나고, 동사나 형용사에도 한자어에 '-한다'를 붙여 우리말을 몰아 내고 있다.
밥먹는다 → 식사한다. 일한다 → 노동한다. 끝낸다 → 종결한다. 나아간다 → 전진한다.
잠잔다 → 취침한다. 수면한다. 부르짖는다 → 절규한다. 춤춘다 → 무용한다.
쉰다 → 휴식한다. 빈다 → 기도한다. 차탄다 → 승차한다. 이긴다 → 승리한다.
걸어간다 → 보행한다. 숨쉰다 → 호흡한다.
착하다 → 선량하다. 조용하다 → 정숙하다. 깨끗하다 → 청결하다.
이렇게 '-한다' 따위의 말을 마구 만들다 보니 '한다'를 붙여서는 안되는 말까지 함부로 '한다'를 붙여서 쓰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바탕을 둔다 → 기초한다, 있다 → 위치한다, 작용한다 → 기능한다 ...와 같은 것이다.
▶ 도덕성과 정당성에 기초해서 공권력을 행사할 때(『한겨레』89.5)
* 기초해서 → 기초를 두어. (을) 바탕으로 하여.
▶ 부계혈통 계승에 기반한 가족주의와 (『사회와 사상』88.10)
* 기반한 → 기반을 둔
▶ 실정법에 근거한 교사들의 사법처리는 (『한겨레』89.6)
* 근거한 → 근거를 둔, 뿌리내린.
▶ 모스크바 중심가에 위치한 2백여 년의 오랜 연륜을 지닌 전통 깊은 공연장이다. (『동아』88.2)
* 위치한 → 있는
▶ 올림픽 국민역량 민주화로 결실하자. (어느 현수막)
* 결실하자 → 열매 맺자
▶ 80년대 중반까지 교육운동이라 이름할 수 있는 움직임은 ( 『사회와 사상』89.7)
* 이름할 → 말할
▶ 양자는 상호침투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성명문)
* 상호침투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 서로 침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서로 침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