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 흥주사에서
오늘 흥주사로 가는 소나무 숲길에는
솔바람이 지난 자리에 남겨진 침묵처럼
깊고 청량한 염불소리는 우리의 삶을 깨웁니다.
조심스레 계단을 오르며 가슴을 열고
좀 더 가까이 다가섭니다.
만세루 뒤로 대웅전 우러러 보며
천년을 살아온 은행나무 앞에는 누구의 불심인가
켜놓은 촛불들이 소원으로 머리 숙여
두 손 모음을 봅니다.
백팔 배는 숫자를 셈함이 아닙니다.
일 배도 마음이면 지성이려니
부처님 앞에 있음이라
신도들의 정초 참회기도 합장하여
가슴으로 담습니다.
불교를 믿음은 청정하고 건강한 인격으로
진실한 사람의 길 걷기 위함 입니다.
부처님 큰 뜻을 생활로 실천하려는 노력입니다.
윤리의식의 실종 메마른 현대사회
인간성의 상실 혼란한 가치기준
지나친 집착 부정한 탐욕들은 백팔번뇌의 근원입니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지’
백화산 줄기가 여기에 와서 고즈넉하게 머문 곳
이 세상 아름다운 꽃들은 본래 소리 없이 피고 집니다.
새 해 정초에도 광대무변하신 부처님의 푸근한 미소가
더욱이 민초들의 뜰 안에 가득합니다.
우릴 찾은 친척들과 흥주사를 다녀와서
2009. 02. 09 태평소.
첫댓글 태평소님!!! 천년의 고찰 계단계단 오르시면서 이처럼 아름다운 마음이셨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