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에서 일을 하다보니, 음식점은 진짜로 많다.
그런데 입맛에 맞아서 맛나게 점심식사를 시켜 먹을 집은 딱히 없는 편이다.
어떤집은 조미료 과다 첨가에 한번 먹어보곤 패쑤, 또 어떤집은 너무 부실해,
그래도 좀 괘츈한 집이다 싶어 두어번을 시켜 먹을라 치면, 너무 바빠서 전화기 넘어 짜증섞인 목소리에, 그래도 참고 주문을 하면 기달리기는 기본 1시간....
그러다 두어달 전부터 거의 매일같이 시켜먹고 있는 집이 생겼는데 바로 종로 신진시장 안에 있는 '예산집'이다.
곱창집인데, 점심을 곱창으로 먹지는 않고 '연탄고추장불고기'와 '육개장'을 주로 먹는 편이다.
물론 맛도 괜츈하닌까 이용을 하지만서도, 결정적으로는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살갑게 친절한 목소리의 이유도 크다.
'여기 1다 104호예요. 불고기 두개 주세요'
'아, 네네 오늘도 너무너무 감사해요'
항상 이렇게 상냥하니, 전화 하기도 맘이 편하다.
종로 곱창골목안에는 호남, 함남 곱창집들이 있는데, 그 골목 맨 끝에 예산집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도착을 하자, 어찌나 반갑게 맞아 주시는쥐...
매일같이 배달을 다니던 자전거도 앞에 세워져 있다.
가격표인데,
가운데쯤 혼자서 '큭큭' 했던 매뉴가 있었다.
언뜻 띄어읽기를 잘 못하면, 아버지가방에들어갈일도 생길것도 같은데, 자세히 보니 쉼표가 있더라......ㅋ
매뉴는 주변집보다 돈 천원씩 더 비싼편이다.
이 집의 가격이 조금 비싼이유는 바로 모든 재료를 두번이나 구워주시 기 때문인데,
먼저 철판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서 초벌 구이를 하신다.
그리고는 바로 옆에 연탄불에다 양념을 발라가면서 다시 한번 더 굽기를 하시는 거다.
주변에 다른 곱창 집들은 대부분 철판에다가만 구워주니, 불맛나는 이 맛이 없 을 수 밖에....
요거이 연탄불이 참 희한하게도 곱창의 잡내도 잡아준다.
한쪽이 잘 구워지면 뒤집어서도 굽고
충분히 연탄불에서 여러번 지데로 구워주시는데,
이 집은 모든 매뉴를 이렇게 철판에 한 번, 연탄불에 또 한 번을 다 구워주신다.
우리가 주로 시켜먹는 점심매뉴인 연탄고추장불고기도 이렇게 구워 오시니, 맛이 확실히 있을 수 밖에...
불고기의 재료는 돼지 앞다리살만 사용하신다고....
고렇게 굽는 것을 잠깐 구경을 하고는 밑반찬이 차려졌다.
삼삼하니 너무 시어져 버리지 안은 오이소박이는 오이의 식감이 조금 물러서 아쉬 웠지만 자박한 국물까지 개운해
막창과의 어울림이 좋은 밑반찬이였고
칼칼하니 콩나물국도 맛이 좋았다.
불판이 깔리고는 두번 구워진 양념된 막창이 다시 불판으로 올라간다.
이렇게 구우면 결국 세번을 굽는 것이다.
맛을 보니, 막창이 너무나 부드럽고, 은근한 기름진 맛이 참 좋다.
옛날 옛적(ㅋ) 신당동 에서의 고무줄 같은 막창에 기억도 있는데...
여하튼, 알맞은 양념에 손질도 잘 되어 있고, 굽기도 맛나게 구워졌다.
마늘도 함께 투하...
소금구이를 먼저 먹었어야 했는데...ㅋ
양념구이를 먹는 동안 소금구이가 또 나왔다.
양념과 소금구이를 함게 불판에 올리고 보니, 양손에 떡을 쥔 몬양 이거저거 골고루 먹으니 좋다.
고소하니 기름장에도 찍어먹고
두 개는 기본으로 올라가는 쌈으로 도 먹고
불판에 좀 더 바삭하게 익히 니 고소하다 .
예전엔 야채에 양념 넣은 것이 맛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째 나이를 먹으믄서는 이렇게 재료맛이 나는 것이 더 좋다.
나이에 따라 식성도 확실히 변해가나 보다.
크앜!! 이런집엘 오면 너무나 반가운 매뉴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돼지 껍데기다.
반가운 맘에 알흠답게 줄을 좀 세워봤다.... ㅎ
연신 서빙을 하는 전화목소리의 그 언니, '1다 104호 인데...' 많이 먹으라며 음료수는 서비스라고 친절한 멘트를 날려 주시기 까지....
머, 우리가 주문하고는 전혀 재촉하지도 안아서 늘 이야기를 했더라나....후헤헤~~
돼야지 껍데기가 더 튀지 않게 하려면 요로코롬 뒤집어서 구우면 된다고 알려주신다.
밥없이 이렇게 온니 막창으로만 배를 채워보기도 처음이다.
그리고 우리의 점심 인기매뉴였던 연탄고추장불고기를 저녁에도 또 먹어본다.
막창과 불고기를 이렇게 먹고나서 마무리감으로 살얼음 동동 띄운 냉모밀국수로 개운함을 달래보려고 했는데, 쪼매 달다.....ㅋ
내 돈 주고 밥먹으러 갔는데, 쫌 잘나간다고 불친절 하다면
누가 얼마나 그 집에 밥먹으로 자주 가고 싶겠나....
그런데 잘 나가신다는 많은 밥집들이 그런 불친절 때문에 손님들을 잃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덜 알려졌지만, 손님 한 사람이라도 귀하게 맞아주는 친절한 집이
맛도 맛이지만, 기분상으로도 훨씬 만족도가 높은 집이지 싶다.
[예산집]
주소 :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신진시장 내
전화 : 2277-3205
주차 : 불가능
휴무일 : 일요일
영업시간 : 09:00~22:00
매뉴 : 막창 10.000원, 연탄고추장불고기 7.000원, 점심매뉴 육개장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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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도)
첫댓글 맛나게 잘 먹었고... 단골이라 싸게 주시고 친절하게 환대해 주시고... 여러모로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말을 많이 하면 술도 잘 안 취하더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느끼면서... 다들 시원한 가을날 즐기시길 바랍니다...~~~ 한가위 후에 또 뵈요~~~
모든 음식을 많이씩 주셨던것 같더라구요...ㅎ
그냥 막 퍼줘도 기분좋은 우리였나 봅니다~~
곱창을겨먹지는 안는데, 이집 곱창은 맛있게 잘먹고 왔습니다.
친구녀석들하고도 한번 들려볼까도 싶네여
연달아 이 주 동안 곱창을 드시다니, 대단해횻....풋
친절하고 맛있는 음식 넘 좋은 자리였네요*^^*
애단님의 글은 맛깔스럽고 친근감이 묻어나요...추석후 꼭 함께해요
그 식당에 세분의 언니가 계시는데,
늘 자전거타고오던 언니는 이미 알고, 두 분은 처음인데도 '1다 104호'라며,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던쥐요....호호호
그 전날 양대창,양곱창구이를 먹었음에도... 거부감없는 맛이었습니다. ㅋ 처음 먹었던 알곱창이 좋았고, 양념곱창보단 소금곱창이 좀더 입맛에 맞았던듯 싶습니다.
잘 먹고나서 시작된 딸국질이.. 새벽에도 이어져..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슬픈 전설이..
추석연휴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려~ 가을의 봉개에는 까칠함을 장착하겟습니다.~
딸꾹질이 오래갔군요...ㅉㅉㅉㅉ
멀 훔쳐먹음 그렇다고도 하는데, 도대체 혼자서 멀 주어 먹었을까남....ㅋ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퍽~! 딸~꾹~!!
2층에서 조용하니 우리만 떠들며 먹으니 분위기가 좋았네요...
그나저나 비 때문에 다들 연휴를 망친 분위기로..ㅎㅎ
힝.....
하필이면 요때 태풍이 생길것이 머람.
비가좀 내려주면 버섯이 더 잘 올라온다고 하니, 그 다음주를 기대해 봐야겠으욤...ㅎ
아~~~곱창!!!너무 맛잇어보이네요 담에는 함께할게요~~~~!
아.... 담소님 생각났는데....ㅋ
연탄구이곱창 한번 드셔보셔도 좋을듯 싶네요.
명절 잘 지내시고 반가이 만나자구요....ㅎ
아..한동안 뜸한사이 또 만난거 드셧네요 보진으로나마...대리만족을...ㅠㅠ 다음에 저기 가봐야지.^^
한~동안 뜸했었쥐.....
아니아니, 매우 오랜동안 뜸 했었쥐..........ㅋ
즐거운 명절 되시길~
와~~ 입에서 침나왔심다.....,그케도 곱창, 막창카마 마 대구가 최고죠^^~
글쿤욤....
대구 함 들려본적이 있는데, 밥 먹으러는 영 가보질 못하고 있네요...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우리 이름좀 파시면 친절하게 맞아 주실거예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