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사람, 집 안 사람/ 바깥 양반, 바깥양반 ...
※ 맞춤법에서 어려운 것이 띄어쓰기일 것이다.
간추려 보았지만 내용이 많아 (1), (2), (3)으로 나누었다.
집 안에 있는 사람이 다 집안사람이라면 잠간 실례를 무릅쓰고
장롱 속이나 금고를 구경하러 들어온 사람도 집안사람이 되어
그와 함께 희희낙락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지 않겠는가?
하기는 그런 사람을 '양상군자'라고 대접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그가 가고 난 자리를 보면 어김없이 집안사람들은 화가 나게 된다.
가. 불이 나서 집 안 사람은 다 죽었다. 그러나 바깥 사람은 안 죽었다.
나. 불이 나서 집안사람이 다 죽었다. 그러나 바깥양반은 안 죽었다.
이미 예문 가와 나에 등장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집 안 사람'과 '집안사람'은 소릿값이 거의 같아 소리로 의미를 구별하기 어렵지만,
위처럼 글로 써 놓으면 의미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띄어쓰기의 위력이다.
'집 안 사람'에 나오는 '집, 안, 사람'은 모두 독립적으로 자기 의미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건물인 집과 그 건물의 안, 그 안에 있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집안사람'에서는 그런 구체적인 건물, 안과 밖, 사람의 형상 등이 인식되지 않는다.
그리고, 제3의 의미가 드러난다.
'가족이나 가까운 일가'를 뜻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다. 결혼식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라. 그런 사람은 이제 여기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라.
예문 다의 '코앞'은 '코의 앞'인 장소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매우 가까운 장소나 시간'을 나타낸다.
예문 라의 '발붙이다'는 실제로 발을 어느 곳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근거로 삼거나 의지하다'의 의미를 나타낸다.
띄어쓰기 여부가 낱말의 의미에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니 여러분은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띄어쓰기의 중요성
물론 모든 경우에 띄어쓰기가 그렇게 명쾌하게 의미를 바꿔 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띄어쓰기를 하든 안 하든 의미 차이가 없어서 구태여 띄어 쓸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마. 나는 너를 믿을 수 없어.
바. 나는 너를 믿을수 없어.
예문 마처럼 '믿을'과 '수'를 띄어 써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것은 별개의 낱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문 바처럼 붙여 써도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
의미 차이가 없다면 구태여 띄어 쓸 필요가 없다.
이런 판단에 따라서 북한에서는 이를 붙여 표기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를 띄어 쓴다.
왜냐하면 붙여 써서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한글 맞춥법은 낱말과 낱말 사이를 꼭 띄어서 서로 구별해 적으라는 뜻으로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맞2)' 라고 규정하여 놓았다.
사. 파리가면무도회를구경한다.
아. 엉엉울다가웃는사람은아까운사람이다.
자. 형과동생이싸우면형편이없어진다.
위의 세 예문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어법에 맞게 써 놓은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 같기도 하다.
예문 사는 '파리 가면 무도회를 구경한다.'라고 볼 수도 있지만, '파리 가면무도회를 구경한다'라는 뜻도 된다.
어떤 사람은 '파리가 면무도회를 구경한다'라고 오해할지 모르겠다.
그러니 띄어쓰기를 해 놓아야 한다. 이는 마치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와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의 차이와 같은 구조이다.
예문 아는 '엉엉 울다가 웃는 사람은 아까운 사람이다.'라고 하면 어안이 벙벙해질 것이다.
이것을 '아까 운 사람'으로 이해하면 우스개가 된다.
예문 자도 '형과 동생이 싸우면 형편없어진다.'라고 해서는 아무 뜻도 없다.
이것을 '형 편 없어진다.'라고 이해하면 우스개가 된다.
이처럼 문장에서 띄어쓰기는 펵 유용하고 중요한 요소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띄어쓰기가 당신의 능력을 대변할 경우도 있다.
문장사 교육 중에 가끔 글짓기 실습을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띄어쓰기를 정확하게 지켜서 글을 쓰는 사람을 보면 글의 내용을 떠나서 뭔가 능력 있는 사람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반대로 글은 재미있게 적었지만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어수선하게 보이면,
글재주는 있지만 그 사람에게는 뭔가 결정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을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일종의 직업적 선입젼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깔끔하게 띄어쓰기를 한 사람치고 반듯하지 않은 사람을 아직 본 일이 없다.
띄어쓰기에서 그 사람의 능력이 드러나는 경우는 대체로 아래와 같은 부분이다.
* 네가 나 좋아하는거 알고 있어.
* 난 그를 한번도 본적 없어.
* 그로부터 한달반만에 그를 다시 보았다.
* 안만날 땐 속이 편하더니.
위의 예문처럼 쓰는 사람을 보면 즉흥적으로 또는 감성적으로 사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아래와 같이 쓰는 사람을 만나면 좀 측은해진다.
띄어쓰기는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 대총 하려다 보니
하필 붙여야 할 때 띄고 띄어야 할 때 붙이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 신고 해야할 지 안해야할 지 모르겠다.
* 나는 강 처럼 살거야.
* 어처구니 없게도 그가 나 보고 바보래.
* 이건 도저히 인정 할수 없는 일 이다.
이런 글을 보다가 다음과 같은 글을 만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상쾌해지면서
그 글을 쓴 사람을 만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속은 보잘것없을 거야.
* 그가 알은체하며 한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를 내가 안심시켜 주었다.
* 있음 직한 일이다. 형만 한 아우 없단 말이 옳아.
지금부터 조금 어렵고 복잡하지만 띄어쓰기의 세계롤 들어가 보자.
반드시 붙여 써야 하는 경우
무조건 띄어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앞에서 보았다.
한 단어인 줄 모르고 띄어 썼다가 무식이 탄로나기도 하고, 어미를 띄어 써서 무식이 드러나기도 한다.
하나의 낱말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일은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평소에 국어 공부를 해 두어야 한다.
'형편없다, 어처구니없다, 재미있다, 힘들다'가 한 낱말이라는 것을 알아야 띄어쓰기를 제대로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익혀야 할 띄어쓰기 규정을 익혀 놓는 것이 우선 필요할 터이니 그것부터 공부해 보자.
1.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2. 수를 적을 때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
3. 성과 이름, 성과 호는 붙여 쓴다.
첫째, 조사는 언제나 그 앞말에 붙여 쓴다.
조사 앞에는 주로 명사, 대명사 또는 드물게 수사가 온다.
조사는 이런 말의 뒤에 붙여 적는다.
조사는 부사 뒤에도 오고, 동사나 형용사의 어미 뒤에도 오는데, 이 경우에도 붙여 쓴다.
심지어는 다른 조사 뒤에 조사가 어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물론 앞의 조사에 붙혀 써야 한다.
* 한 음절 이상으로 된 조사 : 가, 이, 를 , 을, 는, 은, 만, 도, 과, 와, 랑, 나, 로, 에, 께, 뿐 등
* 두 음절로 된 조사 : 까지, 부터, 만큼, 조차, 처럼, 마저, 더러, 보고, 서껀, 밖에,
대로, 하고, 한테, 에게, 에서,으로, 께서, 로서, 로써, 이랑, 이나, 이다, 커녕
이 조사에서 '켜녕'과 '새로에'는 앞에 조사가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답은 커녕', '일하기기는 새로에' 처럼 띄어 쓰는 경향이 있는데, 모두 붙여 써야 한다.
둘째, 수를 적을 때에 '만(萬)' 단위로 붙여 쓴다는 말은 천(千) 단위 이하는 붙여 쓴다는 말이다.
즉 '3762조 4853억 9287만 8265' 또는 '삼천칠백육십이조 사천팔백오십삼원
구천이백팔십칠만 팔천이백육십오'처럼 쓴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것을 모두 숫자로만 표기할 때에는 세 자리마다 반점을 찍어 표기한다.
즉 '3,762,485,392,878,265'처럼 적는다.
셋째, 성과 이름, 성과 호는 습관적으로 하나의 단위로 인식하기 때문에 붙여 쓴다.
'이순신, 김동기, 이충무공, 김백범'처럼 붙여 쓴다. 중국식 성과 이름도 붙여 쓴다.
덩샤오핑(鄧小平), 마오쩌둥(毛澤東), 장쩌민(江澤民), 저우언라이(周恩來)
그 밖의 언어로 적힌 성과 이름은 띄어 쓴다.
고이즈미 준이치, 다나카 가쿠에이, 헬렌 켈러, 조지 부시
그러나 성이나 이름 또는 호 등에 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노 대통령, 강 과장, 김영호 님, 정영길 박사, 여운형 선생, 박순천 여사
성과 이름, 성과 호는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띄어 쓸 수 있다.
성이 두 음절 이상으로 된 경우에는 성과 이름의 구별이 어려울 수 있기 대문에
이 경우에는 띄어 쓰는 것을 혀용한다.
따라서 '황보 인, 남궁 선우'처럼 띄어 쓸 수 있다.
부모 성 함께 쓰기 운동 차원에서 두 성을 쓰는 경우에도
이 예외가 적용되어 '김이 혜정', '황보최 금희'처럼 쓸 수 있다.
붙여 쓰거나 띄어 쓰거나 다 괜찮은 경우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편의상 붙여 써도 괜찮다고 허용한 규정에 따라서 붙여 쓸 수 있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다음은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된 것이다.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로서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함께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단위 명사는 의존명사인 낱말이기 때문에 당연히 띄어 써야 한다. 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