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10시 화순전대병원에서 병실이 없다고 연락이 왔다. 오후 늦게라도 2인실이라도 나면 연락을 달라고 하고 담양나눔내과의원에 비타민C메가도스 정맥주사를 맞기 위해 출발했다. 현옥점권사님과 정종균 집사님 부부가 동행했다. 신지대교를 지나가는데 화순전대에서 2인실이 났다고 입원하겠느냐고 전화가 왔다. 당근~~ 담양나눔내과로 향하던 차량을 화순전대로 향했다. 화순에 도착해서 두부꽃에서 두부보쌈(대)를 시켜 점심식사를 했다. 2시 병원에 도착하여 채혈을 하고 입원수속을 밟았다.
병실은 전과 같은 7125호실이다. 짐을 풀고 혈압을 재고 몸무게를 재고 병원뒤 워킹트랙을 돌면서 운동을 했다. 저녁식사를 하고 병실에 올라오니 회진을 돌고 있었다. 내일부터 항암을 시작하여 하루동안 고용량으로 항암제를 맞기로 했는데 약제실의 착오로 2일을 맞아야 한다고 한다. 수요일 퇴원을 못하고 목요일 퇴원해야 한다. 이번주 수요예배는 내가 인도한다고 하고 왔는데 난감하다. 김명남 집사님, 황태식 집사님에게 전화를 하여 양해를 구했다.
7월 5일 10시경부터 2박 3일의 항암이 시작되었다. 구토방지제로부터 5-FU까지 계속 팔에 주사바늘을 꽂고 있어야 한다. 비가 왔지만 잠시 비가 그치면 운동을 하고 또 비가오면 비를 피하고 비와 계속 숨바꼭질하면서 운동을 계속했다. 슬리퍼를 신고 계속 걸었기 때문에 발등에 물집이 생겼다. 양말을 신고 운동을 계속하였다. 병원밥은 계속 먹기에 역겨웠지만 밥과 빵과 떡을 교대로 먹으면서 3일을 버틴다. 이래 저래 힘든 항암이다.
7월 7일 정종균 집사 부부가 차를 가지고 퇴원을 마중 왔다. 함께 담양나눔내과로 향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손미옥권사님의 말과는 달리 나눔내과 손준광 원장님은 비타민C 주사를 암환자에게 보조요법으로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50g 100g의 메가도스 요법은 처음듣는 이야기라 했다. 그리고 현재 나눔내과에 준비되어 있는 비타민C 주사액을 다합해도 30g이 안된다는 것이다. 할수없이 비타민C메가도스요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드린 후 대전의 참조은이비인후과 김도일 원장을 소개해 드리고 병원 근처에 있는 나들이 한정식에서 한정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대전으로 향했다.
오후 2시30분경 대전 참조은이비인후과에 도착하여 30g의 비타민C 정맥주사를 맞았다. 아내는 20g을 맞았다. 우리가 비타민C를 맞는 동안 정종균 집사 부부는 병원 주변을 돌며 아이쇼핑을 했다. 비타민을 다 맞고 정집사님 부부와 전주식 삼계탕 집에서 삼계탕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1차, 2차 항암 때와 달리 항암 후에도 식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처음 항암할 때는 며칠간 식사는 커녕 토하고 설사하고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항암에 익숙해진것인지 아니면 요즘 IV하고 있는 비타민C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아무거나 다 잘 먹게 되었다. 12시가 다 되어서 집에 도착했다. 대충 씻고 잠을 청했다.
7월 8일 딸 계영이를 데리고 아내와 함께 광주 기독병원에 갔다. 계영이 목이 부어 갑상선에 이상이 온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갑상선 검사를 하러 온 것이다. 갑상선 초음파를 하고 세침을 목에 찔러 조직을 채취하는 세침검사를 하였다. 결과는 11일 월요일에 보러 오라 했다. 월차를 계속 낼 수 없어 우리 부부가 결과를 확인하기로 했다.
주일예배를 모두 마치고 구례로 향했다. 어머니 생신이기 때문에 형제들이 구례에 모여 저녁을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7시쯤 구례에 도착하니 막내 철현이를 제외한 형제들이 모두 모였다. 모두들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애써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쓴다. 완도에서 가져온 장어를 굽고, 구례 삼겹살을 굽고, 익산에서 가져온 닭을 삶았다. 저녁 늦게 익산 누나와 전주 여동생, 그리고 구례의 여동생도 모두 돌아가고 우리 부부는 어머니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7월 11일 10시경 구례를 출발하여 광주기독병원에 도착했다. 계영이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감상선에 혹이 있다는데 물혹일 확율과 암일 확율이 50%라 하였다. 그 어린 나이에 암일리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결과를 확인 안할 수는 없는 일이다.
원스톱 보험처리 대행에서 보험금 신청을 하는 동안 결과를 확인하러 들어간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빨리 내분비내과로 오라는 것이다. 내분비내과 김태현 과장은 계영이 검사 결과가 갑상선암이라고 하였다. 암, 갑자기 눈앞이 하애졌다. 암이라니.... 의사는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아 5년을 생존할 확율이 아주 높고 5년을 살면 2-30년은 거뜬히 살 수 있으니 너무 염려하지 말라하였다. 수술을 해야 하는데 기독병원외과에서 수술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병원에서 수술할 것인가 정하라 했다. 일단 화순전대병원 내분비외과에 예약을 했다. 7월 21일 진료가 예약되었다.
24살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해서 암에 걸리게 되었을까?, 몸이 저렇게 약한데 수술과 방사선치료를 견딜 수 있을까?, 두명이나 암에 걸리다니 앞으로 어떻게해야할 것인가? 수많은 생각 속에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에 아이들과 모여 가족회의를 했다. 일단 충격적인 일이지만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특단의 식사관리와 몸관리를 통해 암과 싸워나가야 한다. 새벽예배가 끝나면 같이 아침 운동을 하고 아침출근은 차로 도와주기로 했다. 차가버섯과 AHCC 그리고 비타민C는 매일 먹기로 했으며, 식사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했다.
매일 아내와 함께 거닐었던 산길을 이제는 아내와 딸과 함께 오른다. 상쾌한 아침 공기... 뭔가 활기가 몸 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예상보다 계영이는 이 상황을 잘 견디고 있다. 아마도 수많은 고민이 있겠지만 그것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해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 이건 너무 가혹합니다... 새벽마다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쓰임받을 기회를 달라고 기도하던 기도가 바뀌었다. 하나님 계영이의 목에 있는 1cm의 암덩어리를 저에게 옮겨 주십시오. 계영이가 온전해지지 못하면 저의 투병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도와 주세요. 하나님....
입맛도 없고, 기분도 우울하고, 신경도 예민한채로 한주일을 보냈다. 아내와도 뭔가 서먹해졌다. 집안에 웃음이 사라졌고, 특히 내게 웃음이 사라졌다. 암 걸린 딸을 두고 어떻게 웃을 수 있겠는가? 슬픔과 우울함이 나를 지배하는 한 주간이었다.
7월 18일 여섯번째 항암을 하기 위해 화순 전대병원에 입원했다. 오후에 입원실이 나서 2인실 72병동 7223호실에 입원하고 피검사와 X-rey 검사를 하였다. 아내에게 집에 돌아가 아이들을 돌보라고 했지만 아내는 집에 가기 싫어했다. 나에게 화가 나 있는 것이다. 아내의 화를 풀어줄 기력도 없다. 지하 식당에서 김밥 한줄로 저녁을 때우고 아내를 돌려 보냈다.
병원 뒷산에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순례자의 노래를 불렀다.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 성 ~~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아버지 이럴 수는 없습니다. 제 병을 그대로 두시고 계영이를 낫게 하소서. 아버지를 부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끝없이 흘러나왔다. 미친놈처럼 산속을 돌아다녔다.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계영이를 잘 먹이고 잘 돌보라고.. 사랑한다고.. 아내에게는 답장이 없다.
어두워져서 산에서 내려오니 간호사가 생리식염수 주사를 놓아주었다. 혈관이 나오지 않아 한참을 혈관을 찾다가 결국은 어깨 밑에 주사바늘을 꽂았는데 아무 생각이 없어 면 반창고를 붙였다. 밤 9시경 회진 온 의사 선생님이 혈소판 수치가 낮아서 내일 항암을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혈소판 수치가 13만-45만 전도가 되어야 하는데 5만 3천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소 7만 5천은 넘어야 함암제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내일 아침 다시 혈액 검사를 해보고 주치의와 상담하여 항암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계영이에게 전화가 왔길래 이 사실을 말해 줬다. 아내에게서 밤 늦게 문자가 왔다. 내일 올라 오겠다고.. 잠을 이룰 수 없어 뒤척이다가 새벽녁에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간호사가 와서 채혈을 했다. 아침에 회진 온 정익주 선생님이 아침 채혈 결과 혈소판 수치가 4만 8천이라며 항암은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계속 입원하면서 혈소판 수치를 검검해서 항암을 하겠는가 물었다. 그냥 퇴원하고 다음주 월요일에 항암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아내에게 장흥을 지나고 있다고 전화가 왔다. 조심해서 천천히 오라고 한 후 퇴원 준비를 했다.
어처구니가 없다. 지난 한 주간 어떻게 지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무 것도 알지 못한채로 그렇게 지냈다. 혈소판 수치가 떨어져서 항암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기도의 응답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병은 그대로 두고 계영이의 갑상선 암덩어리는 없애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지 않은가?
10시 반쯤 아내와 함께 퇴원하여 집에 돌아 왔다. 센터 직원들이 깜짝놀라며 어쩐일이냐고 했지만 그냥 웃음으로 답해 주었다. 저녁 운동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알람조차도 듣지 못하고 깊은 숙면을 했다.
첫댓글 도전하지 않는 인생은 무의미 하다고 합니다.. 반드시 승리하는 날이 올것입니다.. 힘과 용기를 가지소서...
갑사합니다. 인생은 승리하라고 주신 주님의 선물임을 믿습니다. ㅎ
갑상선 암은 요즘은 암으로 취급도 안할만큼 흔한게 되어버렸답니다.
넘 걱정하지 마시고 동고님의 쾌차를 빌어봅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예후가 좋아도 딸래미가 막상 갑상선암에 걸리니 걱정이 안될 수가 없군요 ㅎ
그리고 우리 딸아이 암 걸렸다는 것은 비밀입니다.
저도 갑상선암으로 수술한지 10개월되요 ..예후가 좋으니 마음 편안히 다잡으세요
저는 비타민정맥주사 주2회 많은도움이되고있어요 기운이 부족할때는 추어탕도움됩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동고님....
힘을내세요....
화이팅 입니다 ^^
감사합니다..
제눈에도 오버랩되어 글썽 해지네요....이겨 내셔야지요 무건운 짐들이지만 이겨내셔야지요 저또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지만 독하게 하고 있습니다 독해져야 합니다 독해져야지만 이 모든 것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화이팅 !!
감사합니다.
동고님, 갑상선암은 그리 염려하실 바는 아닐거에요...
보통 0.5mm 이하인 경우에는 수술하지 아니하고,
수술후에도 항암이나 방사선이 아닌, 약2박3일정도의 방사능동위원소 치료(알약 몇알)만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알고 있습니다. ^^
1.1cm 갑상선 암이었고, 지난 8월 24일에 수술했습니다. 임파선에 전이된 흔적이 있어서 걱정입니다. 동위원소는 12월에 하기로 했습니다.
딸의 암을 옮겨 달라는 동고님의 기도에 가슴이 찡해옵니다. 솔직한 부모님의 심정이겠지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인데... 왜 안그렇겠어요.
하나님께서 완치의 은혜 주실겁니다. 힘내세요.
감사 합니다. 부모 마음은 다 같은 것이죠 .
너무마음이 아픈글입니다....저도 항상 저희엄마때문에 세상이 온통 회색빛이지만, 그래도 용기를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님도 꼭 용기잃지마시고, 꼭 좋은소식들으시길바랍니다.
예 감사합니다. 이기고 있습니다. 어머님도 꼭 승리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