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모자이야기...
김용한선생님에의 답글 드리고 싶어 갖고 있던 이야기 한번 올려봅니다~~~
~~몸집에 비해 얼굴이 큰 편인 나는 항상 모자가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 했다
그 생각이 얼마나 깊었던지 지독한 햇살 아래서도 절대! 절대로 모자를 써지 않았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난, `난 모자가 참으로 안 어울려... ` 수 없이 이 말을 되 내이며,
마음 속 한편으로는 모자 쓰고 다니는 세련 되고 예쁜 여자들을 퍽도 부러워도 하며 그리 지내 왔었다
언제이든가..
어떤 전환점에 서 버린날,,,
갑자기 이때까지의 내가 속해 있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낯선 색깔의 상황에서,,,
왠지 하늘을 올려다보기에도,
땅을 내려다 보기에도,
바람을 불러 보기에도,
강물을 흘려 보내기에도,,
어느 것 하나 두렵고 겂 이 나지 않은게 없어, 모든 것 에서 다~ 나를 숨기고 싶어 했다
나 혼자 만 패배자 같았고,,
모두가 흰 옷을 입고 있는데 나만 다른 색깔의 옷 을 입고 있었으며,,
나 하나 만 엉뚱한 길에 서 있는 듯 했다..
아무 것 도 할 수 없었던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어떨게 하지 않았지만
막무가내로 내 마음 감출수 있을 것 과 내 몸 숨길 곳 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어느 하루..
문득 길거리 지나치며 모자를 하나 사서 써 보았다
그렇구나!! 이거구나!!
달려나가는 삶에 지치고 나 스스로 실패했다고 여겨져,
이 세상이 너무 무서워 납작 웅크린 마음 달래기엔 이보다 더 좋은 변장은 없었고,
삶에 허기진 나를 숨기기에도 이건 더 할 수 없이 좋았다
내가 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만 올려다 보면 된다는 게 얼마나 편했던지...
나는 큰 탈출구라도 찾은 양 행복해 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나와 모자와의 인연이 시작 되었다
그날 이후,,
별 일이 없는 한 항상 내 머리 위에는 모자가 얹혀져 다녔다
얼마~~ 후 약국을 시작 하게 되었고,
그 후론 어쩔 수 없이 휴일에만 모자를 쓰고 다녔다
허지만 일 밖의 일로 나갈 때 면 어김없이 모자를 꺼내 들었다
나 나름의 일과 휴식의 경계를 그어두는 방법 이었다
이렇게 시작 된 모자쓰기는
곧 바로 나의 취미 생활로 연결 되어 이제는 모자 사기에 바빠졌다
갇혀있는 약국 생활 이 너무 숨 막히게 갑갑할 때,
부딪히는 여러문제로 지쳐 땅 속 기어들고 싶을 때,
나는 습관적으로 모자를 그냥 사 모았다..
여름모자,겨울 모자, 챙이 긴것, 짧은 것, 넓은 것, 좁은 것,운동 모자, 청모자, 털모자, 등산모자,,,
그러다보니 사다 놓고선 부끄러워 써 보지 못한 모자 도 수두룩이다
여유없이 바쁜생활 속에서 큰 돈, 긴 시간 투자하지 않고 마음을 풀어낼 수 있어서 일까?
모자 하나 사 와서 옷 하고 색깔 맞추어 써 보고, 모자 챙을 말았다 폈다, 있는대로 챙을
내렸다, 접었다, 혼자서 별 난리를 다 부린다...
그 과정 에서 어느 순간 슬그머니 마음이 내려 놓아지는 걸 보면,
분명 모자 나름의 역활은 있은 듯 하다
왜 이렇게 엉뚱한 짓거리를 하고 있나 싶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재미도 있고,
또 한편으론 잠시 일상을 벗어 던진다는 데 의미를 두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것이 갑자기 생긴 처방은 아닌 듯 싶네,,
돌아가신 친정아버님은 참으로 모자를 좋아하셨다
모자를 쓰지 않고서는 절대 외출을 하지 않으신 분 이셨기에,,
선물은 고민 할 것 도 없이 모자 만 골라 드리면 되었다
얼굴이 작으셔셔 모자가 참 잘 어울리시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쓸 모자를 고른건 아니지만, 모자 사기는 그~ 옛날 그때 부터 였던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오십줄 나이의 내가 쓰기 시작한 모자는 하 세월 없이 계속 될 것 같다
하긴, 혈압이 있거나 풍을 예방 하기에도 약간의 방패막이는 되니까
꼭 잡기 라고 뭉텅거려 잘라 낼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 도 든다
손 뻗어 하늘 닿으니....
가을은 오랜 웃음으로 날 휘감아 올린다...
이번 일요일 산들해엔,,
무슨 모자 쓰고 가을 잡으러 나설꼬??? ~~
첫댓글 모두에겐 나름의 재주가 있는 것같습니다.
계산이 빠른 사람, 방향감각이 뛰어난 사람, 기억력이 좋은 사람, 너무도 밝은 표정의 사람, 평화로운 미소를 가진사람, 맑고 편안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 자기의 생각을 주옥같은 글로 표현할수있는 사람.... 김경홍누님은 또하나의 장점이 있으십니다....^^
선배님은 모자가 참 잘 어울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