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698.JPG Everything 698.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45%2F92445%2F4%2F20120921_061012_ed73c30d2587137b5bfb481193d2b30d.jpg)
<인간의 굴레>의 작가 섬머셋 모옴(William Somerset Maugham, 1894-1965)의
<달과 6펜스>를 학창시절 읽은 기억은 있지만 제목만 생각나고 내용은 생각나지도 않았는데
얼마 전 조블의 푸나무님의 <외설적인 정물화 - 달과 6펜스>라는
포스팅을
아주 흘미롭게 읽는 중에 인터넷을 다 뒤져도 찾지 못했다고
폴 고갱의 섹시한 정물화, 외설적인 정물화(?)를 찾아주는 사람에게 상을 준다기에...
외설적인 정물화?, 아무리 그림에 문외한인 트리오도
정물화라는 자체가 섹시하거나 외설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데...라고
생각을 하면서 오르세 미술관에서 찍어 온 사진들을
오랫만에 다시 찬찬히 검토하였습니다.
혹시나...하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146A66454E0D52CA2E)
![Everything 478.JPG Everything 478.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45%2F92445%2F4%2F20120921_225955_1fcba96c924614f9f35732e4c8901a61.jpg)
사진기에 담아 온 고갱의 그림이 열 점정도 있는데
정물화는 단 한 점이 있네요.
고갱이 타히티를 처음 방문했던 1891년에 그린
<Les repas ou Les bananes>
"식사" 또는 "바나나"라는 제목이 붙은 정물화인데
<바나나가 있는 식탁>이라는 제목은 어떨까 싶습니다.
바나나 한 꾸러미와 몇 개의 과일, 멀겋게 보이는 국물이 있는 큰 그릇,
물병인지 포도주병인지, 예쁜 병이 하나, 작은 빈 그릇 하나,
나이프를 쓸 일도 없을 것같은 식탁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칼 한자루,
하얀 식탁보가 깔린 식탁 앞에 나란히 앉아 있는 세 사람,
엄마와 두 아들...
오른쪽 아들은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인지 식탁을 심난하게 바라보고 있고
왼쪽의 어린 아들은 그나마 좀 마자라고 어눌해 보이고,
비록 가난하지만 눈빛이 강력하여 강인하게 보이는 어머니,
세 사람이 먹기에 바나나나 풍성할까, 너무나 빈약한 식탁과
어눌해 보이는 아들이 있는 고갱의 정물화,
섹시하거나 외설적으로 보이기 보다는
오히려 서글퍼 보여서 나를 슬프게 하고 있습니다.
바다 건너 커피 한잔 얻어 마시려고 했더니
상은 물 건너 가고...
그런데 맨처음 댓글 다신 멜라니님이 말씀하신
<Still-life with fan>이라는 고갱의 정물화입니다.
보는 자에 따라서 섹시하게 볼 수도 있겠다고,
워낙 그림에 지식이 많으신 멜라니님이니까 찾아 보았어요.
섹시해 보이시나요? 그런 것같기도 하고...
오르세에 있다고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보지 못했습니다.
***
내친 김에 오르세에서 찍어 온
외젠 앙리 폴 고갱(Eugène Henri Paul Gauguin(1848-1903)의
그림들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