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시청에 도착해서 같은 학교 친구 민영이와 대회의실에 같이 들어갔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민영이라도 같은 조가 되기를 바랬지만 민영이와 다른 조가 되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조가 정해지니 나는 이번기회를 통해 내가 모르는 언니, 오빠, 친구, 동생들과 잘 지내며 즐겁게 인천종주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단복을 갈아입고 가방에 비닐로 싸가지고 온 짐을 넣고 나니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였다. 모든 단원들에게 우리가 6박7일 동안 가야할 길(종주코스상세설명)과 규칙을 교육받고 각조의 팀장님과 의료팀장님 소개가 있은 후 단체사진을 찍고 조가 편성된 대로 조끼리 모여서 조장, 부조장을 선출하고 조명을 정하고 조 깃발을 제작하고, 조 구호를 정하기로 하였다. 조끼리 모여 있을 때 우리 조원들과 팀장님의 모습을 확실히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조 팀장님은 팀장님들 중에서 가장 키가 크신 것 같았다. 우리 조는 조장과 부조장을 정할 때 다른 조처럼 경험자와 나이를 위주로 조장과 부조장을 정했다. 그리고 조명을 정할 때 아무도 의견을 내지 않아서 그냥 하나씩 말하기로 하였는데 처음에는 1~2개 말하다가 모두 생각이 없다보니 조용해졌는데 부조장 오빠가 ‘구구콘’이라는 의견을 내주었다. 이유인즉슨 아마 걷다보면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을 거니까 ‘구구콘’이라고 짓자고 했던 것 같았다.
그러자 모두들 수긍하면서 별다른 의견이 없고 이유가 좋으니까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조 구호는 간단하게 “구구콘 사주세요!” 로 정하기로 하였다.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을 때 우리 조 여자애들과 처음으로 대화를 해보았던 것 같다. 소현이가 경험자였던 건 알았지만 팀장님들과 무척 친한지는 처음 알았다. 팀장님들과 친한 소현이가 부러웠다. 소현이 덕분에 팀장님들과 약간은 말을 섞을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오리걸음을 걷는데 선두 아이들이 너무 빨리 가는 바람에 따라 잡기가 너무 힘들었고 내가 이걸 왜해야지? 하면서 단장님이 원망스럽기도 하였지만 내일 걸을 것을 대비해서 다리를 푸는 거라고 하셔서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게 된 후부터는 덜 힘들었던 것 같았다.
또 텐트 치는 방법을 배우는데 여자아이들 텐트는 원터치텐트여서 치기 쉬웠지만 남자애들 텐트는 넓기는 했지만 원터치가 아니어서 텐트 치는게 어려워보였다. 바깥활동이 끝나고 다시 회의실에 올라와서 조 발표할 것을 정리하고 발표를 했는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니 약간은 쪽팔리기도 했다. 발표를 끝내고 나가서 씻고 텐트 안에서 잠을 청하는데 가로등 불빛이 바로 비춰지는 곳에 있어서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소현이와 약간의 대화를 나눈 후 잠이 들려고 하는데 일주일동안 이 좁은 텐트 안에서 잠버릇이 고약한 내가 얌전히 잘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이런 저런 생각과 가로등 불빛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지만 아무튼 오늘은 내일이 기대되고 설레는 하루였다.
둘째 날.
가로등 불빛 때문에 새벽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머리를 감으려고 화장실에 갔는데 남자애들은 언제 일어났는지 남자화장실 안이 바글바글 하였다. 반면에 여자애들은 화장실에 아무도 없고 일어나도 텐트 안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여유롭게 머리를 감을 수 있었다. 아침을 먹고 체조를 하고 8시쯤 격려사를 듣고 드디어 시청을 벗어나 종주를 하기위한 출발을 하였다. 설렘을 가득 가슴에 안고 승기천을 걷고 있는데 하늘이 꾸물덩 꾸물덩 하더니 후드득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나는 아빠가 사주신 판초우비를 꺼내는데 행동이 느려서 가방이 다 젖고 말았다. 그래도 새 우비를 입은 느낌은 좋았다. 승기천 징검다리를 건널 때 팀장님들이 잡아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발이 물에 빠져서 꾸물꾸물한 냄새가 났다.
징검다리를 건너고 나자 앞 조와 너무 차이가 나서 뛰었는데 비를 맞고 뛰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비가 잦아들자 우비
안에 습기가 차서 몸이 꿉꿉해졌다. 중간쯤에서 쉴 때 단장님께서 노래를 부르거나 나와서 춤을 추는 조에게 간식을 준다고 해서 부조장 오빠가 나가서 노래를 불러서 우리 조는 간식을 받게 되었다. 잠깐의 휴식이 끝나고 다시 걸어서 송도에 도착하여 점심을 기다렸다. 점심을 기다리며 평상에 앉아서 신발을 벗어보니 발이 하얗게 퉁퉁 불어 있었다. 양말에서도 이상한 냄새가 나고 원래는 흰색양말이었는데 똥색 양말로 변해 있었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서 양말을 빤 후 평상에 앉아서 쉬었다. 밥 차가 오고 밥을 먹고 물을 담고 다시 걸었다. 공원을 빠져나가서 생태학습장을 향하여 걸어가는데 햇볕이 많이 내리쬐고 선크림을 제대로 바르지 않아서 그런지 얼굴이 금세 빨개졌다. 많이 힘들기는 했지만 약간은 즐겁기도 하였다. 걷는데 소래포구가 저~멀리 보였다. 그런데 아무리 걸어도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힘들게 걸어 소래포구에 들어갔을 때 얼음 속에 담가진 물을 보자 너무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어졌다. 소래포구를 지나 생태학습장에 도착해서 잠시 쉬었다가 인천대공원을 향해 걸었다. 인천대공원으로 가는 샛길은 많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가는 길은 처음가보는 길이었다. 아파트 뒤쪽으로 돌아 들어가는 길 같았는데 이 길은 내가 아는 길 중에는 가장 오래 걸리는 길이었던 것 같았다. 이 길에서 애들이 너무 오랫동안 걸어서 그런지 뒤처지는 애들이 많았다. 나는 계속 걷던 속도로 걸었는데 원래 우리 조보다 꽤 많이 앞서 있었다. 가는 길 중간에 민영이가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그냥 지나쳤지만 약간 미안했다. 오늘 종주의 끝인 인천대공원 안에 들어가서 공연장에서 저녁을 먹고 ‘설마 이 상태로 힙합을 하겠어?’라는 생각을 했지만 정말 힙합을 했다. 기초적인 동작들이었지만 몸도 고단하고 피곤함에 짜증이 나서 제대로 하지 않았다. 힙합을 하고 텐트를 치고 씻으러 가서 샤워를 하는데 물이 너무 차가웠다. 씻고 나서 단복을 빠는데 처음으로 손빨래를 해보았다. 단복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다행히 짤순이가 있어서 물을 짜내는데 힘이 들지 않았다. 민영이가 적십자에서 물집 치료 받는 것을 구경하고 남자애들 텐트에 가서 과자를 먹고 나는 졸리다 하고 먼저 텐트에 돌아와서 쉬다가 잠이 들었다. ‘오늘 하루 정말 힘들었어. 하지만 즐겁기도 했어.’
셋째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어제는 발이 불어있어서 몰랐는데 오늘 보니 새끼발가락에 물집이 크게 잡혀 있었다. 출발할 시간이 되어서 나는 물집치료를 받지 못하고 그냥 출발하였다. 오늘은 산행을 하기 때문에 ‘평지를 걷는 것 보다 쉽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후미에서 걸어서 대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자주 뛰어야 했고 산도 가팔라서 올라가기도 힘들었다. 분명히 일정표에 있는 대로라면 산을 2개만 넘으면 될 것 같았는데 그 산과 이어진 산들을 넘고 주변 산들을 넘다보니 오전에는 아마 3개정도의 봉우리를 넘었던 것 같다. 점심시간에 점심을 먹는데 냉국과 아이스크림이 나와서 밥은 먹기 싫고 해서 냉국과 아이스크림만 먹고 옆 벤치에서 쉬고 있을 때 조장오빠를 졸라서 음료수를 얻어먹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산을 올라갔는데 단장님이 일이 있으셔서 잠시 부단장님이 같이 산에 올랐다. 부단장님은 등산을 하는 분이셔서 그런지 걸음이 무척 빨랐다. 원래 30분에 한 번씩 쉬기로 했던 것 같은데 30분이 지나도 쉬지를 않고 계속 올라가서 힘도 많이 들고 체력소모도 심했다. 그나마 산을 올라갈 때는 괜찮았는데 내려갈 때 위험한 곳이 많아서 팀장님들이 많이 잡아주시고 남자애들도 많이 걱정을 해주었다. 다 내려와 보니 아파트단지였다. 거기에서 쉬다가 단장님이 부평구청을 가면 아이스크림을 주겠다고 해서 열심히 걸었는데 이상하게 둘째 날보다 발이 많이 아프고 걷기가 너무 힘들었다. 부평구청에 도착하자 1인당 아이스크림을 2개씩 주어서 맛있게 먹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쉬다가 야영장소로 출발했다. 야영 장소까지 걸어가는데 ‘뒤쳐지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는데 너무 힘들고 발이 아파서 뒤처지고 말았다.
그래도 참고 열심히 걸어서 야영장소인 계산체육공원운동장에 도착하였다. 운동장이 풀밭이었는데 풀밭에 앉아서 쉬다가 텐트를 치고 저녁을 먹고 씻을 준비를 하고 씻으러 갔는데 체육관이다 보니 샤워시설이 잘되있고 따뜻한 물이 나와서 너무 좋았다. 씻고 나와서 2층 체육관에서 춤을 배우는데 나는 중간에 하다가 발이 너무 아파서 앉아 있다가 무심코 발을 보니 새끼발가락에 잡혀있던 물집이 걷다가 밀렸는지 물집이 벗겨져서 속살이 보이고 진물이 나고 있었다. 그래서 의료팀장님에게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교육이 다 끝나면 갈려고 했는데 팀장님들이 회의 중이셔서 우선 남자애들 텐트에 가서 간식을 먹고 잠시 여자애들텐트에 가서 누워있었는데 그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서 치료를 못 받았다.
넷째 날.
버스를 타기 때문에 가장 편할 것 같은 넷째 날이 드디어 왔다.
그런데 어제 발가락 물집 치료를 받았어야 했는데 깜박하고 잠이 들어버려서 새끼발가락의 물집 터진 곳에 진물이 굳어져 있었다. 그래서 다급하게 물집 치료를 받고 종주할 준비를 하였다. 오늘도 첫 종주가 산을 오르는 것이었다.
원래는 2개의 산을 올라야 되는데 한 개의 산만 오른다고 하여서 기분이 좋았다.
이번에 오르는 산은 거의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오르기 쉬울 줄 알았는데 오르면 오를수록 무릎과 다리가 아파왔다.
앞을 바라보아도 계속 계단이어서 고개를 숙이고 마음속으로 계속 ‘이것만 올라가면 끝날 거야.’ 하면서 계속 올라갔다. 산을 다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데 온통 햇빛이다 보니 모두 짜증을 냈다. 하지만 사진에 찍히는 순간에는 짜증냈던 얼굴들이 활짝 웃게 되는 참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어났던 것 같다. 산을 내려가서는 오랫동안 쉬었던 것 같다.
산 아래를 내려가니 계곡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무척 부러웠지만 우리는 계속 걸었다.
얼음물을 받자 산을 타고 난 다음에 마시는 시원한 물이어서 기분이 상쾌해졌다.
점심 먹을 장소 앞에 군부대가 있었는데 전부 담으로 둘러져 있었고 가끔 군용차량이 들어갔다.
오늘도 역시 냉국이 나와서 나는 냉국만 먹었다.(밥을 못 먹고 버려서 정말 죄송해요.)
자유롭게 쉬는 시간을 갖고 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을 하였다. 지친 몸으로 시원한 버스를 타니 모두들 즐거워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고인돌을 보러갔다. 고인돌이 크기는 했지만 폭염 때문에 짜증이 났다. 빨리 버스로 돌아가고 싶었다. 고인돌을 관람하고 다시 버스로 이동을 해서 민통선지역 앞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폭염 속을 걸었다. ‘버스타고 가면 안 되나? 폭염인데 꼭 걸어야만 하는 건가?’시원한 버스대신 무거운 발걸음으로 걷게 된 것이 무척 아쉬웠다. 앞을 보니 저 멀리 보초서는 군인오빠들이 보였다. 몇 몇의 군인오빠들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계속 걷는데 옆에 있는 풀들이 다리를 스치면서 약간의 상처를 남겼다. 폭염 속에 열심히 걸어서 서사체험학습장에 도착을 하였다. 도착해서 스트레칭을 하고 우리 조가 저녁 배식을 하게 되었다.
오늘 저녁은 비빔밥이라서 오빠들이 쉬게 해주셨다. 저녁식사 후 힙합을 배우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무척 시원했다. 힙합을 배우는데 나는 발이 아파서 뒤에 앉아서 양말을 벗고 새끼발가락을 보니 살점이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교육이 끝나기 무섭게 나는 재빠르게 씻고 한별언니에게 가서 치료를 받고 텐트에 가서 잠을 잤다.
‘밤하늘에 별을 볼 시간도 없이 너무 피곤하다. 걷는 게 이렇게 힘들다니......’
다섯째 날.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는데 모두들 약간씩 늦어서 단장님이 화를 내셨다. 오늘 오전에는 계속 논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폭염 탓에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바람이 자주 불어와서 한결 나아졌지만 쨍쨍 내리쬐는 햇볕은 어쩔 수 없었다.
첫 번째 휴식 때 발가락 물집을 다시 치료받고 가느라 늦게 출발을 하였다.
열심히 걸어서 우리 조에 다시 합류해서 걸었다. 계속 걷는데 폭염 때문인지 더 빨리 몸이 지쳤다.
그리고 논길이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해서 더 짜증이 났다. 중간에 쉴 때에도 전부 햇볕이라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논길만을 벗어나길 바랐는데 드디어 논길을 벗어나고 삼량고를 향해 갈 때 언덕이라서 머리가 어지럽고 빨리 쉬고 싶어졌다. 삼량고에 올라가서 바로 수돗가로 가서 팔과 얼굴을 씻고 물을 마시고 우리 조 남자애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앉아 있는데 토할 것 같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래서 수정이와 수연언니랑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갔다.
응급실에 처음 가보았지만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닌 듯싶다. 별다른 이상은 없었지만 힘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난생처음으로 링거를 맞아보고 병원침대에 누워보았다. 링거를 맞으면서 잠이 들었나 보다.
잠에서 깨고 수정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링거를 맞아서 그런가? 둘 다 쌩쌩해 졌다.
그리고 두유와 카스텔라를 먹게 되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차를 타고 먼저 화도초등학교에 갔다. 애들 말을 들어보니 오후 일정이 모두 취소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조장오빠가 걱정이 되었는지 음료수를 사주었다. 아플 때 가족 외에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지 처음 느껴보았다. 나는 건강했기 때문에 웬만해선 아프지 않아서 가족 아닌 누군가가 나를 챙겨주거나 걱정을 해주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일정시간중 남은 시간에 장기자랑 연습을 하게 되었는데 우리 조는 핸드폰으로 장기 자랑할 동영상을 보았다.
저녁 식사 후 텐트를 치고 잠시 자유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밤에 장기자랑 연습을 하였다. 오늘만큼은 장기자랑연습을 잘 해보라고 배려를 해주신 것 같다. 처음에는 남자애들이 협조를 안 해주다가 나중에는 열심히 잘 해주었다.
장기자랑연습을 늦은 시간까지 계속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연습을 하다가 팀장님들이 잠을 자라고 해서 텐트 안에 들어가서 꼬물거리다가 민영이가 깨어 있기에 화장실을 구실 삼아 잠시 돌아다녔다.
‘오늘 하루는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링거를 맞아서 그런지 쌩쌩해졌다~폭염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 링거덕분에~’
여섯째 날.
아침 일찍 마니산에 오르는 것은 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 것이어서 나는 발가락 물집 때문에 가지 않고 연수와 텐트주변을 돌아다니다가 텐트정리를 하였다.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갔다. 인천공항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종주단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인천공항에 와보았지만 이렇게 구석구석 돌아다녀 본 적은 처음이다.
공항안에 다양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점심을 먹으려고 직원식당에 갔는데 음료수를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음......커피만 있었다.
인천공항을 나와서 다시 버스를 타고 장봉도에 가기위해 삼목부두에 갔다. 삼목부두에서 장봉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고 가는데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이 따라왔다. 옆에 계시던분이 새우깡을 주셔서 갈매기에게 던져주었다.
그리고는 위로 올라가 바다를 보고 갈매기를 보았다. 그러는 사이 장봉도에 도착을 하였고 배에서 내려 작은 산을 넘어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시원한 바닷물을 보니 애들이 정신없이 물놀이를 하였다. 나는 발가락 때문에 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나도 들어가고 싶다며 계속 징징거렸다. 애들이 물놀이를 할 동안 장봉도에 응원오신 몇 몇의 부모님들이 텐트를 치고 애들을 챙겨주셨다. 소현이네 부모님도 오셔서 덕분에 소시지를 얻어먹었다. 매우 감사했다.
물놀이를 끝내고 나온 아이들과 팀장님들을 보았다. 애들은 매우 즐거워하는 표정이고 팀장님들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왜 좋지 않게 보였지????’
오늘 저녁에는 장기자랑이 있어서 춤 연습을 했다.
난 원래 이런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우리 조원들과 어울려 열심히 했다.
해가 사그라지고 종주단의 하이라이트(?)인 장기자랑이 시작되었다. 우리 조는 2번째였는데 배열도 잘 모르고 우선 그냥 했다. 조장오빠가 장기자랑에 참여를 못하고 지켜보았는데 우리 조 모두가 즐거워보였다고 하였다. 동작도 다 까먹고 막 한거였지만 나도 나름 즐거웠다. 다른 조들도 모두 신나고 즐겁게 열심히 장기자랑을 하였다.
또 교육을 해주셨던 ‘FLEX’가 무대분위기를 띄워주셨다.
응원오신 부모님들 모두 다 즐겁게 장기자랑을 봐주셨다. 비록 우리 부모님은 못 오셨지만 그래도 즐겁고 재미있었다.
우리 조는 안타깝게(?) 순위 안에는 들지 않았지만 내가 종주 단에 다시 참여하게 된다면 장기자랑을 위해 춤 몇 가지는 꼭 준비해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기자랑이 끝나고 다들 수다를 떨 정도로 대화를 나누고 놀았지만 나는 너무 졸려서 평상에서 뒹굴 거리다가 어느새 텐트 안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일곱째 날.
두근두근, 내가 바라는 날이 드디어 왔다. 오전에는 우리조가 1등으로 걷는다.
그런데 오전에는 얼마 걷지 않았다. 삼목부두까지 걷고 배를 타고~ 공항 신도시까지 걸어갔다. 그동안 걷는데 단련이 되어서 그런지 꽤 여유롭게 걸을 수 있었다. 공항신도시에서 공항철도로 운서역으로, 운서역에서 계양역으로 ~~계양역에서 내려서 인천철도로 바꿔 타고 원인재까지 ~~~원인재에서 송도역까지 갔다.
송도역에서 우리학교 한국사선생님을 만났다. 한국사 선생님이 매우 반가웠다. 학교에서 볼 땐 늘 보는 얼굴이라 그냥 그랬는데 일주일동안 걷느라고 고생하고 만나니까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전철역 앞에서 김밥을 먹은 후 아프거나 힘든 애들은 평지로 걷고 나머지는 문학산으로 갔다.(그동안 인천의 몇 몇 산을 넘으니 문학산 쯤은~~~^^)우리 조가 꼴지로 걸어서 거의 뛰다시피 올라가야 했다. 많이 힘들고 다리가 아팠지만 열심히 산을 올라갔다. 문학산은 그동안의 다른 산들보다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곳이 많아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발목이 접질리기도 했지만 별 탈 없이 산행을 끝냈다. 육교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고 우리 학교가 있는 구간인 신세계를 지나왔다. 신기하게도 넓은 횡단보도에서 사람들이 우리 양옆으로 길을 비켜주었다.
우리 종주의 종착지인 인천시청이 보이고 미리 와서 기다리고 계셨던 부모님, 형제들의 박수를 받으며 인천시청에 들어갔다. 우리 부모님도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출발 첫 날 처음 섰을 때처럼 자리에 서고 팀장님들이 무사히 종주를 마친 것에 한마디씩 하셨다. 너무 기뻤다. 완주를 했고 이제 집에 가서 너무 좋았다. 인천종주단은 힘들지만 종주에 참여했던 대원들이 왜 다시 가고 싶어 하는지 깨달았다.
" 함께 간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란 슬로건아래
처음 호기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출발했던 시청에 들어와 단장님 이하 멘토 팀장님들의 완주를 축하해주시는 인사말을 끝으로 멋진 모자세레머니를 하고 종주단의 기나긴 6박7일간의 종주는 무사히 끝이 났다.
서로 기념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누고 민영이를 집까지 데려다준 후 나는 비로소 편한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하고 싶어서 신청했던 인천종주. 몇 번이나 마음속으로 할까 말까 망설였던 순간들이 무사히 종주 완주와 함께 교차되어 지나갔다.
할 수 있을까? 아냐 하지말까? 종주중간쯤 시간이 지났을 때 나는 집으로 간절히 돌아가고 싶었다. 울먹울먹하며 엄마와 전화통화를 했던 기억까지....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정말 대견하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참을성을 배웠다. 그리고 인내심과 배려심도 배웠다.
폭염아래 걸으며 지나온 길들은 내가 인천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었으며 내 고장 인천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유산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잘 보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 주었다.(인천 참 넓다, 인천에 살면서 내가 와보지 못했던 곳들이 너무 많다니......)
6박7일 동안의 힘겨운 싸움에서 이겨낸 우리는 강한 정신력과 인내력을 얻어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어울려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을 훌륭하게 완수하게 된 아주 아주 값지고 귀한 시간이 되었다.
처음 종주단에 신청서를 제출할 때 나는 끈기가 있어 나에게 주어진 일을 끝까지 해내는 편이라고 나를 소개했었는데 나의 끈기가 중간에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많이 흔들렸었다.
그래도 잘 참아낸 내가 정말로 자랑스럽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인천이 이렇게 넓다는 것을 처음 알았으며, 인천에 살면서도 아직까지 가보지 못했던 곳이 많았지만 이번 행사를 참여함으로써 많이 알게 되고 가보았다는 것.
끈기와 인내심과 협동심이 없었다면 우리 모두는 이번 종주단 활동을 무사히 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 모두는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이제 17년을 살아왔지만 종주단에 참여하여 완주하였다는 것은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이다.
만약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나는 두고두고 많이 후회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되돌려보면 시작은 어려웠고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가 배려해주며 함께 행동하는데 있어 돈독한 우정을 나눌 수 있었고, 걷는데 더 많이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끝으로 인천바로알기 종주단 행사를 만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내가 다음해에도 종주단에 참여하여 더 의젓하게 완주하고 싶고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끝이 아니고 시작이니까.^^
첫댓글 수현이 언니~~ 우리가 같은조는 아니였지만 언니를 알게되서 정말 좋았어~^^
무사히 종주 완주!!!수고했어요^^ 내일 봐~ㅎㅎ
다음에 하면 같은 조되면 좋겠다~^^
응~~그러면 진짜좋겠다^^
수현언니 이제야 읽는다
일주일동안 정말 고마웠어~
아직 번호못땃는데 해단식날 갈켜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