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글을 쓴게 2011년이니까, 벌써 4년 전이네요.
스스로에 대한 기록이자, 이런 저런 조언도 받고 싶은 마음에
전의 내용에 추가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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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몇년째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쓰네요.
사실 저보다 훨씬 경력도 많고 뛰어나신 분들도 많기에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이런 글을 쓰냐하는 부담도 있지만
저처럼 불안감과 함께 무작정 강사 생활을시작하시는 많은 젊은 선생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해서
부끄럽지만 지난 5년간, 제가 걸어온 길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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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인턴으로 다니던 광고회사를 무작정 때려치우고
아르바이트나 해 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역 광고지에 나온 학원에 면접을 보고 중등부 전임으로
영어 강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가서 보니 허걱; 중등부 100여명, 고등부 150여명의 지역에서는 꽤 큰 규모의 학원라 깜놀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상한게(혹은 운이 좋았던게)
시강도 보지 않고 원장님과의 10분 정도의 면접만으로
덜컥 중등부 전임을 맡게 됐었네요.
월~금 50분x하루 4타임에 첫 페이가 160만원이었습니다.
그전까지 학원 경험이라고 해봤자
대학생때, 2002년부터 과외와 학원을 병행하며 해온게 전부였습니다.
처음엔, 그저 매일매일이 허덕임의 연속이었습니다.
천재교육의 "체크체크"가 학원교재였는데
(얼마 전에 보니 아직도 나오더군요. 몇 년만에 만난 친정엄마 같은 느낌이었습니다ㅋ)
어찌나 떨리던지 괜스레 얘들한테 소리나 꽥꽥 지르고
판서도 개판이었습니다.
그래도, 전라도 촌놈의 지기싫은 오기가 있었는지
누가 안시켜도 토요일 보강 잡고
시험기간엔 아예 부원장님께 열쇠 받아서 새벽까지 얘들 붙잡고 가르치기는 게 일이었죠.
딱 첫 중간고사 끝내고 나니 월급이 20만원 올랐습니다.
페이 인상 약속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원장님, 부원장님께서 어린 얘가 소리지르고 열심히 하는 걸 좋게 봐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 때, 기분이 얼마나 좋던지...
그리고, 2007년 여름방학...
생애 처음으로 제 이름걸고 '특강'이란 걸 해봤습니다.
특강은 자체교재로 하는 게 좋다는 말에 부랴부랴 서점가서
기초 영문법 교재 하나 사서
한글로 필요한 부분 타이핑치고
"선생님 독해가 되요!"라는 허접한 제목 붙여서 특강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그 교재 안버리고 가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나의 처음이 얼마나 허접이었는지,
초심을 잃지 않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어쨌든 그 강의에 6,7명 씩 두 반이 모이더군요.
정규 시간표 이전에 특강 시간이 잡혀서 아침 9시30분부터 강의를 시작했는데
얘들도 저도 참 열심히 했다는 기억이 납니다.
그 해 가을부터 당시 중3이던 아이들 대상으로 예비 고1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CEDU 출판사의 "천일문"으로 시작 했는데
이 때 즈음부터 여러 유명 선생님들의 인터넷 강의도 찾아보고
혼자 장/단점 분석하며 흉내도 내봤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고등부에 대한 욕심도 갖기 시작했고
당시 고등부에 계시던 선생님이 주말에 단과반 열어서
많을 때는 한 달에 500!!도 번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마냥 부러워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1년도 안된 초짜 강사에게 고등부는 뭔가 넘볼 수 없는 미지의 영역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2007년 12월, 그러니까 제가 학원에 들어온지 1년 쯤 되었을 때
기회... 라 할 수 있는 것이 찾아 왔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고등부 영어선생님께서 그만두게 되셨는데
그 자리에 제가 땡빵 형식으로 고등부 몇 타임 수업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가장 못하는 아이들반 수업이었고
대부분의 수업은 아직 중등부를 하고 있었지만
마치 대학에 붙은 것 마냥 어찌나 떨리고 동시에 기쁘던지요.
당시 고등부 교재가 "빠른 독해, 바른 독해 - 기초세우기" 였는데
어찌나 어려워 보이던지^^;;
중등부 처음 시작할 때 처럼 하루하루가 아둥바둥이었습니다.
강의실을 들어 갔는데 주먹만한 중학생들과는 달리
시컴시컴한 고등학생들은 꽉 찬 느낌을 주더군요.
(그래 봤자 20명 규모 강의실에 12~3명 앉아 있었던 반이었습니다ㅋ)
첫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한 남학생이
"선생님, 재밌고 좋았는데요............. 너무 떠셨어요ㅋㅋ 말을 왜 그렇게 빨리 하세요ㅋㅋㅋ"
.....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해 주던군요.
쥐구멍 있으면 들어가서 2박 3일 쥐박이랑 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어쨌든, 또 지기 싫은 오기에
정말 열심히, 열심히 수업 준비했습니다.
문장 문장 마다, 어휘 구문 어법 챙겨가며 어떻게 설명할까
어떻게 판서 할까 고민을 하며 하루 하루 버텨나갔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2008년 1월이 되었을 때, 원장님께서 주말반 단과를 제의하시더군요.
이제 쉬는 날이 없어 지는 건데, 괜찮겠냐, 할 수 있겠냐 하시는 말씀에
개뿔 자신도 없으면서 무작정 오케이 했습니다.
단과 수업 첫 날...
대명사와 명사를 준비해 갔습니다.
강의실 문을 열었더니 ................. 무려.......................................
예비 고2 여학생......... 한 명............... 앉아 있더군요.
얼마나 초라하고 서글프고 자존심 상하던지...
복사해간 열 몇장의 프린트물이 절 비웃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내색 않고 씩씩하게 강의했습니다.
그러면서 얘기 했죠.
니가 선생님 단과 1호생이다. 영광인 줄 알아라.
조금만 있어봐라. 여기 자리를 꽉 채워서 강의하게 될 거다,
그러니 자리 부족해 지기 전에 친구 빨리 데려와라.
등등 말도 안되는 이야기나 했습니다^^;;
(참, 이녀석이 벌써 대학교 2학년입니다. 인하대 간호학부에 재학 중인데,
지금도 가끔 연락하며 제가 선생님 1호 수강생이라며 웃곤 합니다ㅋ)
그렇게 하루도 쉬지 않고 주중은 종합반, 주말은 단과
매일 매일의 수업에 아둥바둥하며 달려 갔더니
그 해 여름 수강생 수가 40~50명 선으로 늘었습니다.
얘들이 많아져서 좋기도 했지만
동시에 늘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스스로 영문과 전공자가 아니기에 늘 스스로의 수업에 대한 자신감도 부족했구요.
그래서 더 수업 준비, 교재 연구에 매달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무슨 용기였는지, 수업은 늘 제가 직접 만든 교재들로 진행했습니다.
준비해야 할 게 산더미 같았지만, 곧 죽어도 자체교재만을 고수했습니다.
그리고 첫 수능이 지나가고
당시 수강생들의 반응이 좋았던지
2009년 겨울 방학 개강 수업때는, 1명이라는 굴욕은 면하게 해주더군요^^;;
이 시기 부터 아이들 수가 100명을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동시에 이게 나의 수업이다... 라 할 수 있는 나름의 틀도 생겼던 것 같구요.
조금씩 흉내내며 제이름 걸고 만들어 보던 교재들도
EXAM4YOU같은 사이트에서 좋은 반응도 얻으며
자신감도 많이 쌓였던 것 같네요.
또, 교재를 스스로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어휘, 구문, 어법, 독해 영역별로 나름의 커리큘럼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부분이 단기간에 아이들에게 어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렇게 2009년 이후로 지금까지 매년 한 참 많을 때는 130명이상까지 수강생도 늘게 되고
제가 있는 지역에서는 영어단과규모로도 가장 크다고 자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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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
이제 제 자신에게 다시 한 번 또 다른 도전을 해보자고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소위 "스타강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강사로서 '큰 물'이라 할 수 있는
서울의 대형 학원에 진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현재있는 학원에서의 안정적인 수입과
지난 5년간 이 지역에서 쌓아온 인지도를 버리기는 정말 쉽지 않는 결정이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도전하는 것이 좋겠다는 스스로의 판단아래
또 한 번 무모한 도전을 하기로 했네요.
이곳 저곳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는데
학력난에 써넣는 제가 나온 중위권 사립대학명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전라도 촌놈의 오기로 다시 한 번,
아둥바둥 버텨봐야죠.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이 곳에 글을 쓰게 되었을 때는
정말 멋진 "스타강사"가 되어 그 동안의 이야기를 쓸 수 있기를...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혹, 많은 선배 선생님들께서 조언 주신다면 더욱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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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2011년, 처음 올린 글인데, 지금 다시 보니 뭔가 파릇파릇한 기분이 드네요^^;;
그럼 이제, 그 이후의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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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사실, 2011년 11월, 나도! 스타강사! 를 꿈꾸며 지원한 곳은
1. 대치동에서 가장 큰 학원 중 한 곳
2. 인강으로 유명한 M모 학원
3. 노량진의 V모 학원 공채
... 이렇게 세 곳이었습니다.
.... 만, 딱 한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도 나름, 분당에서 인원수 좀 잡고 있었던 지라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당시만 하더라도 이력서 넣으면, M모 학원이든 V모 학원이든
바로바로 연락와서 서로 모셔 가려고 면접 잡을 줄 알았습니다-_-)
어쨌든! 대치동 학원에서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면접 준비를 하고 갔습니다.
대치동으로 가는 차 안에서 5년 전, 면접 준비도 없이
쭈삣쭈삣 학원에 들어섰던 제 모습이 생각나 웃음도 피식 나더군요.
공식적인 면접과 시강은 처음이었던지라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인상 좋으신 원장님께서 목소리 크다고 칭찬해 주시고, 장점이 많다며 격려도 해 주셨습니다.
(시제편 설명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생각하면.... 음... 원장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학원에서 5년간 근무했던 것을 높게 평가해 주시면서
현장에서 채!용!을 결정했습니다.
사실, 그 날 바로 결정 될 줄은 생각지도 못해서 너무 갑작스러웠던데다,
생각보다 높은 기본급+생각보다 낮은 비율제에 고민을 했지만
일단 도전부터 해보자는 생각과, 너무나 인간적인 원장님 인품에 덜컥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2011년 12월부터 저의 대치동 강의가 시작되었네요.
그 곳에서 제가 배운 건, 어디에서 강의를 하건,
결국 진.심.과 노.력.은 통한다- 였습니다.
저보다 몇 배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시면서도
아이들 상담과 소규모 학부모 상담, 그리고 때마다 이어지는 대형 설명회를
거르지 않고 하시는 원장님을 보면서, 배우고 또 배우고 깨닫고 또 깨달았지요.
(대치동 경력만도 10년이 넘어간 원장님은 아직도 내신자료를 직접 학교별로 꼼꼼히 작업하십니다.)
정신없었던 겨울방학과 치열했던 중간고사 기간이 지나고 나니
저도 차츰 아이들 수가 불어나기 시작해서 마감반도 생겨나고, 특강반에 아이들도 꽉차고
원장님 다음으로 수강생수도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즈음의 페이는.. 음.. 대기업 과장님or팀장님 연봉과 비슷한 정도?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개인적인 일이 겹치고 겹치면서
대치동 생활은 채 1년을 넘기진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저를 붙잡아 주시고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원장님은 지금도 제가 가장 존경하고
때 마다 연락을 드리는 원장님으로 남아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저런 개인사로 지칠때로 지쳐 학원을 그만두고 1달 반쯤 해외+국내 여행을 하며,
이젠, 스타강사의 꿈이고 뭐고 그냥 슬슬하자... 하던 찰나에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연락이 옵니다.
1년 쯤 전, 이력서를 넣었던....
M모 학원.
참... 인생이 묘하지요.
조그만 교습소를 하던, 파트를 하던, 쉬엄쉬엄 살까 생각하던 시기에
또, 가장 가고 싶었던 곳에서 연락이 오다니.
여행을 다니며 생각을 많이 비운 탓인지
이것저것 재지 않고 무작정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본사에서 카메라 TEST하고 며칠 있으니 연락이 와,
연합반과 단과반중에서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묻더군요.
당연히, 저는 단과가 하고 싶다고 했고
강사발굴팀에서는 처음에 굉장히 많이 힘들거라며 약간은 만류하는 분위기 더군요.
그래도, 항상 해 오던게 단과고 자신도 있었기에 단과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강사라면 패기! 아니겠습니까! 라며...
....
외친 저의 패기를
그 해 10월, 10여 만원이 찍히 급여명세표와 함께 찢어 버리고 싶었습니다.(엉엉...ㅠㅠ)
M학원 재수단과&고등단과로 발령받고 부푼 꿈을 안고
교재도 만들고 (200권 만들었습니다....... 네, 병신이죠_-_)
광고 팜플렛도 제작했지만,
하하... 개강 날 재학생 반에 3명 앉아 있더군요.
(참, 이녀석들이 벌써 작년 수능을 봤습니다. 시간 참...^^)
단과가 참 무서운게,
옆 강의실에서 1타 선생님이 100명 마감에 대형강의할 때,
그 수업 마감되서 신청 못하고 어거지로 꾸역꾸역 들어온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뭐랄까....
처음 느껴보는 비참함과 처절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 없고 아무것도 아니었는지도 깨달았지요.
겸손함, 그리고 오기.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가
몇 십만원 수입과 함께하던 M학원에서의 힘든 날을 버티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1월부터
수강생 수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아이들이 제 수업을 들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제가 그 동안 저도 못느끼는 자만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2월즈음 부터 100여명이 되더니
개학과 중간고사를 거치면서 200여명이 되었고
여름방학 시즌에 300~400명을 오고 가는 숫자가 되더군요.
대치동에서 배운데로
아이들 개별상담도 하고, 매주 보강에,
내신기간에는 수 많은 학교 교과서+부교재+모의고사까지 대비해 준 것들이
재학생들 사이에서 효과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재수반 같은 경우는 EBS보다는 문장독해력+사고력 중심으로 강의했던게
오히려 더 먹혔던 것 같구요.
살인적인 스케쥴이었지만, 저보다 훨씬 더 경력이 오래되신 선배강사님들도 묵묵히 버텨내시는 걸 보면서
끽 소리도 못하며 1년을 또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2013년 말...
M학원 강사로 커나가려던 저에게 또 한 번의 선택지가 놓여지게 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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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간 중간 쓰려니 힘드네요...ㅠㅠ
Part 3 - 현재는 조만간.... 작성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