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요일
성동구청 신우회 예배 설교
제목: 하나님의 경륜
https://youtu.be/TrnmeGzjQg4
그리스도 안에서 미리 세우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따라,
하나님의 신비한 뜻을 우리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경륜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통일시키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1:9~10, 표준새번역성경
설교를 위한 묵상
이번 주 신우회는 총동원예배로 모인다. 매월 마지막 주 예배는 앞으로 이렇게 모든 분들을 초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그 동안 나눈 설교 중에서 중요한 내용을 한번씩 정리할 예정이다. 그것이 처음에 온 분들에게도 유익하고 기존의 멤버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다만 설교는 15분 안에 끝내는 것이 좋겠다.
하나님의 경륜은 사도 바울이 전한 복음의 핵심 용어이기도 하고 앞으로 완성될 하나님의 마스터플랜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것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며 최종 목표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주제를 종종 점검하고 명확하게 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유익이 될 것이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경륜을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통일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설교는 결국 이 말에 대한 설명이 될 것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들로 요약해 보자:
1. 하늘에 있는 것과 땅에 있는 것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2. 하늘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
3.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통일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4. 그것은 결국 어떻게 된다는 말인가?
5. 이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설교 개요
1. 반지의 제왕 이야기 – 데네소르
2. 성경 이야기의 핵심 줄거리, 하나님의 경륜
3. 하늘과 땅 이야기
***
1. 반지의 제왕 이야기-데네소르
반지의 제왕은 영국의 작가 톨킨이 1950년대에 쓴 판타지 소설입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3년간 3부작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반지 원정대, 두개의 탑, 그리고 왕의 귀환이라는 3부작의 거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한 줄거리입니다. 반드시 파괴되어야 하는 절대반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각자의 상황 속에서 개성을 따라 활동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20년 전에 본 이 영화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제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수많은 장면 중에서 오늘 생각하고 싶은 대목은 곤도르의 왕 데네소르입니다. 그는 지식이 많은 왕이었지만 늙어서는 분별력이 사라지고 절망에 사로잡혀 결국 자기 아들을 죽이려는 행동을 합니다. 적군이 쳐들어오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 절망에 빠진 왕은 결국 스스로 불구덩이에 빠지고 맙니다. 하지만 간달프를 비롯한 용감한 이들의 협력으로 적군은 퇴치되고 곤도르 왕국은 재건됩니다.
오늘 저는 우리의 상황이 바로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첨단 과학의 발달에 바탕을 둔 기술문명은 마법사의 돌처럼 인간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인류에게 다가오는 위험은 그 동안 겪어보지 못한 규모와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류 전체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위험입니다. 이때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능히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과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도력입니다. 그런 지도자와 백성이 되는 것이 이 위기의 때에 꼭 필요합니다. 그런 지혜를 일깨워 주기에 인류는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들은 성동구청 기독신우회로 모여서 점심시간에 예배를 드립니다. 우리는 성경을 배우고 하나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은혜와 지혜, 그리고 용기를 받고자 합니다. 그것은 어떤 점에서는 공직자로서 우리의 업무와 무관한듯 보이나 사실은 우리의 삶 전반에 영향을 끼칩니다. 한때 유능했던 곤도르의 왕 데네소르처럼 우리들도 모든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을지라도 마음 속에 있는 오만과 절망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죽음으로써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릴 때 진실하고 거룩한 마음으로 임하는 까닭은 바로 그런 마음에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기 때문입니다. 신우회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 앞에 서는 소중한 경험과 훈련을 한다면 그 사람은 곤도르 왕국에 다가오는 오크족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빛나는 성동의 곤도르 왕국을 세우는 일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성경 이야기의 핵심 줄거리, 하나님의 경륜
성경 안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영감을 주어 그림으로 만들어지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소설이나 시를 쓸 수 있게 하는 재료가 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이미 성경에서 나온 많은 이야기들을 알고 있습니다:
금단의 열매를 먹은 인간이 있습니다. 동생을 죽인 형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대한 배를 만들어 홍수에서 건짐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벨탑을 쌓아 언어가 혼잡하게 된 이야기도 있습니다. 자기 아들을 하나님께 바치라는 시험을 받은 아버지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골리앗이라는 거인을 돌멩이로 넘어뜨린 목동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는 성경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이런 말을 사용합니다: ‘누가 이 사람에게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 희생양이나 십자가라는 말도 사실 모두 성경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서사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성경으로부터 더 크고 강력한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사람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는 것은 강력하고 흔들림이 없는 약속입니다. 그리고 그 약속은 언제나 이야기의 형태로 전수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우리 마음 속에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그렇게 그려지는 이야기들을 판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해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판타지 형태로 제공됩니다.
성경에서는 다니엘의 사자굴 이야기와 환상들이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짐승과 용, 그리고 하늘의 군대가 그런 판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판타지들은 악한 세력이 어떻게 종말을 맞이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며, 의인들이 마침내 승리할 것이라는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인류는 이런 이야기들로부터 희망과 용기를 받아서 지금까지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희망의 이야기가 찬란하게 꽃피는 곳에서는 언제나 승리가 있을 것이고 절망의 이야기가 퍼지는 곳에서는 곤도르의 불행한 통치자 데네소르의 비극이 있을 것입니다.
위대한 과학자 아인쉬타인이 죽고 난 후에 그의 뇌를 조사한 의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의 병리학자 토마스 하비(Thomas Harvey)입니다. 그런데 인류를 위기에서 건져낸 훌륭한 지도자들의 심장에는 용기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에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영광스러운 판타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많은 박해를 당하고 고초를 겪었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사도 바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도 바울의 뇌를 해부할 수 없고 그의 심장을 열어 볼 수는 없지만 그보다 더 나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가 여행 중이나 옥중에서 쓴 글입니다. 그것은 로마서로부터 시작하는 13개의 편지들입니다.
그 서신들 중에 에베소서는 사도 바울이 가지고 있던 서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오늘 읽은 성경본문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글에서 어떤 그림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미리 세우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따라,
하나님의 신비한 뜻을 우리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경륜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통일시키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1:9~10, 표준새번역성경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신비한 뜻을 하나님의 경륜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그림언어로 표현했습니다.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통일시킨다는 것입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머리, 통일과 같은 말은 판타지 언어로 적합하다고 하겠습니다.
저는 이 비밀을 연구하고 설교하여 ‘하나님의 경륜’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저는 책의 날개 부분에 저자 소개를 하는 곳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나의 임무는 하나님의 경륜을 배우고 가르치고 거기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새로운 세상인 하나님의 나라를 물려받기를 나는 간절히 고대한다.’
3. 하늘과 땅 이야기
성경은 하늘과 땅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땅을 사람에게 맡기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기도하라고 가르치시면서 이렇게 덧붙여 설명하셨습니다. ‘하늘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예수님은 하늘로 올라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다!’
하늘의 하나님이 땅에 자리를 잡으시고 인간과 함께 하시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곳은 에덴동산이며 성막이나 성전입니다. 그곳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예수님이 하늘에 오르셔서 하나님 오른쪽에 앉으신 후로는 하나님의 영광의 성령이 믿는 신자들 위에 임하여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 사막에 세워진 하나님의 처소가 성막이고 예루살렘에 세워진 하나님의 처소가 성전이었다면, 지금은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성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고 노력합니다. 또한 하늘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므로 우리는 하나님과 더불어 일하는 대리인이며 동역자임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지금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시고 통치하고 계심을 우리는 믿습니다. 그런 믿음과 확신은 우리의 곤도르 왕국을 위험한 도전으로부터 지키고 번영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우리의 곤도르 왕국은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에 있다고 하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는 죽은 후에 들어갈 세상이지만, 우리들은 지금 여기서 하나님의 통치에 동참하여 거룩한 싸움에 임하고 있음을 깨닫고 이 사실을 마음에 새깁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주님을 예배하는 사람들에게 시편에 있는 이런 말씀으로 격려를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전하노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
내게 구하라 내가 이방 나라를 네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
시편 2:7~8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