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공포의 천마천하(天魔天下) -3
진운향, 그녀는 깨끗한 황삼을 걸치고 환히 웃으며 다가가고 있었
다.
"웅(雄)! 오오, 왔군요?"
그녀의 눈에서는 두 줄기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왔다.
휙! 그녀는 한 마리 물찬 제비처럼 날아올랐다.
터질 듯 부풀어오른 여인의 몸. 사향처럼 비릿하고 풋사과같이 상
큼한 향기가 여인의 몸에서 풍기고 있었다.
진운향은 최근들어 아주 성숙해 보였다. 곡비연의 가르침이 그녀
를 소녀에서 여인으로 만들었음에 틀림없었다.
그녀는 아주 날렵하게 날아올라 흑의괴인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
다.
"오오, 안길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흐흑, 마…마접을 독살할
뻔했던 것을 용서해 주시건 안 하시건, 웅은 나만의 사람입니다.
웅은… 내 나이 십사 세 때부터 나의 꿈이었습니다!"
진운향은 더운 눈물을 사내의 가슴에 흘렸다. 그때였다.
"마…마접을 독살했다고?"
죽립 쓴 사내의 눈에서 찬 빛이 쏘아졌다.
"으으, 이…이 목소리는?"
진운향은 아연실색하며 고개를 쳐들었다.
눈, 그녀는 악마의 눈을 볼 수 있었다.
"아…아니다. 으으, 웅이 아니다. 너는… 검공이다. 네…네가 웅
행세를 하고 오다니!"
진운향의 얼굴은 새하얘졌다.
"마접은 어디에 있느냐?"
죽립 괴인, 그는 이미 죽었다고 알려진 검공이었다. 그가 돌아왔
다. 천하에 저주를 품고 대막으로 떠난 검공이 천마대제(天魔大
帝)가 되어 돌아온 것이었다.
검공의 냉정함은 마접이라는 말에 산산이 깨어지고 말았다. 그는
마접을 소유하는 것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았던 자였다. 단순히 마
접을 사랑하기 때문만은 절대 아니었다. 마접이 천하제일 미인이
기에 그녀를 취해야 했던 것이다.
"말하라!"
그는 진운향의 목을 거머쥐었다. 그의 손은 억세고 차가웠다.
"으으, 모…모른다!"
진운향의 얼굴은 옷 빛깔보다 더 샛노래졌다.
"모른다고?"
검공은 이미 사람의 범주를 넘어선 듯했다.
진운향의 목에서는 핏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틀렸다. 아아, 검공을 간과한 것이 실수였다.'
진운향은 모든 꿈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마…마접이 있는 곳을 말하면 살려 주마!"
검공의 눈에서는 푸른빛이 폭사되어 나왔다.
"으으, 나…나는 모른다."
진운향은 폐부가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입술 사이에서
붉은 핏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연약하기만 한 그녀의 몸은 검공
의 쌍비(雙臂)에 조여져 으스러지기 직전이었다.
진운향은 나락(奈落)의 고통을 느끼며 한 얼굴을 기억했다.
'웅(雄), 당신과 나는… 한 몸이 될 수 없는 운명인가 보군요. 하
나, 당신에게 피해를 주며 죽지는 않겠어요. 내 비록 마접을 싫어
하나, 당신을 위해 마접이 있는 곳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진운향은 신음 소리를 내지 않았다.
검공은 그녀의 몸에다가 천마빙백살(天魔氷魄煞)이라는 사문기공
(邪門奇功)을 발휘하는 상태였다. 그런데 진운향의 표정은 갈수록
평화로워지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아예 고통을 잊어버린 듯했
다. 마치 천수관음보살(千手觀音菩薩)처럼 그녀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떠올리는 것이었다.
"그대는 살육자(殺戮者)는 되어도 정복자(征服者)는 되지 못합니
다."
진운향은 검공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검공의 얼굴빛은 그 순간 흙
빛으로 물들었다.
"네…네년이 감히 웃으며 내게 충고를 하다니! 네년을 천참만륙
(千斬萬戮) 찢어 버리리라!"
검공의 머리카락이 빳빳이 일어났다. 그는 천마무적수(天魔無勣
)가 남긴 초상승의 마공 절기를 완전히 터득한 상태였다.
그의 몸 안에는 무시무시한 마성(魔性)이 잠자고 있었다. 그것은
기회만 있으면 야수성(野獸性)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검공은 진운향을 처참히 죽일 작정을 하고 그녀의 몸을 번쩍 쳐들
었다. 그는 진운향의 달걀만한 종아리를 두 손에 나눠 쥐고 힘을
가할 듯하다가 갑자기 눈에서 사악한 빛을 뿌렸다.
죽음마저 초월한 듯한 표정을 짓는 진운향, 그녀의 찢어진 옷 사
이로 토실토실한 살집이 비치고 있었다. 한 손으로 쥐기에는 너무
큰 젖가슴, 군살이 없는 아랫배.
"훗훗, 대살수의 계집! 마접만은 못해도 천하에 보기드문 미모로
구나!"
그의 눈에 음탕한 기운이 나타났다. 진운향은 그가 거친 숨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 식은땀을 흘렸다.
'이 악랄한 자가 나를 능욕해 죽이려는 것일까? 아아, 그럴 수는
없다.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자.'
그녀는 안색이 창백하게 되어 이를 악물었다.
"후훗, 마접을 얻을 수 없다면 네년을 나의 첩(妾)으로 삼으리
라!"
그녀가 혓바닥을 끊어 자결하기 직전, 검공은 잔혹히 웃으며 일지
를 쳐냈다.
그의 탄공쇄혈지(彈空鎖穴指)는 가히 섬전 번개였다.
진운향은 혀를 깨물고 자결할 틈도 없이 혼수혈을 찍혀 의식을 잃
었다.
꽈르르르-릉! 우르르르-릉-꽝!
먼 뒤쪽에서는 수십 길 높이의 불기둥이 일어나고 있었다.
"우우, 화공(火功)으로 소림사를 불태워라!"
"크핫핫, 천 년 소림사의 역사는 이것으로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
다!"
천마군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아아, 대저주(大詛呪)! 평화롭던 소림사는 지옥의 불길에 휘감기
며 타올랐고, 화광에 빛나고 있는 대웅전(大雄殿) 앞에는 오백 나
한의 시신이 나뒹굴고 있었다.
"으으, 천…천마대제의 수하들에게 당하다니!"
"천하무맹을 이룰 꿈이 수포로 돌아가다니……."
"이…이제는 희망이 없다!"
팔과 다리가 끊어진 소림 고수들은 마지막으로 염주를 굴리며 공
허한 눈망울을 삼경(三更)의 하늘에 던졌다.
우르르-릉! 꽈꽝! 소림의 하늘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비! 이날따라 찬비가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쏴아아- 쏴아아-, 폭우가 지는 가운데 천여 개의 귀영(鬼影)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무참한 살육을 계속했다.
"우우, 하나도 남김없이 모조리 죽여 버려라!"
"소림제자들은 불성(佛性)과 협성(俠性)이 강해 끌어들일 수 없으
니, 모두 죽여라!"
"크크르, 장경각(藏經閣)을 태우고 조사전(祖士殿)을 무너뜨려
라!"
천마군들은 소림사를 철저히 유린했다.
소림사의 방비는 전에 비해 한결 약화된 상태였다. 천마군이 신출
귀몰(新出鬼沒)한 탓에 자객방을 중심으로 뭉친 대세력이 분산되
었기 때문이었다.
검공은 고금에 드문 병법가(兵法家)였다. 그는 자신의 세력을 남
하(南下)시키는 척하다가 예봉(銳鋒)을 북상(北上)시켜 소림사를
급습했던 것이다. 그의 계략은 적중했고, 백도의 본산(本山) 소림
사는 시체로 뒤덮였다.
조사전 안, 현진선사(玄眞禪師)가 불상을 보고 앉아 있었다.
그의 두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천마총관(天魔總官)을 가로
막다가 두 다리가 으스러졌다. 그는 대승반야진결(大乘般若眞訣)
과 금강삼매진기(金剛三昧眞氣)로 몸을 단련시켰기에 육신의 반이
으스러지고도 살아 있을 수 있었다.
그의 등 뒤에는 피의 궤적(軌跡)이 있었다. 현진선사는 엉금엉금
기어 간신히 조사전 안으로 들어섰다.
"소림사! 아미타불, 이곳은 영원한 백도의 성지이다. 그 누구도
소림사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
현진선사의 입가에는 패배감 대신 장중한 신색이 드리워져 있었
다. 그는 죽음의 공포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무림인이기 이전 승
려이기에, 그는 죽음을 하나의 해탈(解脫)로 여기고 있는 것이었
다.
소림사가 강해진 이유는 그런 정신을 갖고 사는 사람들 때문이었
다.
"천마성(天魔性)이 떠올라 우주를 피로 씻는 것이다. 하나, 대의
혼(大義魂)의 불길만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그의 입가에서는 피가 주루루 흘러나왔다.
'사람은 죽을지 모르나, 전통은 남는다. 노납은 비록 밝은 천하를
보지 못하고 죽을 것이나, 전통만은 불사조(不死鳥)처럼 살아날
것이다!'
현진선사는 불상을 보고 있었다. 그때 사립문 밖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
"사존(師尊), 준비가 다 되었다 합니다!"
현오(玄悟), 그는 현진선사의 사제가 되는 사람이었다. 그는 소림
사의 집법전주(執法殿主) 지위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등 뒤에는 집법전의 통자배(通字拜) 구노승(九老僧)이 있었
다.
통자배의 노승들은 소림사의 모든 의전 절차를 밟는 일을 하고 있
었다. 그들은 모두 침묵하고 있었다.
현오선사는 허리를 숙이고 말을 이었다.
"녹옥불영(綠玉佛令)과 역근진경(易筋眞經), 벌근세수경(伐筋洗髓
經)을 비롯한 진산비급은 모두 비동(秘洞)에 매몰했습니다!"
그의 노안에서는 눈물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현오, 수고했네!"
현진선사의 목소리는 자상했다.
그는 듣지 못하는 것인가? 승려들이 단말마의 비명 소리를 내는
것을? 그리고 그는 보지 못하는 것인가? 그가 머물러 있는 곳 주
위로 화마(火魔)가 날뛰는 것을?
수많은 고수들이 소림사 안을 오락가락하며 도살극을 벌이는 것을
그는 듣고 보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 그는 자신의 두 다리가 으스러졌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것일까?
현진선사는 염화시중의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벌렸다.
"죽더라도… 녹옥불영이 묻힌 곳만은 발설하지 말게!"
"물론입니다, 사존!"
"아아, 소림은 이번 기습으로 회생불능 지경이 되었네!"
"크으으!"
"그러나 슬퍼하지는 말게. 허헛, 소림사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니
까! 건물이야 다시 세우면 되고 승려들이야 다시 모이면 되지 않
는가!"
"……."
"헛헛, 노납이 왜 웃는지 아는가?"
현진선사는 웃기 시작했다. 현오선사가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볼
때, 현진선사는 손을 들어 하늘 위를 가리키고 있었다.
검은 하늘 가운데 아아, 언제 나타난 것일까? 계명성(啓明星)보다
도 밝고, 북두성(北斗星)보다도 늠름한 별 하나가 나타나 있지 않
는가!
황홀한 빛을 발하는 별 하나! 현진선사는 그것을 가리키며 말했
다.
"저 별의 임자를 노납은 안다네. 그는 고검성(孤劍星)이고, 천살
성(天煞星)이라네. 그리고 그가 있는 한, 대의(大義)는 쓰러지지
않을 걸세."
"그분이 어느 분이신지요?"
"장차 천하 무림계를 다스릴 분이네. 그분은 바로 대살수라네!"
"아아, 그분이 바로 천기(天機)를 타고 태어나신 분입니까?"
"그분은 천하지주(天下之主)가 될 운명이었네. 황족이었다면 고금
에 유래 없는 성군(聖君)이 되었을 것이네! 하나, 불행히도 속가
(俗家)에 태어났기에 천자(天子)와는 양극(兩極)이 되는 운세가
된 것이네. 하나, 그분은 필히 무림을 건질 것이네!"
현진선사의 목소리는 더욱 또렷해졌다.
회광반조(廻光返照)!
그는 아주 오래 전에 잃은 맑은 눈빛을 되찾고 있었다.
"헛헛, 그분을 찾게. 그분의 발목에 매달려서라도 부탁하게. 제
발, 소림의 속가장문인(俗家掌門人) 노릇을 삼 년만 해달라고. 꽤
오랫동안 그분과 함께 지낸 현진이… 죽어가며 그렇게 부탁했다
고!"
현진선사는 그 말을 마치고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그는 앉은 채 숨
을 거두었다.
현오선사는 조용히 절을 했다. 뒤쪽에 있는 사람도 모두 절을 했
다.
현오선사는 속으로 금강경(金剛經)을 외우기 시작했다. 얼마 후,
그는 통자배 노승들에게 말을 건넸다.
"모두들 암도(暗道)를 통해 떠나시오. 저들은… 천하에 소문을 낼
요량으로 이곳을 철저히 괴멸시킬 것이오!"
"집법전주는 어이하실 생각이시요?"
통운대사(通運大師)가 물었다.
"헛헛, 사형 곁에 남을 것이오."
현오선사는 웃으며 모옥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죽은 현진선사 곁
에 조용히 합장하고 앉았다.
바로 그때 피이-잉! 어디선가 화탄(火彈) 한 알이 날아들어 조사
전 지붕 위에 떨어졌다.
꽈꽝! 벼락치는 소리가 나며 조사전은 불덩어리로 뒤덮였다.
"저…저런!"
"현오선사마저 돌아가시다니, 크으으!"
통자배 노승들은 얼굴에서 핏기를 잃었다. 그들은 정말 오랜만에
잊어버리고 있던 한 가지 마음을 갖게 되었다.
살의(殺意)! 그들의 눈에 핏발이 떠올랐다.
"으으, 소림사는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전통 때문에 언제나 기습
을 당한다!"
"싸워야 한다!"
"놈들을 쳐죽어야 한다!"
노승들의 눈에서 핏발이 일어날 때, 통자배 노승 중 하나가 담담
하게 말했다.
"아미타불, 싸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림사의 법통을 지키는
것이다. 소림제자들이 강호의 적도들을 상대로 싸움을 벌인다면
소림사는 그 싸움에서 이기더라도 망하게 되는 것이고, 싸우지 않
기에 무너지는 것이라면 무너진다 하더라도 굳강하게 서는 것이리
라!"
그의 입가에 맴돌고 있는 잔잔한 웃음, 그것은 그의 목숨이 끊어
진다 하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었다. 그것은 사마외도의 힘이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었다. 그들은 진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빼앗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지금 이기고 있
는 것이었다.
소림사가 불탔다! 그 소문이 삼산오악을 떠들썩하게 했다.
수천여 명이 숭산에서 떼죽음을 당했다고 했다. 그리고 백도의 명
숙들이 거기 모여 무엇인가를 의논하다가 몰살당했다고 했다.
천마천하(天魔天下)!
그것은 마도의 환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손에 쥔 한 마리의
새와 같았다.
검공! 그는 천천히 천하에 군림하기 시작한 것이다.
- 무당파(武當派)가 봉파(封派)했다!
- 곤륜파가 무너졌다!
- 개방의 총타가 잿더미로 화했다!
이제는 어떤 경악할 만한 소문이 들려와도 사람들은 놀라지 않게
되었다.
그 누구에게도 안기지 않았다던 중원 무림계(中原武林界).
그곳이 지금 천마대제에게 반쯤 안겨 버린 것이었다.
그 덕에 숨통이 트여 무서운 기세로 일어나기 시작한 세력도 있었
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 천마대제의 출현을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수십만 명의 무리가 있었다.
백도에 짓눌려 살던 흑도계의 무리들, 녹림계의 거마들. 그들은
자주 회동을 갖고 천마대제를 무림천자(武林天子)로 책봉하는 일
을 시작했다.
백도는 겨울이 다 가기 전, 완전 멸망한다고 했다.
사마외도(邪魔外道)는 천마대제를 대맹주(大盟主)로 추대해 무림
제국을 건립할 계획이라 했다.
천마군! 심야의 적도들은 이제 백주(白晝)에 활개치고 다니는 무
림의 명사(名士)들로 탈바꿈해 갔다.
검공, 그는 과거 세력을 모두 잃고 도망간 것이 아니었다. 그는
천하혈서(天下血書)에도 쓰여 있지 않은 일곱 군데의 비밀 세력을
갖고 있었다.
하란산(賀蘭山) 신마왕부(神魔王府),
사천(四川) 금정산(金頂山) 금정마굴(金頂魔窟),
대파산(大巴山) 추혼마궁(追魂魔宮),
서천목산(西天目山) 와호봉(臥虎峰) 구마제검부(九魔帝劍府),
녹림(綠林) 선풍흑무장(旋風黑霧莊),
팔공산(八公山) 파혼축융제(破魂祝隆祭),
포양호중(抱陽湖中) 검도(劍島).
천마군이 일어남과 동시에 숨어 있던 칠대세력이 암약하며 천마대
제를 정사의 맹주로 추대하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천마대제가 세력을 자금성(紫金城)에까지 보냈
다는 것이다.
그는 어전시위(御前侍衛)들을 살해하고 황궁 안에서 한 사람을 납
치하게 했다. 천마대제는 무적의 힘을 발휘해 그 일을 한 시진만
에 깨끗이 성공시켰다.
- 경극제는 불영공주를 본좌에게 조공녀로 바쳤다! 푸핫핫!
천마대제는 주불영을 자금성에서 훔쳐낸 것이다. 팔십만금군(八十
萬禁軍)이 제 아무리 동장철벽을 이루었다 해도 그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경극제는 앓아 누운 채 실의와 비탄에 잠겨 천정만 바라보며 산다
고 전해졌다.
피바람에 흔들리는 중원천하!
피의 저주는 이제 걷잡을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