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칼럼(20230312) 강춘근 원장(한국웰다잉교육문화연구원/한국죽음교육협회 정책위원장)
한국죽음교육협회 창립 3주년을 맞으며....
오는 3월 13일은 한국죽음교육협회가 창립된지 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2020년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시기였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하였지만 어느덧 3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당시 올바른 죽음교육과 정상적인 웰다잉 문화 정착의 필요성에 통감하며 웰다잉 문화와 죽음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 오던 이들이 약 3-4년여간의 논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한국적 상황에서 죽음교육의 발전을 지원하고, 국내외 죽음교육 관련 기관 및 단체 그리고 활동가들 간의 긴밀한 연대와 협력과 함께 공교육 속에 이루어져야 할 죽음교육 정책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공감의 의지를 모아 만들어진 한국죽음교육협회는 각 종교와 학교, 및 전국의 다양한 죽음교육 단체가 연대한 독특하고 고유한 성격의 집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당시 출범을 알리는 한국죽음교육협회 창립 취지문에는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본 협회는 삶과 죽음이라는 인류 보편의 과제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단체로서 이미 각 학문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들과 연구소, 죽음교육 기관들과의 연대를 통해 한국적 죽음문제와 죽음문화에 접근하려 한다.
또한 각 학교나 단체에서 진행하는 죽음교육에 대한 교과과정의 표준화를 통해 보편적 학문으로서 생사학, 죽음학을 토대를 쌓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나아가 각 분야에서 생사문화와 죽음교육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각 기관, 단체, 활동가들이 성장과 양질의 죽음교육을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류를 활성화하여 죽음을 회피하고 터부시하는 문화를 극복하고 오히려 죽음을 직시하여 진정한 삶과 좋은 죽음을 궁구하려 한다.”
그러면서 협회는 이러한 취지에 동의하는 모든 기관이나 단체에게 개방하여 죽음교육 관련기관 및 죽음교육 활동가 간의 네트웤을 결성하고, 죽음교육 향상을 위한 표준화 작업 및 자격인증제도를 관리하며, 죽음교육 활성화를 위한 입법 및 행정지원 활동과 함께 죽음교육 관련 교육과 컨텐츠 개발 및 자료제작을 함께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와 ‘죽음의 질’ 향상을 위해서 죽음을 똑바로 바라보아야 할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초고령사회, 100세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사회변화 속에서 ‘죽음의 질’을 높이는 법과 제도 마련과 함께 죽음교육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죽음이 우리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죽음문제는 더 이상 돌봄의 영역 뿐만 아니라 교육의 영역에서도 소외될 수 없는 중요한 내용이기에 죽음교육이 매우 시급한 과제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인구의 상당 부분인 노인들의 ‘삶의 질’과 ‘죽음의 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동시에 생애 초.중반의 초.중.고생들 뿐만 아니라 생애주기별 모든 대상자에게 적합한 죽음교육의 필요성이 새롭게 제기됨으로 죽음 논의의 사회적 개방성 또한 크게 증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 협회는 죽음을 부정하고 회피하는 태도가 개인과 사회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증거와 믿음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죽음교육을 통해서 죽음에 대한 회피적 태도가 변화되고 삶의 소중함과 의미를 발견하며 죽음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보다 더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죽음교육을 통해 단순히 ‘개인적 죽음’을 넘어서 사고나 전쟁 등 집단적인 ‘사회적 죽음’으로 확장되어야 하며, 교육방식도 개인적인 깨달음을 넘어 사회제도적 개혁이나 연대적 운동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사고의 지평을 넓혀가는 인식의 전환을 확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과거 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으로 성교육이 활성화되었듯이 죽음에 대한 인식의 전환으로 죽음교육 또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죽음교육 활동을 통해 사회구성원 모두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함으로 각 생애과정마다 ‘삶의 질’이 구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도록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죽음교육협회가 앞으로 인류를 위한 최선의 교육인 죽음 문제를 교실이나 학교 뿐만 아니라 일상의 삶속에서 죽음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자원과 힘을 모아가는데 집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창립 3주년을 맞으며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왔던 본 협회가 한국사회 현실 속에서 지금까지의 죽음교육의 얼굴과 풍경을 망원경으로서만 아닌 때로는 현미경으로 바라보며 유연하게 작동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죽음교육협회의 활동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좀 더 의미있는 삶을 영위하도록 촉진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과 삶 또한 소중하게 여김으로 우리 사회가 좀 더 공감적이며 상호존중하는 생명존중의 정책과 건강한 사회 건설에 기여하며 바람직한 죽음문화를 조성하는데 앞장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