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상담자의 마음챙김 명상 경험에 대한 자문화기술지
1.나의 이야기로 시작하기
연구자인 나는 2007년 서울의 모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심리학 학사 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러는 한편 2008년 서울시교육청에서 제공하는 60여 시간의 교육을 받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상담의 지도자로 3년간 활동하였다. 나의 '상담'과의 첫 만남은 '어설픔'이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집단상담을 진행하고 심리학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공부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 느꼈다. 그러던 2009년 가을학기 임상심리학 강의에서 '마음챙김 명상' 강의를 듣게 되었다. 마음챙김에 대한 설명과 강의 시간 중 5분의 명상 경험은 나를 움직였고 이내 마음챙김 명상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2010년부터 마음챙김 명상 집단상담에 참여하게 되었다.
마음챙김 명상을 시작하고 첫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나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명상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다"고 말할 정도로 명상 경험이 나를 바꾸어 놓았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을 가지고 있지 못했던 것 같다. 이후 2011년 상담대학원에 입학해서 상담 이론과 실습 과목을 공부하면서 어떻게 해서 내가 변할 수 있었는지 어떤 영역의 변화가 이루어진 것인지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또한 마음챙김에 관한 연구가 이미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반갑고 놀라웠다.
이렇게 마음챙김 명상과 상담을 동시에 수련하는 것이 나의 명상수련이 상담 이론을 공부하는 데에도, 상담을 실제로 진행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체험을 하였다. 아마도 이는 명상 수련을 통해 먼저 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나를 좀 더 수용하게 되었으며 나를 돌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이해, 자기수용과 자기돌봄의 경험이 내담자에게도 확장되었다고 느꼈다.
내가 참여했던 마음챙김 명상 집단상담은 2012년 말에 종료되었다. 이후에도 나에게 마음챙김 명상은 언제나 내가 '돌아올 곳'으로 힘들 때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명상 수련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공식적인 집단 상담이 끝난 이후로 혼자서 수련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3년간의 수련으로 마음챙김이 어느 정도는 몸에 배어 있었지만 집단에 참여할 때처럼 꾸준히 지속해서 하기는 어려웠다.
그렇더라도 나는 마음챙김에 관한 관심을 연구로 이어나가려 했다. 석사학위 논문은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의 효과 연구를 하였고, 이후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마음챙김 요인이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였다. 대학원에서 상담 공부를 시작한 이후로 명상을 수련하는 상담자로서 머릿속에 늘 가지고 다니던 질문은 "마음챙김 명상의 무엇이 상담자로서의 나에게 이토록 영향을 미치는가?"였다.
2016년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2018년 1학기에 '마음챙김 명상과 상담'이라는 마음챙김 명상 집단상담 강의가 개설되었다. 나에게는 명상 집단을 쉬었던 5년의 기간이 오히려 지도자가 있는 집단의 필요성과 절실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서인지 다시 시작한 명상 집단은 나에게 다르게 다가왔다.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욕심이 사라졌으며 삶의 일부가 되었다. "명상을 수련한다"는 행위 자체는 정말 간단하고 쉬운 일이지만 지속하려면 혼자서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처음 마음챙김 명상을 시작할 때의 나는 상담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2018년에 명상을 다시 시작할 때는 의심의 여지 없이 나를 상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하고 집단에서 지도받고 나누는 경험들이 내 삶을 평안하고 풍요롭게 하며 나아가 내담자와의 만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좀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심리학 공부를 하기 전의 나는 자연과학인 물리학을 공부했다. 즉, 실증주의적이고, 사실 자료를 통계로 처리하는 과학적 방법의 패러다임에 (곽영순, 2015, p.32) 익숙했다. 그러나 내가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하면서 상담자로서 발달해 온 경험을 양적으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었다. 경험을 표현하지 못하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질적 연구와 글쓰기 공부를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자문화기술지로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개인의 이야기를 분석하고 해석하여 상담자라는 사회ㆍ문화적 맥락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보았다.
2.연구의 목적 및 필요성
본 연구는 연구자가 12년 이상 수련 중인 마음챙김 명상이 개인적 삶의 영역과 상담전문가로서 삶의 영역에 확장된 경험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마음챙김은 여러 뜻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판단적인 태도로 주의를 기울여 알아차리는 것(Kabat-Zinn, 1990/2017)'으로 본다. 학자에 따라 마음챙김을 심리적 구성요소로서 타고난 특성으로 보기도 하고, 혹은 의도적으로 형성된 상태로 보기도 한다(정준영, 박성현, 2010; Siegel, 2012/2018, p.70). 마음챙김은 상담과 같은 개입을 통해서도 학습되어질 수 있지만(정준영, 박성현, 2010; Bishop Lau et al., 2006; Hayes et al., 2006; Teasdale, Segal, & Williams, 1995) 마음챙김 명상 수련은 마음챙김을 경험하고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김정호, 2018; Germer, Siegel, & Fulton, 2005/2012, p.33). 마음챙김과 마음챙김 명상이 구분되지 않은 채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김정호, 2018) 마음챙김은 이론적 구조를 설명할 때와 수행법으로서의 마음챙김을 구분할 수 있다(정준영, 박성현, 2010).
명상과 상담 및 심리치료는 발생 기원과 지향하는 목표가 서로 다르지만, 인간의 고통을 해결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치유와 성장이 일어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백지연, 김명권, 2005; 조현주, 2018). 많은 연구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할 때 자기 치유가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여기에 내재되어 있는 치료적 기제가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여러 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왔다. 마음챙김의 치료적 기제로는 수용(고은미, 2019; 박성현, 2007; 백지연, 김명권, 2005; 심지은, 윤호균, 2008; Baer, 2003), 탈동일시 혹은 관찰하는 자아(권석만, 2006; 박성현, 2006; 박성현, 민희정, 2019; 백지연, 김명권, 2005; 성승연, 윤호균; 2005; 안희영, 2010; Safran & Segal, 1990; Teasdale et al., 2000), 탈자동화(심지은, 윤호균, 2008; Deikman, 1982; Segal et al., 2002), 노출효과(박성현, 2007; Baer, 2003) 등이 밝혀지고 반복 검증되고 있다.
이와 같은 마음챙김 명상의 효과와 치료적 기제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명상의 심리적 효과를 일으키는 내적 경험의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서혜석, 강영신, 2015; 이진희, 윤호균, 2001; Hemanth & Fisher, 2015; Sedlmeier et al., 2012; Shapiro et al., 2005). 지금까지 국내에서 명상의 내적 경험에 관심을 두고 진행된 연구들은 대체로 인터뷰를 통해 경험 내용을 수집하여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김정호(1995)는 마음챙김 명상 소집단 경험에 관한 연구를 하였고, 이진희와 윤호균(2001)이 수행한 통찰명상 즉, 마음챙김 명상 중의 경험 내용에 대한 질적분석 연구가 있으며, 박성현과 박정숙(2006)은 집중적 위빠사나 명상 경험을 분석하였고 서혜석과 강영신(2015)은 위빠사나 장기 수행자의 자기변화 경험내용을 연구하였다.
마음챙김의 핵심 구성요소와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하는 사람들의 경험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나타나는 것은 순수한 주의와 알아차림이었다(김정호, 1996; Brown & Ryan, 2003; Germer & Siegel, 2012). 김정호(1995)의 마음챙김 명상 소집단 경험에 관한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의 긍정적인 변화의 첫번째로 '집중과 알아차림의 증가'가 나타나고 있으며 서혜석과 강영신(2015)은 위빠사나 수행자들의 명상 초기부터 장기 숙달 과정까지 이르는 동안 문제해결과 의식의 변화 등의 핵심 요인으로 '알아차림'을 꼽고 있다. 그러나 두 연구 모두 알아차림이 증가한 것을 긍정적 변화로 보거나 알아차림을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알아차림 과정을 어떻게 체험하였기에 그러한 긍정적 변화의 핵심 요인이 되었는지는 살펴보지 않았다.
또한 박성현과 박정숙(2006)은 위빠사나 명상을 상담에 적용하고 통합하기 위해 위빠사나 명상의 내적과정과 작용기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집중적 위빠사나 명상 경험을 '알아차림 대상 관련 경험 내용', '알아차림에 방해가 된 경험 내용', '방해경험의 해결과정', '명상 후 일상생활의 변화 내용', '일상생활의 변화를 초래한 명상 경험'과 '통찰 경험' 등 여섯 개의 주요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이 연구에서도 일상생활의 변화를 초래한 명상 경험으로 알아차림과 집중력의 향상을 꼽고 있다. 이렇게 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하는 사람의 내적과정에 대한 경험 연구에서 모두 '알아차림'과 '주의'가 변화를 초래한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중 이진희와 윤호균(2001)은 '알아차림'을 마음챙김 명상의 주요 특징으로 상담에서 치료적 의미를 가진다고 보아 '알아차림'을 중심으로 경험 내용을 분석하였다. 분석을 통해 알아차림을 '알아차림의 속성관련 경험내용'과 '알아차림의 대상관련 경험내용'으로 분류하였다. 먼저 알아차림의 속성에는 '알아차림의 명확성'과 '알아차림의 즉각성'이 전형적으로 나타났다. 즉, 명상 수련 기간이 길어질수록 알아차림이 명확해지고 즉각적으로 되어 현상들을 빠르고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다음 알아차림의 대상에는 '신체감각', '정서', '인지', '동기', '초월적 경험'과 '대상에 이끌리지 않는 의지 작용' 등이 나타났다. 그리고 모든 참여자가 생활영역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직접적으로 초래한 경험내용으로 '알아차림'을 꼽았다.
또한 알아차림은 상담 및 심리치료의 여러 이론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강조되어 왔다(심지은, 윤호균, 2008). 인간중심 이론에서는 자신과 타인이 하는 경험에 대해 알아차릴 줄 아는 사람이 완전히 기능하는 사람이라고 하였으며(홍영식, 한재희, 2012) 정신분석과 게슈탈트에서는 상담자 자신과 내담자의 알아차림을 증진하는 것 자체가 상담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Epstein, 2007/2017, p.139; Perls, Hefferline, & Goodman, 1951; Simkin & Yontef, 1984). 손진희(2002)는 상담에서의 알아차림을 "과거나 미래의 것을 떠나서 현재에 자신이나 타인과 관계된 생리, 감각, 감정, 인지, 지각 그리고 행동 차원 등의 여러 가지 영역에 대해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인지하여 이를 명명할 수 있는 상태"로 정의하였다. 이처럼 상담에서의 알아차림은 마음챙김의 "순수한 주의로 우리의 외부와 내부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분명하고 집중된 알아차림(Nyanaponika, 1962)"과 거의 유사한 뜻으로 사용된다(Epstein, 2007/2017, p.153). 또한 백지연과 김명권(2005)은 상담 및 심리치료와 마음챙김 사이의 강한 유사점을 '알아차림'의 확장으로 보며 각 치료 이론의 공통된 초점은 개방적이고 비판단적인 알아차림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상담자의 알아차림은 상담자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으로 상담자 자신을 도구로 삼아 내담자를 이해하도록 하는 상담 개입의 기초 조건이며 상담자 전문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김계현, 2003; 김계현, 문수정, 2000; 손진희, 2002; 심홍섭, 1998; Skovholt, 2003). 그러나 상담자 알아차림 능력은 경력이 높아지면서 반드시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김계현, 2003) 초급뿐 아니라 고급 경력 상담자들 역시 알아차림 교육내용 요구도가 높게 나타났다(김계현, 문수정, 2000). 또한 상담자 알아차림은 상담자의 소진을 예방하는 자기돌봄의 전략으로 검증되었으며(고하나, 김정규, 2021; 이은상, 2018; 전경숙, 2019; 최연희, 2018; Christopher et al., 2011; Irving et al., 2014) 전문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손진희, 김계현, 2001; 손진희, 2002). 이에 심지은과 윤호균(2008)은 마음챙김을 상담자의 알아차림을 배양하는 유망한 태도로 제안하였으며 마음챙김 명상 수련을 통해 상담자의 알아차림이 증가하였다는 해외 연구가 다수 발견되었다(Christopher, Chrisman, et al., 2011; Christopher, Christopher et al., 2006; Crowther, Robertson & Anderson, 2020; Hemanth & Fisher, 2015; McCollum & Gehart, 2010; Moore, 2008; Schure, Christopher & Christopher, 2008; Solhaug et al., 2016; Tarrasch, 2015).
상담자 알아차림이 상담자의 전문성과 발달에 중요한 요인으로 포함되는 것에 비해, 알아차림을 기르기 위한 목적의 상담자 대상 프로그램이나 훈련에 관한 국내 연구는 마음챙김을 활용한 다음의 연구들만 소수 나타나고 있다. 김창훈(2015)은 초심상담자들의 알아차림 향상을 위해 MBSR의 명상적 요소를 도출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한 결과 감각, 감정 및 언어 영역에서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 배선우(2017)는 위빠사 나 명상을 바탕으로 상담자의 알아차림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시하였고 그 결과 상담 수련생의 알아차림 방해요소 감소와 공감반응에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내담자의 상담 회기 평가와 기본 심리적 욕구만족 향상에 효과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져 알아차림 훈련을 한 상담자에게서 상담을 받는 내담자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마음챙김 명상의 알아차림이 상담자의 상담경험에서 어떠한 작용을 하고 내담자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상담 및 심리치료 영역에서 마음챙김이 내담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비해 마음챙김이 상담자의 전문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서야 활성화되고 있다(Germer, Siegel, & Fulton, 2005; Shapiro & Carlson, 2009; Siegel, 2010).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한 상담자들은 공감과(심지은, 2008; 조윤숙, 2018; Bohecker, Horn, 2016; Campbell & Christopher, 2012; Davis & Hayes, 2011) 역전이 관리 능력이 향상되었으며(심지은, 2008) 작업동맹을 높이고(Daniel, Borders & Willse, 2015; Johnson, 2018; Silver et al., 2018; Johnson et al., 2019) 상담자 효능감이 증진되었다(Greason & Cashwell, 2009; Wei et al., 2015; Daniel, Borders & Willse, 2015; Butts & Gurierrez, 2018).
이와 같은 흐름은 마음챙김의 치료적 작용이 내담자의 자기 치유 방법으로, 또는 근본적인 치유 방법으로, 그리고 상담자 훈련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한 백지연과 김명권(2005)의 연구와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상담에서 마음챙김을 활용하고자 하는 상담자도 늘어나고 있다. 상담에서 마음챙김을 활용하려는 상담자의 마음챙김 수련의 중요성은 Kabat-Zinn(1982)부터 강조해 왔다. 또한 Hoffer(2015/2018, p.33)는 상담자가 마음챙김 명상을 실제로 체험하면서 수련이 마음에 미치는 작용을 이해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Epstein(1999)은 마음챙김 명상 수련은 근본적으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이라고 하였다. Bishop 등(2004)과 Shapiro 등(2006)은 상담자의 마음챙김 명상 경험을 탐색하고 다양한 경험의 측면을 조사하는데 개방형 방식의 질적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Hemanth와 Fisher(2015) 역시 선행연구에서 포착되지 않은 변화와 척도로 드러낼 수 없는 변화는 질적연구를 통해 상담자가 마음챙김을 어떻게 배우고 적용하고 경험하는지를 탐구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국내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하는 상담자의 경험에 관한 연구로는 마음챙김 명상 집단에 참여한 초보상담자의 경험을 '명상을 익혀감', '나를 알아감', '함께 배워감', '스승을 만남' 등의 4개 구성요소로 결과를 도출한 정혜윤(2019)의 연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혜영(2019)은 명상에서의 경험은 아니지만 명상과 상담의 통합 경험에 대한 연구로 상담에서 현존하면서 명상을 실천하여 이를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을 대하는 태도를 변화할 수 있도록 돕고 내담자와 존재로 만나는 참된 상호 관계 경험을 제공하는 5개의 핵심요소를 도출하였다. 그러나 명상을 하는 상담자가 명상 수련에서 어떤 경험을 하였는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해외 상담자 연구에서도 명상을 실제로 할 때 현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는 경험과(Rothaupt & Morgan, 2007) 마음챙김 명상을 시작할 때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생각과 의심과 주저함을 다루는 과정이 필요했던 경험을 밝히기도 하였으며(Duffy et al., 2017; Solaug, et al., 2016; Tarrasch, 2015) MBSR을 적용한 마음챙김 프로그램에서 알아차림이 중심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Irving et al., 2014). 개인의 경험을 연구한 Maris(2009)는 마음챙김 훈련을 통해 석사 수준 상담수련생인 자신이 좀 더 치료적으로 현존하면서 자신의 내적 고통과 내담자의 고통을 견딜 수 있었으며 몸과 연결되고 자신과의 관계가 변화했다고 하였다.
연구자는 자신이 체험한 마음챙김 명상 수련의 내적 경험 과정을 깊이 들여다보아 명상 수련에서의 무엇이 일상과 상담에서의 변화를 일으켰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연구자이자 상담자로서 마음챙김 명상 수련 경험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론으로 자문화기술지를 택하였다. 김명찬 등(2018)은 상담자의 경험을 다루기에 적합한 방법론으로 연구자의 개인적 경험을 성찰하고 의미를 탐색하는 자문화기술지를 제안한다. 자문화기술지는 "연구자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를 사회학적 이해로 확장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기에(Sparkes, 2000, p.21; 박순용, 장희원, 조민아, 2010에서 재인용) 개인의 문제를 사회적 맥락을 통해 상담 이론으로 구축하는 상담의 측면에서 적합하다는(진명일, 이동성, 2018) 면에 주목하였다. 또한 연구를 통해 끊임없이 개인적 측면과 전문적 측면에 대한 성찰을 해야하는 연구자의 상담자적 측면의 발달이 촉진될 수 있다(김명찬 외, 2018; 이현진, 김명찬, 2018)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현진과 김명찬(2018)은 연구자의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개인적인 기억과 정서경험을 성찰할 수 있기에 상담학 분야에서 자문화기술지 방법론이 인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하였다.
자문화기술지는 자기의 경험을 사회문화와의 관계성을 통해 재해석하고 이해하게 하며 자기와 타인과의 관계와 상호작용에 대한 깊은 문화적 이해와 해석을 얻고자 하는 연구방법이다(Chang, 2016). 이처럼 자문화기술지란 자기와 타자와의 공유된 문화를 자기의 경험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으로 개인의 경험이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상담자는 자기성찰 과정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통합하고 적절성을 검토해야 하는데(김진숙, 2005) 상담자의 자기성찰은 마음챙김과도 관련이 깊다(유성경, 2018). 자문화기술지 연구 과정은 과정 자체가 자기성찰의 과정으로 자신에 대한 문제 인식으로 출발하여 타인 및 환경과의 상호작용의 맥락에 놓인 자신을 탐색해 나감으로써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해 나가는 실천적 노력이 된다(김명찬 외, 2018).
이에 본 연구는 상담자로서 마음챙김 명상의 개인적 경험을 반성적으로 성찰하여 마음챙김 명상 경험이 상담자의 실천적 지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문화기술지를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3.연구 질문
본 연구에서는 상담자로서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하면서 내가 겪은 다양한 경험들을 성찰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을 설정하였다.
"연구자이자 상담자인 '나'는 마음챙김 명상을 수련하면서 어떤 경험을 하였는가?"
<한 상담자의 마음챙김 명상 경험에 대한 자문화기술지/ 전민아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상담심리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