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굿따라 니까야 (대림스님 옮김), 제1권 셋의 모음, 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6장 바라문 품(A3:51~60)』
왓차곳따 경(A3:57)
Vacchagotta-sutta
1.
한때 왓차곳따 유행승424)이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왓차곳따 유행승은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고따마 존자시여, 사문 고따마는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오직 나에게만 보시를 해야 하고 다른 자에게 보시를 해서는 안된다. 오직 나의 제자들에게만 보시를 해야 하고 다른 자의 제자들에게 보시를 해서는 안 된다. 오직 나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고 다른 자에게 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오직 나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고 다른 자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라고.
고따마 존자시여, '오직 나에게만 보시를 해야 하고 다른 자에게 보시를 해서는 안 된다. 오직 나의 제자들에게만 보시를 해야 하고 다른 자의 제자들에게 보시를 해서는 안 된다. 오직 나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고 다른 자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오직 나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고 다른 자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라고 그들이 말한 것은 고따마 존자가 설하신 것과 일치합니까? 고따마 존자를 거짓으로 헐뜯지 않고 고따마 존자께서 설한 것을 반복한425) 것입니까? [고따마 존자가 설했다고 전해진 이것을 반복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나쁜 견해에 빠져 비난의 조건을 만나지 않겠습니까? 저희들은 고따마 존자를 비방하고 싶지 않습니다.''
2.
왓차여, 그들이 말한 사문 고따마는 '오직 나에게만 보시를 해야 하고 다른 자에게 보시를 해서는 안 된다. 오직 나의 제자들에게만 보시를 해야 하고 다른 자의 제자들에게 보시를 해서는 안 된다. 오직 나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고 다른 자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오직 나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고 다른 자의 제자들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라는 것은 내가 말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들은 진실이 아닌 거짓으로 나를 비방한다.
왓차여, 다른 자로 하여금 보시하는 것을 막는 자는 세 사람을 방해하는 것이고 세 사람을 잃는 것이다. 어떤 것이 셋인가? 시주자가 덕을 쌓는 것을 방해하고, 보시 받을 자가 얻는 것을 방해하고, 먼저 자기 자신이 몰락하고 파멸한다. 왓차여, 다른 자로 하여금 보시하는 것을 막는 자는 이러한 세 사람을 방해하는 것이고 세 사람을 잃는 것이다.
왓차여, 그러나 나는 이와 같이 말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시궁창이나 하수구에 '이곳에 있는 중생들이 먹겠지.'하는 생각으로 항아리의 찌꺼기나 접시의 찌꺼기를 씻으면 그것으로도 그 사람은 덕을 쌓는다고 말하거늘 하물며 인간에게 보시한 것에 대해서야 말해 뮈하겠는가?''
3.
''왓차여, 또한 나는 계를 지키는 사람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계를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한 것은 그렇지 않다. 계를 지키는 사람은 다섯 가지 특징을 버렸고 다섯 가지 특징을 가졌다.
그는 어떠한 다섯 가지 특징을 버렸는가?
감각적 욕망을 버렸고, 악의를 버렸고, 해태와 혼침을 버렸고, 들뜸과 후회를 버렸고, 의심을 버렸다. 그는 이러한 다섯 가지 특징을 버렸다.
그러면 그는 어떠한 다섯 가지 특징을 가졌는가?
그는 무학426)의 계의 무더기를 가졌고, 무학의 삼매의 무더기를 가졌고, 무학의 통찰지의 무더기를 가졌고, 무학의 해탈의 무더기를 가졌고, 무학의 해탈지견의 무더기를 가졌다. 그는 이러한 다섯 가지 특징을 가졌다.
이러한 다섯 가지 특징을 버렸고 다섯 가지 특징을 가진 자에게 보시한 것은 큰 결과를 가져온다고 나는 말한다.''
4.
''검은 소, 흰 소, 붉은 소, 누른 소
자기 새끼와 같은 색깔의 소, 회색 소
이런 소떼 중에서 길들여져 있고 [무리를] 선도하고
짐을 충분히 감당하고 힘세고
옆길로 벗어나지 않는 황소가 있으니
사람들은 그것의 색깔에 관계없이
오직 그 소에 짐을 싣는다.
마차가지로 사람들 중에
끄샤뜨리야, 바라문, 와이샤, 수드라
불가촉천민의 어느 계급이든지
겸손하고 정직하고 법에 서있고 계를 지키고
진실을 말하고 양심이 있으며
생사를 버렸고 청정범행을 오로지하고
짐을 내려놓았고 윤회에서 벗어나고
할 일을 해 마쳤고 번뇌가 없으며
모든 법의 저쪽에 이르렀고 집착하지 않고
오염원이 소멸된 자가 있다.
오직 때427)가 없는 분, 진정한 들판인
그분에게 보시한 것은 풍성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는 알지 못하고
통찰지가 없고 듣지 못하여
밖의 다른 교단에 보시를 하고
좋은 사람들에게428) 다가가지 않는다.
통찰지가 있고 지자들에 의해 존경받는
좋은 사람들을 섬기는 자는
선서에 대한 신심이 뿌리 깊숙이 확고하나니
이러한 지자들은 신의 세상에 가거나
혹은 이 인간 세상에서는 좋은 가문에 태어날 것이며
그는 서서히 열반을 증득할 것이니라.''
424) 왓차곳따 유행승은 라자가하의 왓차라는 족성을 가진 부유한 가문에 태어났다. 그래서 왓차곳따(왓차라는 족성을 가진 자)라고 부른다.(ThgA.i.235) 그와 부처님이 나눈 대화들은 여러 경에서 전승되어오는데 특히 《맛지마 니까야》의 세 경(M71, M72, M73)은 유명하다. 그는 《맛지마 니까야 》 <긴 왓차곳따 경> (M73)을 통해서 부처님의 말씀에 확신을 가지고 마침내 부처님 제자로 출가하여 아라한이 된 사람이다. 그리고 《상윳따 니까야 》의 33번째 상응(S33)은 <왓차곳따 상응>이라고 불리는데 이 상응의 전체가 그에 관계된 경들을 모은 것이다.
425) dhamma란 일반적으로는 법이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설한 것이란 뜻이고 anudhamma란 일반적으로 법을 따른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세존이 설하신 것을 반복한다는 뜻이라고 주석서는 설명하고 있다. (AA.ii.257) (계속)
426) 무학(asekha)은 아라한과를 뜻한다.
427) ''탐ㆍ진ㆍ치의 때가 없다는 뜻이다.'' (AA.ii.259)
428) ''좋은 사람들이란 부처님, 벽지불, 아라한 등 최고의 사람을 뜻한다.'' (Ibid)
아리야 승원
010-7189-6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