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바로 -,
내가 늘 산악회 버스를 타는 대전시민회관 뒷길이다.
대체로 버스가 정차하는 곳은
어느 코스건, 어느 산악회건 비슷하지만
여기를 걸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요일이나 공휴일날 일찍 잠에서 깨날땐
퍼뜩 여기를 떠올리고
준비고 뭐랄 것도 없이 그냥 맨몸으로 나설 때도 더러 있다.
여기만 오면 작은 설렘이 인다.
마치 어려서 소풍나서던 때처럼.
오늘 코스는 전남 광양,
갈미봉(638m)-바람재-쫓비산-청매실농원(4시간)
행사장은 두군데다.
지금 보이는 저 섬진강변 하고, 매실농원.
오늘이 매화축제 마지막날이라는데도
교통체증이 이만저만 아니다.
출발할때의 30분 상관이 현지에 도착하면 두시간을 좌우한다는 것쯤은
한두번 다녀본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7시에 출발하는구나 했는데,
웬걸?
금산인삼휴게소에서 장장 40분간씩이나 아침식사를 하고
휴게소를 또 두군데나 더 들르는 배짱을 부리더니
결국 고속도로가 끝나는 구간부터 줄창 밀리는거다.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하자
산악대장은 당황해서 연신 전화를 해대고...ㅜㅜ
그나저나 저 버스 - <다음카페 28인승 산악클럽>,,
기억해 둬야지.
행사장 근처에 와서는 아주 올스톱이다.
다들 내려서 걷기로 했는데,,
행선지는 청매실농원.
여기서부터 걸었으니까
총 4km를 걸은 셈이다.
전에 담양 갔다온 글에선가 한번 썼던 듯한데,
돌아보면 내가 참 여행을 안한 사람이다.
그러니 어디를 가도 대부분 초행길이다.
인근의 광양이나 하동 구례에서 온 사람들 같다.
섬진강을 처음 본 것은 거의 30년 전이다.
지금의 내 아내가 된 사람과 연애를 하던 시절에
화엄사로 해서 노고단을 올라갔었는데
그때 '압록'에 들려서 잠시 쉬어간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처음이다.
감회가 깊을 수밖에.
국토종단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이겠고
언제 한번 2박3일 정도로 짬을 내서
이곳 섬진강변을 꼭 걸어봐야겠다.
축제 마지막 날인데도 사람이 이리 많은데......
어찌 생각해 보면 (솔직히)
우리나라 볼거리가 별로 많지 않은 나라다.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 곳도 역시 구례였던가?
하동쪽 매화 군락도 여기 못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다 빼앗겼을까?
자세가 좀 음란하다.
참, 청학동 어딘가에 가면
꽁짜로 먹고자고 할 수 있는 집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집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난다.
이 동네 오면 가볼 곳이 참 많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cfs10.blog.daum.net%2Foriginal%2F2%2Fblog%2F2008%2F03%2F17%2F09%2F38%2F47ddbd2558ca2%26filename%3DSI852035.JPG)
섬진강 하류치곤 수량이 적은 편이다.
여기서 점심을 먹었는데
먹고나니까 만사가 귀찮아져서
나는 그냥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다 내려왔는데,
다른이들은 모르겠다.
쫓비산만 다녀온다곤 했는데.
어느 방송사에서 나온 모양이다.
한심해 뵈더라.
내가 '6시 내고향'에서 본 것만 해도 아마 5번이 넘을거다.
매실농원 둘레 산책길이다.
야트막하니... 그렇다.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서
배경으로 삼으라고 일부러 만들어 논 집 같다.
일하다가 잠시 쉴 수도 있겠지.
광양에서 온 색소폰 동호회란다. 정식 밴드는 아니고.
이름이 코끼리밴드라고 했던가?
농원에서 불렀는지 주최측에서 불렀는지는 모르겠다.
연주는 하루에 두번 한단다.
위에 있는 사람은 뭔 선생님이라고 불리던데
그렇다면 그 중 실력이 젤 쎈가보다.
그리고 아랫분은 현직 경찰이란다.
글쎄..?
여기 크기가 얼마나 될까?
2만평? 3만평?
절 하는 건 아니고 귀걸이라도 찾는 모양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건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제풀에 하는 건지...
웬일로 여기서 재첩국을 다 사주데?
진행이 미숙했다고 미안해서 사주는 건 아니고
원래부터 계획에 잡혀있었단다.
버스가 두대였으니까 거의 10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었는데
회비 겨우 2만원씩 걷어서 이런 식으로 인심을 막 써도 되는 건지...
암튼 고맙긴한데, 솔직히 재첩국은 별로다. 다슬기국이 백번 낫다.
나 여태 산행을 다니면서
술 한잔 안하고 맨정신에 집에 들어와보긴 이날이 처음이다.
여러모로 김샜다.
첫댓글 ㅎㅎㅎ 너무 재밌게 썼네요.. 이번주에 광양 매화 축제 다녀오려 했는데 꽃은 못보고 사람만 보고 오는건 아니지.. 구경한번 잘하고 갑니다... 늘 행복하십시요..
제가 갔던날이 축제 마지막 날이었으니까 지금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꽃이 어찌 됐나는 모르겠습니다. 만개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