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가 반환점을 돌면서 8개구단은 이번주부터 청백전과 연습경기등 본격적인 실전훈련에 돌입한다. 선수들은 겨우내 흘렸던 땀을 증명할 때이고, 코칭스태프는 페넌트레이스 운용의 묘수 찾기에 벌써부터 분주하다. 강점을 강화하는 것 못지 않게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의해 한해 농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04 시즌 각팀의 운명을 가를 변수들을 짚어보고 독자들이 스스로의 의견을 비교함으로써 '겨울야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 현대 유니콘스
-7억4,000만원짜리 어깨 정민태의 강점은 '이길줄 아는 피칭' 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8개구단 원투펀치 가운데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진은 정민태와 김수경이 유일하다.
-6년만에 주인이 바뀔 2루 베이스와 2번타자의 공백 메꾸기가 관건. 삼성으로 이적한 2루수 박종호의 빈자리를 놓고 채종국-김일경-김민우-장교성등이 경합중이다. 2연패로 가는 열쇠를 누가 쥐게 될까?
-현대가 98년 쌍방울로부터 영입한 박경완은 2000년 홈런왕(40개)과 MVP에 동시 등극했고, 98년 LG에서 이적한 박종호는 2000년 수위타자 타이틀을 차지했다. 2001년 두산 심재학과 트레이드한 심정수는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지난해 기아에서 데려온 정성훈은 장외타격왕에 올랐다. 송지만은 지난해 한화에서 타율 0.253 9홈런 34타점에 그친 뒤 올시즌 현대로 트레이드 됐다. 현대는 과연 부활의 땅인가?
-2003 시즌 가장 많은 실책과 폭투를 남발한 팀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야구팬은 얼마나 될까?
▲ SK 와이번스
-지난해 43세이브(1위)를 기록한 SK 뒷문이 야생마 이상훈의 영입으로 조웅천과 함께 이중방패를 완성했다. 지난해 구원왕 조웅천은 삼성전에서 방어율 6.55로 뭇매를 맞았지만 SK는 걱정이 없다. 이상훈은 삼성을 상대로 6경기, 방어율 0을 기록했다.이상훈의 천적은 현대. 만나기만 하면 방어율 7.00으로 꼬리를 내렸으나 조웅천은 6경기에서 2세이브를 거두며 방어율 0을 기록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1~5 선발 모두 10승이 가능한 투수로 채워진 것이 매력적이다. 그러나 SK의 지난해 팀방어율은 4.44, 8개구단 가운데 꼴찌에서 두번째다.
-주전라인업 전원(지명타자 포함)이 억대연봉에 진입했다.주전으로 나서는 야수가 모두 억대연봉 선수로 구성된 것은 지난 2001년 현대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2001년 현대의 득점은 711점, 2004년 SK의 득점은? 덧붙여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좌절의 쓴맛을 본 뒤 이듬해 정상을 탈환한 경우는 2001년 두산과 2002년 삼성뿐이다.
-10승→14승→6승→5승. 좌완 에이스 이승호의 승수 변화다. 데뷔 후 2년 간 팀의 좌완 에이스로 자리매김 하는 듯 했으나 왼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으며 성장이 멈춘 상태다.
▲ 기아 타이거즈
-2가지 호재가 있다. 25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줄 홈런 타자가 몇 년째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거물 FA 마해영의 가세로 숨통이 틔였다. 심재학의 영입도 반갑다. 그는 현대(2000년), 두산(2001년) 등 팀을 옮긴 첫 해 어김없이 우승 반지 차지했다.
-6년연속 3할타율을 기록한 기아의 얼굴마담 장성호가 올해는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수 있을까? 일단 이승엽은 한국에 없다.
-현역선수 중 그보다 더 많은 경기당 안타수를 기록한 타자는 없다. 이종범 1.274개. 그는 관중 1만명이 넘는 경기에서 100타석을 넘긴 선수 가운데 최고 타율(0.382)을 기록했다.
-기아의 우완 사이드암 신용운은 지난해 릴리프 피처로는 가장 많은 15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70경기에 출장, 11승(3패) 4세이브 11홀드 방어율 3.63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음에도 3타자 연속 홈런과 한경기 만루홈런 두방을 허용하는등 홈런악몽에 시달렸다. 신용운은 올시즌 기아의 마무리 투수로 나선다.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마해영-브리또가 팀을 떠났고, 홈런 114방, 325타점, 264득점이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여기에 양준혁마저 엉치뼈 부상으로 조기귀국해 코칭스태프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박종호와 오리어리가 이승엽과 마해영의 생산력을 메울 수 있을까?
-지난해 4점 이하의 방어율을 기록한 투수는 임창용(3.55) 뿐이었다. 이 투수가 4년 만에 마무리로 복귀한다. 에이스를 마무리로 돌리는 것이 과연 팀에 득이 될까?
-'대포 야구'에서 '조직력의 야구'로 새 옷을 입기 위한 체질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해 도루가 56개에 불과한 느림보 팀이다. 번트도 73개로 두산에 이어 가장 적다.
-정민태의 21연승 신화를 저지했던 권혁이 어느정도 성장할 수 있을까? 200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삼성의 왼손 기대주로 187㎝의 키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이 일품이다. 지난해 23경기, 3승2패, 방어율 5.26을 기록했다.
▲ 한화 이글스
-200승에 29승을 남겨두고 있는 에이스 송진우는 리그 정상급 이닝당 출루 허용율(1.21)로 노익장을 마음껏 뽐냈다. '투펀치' 정민철은 방어율 4.00을 기록하며 11승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10월 일본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나란히 수술대에 올라 팔꿈치에 웃자란 뼛조각을 떼어냈다.
-데뷔 3년 째인 김태균은 지난 시즌 31개의 홈런을 쳐내 이승엽에 이어 고졸 3년차에 30홈런 고지를 정복한 두번째 선수가 됐다. 데뷔 이후 3년간 홈런 수(58개)가 같은 기간 이승엽(54개)보다 4개나 더 많다. 김태균은 '포스트 이승엽' 이 될 수 있을까?
-팀 타율 0.254(7위)가 말해주듯 한화의 공격력은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1루수·중견수·좌익수를 빼고는 그야말로 '무주공산' 이다.매경기 얼굴이 바뀌는 실험실 야구가 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라인업이다.
-장종훈은 기록을 늘릴 수 있는 타석 수를 얼마나 보장 받을까?
▲ LG 트윈스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 알 마틴은 2000년 빅리그에서 왼손투수를 상대로 0.156(77타수12안타)의 타율을 기록한 뒤 지난 2시즌동안 왼손투수를 상대로 단 19타석만을 경험했다.
-이승호는 지난해 11승 11패 방어율 3.19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그의 득점 지원은 최악의 수준이었고, 3.19의 방어율은 리그 2위의 성적이다. 덧붙여 191.2이닝동안 157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수와 탈삼진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단 그는 볼넷도 1위다.
-LG는 박용택-이병규-알 마틴-김재현의 좌타라인을 부활시키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3루쪽 불펜에서 뛰어나오는 SK의 좌완 마무리 이상훈의 볼을 얼마나 쳐낼 수 있을까?
-지난해 42도루를 기록한 박용택은 기아 이종범에게 8개차로 밀려 타이틀을 놓쳤다. 박용택은 출루율 0.321, 이종범의 출루율은 0.389 였다.
▲ 두산 베어스
-팀타율 0.276(3위)에서 알 수 있듯이 방망이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2000시즌 심정수-정수근-장원진의 외야라인이 김창희-전상열-최경환(혹은 신인들)으로 바꼈다.
-마크 키퍼는 지난해 14번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내)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의 에이스 임창용과 같은 수치다.
-김인식과 함께 최일언 투수코치도 팀을 떠났다. 최일언은 기아가 버렸던 레스와 키퍼를 훌륭히 조련시켰다. 올해 두산의 외국인 투수는 레스와 키퍼다.
-×개도 제집에서는 반을 먹고 들어간다고 했지만 잠실 곰들은 아니다. 지난해 두산은 홈에서 25승 39패로 고개를 떨궜다.
▲ 롯데 자이언츠
-0.256로 8개 구단 중 7위로 끝맺은 팀 타율과 이승엽과 마해영의 94개보다도 적은 팀 홈런기록(76개)이 문제다.
-거물 FA 정수근과 이상목 영입에만 62억6,000만원을 쏟아부으며 부산야구의 부활을 선언했다. 호사다마라 했던가. KBO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즌을 보냈던 호세는 오지 않았고, 고졸 특급신인 김수화는 부상에 발목이 잡혀 전훈지에서 중도하차 했다.
-지난해 대 기아전 1승 1무 17패를 기록한 거인의 자존심이 어느정도 회복될까?
-손민한-염종석-박지철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시즌내내 건강할 수 있을까? 염종석이 마지막으로 두자리수 승수를 기록한 시즌은 1993년, 11년전이다.
스포츠서울닷컴 | 최우근기자 cwk7162@
첫댓글 ×개도 제집에서는 반을 먹고 들어간다고 했지만 잠실 곰들은 아니다.....이말은 맞지만 표현이 헉~이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