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국농악의 산실 한국민속촌농악단장 정인삼 선생님

[아로미]

샘플자료라도 넘 짧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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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삼 하면 한국민속촌 농악단장으로 한 평생을 한국 농악 보존과 제자 육성에 기여한 사람으로만 평가하고 있다. 간혹, 정인삼이 한국전통무용가요, 춤꾼이라 하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는 모두가 춤꾼 정 인삼을 표면상으로 민속촌 농악단장으로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정인삼은 16세부터 호남지방의 농악을 배우면서 개인놀이인 부푸춤(일명 상쇠춤)과 고창지방에서 추어지었던 소고춤을 고창의 유만종 선생으로부터 사사 받았다. 또한 전주에서 전주국악원을

드나들면서아쟁, 가야금, 거문고, 장고장단 등을 배우면서 무와 악을 겸하게 되었다.
정인삼은 본격적인 춤꾼으로 성장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와 박금술 선생으로부터 한국무용의 전방과 창작부를 사사 받으면서 춤꾼으로 활동하다가, 1965년도 개인의 신상문제로 인하여 춤꾼의 꿈을 잠시 접고, 농악인의 길로 들어서 전국의 크고작은 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호남우도굿 상쇠 활동을 하다가, 1974년 한국 민속촌이 용인시 기흥읍 보라리에 설립되면서 민속촌 농악단장으로 용인에 정착하였다.

그러나 정인삼은 민속촌 농악단장으로서 안주하지 않고 호남지방의 소고춤을 집대성하여 정인삼류의 소고춤을 완성하고, 화성제인청의 이동안(중요 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보유자 1906-1996)선생에게 경기지방의 전통무용인 <신칼 대신무>와 <진쇠춤>을 전수받았다. 이동안 선생 사후, 선생의 제자인 경기도 무형문화재 정경파 선생으로부터 꾸준히 사사받아 호남지방의 호남승무와 살풀이, 소고춤, 상쇠춤, 설장구춤에 이어 경기지방의 신칼대신무와 진쇠춤까지 이어받은 영원히 노력하는 당대의 춤꾼이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 무용협회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정인삼은 민속촌농악단을 이끌면서, 한민족 전통놀이의 재인식이라는 명분아래, 한국민속촌에서 국가 지정 문화재인 탈춤놀이와 각 지방의 농악놀이, 외줄타기 등의 시연공연과 함께 초청공연을 통해 한민족의 전통문화 재인식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서울성동공고 700명, 은광여고 800명, 수도공고 400명, 서산농고 200명을 지도하여 “고싸움”을 연출하였고, 88년 서울올림픽 폐막식에서는 “우정”이라는 제목으로 공주농고 300명과 해성여고 리본체조를 5대주 음악을 배경으로 연출함과 동시에, 300개의 소고와 전립(상모)을 외국인들 손에 들려 보내 한민족의 문화를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전하는 문화 전도사의 역할을 하였다.

또, 정인삼은 전국민속경연대회를 통해 크고 작은 상을 수상하였는데 85년 이천 거북놀이 연출로 문공부장관상을, 86년 용두레질 놀이 연출로 대통령상, 87년 여주 쌍용줄다리기 연출로 대통령상과 함께 87년 경기도문화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혹자는 정인삼을 말하기를 육십 평생 농악과 결혼한 사람이라고 한다. 실제 한평생을 혼자 살아오면서 농악지도와 춤 지도, 그리고 잊혀져가는 민속놀이를 발굴 보급하였고, 민속촌 농악단원과 함께 매주 민속촌 공연장에서 30여년간 한결같이 상쇠춤을 추고 있다.

1998년 9월에는 국제 유네스코 주최로 명인명무전에 초청되어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초청 발표회를 갖고, 그 해 9월~10월엔 일본 국립극장으로 초청되어 소고춤을 추었고, 1998년 10월에 고 이동안 선생 3주기 추모공연 때에는 경기문화예술회관에서 <신칼대신무> 발표회를 가졌으며, 1999년 5월 11일에는 화성 제인청류 정경파(경기도 무형문화재 8호) 8회 발표회에서 제자 정철기, 유연곤과 함께 <신칼대신무>와 <진쇠>를 경기문화예술회관에서 재연하였다.

정인삼은 전통춤을 배워 혼자만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여러 제자들에게 꾸준히 춤을 가르치고 양성하여 전국 각지에서 활동케 하고 있다. 먼저 소고춤을 정철기, 광명의 임응수, 대전 시립무용단원인 김한덕에게 전수시켜 그 맥을 잇게 하고, 상쇠춤과 장고춤 농악 등은 30년간 광주농고, 금산농고, 공주농고, 김천농고, 원삼중학교 등의 학생 약 500여명에게 가르쳐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악인이면서 무용인으로 또 연주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정인삼은 제자들에게 마지막 집대성이라는 정인삼류 설장고 춤을 가르치고 있으며, 전국 각지의 특이한 춤이거나 꼭 보존해야 하는 춤이라면 직접 배워 제자들에게 가르치기도 한다. 한편, 먼저 세상을 떠난 농악명인 추모제를 3년마다 한번씩 자기 자신이 제수를 장만하여 제를 올려 기리고 있으며, 1999년부터는 사재를 털어 한국 민속촌에서 전국농악 명인대회를 개최, 농악부분의 개인놀이를 매년마다 치루어 단체 판굿에 치우친 농악의 발전과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 농악보존회 회장을 맡아 후진양성에 구슬땀을 흘리며 육순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마당에서 젊은 농악인과 함께 뛰는 정인삼이야 말로 진정한 한민족 문화 지킴이다.

- 취재 김 성봉

* 신칼대신무		무속무용으로부터 파생된 것으로 신칼이라는 것은 무속에서 쓰이는 신장대와 비슷하며 약 70cm 정도 대나무를 쪽을 내어 곱게 다듬고 위 끝은 칼끝처럼 뾰족하게 다듬는다. 긴대의 양면에는 한지를 약 20cm 정도 넓이로 잘라 소담하게 맨다. 음악은 삼현 육각에 부정 중모리, 엇모리, 살풀이, 터벌림, 덩덕궁이 구음이 따르고 복색은 흰 두루마기에 남색 쾌자에 갓을 쓴다.
* 진쇠춤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궁궐에서 만조백관을 불러 모아 향연을 베풀며, 왕이 각 고을의 원님들을 불러 춤추게 하였는데, 이 때 원님들이 쇠를 들고 춤을 춘데서 유래된 것이다. 복색은 무관복 차 림으로 하고, 꽹과리 채 끝에 오색포를 달아 꽹과리를 치면서 추는 춤인데, 춤사위가 남성적이 며 매우 독특하다.
＊정자선		정읍 지방의 권번출신 무용가로써 아들 정형인과 화성제인청의 한성준에게 춤을 가르쳐 조선 최고의 춤꾼으로 만든 당대 대가요.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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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대부 정인삼의 춤나들이[2004년 자료]

▲ 정인삼 선생의 소고춤

ⓒ 김기

이 땅의 풍물재비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었을 이름이 있다. 바로 용인의 한국민속촌 농악단장 정인삼이라는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1970년 11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전북농악>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을 필두로 이후 그가 지도하고 연출한 종목이 여섯번이나 같은 상을 받았으니 가히 민속놀이의 대부라 칭할 만하다.

해서 그를 대부분 풍물선생으로만 알고 있는 이도 적지 않은데 기실 정인삼 선생은 춤꾼으로 민족예술계에 첫발을 떼었다. 춤꾼들에게도 조금은 낯선 전주승무를 전주농림고등학교시절 정형인 선생에게 사사하였고 박금술, 이동안 선생에게 춤을 사사하였다.

정인삼 선생의 공로는 분명 풍물 및 민속놀이에 있다. 지금이야 풍물이 제대로 대접 받는다고 볼 수 있지만 60년대 중반 정 선생이 농악에 투신할 때만 해도 참 척박하던 시절이었다. 예로부터 오늘의 민족예술을 지켜온 모든 명인이 그러하듯이 정인삼 선생도 팔자가 시키지 않으면 때려죽여도 못할 일을 평생에 걸쳐 해 왔던 것이다.

▲ "정인삼의 춤 나들이" 공연을 연 첫번째 춤 <신칼대신무>

ⓒ 김기

정인삼 선생이 춤만으로 무대를 꾸민다는 사실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사실 정 선생은 춤에 관련한 이력도 상당하다. 1973년에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참가한 <전주승무>는 선생이 10대 후반에 익힌 춤의 결과로 볼 수 있는데 그 데뷔를 기점으로 춤의 경력을 따진다면 30년이 넘은 세월이다.

그런데 기자 또한 풍물 혹은 민속놀이와 춤을 구분하는 투의 말을 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관점은 오류가 있다. 가무악 일체의 문화적 성격을 가진 우리 민족문화에 춤과 놀이가 어찌 따로 구분될 수 있겠는가. 공연 프로그램에 정 선생 스스로 밝히듯이 "우리 춤의 한 뿌리가 농악에 있다는 깨달음을 매번 느꼈다"는 데 해답이 있다.

그러니 정인삼 선생이 춤만을 따로 모아서 공연을 한다고 하나 생경한 일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나라 쇠의 일인자라 불리는 이광수의 비나리를 눈을 감고 듣자면 '언어와 음률이 춤을 추듯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번 6월 18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마련된 정인삼 선생의 '춤 나들이'는 거꾸로 춤을 통해 가락을 읽어갈 수 있는 자리였다.

▲ 제자들이 선보인 나비춤

ⓒ 김기

이번 공연은 정인삼 선생이 직접 추는 <신칼대신무> <소고춤> <진쇠춤>과 그의 제자들이 선보이는 <천수바라> <민살풀이> <나비춤> <한량무> <장검무> <거꾸로산조> 등으로 구성되었다.

조금 생소한 이름이 될 <민살풀이>는 수건을 들지 않은 살풀이로 1950년대 박금술 선생이 안무한 작품이고 <거꾸로산조>란 보통의 산조가 진양조에서 점차 빨라지는 진행 방향을 뒤집은 형태다. 이 역시 박금술 선생이 안무한 것으로 흔히 접하기 어려운 특별한 작품이다.

또한 <천수바라>와 <나비춤>은 불교의 춤인 작법(作法)인데 이번 선보인 작법들은 모두 경상남도 불모산제로 기존의 작법과 조금 다른 맛을 주고 있어 특히 관객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작법에 반주하기 위해 '불모산 영산제' 범음범패 기능보유자인 석봉 스님 등 네 분의 스님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장엄한 범패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

▲ 한량무를 추는 제자들

ⓒ 김기

이 날 공연의 첫무대는 정인삼 선생이 그의 스승인 이동안 선생으로부터 사사한 <신칼대신무>로 막을 열었다. 이 춤은 화성재인청류로써 무속에서 유래된 춤이다. 양쪽에 풍성한 수술이 달린 신칼을 자유자재로 놀리며 춤추는 모습이 영락없이 탱화에 그려진 신장의 형상을 닮아있다.

춤의 내용이 잡귀를 몰아내고 극락인도인데 아닌게 아니라 잡귀쯤은 능히 물리쳐 낼 힘과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거뜬거뜬한 디딤과 신칼의 질량감 넘치는 동선은 무대가 아닌 그대로 굿당같다는 느낌조차 주었다.

그 다음으로 정인삼 선생이 선보인 것은 소고춤이다. 소고춤은 달리 버꾸춤이라고도 하는데 아마도 정인삼 선생이 소고춤을 추는 것은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일 것이다. 농악대 편성에 이 소고패가 포함되기도 하거니와 정 선생이 이런저런 무대에서 자주 보였던 춤 중 하나가 바로 이 소고춤이기 때문이다.

▲ 제자들의 장검무

ⓒ 김기

아주 소박하고 단순한 소품일 소고를 들고 작고 동그란 체구의 선생이 무대를 휘접고 다닐 때 63세의 나이쯤은 춤꾼이나 구경꾼이나 서로 잊게 된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셔터가 흔들리건 말건 기자조차도 "얼씨구"하는 추임새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진쇠춤에서도 그랬지만 정인삼 선생의 소고춤에는 여느 무대종목의 춤들과 다른 점이 있다. 다분히 추상적이긴 하지만 춤꾼이 무대에서 팔 하나를 드는 동작에는 공간과 함께 하는, 공간을 들어올리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말과는 달리 춤꾼과 동시에 관객이 공감하는 공간질감은 무척이나 힘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인삼 선생의 춤에서 그러한 공간질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또 정 선생의 춤은 언제고 한두번은 관객과 시선으로 만나는 정점을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게 더 이상 춤을 추지 않을 듯이, 땡깡을 놓듯이 멈칫하는 모습이 정 선생의 확장된 춤의 해석이 아닐까 싶다.

▲ 그옛날 궁궐에서 고을 원님들이 임금 앞에서 추었다는 춤에서 유대된 화성재인청류 진쇠춤

ⓒ 김기

그쯤되면 춤에 한참 빠져들던 관객으로서는 애가 탈 노릇이다. 나비가 꽃을 농하듯이 춤꾼이 춤을 추지 않음으로써 관객을 춤에 더욱 끌어들인다. 그러한 춤의 해석은 아마도 선생이 평생 민속예술에 몸담아 몸에 배인 민중적 요소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516석이 모자라 통로에 쭈그려 앉은 사람, 극장 뒷편에 서서 보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이 날 공연에 우뢰같은 박수가 있었음은 물론이다.그렇게 정인삼 선생의 춤나들이가 끝나자 각지에서 몰려든 풍물재비와 춤꾼들은 민속촌의 운치있는 장소로 더 신명날 뒷풀이를 하러 떠났다.

어쩌면 진짜 볼거리는 그곳에 있을 법 싶었지만 뒷풀이 취재까지는 하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못내 아쉬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런 공연을 취재하는 일은 행복하다. 한 평생을 오롯한 의지와 인내로 살아온 명인의 자취를 멀리서나마 바라보는 일은 늘 감동스럽고 또한 존경스럽다.

위인이 없다는 시대에 그런 감동과 존경은 자신에게 위안이 아니겠는가. 비록 공연 전후에 고맙다는 인사는 직접 못했지만 지면을 통해서라도 정인삼 선생께 인사 정도는 하고 싶다. 민족예술에 바친 한 평생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2004-06-19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