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맛을 보기 전에는 그 죽이 무슨 죽인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다양한 색깔을 가진 곡식을 넣고 죽을 끓이면 그 죽의 특징이 나타나겠지만, 그렇지 않고 색깔이 비슷한 죽일 때는 무슨 죽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죽을 파는 곳에 가면 각종 죽 앞에 그들의 이름표를 달아 놓는다.
같은 재료로 끓인 죽이라도 배합이나 소금의 양 등에 따라 죽의 맛은 다르게 느껴진다. 꼭 어떤 죽이 맛이 있다 혹은 없다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사람의 기호에 따라 혹은 지방에 따라 죽의 맛이 달라지기도 하고 사용하는 재료도 달라진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전복죽이나 백합 죽등을 잘 끓일테고 산간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잣죽이나 녹두죽, 혹은 팥죽을 잘 쑬 것이다.
이렇듯 지역에 따라 죽을 만드는 재료도 다르고 끓이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고 맛에도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한결같은 공통점은 가족을 위해서 혹은 이웃과 나누어 먹으려고 끓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요즘처럼 무엇이든 상업화되어 있는 세상에는 지역차가 크게 날리가 없겠지만 재료만큼은 그 지방의 것을 살려서 쓰기가 예전같지 않을 것이다.
작가 최인호씨는 가톨릭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불교에 관심이 많다. 그가 쓴 '길없는 길'을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던가. 그의 천재적인 글 솜씨와 경허선사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만들어 낸 한편의 소설은 소설이기에 앞서 그가 타종교를 얼마나 이해하려 노력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수 많은 종교가 존재하는 이 세상에서 우리의 종교를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임과 동시에 타인의 종교 또한 이해하고 받아들이되 불교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다른 죽은 맛도 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죽만을 골라서 먹지 말고 다른 죽도 먹어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죽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면서 왜 이 죽을 좋아하는 지를 설명할 수 있다면 더욱 좋으리라. 종교 또한 이 죽처럼 타인의 종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의 종교를 알릴 때 비로소 타인의 마음속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친구가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저녁마다 죽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가까이서 살다보니 가끔씩 죽을 끓여서 나누어 먹는데 우리 아이들은 죽을 먹는 횟수가 늘어난 이유도 모르고 잘들 먹어준다. 친구의 취향도 모르면서 오늘도 나는 죽을 끓인다.
내가 끓여준 죽을 자꾸 먹다보면 익숙해져서 내가 끓인 죽이 그 친구 입에 딱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오늘도 죽 속에 갖은 재료를 넣어 죽을 푹푹 끓이고 있다.
우리의 종교를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임과 동시에 타인의 종교 또한 이해하고 받아들이되 불교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잘알지면서도 게으름만 피우네요..종교를 죽에 비유해서 참으로 표현을 잘하셨네요...친구분의 완쾌를 함께빕니다..
첫댓글 죽을 가지고 여러 각도로 잘도 표현하셨네요... 저... 기"죽"습니다.^^*
^^* 끓고있는 죽냄비 만큼이나 우정도 뜨겁네요..바람꽃님, 메모하신 번호로 꼭 연락주세요..기다립니다. 관세음보살 ()
우리의 종교를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임과 동시에 타인의 종교 또한 이해하고 받아들이되 불교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잘알지면서도 게으름만 피우네요..종교를 죽에 비유해서 참으로 표현을 잘하셨네요...친구분의 완쾌를 함께빕니다..
가족도 아닌 친구를 위해 죽을 끓이시는 바람꽃님은 진정 실천하는 불자님이시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나무관세음보살()
그러게요... 다른죽 맛은 보지 않더라도 최소한 그런것도 있다고 알기라도 하면 요즘의 서울이야기 같은것이 없었을텐데 싶고요... 오늘은 바람꽃님의 '죽 법문' 잘 듣고 갑니다... 다음을 기대하며..()
바람꽃님! 작가최인호씨는 천주교인입니다. 다만 그분이 생업을 위하여 불교를 소재로 이용한거 뿐이지요 .어쩌면 불자가 그많은 소재를 다사용하지 못하니 그분이차용한거도 되겠지요 ㅎㅎ,,,()()
좋아하는 죽만 먹고싶습니다.다른죽은 맛은 볼수있겠지만 ...타인의 종교는 아직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아마 제 그릇이 아직 그만큼 크지 않아서 그렇겠지요????
진정한 전법사~~포교사를 만난 기분 입니다.불교 포교의 문제점이 바로 죽 쑬줄 몰라서도 한 부분이 됄것 같습니다~ㅎㅎㅎ 나무관세음보살~~~^^*()